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신인
⊙신인 달의금





작가의 말


 이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무단전재는 금합니다.
영들의 별 영계 4
2025-09-22 오전 7:28 조회 1119추천 4   프린트|스크랩

묘화는 정신이 혼미했다. 바위산 중턱에 혼자 살고 있는 그녀는 치성을 드리러 기운이 좋은 산속 이곳저곳을 다닌다. 동네사람들에게서 영험이 있어 용한 무당으로 이름이 높지만, 영험이 높은 무당이 되기 위해서는 이처럼 기운이 좋은 장소에 찾아가서 치성을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치성을 다녀오는 길에 분홍빛 독뱀에 물려 정신없이 집으로 방향을 잡고 오던 길에 정신을 잃을 지경에 이르러 동굴 하나를 발견하고 무의식중에 들어오자마자 기절을 한 것이다.

그녀는 얼핏 무릎근처에 기척이 느껴져 정신을 가다듬으려는데, 시원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마치 치성을 드릴 때 신기를 느끼고 무의식중에 황홀경에 빠질 때처럼 점점 몸이 허공에 붕 떠오르고 있었다. 묘화의 몸에 퍼지던 시원한 기운은 점점 한곳으로 모이기 시작하며 쾌감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아! 이것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어질어질하지?”

묘화는 헛소리처럼 말하며 꿈속인가 생시인가 정신을 차리려 했지만, 몸이 그녀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배꼽아래 부끄러운 곳에 뜨거운 기운이 모이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것이 싫지 않았고 오히려 너무나 황홀하였다. 자신도 모르게 둔부에 힘이 들어가며 몸이 율동하듯 움직이는 것을 느끼며 황홀경에 몸을 적시었다. 그 뜨거운 기운은 깊은 곳에서 터지는 듯하더니, 한참 동안을 움직일 수 없었다. 묘화의 몸은 한참을 떨고 나서야 진정된 듯 보였다.

아트라하시스는 자신이 묘화의 무릎에 손을 대고 있었지만, 이 행동이 여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다만 자신의 기운이 여인의 몸에 흘러들어가고 있음이 느껴졌고, 그로 인하여 여인이 살아나고 있음만은 느꼈다.

아트라하시스의 기를 받은 묘화의 몸에서 분홍빛 독사의 독과 선족의 기운이 격렬히 반응하며 신비로운 조화가 일어나는 그 순간, 동굴 옆에 천년을 비스듬히 누워서 자라고 있던 소나무의 중간쯤이 갑자기 한자쯤이나 갈라지더니 선족의 복숭아나무 새싹이 비죽이 솟았다.

천년 묵은 소나무가 잉태하고 키워낸 선족의 복숭아나무가 15년을 자란 뒤에 단 한번 맺은 열매를 얻은 자는 수백 년의 공력을 얻게 된다는, 선족의 오래된 전설이 실현되고 있었다. 하지만 천년 묵은 소나무가 복숭아나무 싹을 틔운 사실은 아트라하시스 자신조차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묘화는 그날 거마산신령님이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 그녀의 몸에 자손을 점지하셨다고 믿었다. 천애고아, 열길 장대로 사방을 휘휘 둘러도 혈육하나 걸리지 않는 외톨이에게 생겨준 고마운 인연을 그녀는 소중하게 간직했다.

“네 이름은 치우다. 아버지의 성은 모르니, 산 아래 마을에서 가장 명망이 있는 집안의 성을 따서 서가로 지어줄게. 서치우.”

딸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기뻤다.

“딸이었으면 서러웠을 삶에 엄마는 가슴이 아팠을 거야. 정말 다행이다.”

말을 알아듣지 못하겠지만, 갓난아이 아들의 귀에 그녀는 자꾸만 속삭였다.

“너는 내 아들이지만, 산신령님의 점지를 받았다. 나는 너를 거마산 자락에서 살도록 할 것이다. 너를 손가락질 할 세상에 내보내 너를 다치도록 하지 않겠다.”

거마산은 서치우의 세상이었다. 돌 하나 나무 한그루, 그 안에서 사는 짐승 하나하나, 때로 짐승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때로 짐승을 보호하기도 하는 숲속의 생명들과 같이 아이는 자랐다.

세상의 이치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조화로도 충분하게 깨우쳤고, 자연은 어떤 선생보다도 세상의 참 지혜를 밝혀주었다. 아이는 선족과 인간계를 잇는 참사람으로 자랐다.

 

바위덕장의 중간 지점에 있는 얕으막한 동굴이 서치우에게는 또 하나의 집이었다. 어른 대여섯 명이 넉넉하게 둘러앉을 정도의 크기에 입구도 넓어 해가 떨어지기 전까지는 안이 어두워지지 않았다.

특히 입구가 서쪽을 향해있어서 잠깐이지만 안쪽까지 햇빛이 닿기도 하였다. 깊지 않은 동굴임에도 바위틈으로 물도 항상 흘러, 밖에서 놀다가 목을 축이러 동굴에 들르기도 하였다. 동굴 안에 있으면 왠지 상쾌해졌다. 산속을 돌아다니느라 지쳤다가도 동굴 안에 조금만 있어도 어느덧 기운이 차려지고, 정신도 맑아졌다.

혼자 산을 돌아다닐 수 있던 여섯 살 무렵부터, 몇 년째 드나들던 동굴의 입구에 기다랗게 드러누운 소나무 중간쯤의 갈라진 부분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가 그는 늘 신기했다. 그 나무는 무성하게 잎을 펼치고 자라고 있으며 잎에서는 은은한 향도 느껴져 신비롭기도 했다.

서치우는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에서 지냈다. 때로는 동굴에 혼자가 아닌듯한 기운도 느껴질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느낌은 그를 오히려 편안하게 해주어, 반가운 기분마저 들었다.

간혹 엄마가 굿을 하느라 며칠씩 집에 오지 못해 먹을 것이 떨어져, 산속에서 날것들을 먹고 동굴에서 쉬는 날에는 그 느낌이 특히나 강해지고, 다정하게 자신을 감싸는 듯이 편안해지기까지 하였다. 그 때 느껴지는 기운이 마치 어머니의 품 속 같았다. 동굴 공간을 채우고 있는 기운과 합일이 되는 감미로운 느낌으로···

 

지제수는 모하도의 도움을 받아 생물계의 영들을 보살피는데 여념이 없었다. 뜻밖에도 둘은 의견이 잘 맞았다. 전생에서의 삶에서 사상적인 토대가 같은 사회를 경험한 것이 이유라고 생각되었다. 어린 시절의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한 기억도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광야와 사막에서 생각의 힘을 얻은 것도, 기나긴 수행과 명상으로 깨달음을 얻은 것도, 다른 종교에 의해 핍박을 받은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둘은 육신의 삶은 다른 방식이었지만, 정신의생은 같은 방식이었다.

“모하도, 지금도 내가 신의 아들이 아닌 자네와 같은 예언자라고 생각하나?”

지제수가 농담처럼 물었다.

“지제수님, 사람의 육신을 가진 자에게 신의 아들은 맞지 않습니다.”

모하도가 농담처럼 대답했다. 지제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신의 아들이라고 자칭한 것과 자네가 예언자라고 자칭한 것은, 우리의 깨달음을 세상에 전하기 위한 포장이었지. 중요한 것은 우리가 깨달음을 얻었고, 그것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려 노력했다는 그것이라고 생각해.”

“옳으신 말입니다. 그 노력으로 세상의 가난하고 불우한 사람들이 더욱 기운을 내서 살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 나는 자랑스럽습니다.”

“그렇지. 믿음이라는 것이 마음에 위안을 주는 것이니까.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가 있어.”

 

영계의 지도자 넷이 모였다.

“이렇게 자리를 마련한 것은 대책이 시급해서입니다. 사람의 영이 사라지고 있는 것에 대한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세워야만 합니다.”

좌장격인 석달타가 말했다.

“제가 영계에 복귀한 뒤에 동물계와 식물계의 영을 관장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이들의 용도 또한 사람의 영 못지않게 소중합니다. 경우에 따라 사람의 영보다 더욱 가치 있는 영도 많이 있음을 저는 압니다. 그동안 영계는 사람의 영만을, 그중에서도 선한 영만을 보호했습니다. 이제 사람의 영 외에 다른 생명체의 영도 우리의 보호 체계 안에 두어야 합니다.”

“지제수님이 환생하고 난 뒤에 생각이 많이 다양해지셨군요.”

구자가 말했다.

“예. 환생으로 저는 더욱 많은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사람의 영을 보호하는 일만으로도 벅찹니다.”

“그래서 우리가 역할을 나누도록 하셨지요. 저는 사람의 영이 사라지는 것과 같이 다른 영들이 사라지는 것도 염려해야 한다는 뜻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옳은 말입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계속해서 영이 사라지고 있었고, 최근 들어서는 사라지는 영이 많아지고, 거기에 더해 이제는 사람의 영까지도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넷의 공력으로 결계를 치도록 하면 어떨까요?”

전생에 유일하게 군대를 지휘해 본 경험을 가진 모하도가 말했다. 그의 말에 석달타와 구자가 조심스럽게 지제수를 바라보았다.

“제가 환생을 다녀온 뒤로부터 제 공력이 전과는 많이 다름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제수는 솔직하게 말했다.

“환생 전에는 지제수님의 공력만으로도 영계의 결계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요즈음처럼 무엇인가에 영을 잃는 때에는 더욱 한계를 절감하실 것입니다.”

“우선 영들이 사라지는 문제부터 원인을 파악해봅시다. 예사롭지 않은 존재가 나타났다는 느낌이 강하게 감지되고 있습니다.”

“정말 그런 이유라면 큰일이군요. 우리가 발 빠르게 움직여야겠습니다.”

“예. 각자의 휘하에 있는 영들에게도 지침을 내려서 최우선 과제로 이 일의 원인파악에 전력을 기울입시다.”

┃꼬릿글 쓰기
팔공선달 |  2025-09-22 오후 12:21:1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올만입니다. 건강하시죠^^  
⊙신인 잊지 않아주셔서 고맙습니다!^^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