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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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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손자들
2022-01-05 오전 9:07 조회 683추천 12   프린트스크랩

제천에서 목회를 하는 후배가 있습니다.

이름을 말하면 누구나 알만한 대학에서 수학을 강의하던 후배는

마흔의 중반쯤에 교수직을 던지고 신학을 했습니다.

정규신학대학을 마치고 고향인 남해가 아닌,

거의 연고가 없는 강원도와 지척인 제천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했습니다.

나와는 십여 년의 차이가 나는 후배지만

둘이 만나 가끔 식사도 하고 안식구들과도 함께 만나는 좋은 후배입니다.

 

후배가 돌연 학교를 그만두고 신학을 하겠다고 했을 때 왜냐 묻지 않았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후배의 사람됨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후배가 개척교회를 시작했을 때

나는 작은 교회에 몸을 담고 있었고

나름 십일조도 성실하게 하는 편이었지만

후배의 교회에 다시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작게라도 후배에게 도움이 되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후배는 고마워했고 어떻게든 감사함을 표하고 싶어했습니다.

지금도 김장철이면 매년 백키로씩의 김치를 보내오곤 합니다.

내게 당뇨가 있다는 말을 듣더니 여주 환을 넉넉히 만들어 보내주고

철따라 고랭지의 수박도 잊지 않고 보내주는 후배는

정말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착한 사람, 좋은 사람입니다.

 

12월의 말 즈음에 후배가 전화가 왔습니다.

선배님 제천에 한 번 놀러 오시지요.

그럴까날 한 번 잡아 볼게.

운영하는 어린이집도 1월의 첫 주일을 방학으로 공지해 놓아 시간도 있고

마침 결혼기념일이 12일이라

겸사겸사 이번에는 충청도의 일원을 여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도 데리고 갈까요?

느닷없이 집사람이 큰 손주를 데리고 가면 어떻겠느냐 묻습니다.

그럴까?

이제 46개월의 손주 데리고 가면 집사람의 고생은 불문가지라서

내가 먼저 말을 꺼낼 수는 없었지만 먼저 말해주는 집사람이 나는 그저 고맙습니다.

 

이번에 정초에 엄마 아빠 제천으로 결혼39주년 여행을 가는데  ** 데리고 가면 어떻겠어?

집 사람이 큰 아들에게 말하고 큰 아들은 엄마 고생하신다며 난색을 표합니다.

아빠가 데려가고 싶어 하시는데...

집사람은 슬쩍 나를 핑계 댑니다.

큰 아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 하더랍니다.

그럼 우리 모두 같이 갈까요?

 

그렇게 우리 부부의 결혼 39주년 기념여행은

우리 내외와 큰 아들 부부, 그리고 두 손자까지 함께 하는 여행이 되었습니다.

둘째는 3월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일을 준비하느라

11일부터 미팅이 잡혀있어 가족 여행에 같이 하지를 못하고...

 

대식구가 간다는 말에 후배는 큼지막한 콘도를 예약해 주었고

손자들은 운동장처럼 넓고 따뜻한 콘도 안에서 마음껏 뛰놀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나잡아봐라를 하고 동화책을 읽고 퍼즐놀이를 하며

함께한 이박삼일의 여행은 꿈을 꾸는 것처럼 너무 좋았습니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내게 이런 행복이 있어줄까를 염려하며 행복했습니다.

 

이쁜 우리 손주들

할아버지 할머니 결혼 39주년 기념여행에 같이 해 주어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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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포석짱 |  2022-01-05 오후 12:28:18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  
영포인트 ~ ♡ ~
머루 |  2022-01-05 오후 6:04:15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바둑의 고수보다 人生의 고수가 멋이 있습니다.
저 같았았으면 부부끼리 오붓하게 다녀올 생각밨엔 못했을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람있는 여행 잘 하셨습니다.  
영포인트 손주 생각만 해도 입꼬리가 올라가는 저를 잘 아는,
말은 안하지만 손주와 같이 여행하고 싶어하는
제 마음을 헤아려준 집사람 덕이었습니다.
엄마와 아빠의 여행에 같이 해준 아들과 며느리도 고마웠습니다.
잘했다, 칭찬해 주시는 [머루]님도 너무 감사하네요. 꾸벅~
삼나무길 |  2022-01-06 오전 10:55:07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  
영포인트 ~ ♡ ~
一圓 |  2022-01-06 오전 11:35:23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손주들 정말 고맙고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아직 말은 몇 마디 할 줄 모르지만 작은 몸짓 하나. 작은 웃음 하나만으로도
어떤 이야기든 충분히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사람 친구들입니다.
지난 해 가을 아주 작은 친구 한 사람이 누나와 함께 제 집으로 찾아와 줘서
이제는 손주들 할아버지가 됐습니다.
부인과 아드님이 영포인트님께 주셨을 행복이 제게도 기분 좋은 파문으로 전해집니다.
염려하지 않으셔도 내년. 후년 그 이후 날들에도 꼭 그 행복은
영포인트님 곁에 있을 겁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읽게 해주시길 기원합니다,
 
영포인트 46개월의 손자와 가끔 드라이브를 합니다.
앞 좌석에 6세 미만의 아이를 태우는 것은 법이 허용하지 않는데
단단히 앉을 자리 마련해 주고 여유로운 길들만을 골라 드라이브를 합니다.
손주와의 대화가,
손주와의 드라이브가 저에겐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입니다.

예전에 노인네들이
우리 손자 대학가는 것 보고 싶다.
우리 손자 장가가는 것 꼭 보고 싶다 말하실 때
더 오래살고 싶으신 것을 저리 말하시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그냥 사랑하는 손자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야 그것을 알았습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고 싶습니다.
오래 살며 내가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주고 싶습니다.

[一圓]님께서도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신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웝합니다. 꾸벅~

금령제 |  2022-01-08 오후 1:57:44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은헤를 잊지않고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든든한 후배를 둔 님이
부럽습니다. 즐감 했습니다  
영포인트 네... 가끔...
그리고 문득 만나도 그냥 편할 수 있는 칙구같은 후배가 있어 너무 좋습니다.
제가 복이 많은 편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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