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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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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스탈린이 사망하고 후르시초코프가 등장한 이후 1950년 대 중 후반부터는 소련의 억압에 신음하던 헝가리 등 동구권 여러 나라에서 반 스탈린 주의를 표방하는 의거가 발생하지만 그 때마다 탱크를 동원한 소련 주둔군은 이들의 시위를  무자비하게 무력 진압함으로써 부다페스트나 프라하의 빼앗긴 동토에 봄은 아직 요원하였다. 

소련은 1957년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호를 발사하여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놀래게 만든 자신감을 바탕으로 1959년 후르시초프가 소련 지도자로는 최초로 미국을 방문하고(스탈린은 생전에 고소공포증으로 의사가 항공기를 탑승하지 말라고 권고했다는 핑계로 미국 방문 초청을 번번이 거부했다.) 1961년 10월에는 비엔나에서 갓 취임한 케네디 대통령과 미/소 정상회담을 갖고 탐색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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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 지역에 공산 정권이 들어선 이래 동독 지역은  사회 자체가 혹독한 감시 체계로 바뀌고 동독 전체 인구의 25 % 에 맞먹는 엄청난 숫자의 점령군(소련군 150만명 + 군속 및 군인 가족 200만명 도합 350 만명)이 동독 지역에 눌러앉아서 그들이 벌이는 수탈과 횡포, 그리고 간섭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자 당시 동독 인구 1,700 만명 중 1946년부터 1961년도까지 무려 350만명에 달하는 동독인들이 동/서독 경계선을 넘어서 서독으로 대량 탈출(Exodos)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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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은 전후 복구에 가뜩이나 ​노동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탈주자들의 85 %는 20~30 대이고 고등 교육을 받은 과학자나 기술자 등 고급 인력이 대량 탈출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동독의 경제에 설상가상으로 치명타를 입히게 되는 데 그 시기에 유실된 인구의 감소로, 종전 후 45 년이 지나서 동독이 서독에 흡수 통일된 1991년도에 이르러서야 2차대전 종전 직후의 인구인 1,700 만명에 도달할 정도로 인구의 극심한 감소를 맛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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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당황한 동독의 상전 소련은, 동독 영토 깊숙한 곳에 위치한 서독 영토인 서 베를린이 서방으로 탈출하는 동독인들의 주요 길목으로 이용되자 이를 막기 위하여 동서 베를린을 가르는 경계선에 철의(鐵衣) 장막을 두르도록 동독 당국에 명하게 된다. 소련의 명령에 따라 동독 당국은 1961년 8월 12일 자정을 기하여 동서 베를린 분계선 43km 전 구간에  베를린 장벽이란 담장을 전격적으로 쌓게 된다. 베를린 장벽의 설치로 동서독은 영원히 분단국으로  남게 될 것임을 직감한 서독 정부와 국민들은  동독 정권과 소련 당국을 맹렬히 비난하고 서 베를린과 서독내 대부분의 도시에서 상당 기간 시위로 항의했지만 한번 설치된 장벽을 제거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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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미/소 정상회담장에서 니키다 후르시초프는, 케네디가 묻기도 전에 이마에 땀을 연신 딲으며 베를린 장벽을 설치하게 된 아래와 같은 변명아닌 변명을 늘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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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네디 양반,  당신이 키우는 애완 고양이를 이웃집 개가 괴롭히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소?  NATO 의 사주를 받은 개XX(SOB. 서독을 지칭) 가 우리 고양이(동독)를 넘보니 이를 지키기 위하여 울타리를 쌓았을 뿐이니 이해하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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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SOB 가 어떻게 감히 북극금의 애완 동물을 넘보겠습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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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소련의 사주에 의한 베를린 장벽 설치를 양해했다는 보도를 접한 소련측과 동독 당국은 미국이 굴복한 것으로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은 반면,  서독 국민들로부터는 맹렬한 반발을 일으키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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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 진영에 대적하는 자유 민주주의의 최전선인 대한민국과 서부 독일에 대하여 소련이 그간 보여온 영토적 야심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은, 한반도에서와 마찬가지로 서독의 방어와 안전보장이 사활적 관심사가 아닐 수가 없었다. 휴전 협정에 의거 완충지대가 설정된 한국의 방어와는 달리 적지(敵地)인 동독 지역 깊숙한 곳에 박혀 고립무원인 서 베를린을 지켜내는 문제는 여간 난해하고 신경이 쓰이는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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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베를린을 고사(枯死)시켜서 ​자기들의 수중에 넣어보려고 불과 13년 전에 소련이 저지른 베를린 봉쇄를 기억하는 케네디 대통령이 베를린 장벽 설치를 환영한 이유는,  저 장벽이 있는 한 소련이 더 이상 서베를린을 저들 수중에 넣기 위하여 도모할 의향이 없음과  도모할 수단을 스스로 막아버렸다는 데 대하여 한 시름 덜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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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의 하이라이트 쿠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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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 설치를 선선히 양해하는 44세의 풋내기 케네디가 소련의 위세에 굴복했다고 오판한 노회한 북극곰 후르시초프는 미국의 힘과 케네디의 과단성을 과소평가하고 장벽 설치 이듬 해인 1962년에 들어서 미국을 굴복시킬 결정타가 될 아킬레스 건으로 미국의 턱 밑인 쿠바에 미사일 기지 건설을 비밀리에 착수하고 미사일을 배치할 때까지 미국이 모를 것으로 오판을 하지만, 미국은 정찰기를 통하여 이를 사전에 알아차리고, 쿠바 주변 해상을 지켜보면서 소련 선박을 감시하다가 미사일을 탑재한 쿠바 행 소련 화물선이 지나가자 전함과 폭격기를 동원하여 위력시위를 하는 한편,  후르시초프에게 미사일 기지 건설을 포기하고 화물선을 소련으로 회항시키지 않을 경우 나포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보냄으로써 이는 자칫 3차 대전으로 비화할 수도 있는 냉전시대 최고의 위기 상황을 조성하게 된다.  케네디의 기백에 눌린 후르시초프는 결국 화물선을 회항시킴으로써 미국에 굴복하는 굴욕을 맛보게 되는 데, 숨을 죽이고 자신의 맹주들의 기 싸움을 지켜보던 서방 국가들과 바르샤바 동맹국들 간에는 환호와 좌절이 교차되고 이후로 미국은 세계 질서를 좌우하는 선도국으로 부상하는 반면 소련의 위세는 크게 위축되게 되고, 이 후유증으로 2년 후 1964년에 후르시초프는 권좌에서 실각하고야 만다.      

-- 3 부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