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유태인, 독일인들과 더불어 세계에서 손 꼽히는 뛰어난 머리를 가진 민족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런 국제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꼼꼼하게 들여다 보면 우리 국민이 똑똑한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한 때 로또 복권 추첨 조작설이 횡횡했지만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무슨 야로가 있어서 일등 당첨자는 사전에 정해진다고 색안경을 쓰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은 여전히 있게 마련이다. 아마 그 의심은 자기가 일등 상금에 당첨되기 이전까지는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좌편향 국민들 중에는 천안함 자작극 설, KAL858기 폭파 안기부 자작극 설, 미국산 소고기 광우병 설 등을 퍼트려서 한 때 대한민국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경우가 있었다.
우편향 국민들도 그런 면에서는 만만치 않다. 대통령 선거 개표 전산 조작 설, 장거리 땅굴 존재 설, 광주 사태시에 대규모 인민군 침투 설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을 확신하는 사람들이 많다.
위 경우와는 좀 다른 각도의 얘기지만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의 병무용 신검 영상 자료 바꿔치기를 거의 확신 수준으로 믿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이런 사람들에 의하여 재신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이미 공개적으로 재 검증이 이뤄졌음에도 이 것 마저도 못 믿겠으니 재재 신검을 하자는 것이다.
공직자의 자식에 대한 문제는 더욱 엄격하게 조사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이런 요구를 할 때에도 정도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재검을 요구하는 모든 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 중에는 바꿔치기한 것을 기정사실화하거나 아예 범죄인시하고 단정적으로 인격 모독적인 험담까지 서슴치 않는 경우도 보인다.
필자 역시 재신검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더라도 필자까지 재신검을 주장하는 데 앞장설 필요는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1)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공개 검증장에서 여러 사람을 속이고 바꿔치기하는 것이 쉽지 않고, 그런 범죄가 있었다면 누군가에 의하여 진작에 양심선언이나 우연치 않은 기회에 들통이 났을 것인데 그렇지 않음은 바꿔치기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기 때문이고, 2) 이 문제는 양승오 박사 등 피고인들의 재판에서 유무죄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재검 요구에 우리 같은 사람이 나서지 않더라도 결국은 법원의 명령으로 3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며, 3) 박주신의 결백으로 드러날 경우, 3검을 요구한 사람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그 후유증이 내년 총선이나 내 후년 대선 정국에 미칠 여파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4)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재검을 요구하고 있기에 내가 아니더라도 그들로써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필자가 재재신검을 요구하더라도 재신검을 요구한 사람들이 틀렸을 경우도 물러설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좀더 세련된 방법으로 하자는 신중론을 편 것인데, 박주신 재신검을 덮어버리려 한다고 매도한다.
진정한 승부사는 무모하게 목숨 걸지 않는다. 진정한 승부사는 아무 때나 목숨을 거는 승부에 나서지 않는다. 목검은 부러져도 다칠 뿐이지만 진검 승부는 반드시 희생자가 나오게 마련이다.
현명한 투자가는 결코 올인하지 않는다. 그 주식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자신의 전 재산을 한 종목에 걸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내 인생과 가족의 생계가 걸렸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투자가는 대박을 꿈꾸며 1/100 의 가능성에 올인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금씩이라도 이익을 남기고 재산을 온전히 보전하는 사람임은 교훈에서 안다.
올인하지 말자는 말의 의미는, 상대방에게 모든 것이 넘어가서 쪽박을 찰 수도 있으니 무모하게 전 재산을 한꺼번에 몽땅 걸지 말라는 것이지 한푼도 걸지 말자는 얘기는 아니다. 두 발 모두를 담그지 말라는 말은, 재검을 요구하는 것을 물에 발을 담그는 것으로 비유한 것으로 한 발 정도는 담가도 된다는 함축적 의미임을 알면서도 재검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 덮어버리자는 얘기라고 매도한다. 짐짓 재재 신검을 포기하도록 하려고 박원순 시장 편에 섰다고 매도한다.
박주신의 신검 영상 자료를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낮다거나 양승오 박사의 주장 논리가 잘못됐을 수도 있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언급하는 이유는 양승오 박사 쪽의 주장에만 맹신하지 말고 그와 견해를 달리하는 전문가들의 발표도 들어보고 객관적인 입장과 균형잡힌 시각에서 이 문제를 보고 판단한 후에 재 신검을 주장할 때 하더라도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려는 취지에서 올리는 것인데, 마치 재검 촉구를 포기하도록 재를 뿌리려고 올리는 것처럼 왜곡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백전백승, 백전백패는 승률이 100 %이거나 지는 율이 100 %라고만 생각한다. 이 말은 진리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진리가 아닐 수도 있다.
나는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100 전까지는 전승, 혹은 전패였는지 몰라도 101번째는 연승하던 사람이 질 수도 있고, 연패하던 사람이 이길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부 재검을 촉구하는 분들은 재신검 이후 문제는 그 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다는 논리를 편다. 나는 재신검과 그 후의 문제는 별도로 분리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 연장선장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틀렸을 경우 이 후의 문제까지를 예상하면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견해 차이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진정한 승부사는 러시안 룰렛에 승부를 걸지 않는다. 죽을 확율은 불과 1/6이지만 결과가 치명적이어서 위험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이겼다는 순간적인 쾌락을 위하여 즐기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도박이 아닐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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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