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 여포의 최후

어느 날 여포 수하에서 많은 공을 세운 부장 후성(候成)이 여포의 금주령을 어겼다.

이를 안 여포가 후성을 죽이려고 하자 여러 장수들이 말려 여포가 죽이지는 않고 모진 

태형을 가했다.

이를 본 장군과 군사들은 조조에게 포위되어 그렇지 않아도 사기가 떨어져 있는데 

여포가 사소한 것을 트집 잡아 형벌을 가혹하게 하니 여포에게서 마음이 떠나기 시작했다.

후성과 송헌(宋憲)，위속은 서로 아주 친한 친구지간으로 같이 술을 마셨지만 

후성만 발각되어 심한 형을 받은 것을 알고 내심 미안해하고 있었다.

이들 셋은 조조의 대군이 와 있는데 여기서 여포를 위해서 싸워 보았자 아무 이득도 없고, 

살아남을 수 없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자 서로 같이 여포를 사로잡아 

조조에게 바치기로 공모 하였다.

그들은 여포는 적토마가 없으면 일단 기세등등하게 싸울 수 없고, 

여포가 가지고 있는 방천화극이 없으면 또한 이빨 빠진 호랑이에 불과 하다고 생각하고 

기회를 보아 후성은 여포의 적토마를 훔쳐 조조에게 바쳤다.

조조의 군사가 매일 같이 성을 공격하니 여포가 이리저리 분주히 다니며 공격을 막아냈다.

매일 조조의 군사가 밀물처럼 밀려오니 여포는 혼비백산하여 이를 막아냈다.

매일같이 계속되는 전투에 여포는 지치고 피로하였다.

어느 날 여포는 전투가 잠시 멈춘 틈을 타 성루의 의자에 앉아 있다가 

피로에 지쳐 자신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송헌은 여포의 손에서 방천화극 을 훔치고 위속과 함께 힘을 합쳐 

여포를 의자에 꽁꽁 묶어놓고 밖에 있는 조조에게 항복한다는 백기를 내걸고, 

성문을 활짝 열어 주었다.

조조가 이를 보고 모든 군사들에게 성의 공격을 지시하니 군사들이 기회를 놓칠세라 

성안으로 물밀 듯 쏟아져 들어왔다.

여포와 진궁은 순식간에 조조의 군사에게 붙잡히는 몸이 되었다.

조조와 유비는 백문루(白門樓)에서 군사들에게 포박되어 잡혀 온 여포와 

그의 모사 진궁을 내려다 보았다.

조조는 진궁에게 과거 미련과 옛 정이 남아 있었다.

또한 진궁의 의롭고 영특함을 알고 진궁에게 은근히 자신의 밑에서 일할 것을 권유하였다.

그러나 진궁은 조조와 자신은 이미 공존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것을 알고 죽여 달라고 

조조에게 청하자, 조조는 진궁의 어머니를 들먹이며 

진궁을 다시 한번 살려 주려고 설득하였다.

그러지 진궁은 “효로써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은 남의 어버이를 죽이지 않고, 

인의로서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은 그 처자를 해하여 제사를 끊어지게 하지 않는다고

 옛 성현들은 말했다”고 하며, 노모와 처자의 목숨은 모두 조조 공에게 달렸으니 

알아서 처리 해달라고 말했다.

조조는 진궁에 대한 애통함과 아쉬움을 무릅쓰고 진궁을 죽이라 명했다.

진궁은 떳떳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조조는 진궁의 노모와 처자는 잘 돌봐 주도록 하라는 영을 내렸다.

진궁의 일생을 돌아보면 처음 젊은 시절 천하를 위해 일한다는 큰 뜻을 품고, 

조조야말로 천하를 평정할 사람이라 생각하고, 조조를 위하여 자신의 관직을 버리고 

함께 도망치다가 조조가 여백사 일가족을 죽이는 것을 보고 

조조는 같이 할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조조 곁을 떠나 천하를 유랑하다가 

여포를 만나 결국은 조조 손에 죽임을 당했는데 

진궁이 천하의 대세를 보고 뛰어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안목은 훌륭했으나, 

난세에는 자신의 부모형제나 가장 친한 친구도 서슴없이 죽이고 배신하는 것이 전쟁이고, 

권력을 잡기위한 방법이란 것을 모르고, 너무 감성적으로 본 잘못이 있었다.

여포는 죽음이 두려워 조조와 유비에게 온갖 말로 용서를 구하며 목숨을 구걸했다.

여포는 명공께서 걱정꺼리로 여기던 이 몸을 살려준다면 제가 견마지로를 다하여 

조조공이 천하를 평정하는데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부디 저를 살려 명공의 한 팔로 쓰십시요”라고 목숨을 구걸하니 

조조가 유비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하며 물었다.

여포가 은근한 눈길로 유비를 쳐다보며 동정을 구하였다.

그러자 유비가 조조에게 과거 여포가 “정원을 죽인 일과 동탁을 죽인 일을 말하며, 

여포의 목숨은 오직 승상님의 손에 달려 있으니 알아서 하십시요”라고 말하며 

은근히 여포를 죽일 것을 말하니 여포는 놀랍고도 분했다.

자기는 소패에서 사로잡은 유비의 처자도 살려주고, 

원술의 군대가 쳐들어 왔을 때도 자신이 가서 유비를 도와 

원술의 군대를 철수시킨 일을 떠올리며 분통이 터진 여포가 유비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유비 너야말로 가장 신의가 없고 은혜를 모르는 놈이다.

처음에는 공손찬에 붙었다가 원소에게 붙고, 

또 나에게 온 후 조조에게 붙었으니 누가 너보고 신의 있다 하겠느냐?” 딴은 맞는 말 이였다.

여포는 조조의 명에 따라 처형당하여 그 목은 성곽 높이 전시 되었다.

야심에 눈이 멀어 배신을 밥 먹듯 했던 여포는 삼국지에서 나오는 장수 중 

 항우 같이 제일 힘이 세고 무용이 출충한 장수였지만 뛰어난 모사를 곁에 두고도 

그의 계책을 신용하여 쓰지 못했고, 그 계책이 옳은 줄 알면서도 

자신이 처첩들이 울면서 매달린다는 이유로 그것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또한 천하의 정세를 보는 안목이 없었으며, 오직 자신의 힘에만 의지했지 

남을 이용할 줄 몰라 미련하게 그렇게 죽었다.

항상 가장 큰 적은 밖에 있는 적이 아니라 내부의 적이라는 것을 알고, 

무릇 사업이나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은 자신의 내부직원들 관리를 잘해야 한다.

항상 모든 나라나 조직도 내부의 적에 의하여 멸망 하였다는 것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조조와 맞서 천하의 자웅을 겨룰 수 있는 힘을 갖춘 여포도 결국은 내부의 적에 의하여 망했다.

여포의 부장 장요는 조조가 투항을 권유하자 거리낌 없이 큰소리로 조조에게 욕을 하자 

조조는 노기충천하여 당장 그를 죽이려 했다.

그러나 조조는 마음속으로 장요의 충의와 호기에 탄복하였다.

곁에 있던 유비와 관운장이 그의 팔을 잡으며 만류하고, 

관우가 땅에 무릎을 꿇고 빌며 살려줄 것을 간청하자 조조는 못이기는 척하며 

손수 장요의 결박을 풀어주고 상좌로 청해 앉혔다. 

장요도 이들의 의기에 감복하여 조조에게 투항했다. 

조조의 사람을 볼 줄 아는 안목과 사람을 얻어 쓰는 뛰어난 재능을 우리는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