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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달의금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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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들의 별 영계1
2025-04-27 오후 12:21 조회 2094추천 1   프린트|스크랩

지제수는 좌절과 절망에 빠졌다.

‘현재의 내 육체에 가해지는 고통과, 마음에 가해지는 핍박으로 인해 정신이 무너진다는 것이, 인간의 몸으로 환생하기 전에 가졌던 나의 영력과 수양과 깨달음과는 진정 이렇게 완전히 별개일 수 있을까?’

맞닥뜨린 현실이 너무 벅찼다. 환생을 결정한 것이 후회스러울 정도였다. 나이 열넷의 남자 아이는 자신을 지킬 최소한의 힘이 생긴다. 그렇지만 지제수에게는 다른 세상의 일이었다. 의붓아버지가 어릴적부터 그에게 저지른 폭행과 학대는 의붓아버지의 존재를 절대자로 느끼게 만들었다. 지제수를 향해 날아오는 주먹과 발길질은 바위처럼 두려웠고, 그의 입에서 쏟아지는 폭언은 예리한 비수였다. 아침에 눈을 뜨면 그는 의붓아버지의 기분부터 살폈다. 오전에 매를 맞는 날이면 오후는 마음이 편안했다. 간혹 오후에도 치도곤을 당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그런 날이면 조용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저 놈을 죽여 버리고 말테야.’

열 살이 넘으면서 마음속에 불끈 일어나는 마음을 몇 년째 다스리고 있는 것은 자신에게 몸을 내어준 가여운 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움과, 전생에 이룬 깨달음이었다.

전생, 그리고 소명!

깨달음을 얻기 전의 전생이 너무 힘겨웠기에 환생으로 살아갈 삶의 고통쯤은 걱정조차 하지 않았고, 오히려 전생보다는 멋질지도 모른다는 기대조차 했었다. 욱신거리는 몸을 벽에 기대니 지난 전생의 삶이 회상으로 떠올랐다.

 

동정녀로부터 태어났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아는 나이가 되면서부터 지제수의 방황은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영특함이 남달랐고, 아버지 요셉을 잘 따랐던 그였기에 시작된 방황은 더 걷잡을 수 없이 그를 폭주하도록 만들었다. 남달랐던 영특함은 일곱 살이 넘을 무렵부터 유태인들의 경전을 읽고 이해하였으며, 요셉의 목수 일을 도와야 하는 어려운 집안환경 탓에 아무도 교리를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열 살이 넘어서자 공회당에 나가서 율법학자들과 교리를 논하고 있었던 것에서 이미 증명이 되었던 바였다.

그렇지만 이런 영특함이 오히려 지제수를 더 큰 방황으로 이끌었다. 주변의 시선이나 가족의 변함없는 애정은 오히려 예수를 더 견딜 수 없도록 만들었다. 열다섯이 되던 해 드디어 그는 주변의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가출을 하고야 말았다.

정처를 알 수 없게 떠돌던 지제수는 어느덧 홍해를 넘어 물결에 휩쓸리는 나뭇잎같이 아드리아해를 건너고 있었다. 정처 없이 방랑하는 그에게 자신이 도착하게 될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떠돌아 흐를 뿐이었다.

 

집을 나온 지 3년이 흘러 지제수는 어느덧 인도의 인더스강 유역 모헨조다로에 도착을 했다. 자신이 떠나온 고향 나사렛에 비해 한없이 크기만 한 도시가 마음에 들었고 갖가지 시설들은 그의 눈에는 화려하기조차 하였다. 그는 그곳에서 머물기로 마음먹었다.

몇 달이 지난 후 알게 된 여인에게서 예수는 여인의 고향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수메르 신화와 신들이 무서운 무기로 전쟁을 일으켰던 옛날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그는 수메르 신화가 자신이 고향에서 믿었던 유태교 성서의 내용과 너무도 비슷한 것에 놀랐다.

이곳에도 노아의 방주와 비슷한 홍수신화가 있었고, 에리두 창세기라는 것이 있어 솔로몬의 판결과 비슷한 얘기가 전해지고 있어서 그를 충격에 빠트렸다. 옛날에 전쟁에 사용했다고 하는 엄청난 무기들의 위력에 마치 새로운 세상을 만난듯하였다. 우르크 제국이었던 그곳에는 상수도와 하수도 시설의 흔적이 남아있고 몇 천 년 전에도 벌써 실로 짜서 만든 옷을 입었으며, 행성의 움직임까지 기록을 했었다는 것은 차라리 신화 속 이야기로 여겨졌다. 행성이 움직인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나사렛이나 점령국가인 로마에서는 들어본 적도 없는 얘기들이었다.

특히 신이 죽임을 당하고 그 몸의 조각들이 신을 기억하기 위해 조각들 하나하나가 영을 나누어 가지게 되었다는 말은 예수의 마음의 눈을 번쩍하고 띄우는 것이었다. 인간의 어디가 다른 생명체와 다른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던 예수에게 인간의 영이 신의 영의 조각이고, 따라서 인간이 신의 영혼을 이룰 수 있고 영생을 가질 수도 있다는 사상은 예수를 엄청난 흥분 속으로 몰아넣었다.

동물들과 사람이 차이가 없는 까닭에 동물에게도 영이 있으리라 여겨왔던 그였다. 이제 동물의 영은 사람의 영과 같을 수 없고, 사람의 영들을 모아, 신의 영이었던 모습으로 조각을 모아내면 인간도 영들의 합체를 통하여 신을 이룰 수 있는 것임을 깨달았다. 조각이 몇 개가 모여야 신을 이룰 수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에게는 목표가 생긴 것이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영을 고귀하게 수련해 나갈 사람들을 만나서, 공동체를 이루어 나간다면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 있는 목표인 것이다.

 

지제수는 인도 북부의 캐쉬미르 지방 스리나가르에 도착을 하였다. 수메르 문명의 충격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싶었다. 유태교 안에서 세상을 알았던 자신과 이곳 인도에 도착해서 몇 달 동안 보고들은 지식들은 그 자신에게 큰 변화를 요구하는 것들이었다.

유일신 여호와를 믿고 구원을 받는 것이 목표였던 삶에서 벗어나고 있는 자신을 보았다. 스스로의 수련과 그런 수련을 행한 주변의 여럿이 모이면 스스로의 힘으로 영생을 얻는 신이 될 수 있다는 수메르인들의 신앙이 마음속에 믿음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신앙을 굳히고 싶은 욕심에 이곳 스리나가르에 온 것이다.

구르를 찾아 방랑하던 지제수는 은자 락쉬만쥬를 만났다. 그는 지제수에게 명상서 한권을 주었다. 비그야나 브하이라마 탄트라경으로 시바신이 가르쳐주는 112가지 명상비법을 담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명상 경전이었다. 경전을 통해 112가지의 명상법중 한가지만이라도 통달하면 하나의 종교 교주가 될 수 있다는 이 책을 통하여 예수는 어느덧 내면을 들여다 보는 명상 수련을 완성해 나갔다.

비그야나 브하이라마 탄트라경을 거의 익혀갈 무렵 예수는 또 한권의 명상서를 접하게 된다. 우파니샤드다. 문다카, 만두키야, 카타 등 스승과 제자의 문답을 통해 명상을 수련하는 직관적이고 영적인 문답서로 사람에게 있다는 세가지 몸인 물질적인 몸, 영혼의 몸, 근원적인 몸에 대한 성찰을 통해 궁극적인 진리에 이르도록 하는 안내서였다. 이렇게 1년을 스리나가르에서 보내던 예수는 그곳을 떠나 스스로 구르가 되기 위해 수련을 시작했다.

 

몇 년이 흐른 뒤의 어느 봄날, 지제수의 얼굴에 미소가 흘렀다. 머리는 자라 덤불같이 엉키고, 수염은 자라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눈빛은 형형해서 야광주로 빛나고 마치 후광이 빛나는 것 같은 현자 구르의 모습이었다.

지제수의 마음속에는 세상을 향해 쏟아내야 할 진리들이 넘쳐났다. 이제 세상에 나아가 진리를 전파해야 할 소명의식에 그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해야 할 일과 만나서 세상에 전해 줄 진리가 너무도 많다. 명상수련 중에 얻은 우주의 기운은 몇 년 전에 들었던 스스로 신이 되는 방법이 실현될 수 있는 것임을 알게 해주었다.

기(氣)는 그렇게 인류를 구원해줄 수 있는 신의 통로였던 것이다. 사람인 자신과 자신이 기르던 가축인 양이나 말, 낙타가 사람과 다른 점을 알 수 없었던 지제수다. 사람이 먹고 배설하고 자고 일어나듯이, 양도 낙타도 말도 모두 먹고 배설하고 자고 일어난다. 사람이 말하고 듣고 하듯이 가축들도 자기들끼리 의사를 소통하고 사람이 말하면 알아듣는다. 사람이 짝짓기를 하고 자식을 낳듯이 가축들도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낳는다. 대체 서로 무엇이 다른가가 그가 나사렛에 살던 시절에 가진 의문들이었다.

지제수는 이제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얻었다. 사람은 죽음에 대한 고뇌를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고뇌는 사람을 사유하도록 만들었다. 동물에게는 없는 사유의 힘이 사람에게 생긴 것이고, 사유는 인간을 마음을 수양하였으며 수양을 통해 인간은 수련의 깊이를 더하며 영에 내공을 부여하였다. 사유하는 사람의 영은 다른 생물의 영과는 차원이 달라진 것이다. 사유를 시작한 시점부터,,,,

 

사유를 시작한 인류에게 우주의 기(氣)가 깃들기 시작했다. 모든 인류에게는 우주의 기가 깃들게 되었다. 하지만 또다시 지제수는 번민에 쌓여갔다. 사람과 동물이 다름은 알겠는데 사람은 왜 각각 다른가. 어떤 사람은 고귀하고 선한데 어떤 사람은 죄를 저지르고 악행을 일삼으며 때로는 짐승만도 못한가. 끝없는 번민에 빠진 그에게 어느 날 은자 락쉬만쥬가 다가와 물가로 인도하였다. 맑고 깨끗한 물로 목을 축인 락쉬만쥬는 그 물에 오줌을 누워버렸다. 목이 말라 락쉬만쥬가 물을 마신 뒤 물을 마시려던 예수는 벌컥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그때 락쉬만쥬는 웃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마신 것도 물이고 내가 오줌을 눈 것도 물이고 오줌에 섞인 것도 물이다”

지제수는 그 순간에 한 번 더 깨달았다. 악인의 영이나 선인의 영이나 모두 영이다. 하지만 다른 영이다. 깨끗하지 못한 물은 갈증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물의 역할을 할 수 없듯이 악인의 영은 의인의 영과 같은 역할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같은 인간의 몸에 깃들어 생겨난 영이지만 고결하고 깨끗함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가치를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항상 선함에 머무르고 명상을 통하여 고귀하고자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락쉬만쥬의 오줌으로 더러워진 깨끗했던 물은 무슨 잘못이 있는가. 그 깨끗했던 물도 깨끗함을 누릴 수 있어야만 하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어쩔 수 없이 더럽혀진 인간의 영도 조사함을 받을 기회를 줘야하지 않는가.

지제수는 이제 알았다. 자신이 해야 할 소명을 깨달았다. 더 이상 이곳에 머물지 않아도 되었다. 명상으로 이미 구르가 되었고, 자신의 소명을 깨달았으니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를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지제수는 고향 나사렛으로 돌아가 삶의 무게로 인해, 로마의 핍박에 의해 오염되고 더럽혀진 형제의 영을 자신이 인도해 구원해야 함을 깨달았다. 그들을 구원할 방법은 오직 한 가지 사랑이었다. 삶에 지친 그들에게 생명의 빛인 사랑을 전하고, 그 사랑으로 건져 올려낸 영들과 힘을 합하여 신의 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들의 영과 함께 신의 영이 되어 영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지제수는 깊은 감사의 뜻을 담아 스승이자 은자인 락쉬만쥬에게 인사를 하고 고향 나사렛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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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  2025-05-08 오전 6:36:2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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