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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달의금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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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들의 별 실체 3
2025-12-29 오후 6:18 조회 714추천 3   프린트|스크랩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서치우는 거마산의 중턱에서 자연이 주는 지혜를 배우고 그 속에서 생명체들과 소통하고 있었다. 열다섯 해의 길지 않은 시간임에도 자연은 그를 완성시켜나갔다. 생명체의 존재가 갖는 가치와 의미를, 먹잇감에게도 가지는 경외와 존중과 감사를 배우고, 허투루지 않게 먹이를 소비하여 자연의 질서를 유지하는 지혜를 익혔다.

목마름을 느낀 그는 여느 때처럼 산중턱에 있는 동굴을 향했다. 동굴 근처에 이른 그의 코끝에 감미로운 향이 감돌았다.

‘이게 무슨 향기지?’

거부할 수 없는 향의 유혹에 그를 땅으로 길게 드리운 채 자라고 있는 소나무 근처에 다다랐다. 신체적으로 어른과 다름없이 성장한 그의 아름으로도 세 아름은 너끈한 소나무가 땅으로 비스듬하게 누워 중간 부분을 활처럼 부풀린 채 있는데, 그 중간쯤에 갈라진 틈으로 자란 나무에서 풍겨 나오는 향이었다. 어서 오르라는 듯 누운 소나무에 오르던 그는 나뭇가지 속에서 옅은 보라색으로 익은 탐스러운 열매 한 개를 발견했다.

‘복숭아 같은데!’

마침 갈증을 느끼던 참이었다. 그가 손을 뻗자 복숭아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손에 떨어졌다. 두 손으로 받쳐들을 만큼 커다란 열매는 지금까지 거마산 자락이 그에게 베푼 과일 중 가장 향기롭고 탐스러웠다. 완숙된 과육이 주는 부드러운 맛과 향에 취하여 남김없이 먹고 나자 문득 씨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숭아와 똑같은데 씨가 안 들었네. 이상한 일이다.’

그는 더 깊이 생각할 수 없어졌다. 쏟아지는 잠을 주체할 수가 없어 쓰러질 것만 같았다.

‘갑자기 왜 이렇게 졸린 거지.’

서치우는 서둘러 동굴 안으로 들어섰다. 무의식 지경으로 동굴에 들어선 그는 무릎이 꺾이며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자 그의 정수리에서 하얀 기운이 연무처럼 피어올라 동굴 속을 흐르는 물속으로 향했다. 그와 함께 동굴의 시냇물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어느덧 수증기는 동굴 안을 가득 채웠다. 가쁜 호흡에 헐떡이던 그의 몸에 숨결이 잦아들자, 벌어진 입안으로 수증기들이 밀려들어가기 시작했다. 동굴의 수증기가 모두 그의 몸으로 흡수되었지만 그는 아직 의식을 찾지 못했다.

 

묘화는 아들을 찾아 나섰다. 벌써 며칠이 지났지만 아들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분명 치우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큰 산이었지만 사람에게 해를 입힐 동물들은 없는 곳이다. 외진 곳에서는 때로는 짐승보다 사람이 더 위험한 법이다.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는 산이었지만, 때로는 등산객이 나타나기도 했었다. 사람과 지낸 일이 없는 아들이어서 엄마는 걱정이 더 컸다.

‘어쩌면 분홍 독뱀에 물렸을지도 몰라.’

뱀에게 당한 기억이 있던 그녀다. 그녀에게는 나이 열다섯의 어린애일 뿐이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마음은 급해지고, 발걸음은 자꾸만 더 헛디뎠다. 경황없이 걷던 그녀의 발에 다래나무 넝쿨이 걸렸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계곡으로 굴러 떨어졌다.

그녀의 비명소리가 자극이라도 된 것일까, 바로 그 순간 서치우의 눈이 떠졌다. 의식을 잃은 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알 길은 없지만, 동굴 밖이 어둑어둑 해지고 있었다. 급히 일어서던 그는 동굴의 천정에 머리를 충돌할 뻔했다. 몸이 솜털 같았다. 약간의 힘으로도 몸은 튕기듯 솟구쳤다. 어두워지는 숲은 거뭇거뭇해서 방향감각이나 제대로 된 시야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마치 커라단 서치라이트라도 밝혀진 듯 시야가 또렸하였다. 서치우는 몸이 전과 달라졌음을 느꼈다.

‘내 몸이 달라졌어. 왜일까?’

그러나 그 이유를 알아내는 것보다 조금 전에 들은 누군가의 비명이 들려온 곳을 찾는 것이 더 시급했다.

‘이 산속에, 이 시간에 등산객이 있을 리 없어. 내가 늦게까지 오지 않으니 엄마가 나를 찾아 나선 거야.’

그는 자신이 불과 몇 시간 동안 동굴 안에서 잠든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는 예리해진 청각과 시각으로 오래지 않아 묘화를 찾아냈다.

“엄마, 어디 봐. 많이 다쳤어?”

묘화는 바람처럼 빠르게 자신에게 다가오는 아들이 낯설었다. 분명 모습은 아들인데 풍겨 나오는 기운이 예사롭지 않아서였다. 그 기운은 묘하게도 그녀를 다독이는 듯 했다. 무엇인지 알지 못하지만 오랫동안 기다려온, 그리운, 간절한 따스함이었다.

“엄마가 대답도 못하는 것을 보니 많이 다쳤구나.”

그는 서둘러 상처를 살폈다. 얼굴에 나뭇가지들로 긁힌 상처와 팔에 출혈과 다리에 부상이었다. 그런데 왼발의 방향이 이상했다.

“엄마, 왼발이 부러져서 방향이 돌아가기까지 했어.”

그렇지만 그녀는 아들의 낯선 모습과 기분 좋은 기운에 정신이 팔려 아픔도 잊고 있었다.

서치우는 본능적으로 엄마의 다리에 손을 얹었다.

“아이 뜨거워.”

묘화는 아들의 손이 상처에 닿자, 불에 데기라도 한 듯 비명을 질렀다.

“내 손이 왜 뜨거워.”

그는 얼른 손길을 거두었다. 그러자 묘화가 다시 아들의 손을 다리에 얹었다.

“몹시 뜨거운데 한없이 상쾌해.”

그녀의 몸은 십 수 년 전의 기억을 아직 간직하고 있었다. 그때는 무엇인지 모를 황홀경을 느꼈는데 지금은 상쾌하고 시원했다. 하지만 그 기운의 정체는 같은 것이었다.

“네게서 이런 기운이 어떻게 나오니?”

그녀는 다리와 몸의 상처들에서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엄마, 나도 모르는데 엄마 몸의 상처들이 나아가고 있어. 다리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서치우는 낮에 있었던 일을 엄마에게 말했다.

“복숭아처럼 생긴 씨가 없는 과일을 먹었는데 졸려서 한나절을 동굴에서 잤나봐. 그런데 갑자기 엄마의 비명소리에 눈을 뜨고, 곧바로 달려온 거야.”

“몇 시간이라고? 너는 사흘이나 집에 안 들어왔어. 오죽하면 내가 너를 찾아 나섰겠니. 그리고 동굴이라니? 그곳이 어디야. 엄마도 옛날에 거기에 한번 갔었는데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못 찾았거든.”

“이미 어두워졌어. 엄마 오늘은 집에 갔다가 내일 같이 가보자.”

그는 묘화를 번쩍 안아들었다.

“엄마가 이렇게 가벼웠었어?”

마치 빈 포대자루를 들어 올리듯 자신을 가볍게 안아드는 아들이 그녀는 신기했다.

“분명히 네게 이상한 일이 생겼구나.”

“엄마, 나도 몸이 이상해진 거 느껴져. 이렇게 어두운데도 내가 눈길이 닿는 곳은 다 보여. 그리고 소리도 엄청 잘 들리고, 엄마를 안았는데도 하나도 힘이 안 들어. 그 복숭아가 내 몸을 이상하게 만들었나봐.”

아들의 자랑에도 그녀는 온통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었다. 그녀는 아들이 이상한 과일 때문이라도 말했지만, 그 동굴이 더 궁금했다.

‘거기에서 네 아버지를 만났다.’

아들에게 차마 말할 수 없는 그녀는 내일 꼭 다시 가보리라 다짐했다.

 

다음날, 묘화는 아들을 앞세우고 동굴을 찾았다. 아들은 그녀가 그토록 찾으려고 애썼던 일이 무색하리만치 쉽게 그곳에 도착했다.

“이게 뭐야. 집에서 얼마 멀지도 않은데 나는 왜 그렇게 못 찾았을까?”

너스레를 떨 듯 말하며 동굴에 들어서는 그녀는 사실은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꿈인 듯 여기며, 마음속의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해온 이곳에 다시 오다니!’

맑은 정신으로 다시 찾은 동굴은 그녀의 눈에도 신묘한 기운이 가득했다.

“근데 엄마가 여기에 언제, 왜 왔었어. 그리고 한번 왔었는데 왜 여기를 못 찾아? 찾기 어렵지 않잖아.”

“엄마는 분홍 독뱀에 물려서 정신을 잃기 직전에 여기에 들어왔어. 그런데 누군가가 나를 살려주었고, 너를 얻게 된 거야. 나는 그 존재를 산신령님이라고 믿고 있어. 지금 이곳에 다시 와보니 정말로 영험한 곳이구나. 나는 여기를 다녀간 뒤로 엄청나게 영험한 무녀가 됐단다. 그래서 더 여기를 찾고 싶어 했어.”

“나도 여기에 있으면 무척 좋아서 거의 매일 왔거든.”

모자에게는 각각 다른 의미로 소중한 동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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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부 |  2025-12-29 오후 9:01:4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나작 유일의 프로 작가님인 ⊙신인님을 보면 어쭙잖은 만물상(?)같은 제가 나작 분위기에 훼방꾼이 된
것같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나작의 다양화라고 생각하시고 너른 앙해바랍니다.^^.  
⊙신인 부족한 글을 너르게 여겨주시는 엽부님의 아량!
감사드립니다.
저는 엽부님의 지식에 한참이나 부족하다고 늘 생각합니다.
이 글은 이미 책으로 출간되어 있습니다. 나작을 찾는 기우님들이 읽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재하고 있을 따름이니 널리 양해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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