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 말(言), 말(末), 말(不) !

이 말 저 말, 참 할 말이 많은 세상

어느 님이 자꾸 말을 챙기라는 데

빌린 말을 가지고 선 말에 다가가 

긴 말을 하는 것은,

아무리 존말이라도 암 말 아니한 만 못하리다. 

바닷말보다 못한 말을 토해내는 말종들은

말 꼬리 잡아 묶고 차라리 말 보지.

또한, 선 말을 골 나게 하는 말은 순 말이 아니라

기쁨주고 사랑받는 암 말 밖에 없으리다.


반 말이라도 좋으니 듣기 좋은 말이라면

말 술 앞에 놓고 날 밤을 안주 삼아 날 밤이 새도록 그 말을 읊으소서.

반상의 세상은 이치가 오묘하여 말 한번 잘못 쓰면

온 말이 싸그리 죽기도 하고 죽었던 말도 다시 살아온다는 데

그 대가 주신 말에 말 동무가 되어서는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이 말 저 말 품다 보면 

참 말은 도망가고 거짓말만 새끼 칠까

두렵기만 하다는 데, 

정작 저 많은 말들 중에  

큰 말은 어디 가고 잔 말만 남았으니

할 말은 어드메뇨, 해줄 말도 없으려니.

말로써 말이 많으니

오른 말을 쫓아서 존 말을 곰씹으며

놈 말을 기다릴까 년말을 기다리리. 



덜 떨어진 말로 말 꼬리 잡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