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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달의금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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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들의별 선계 6
2025-03-29 오후 7:57 조회 2768추천 2   프린트|스크랩

아트라하시스는 뛰는 가슴을 진정하기 어려웠다.

‘우리 부족 3만이라니!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이제 우리는 크로노스와 맞설 수 있다. 그에게 더 이상 쫒기지 않아도 된다.’

그는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그는 즉시 비행선을 발진시켰다. 심우주를 항해할 만큼 큰 쌍발 비행선은 아니었지만 달까지 하루가 걸리지 않는 성능이었다.

“장군님! 비행선입니다.”

“모두 대피하라. 히페리온 일당이다.”

한 달여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트리톤은 대원들을 모두 무장시키고 훈련에 열중했다. 적은 병력의 한계를 무기와 체계적인 방어로 대응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트라하시스를 찾겠다고 혼자 떠났던 테티스도 이미 돌아와서 합류해 힘을 보태고 있었다.

“장군! 비행선이 착륙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위협할만한 비행선이 아닙니다.”

경계를 서던 대원의 말에 트리톤이 비행선을 살피러 나갔다.
“단발 비행선이다.”

그와 동시에 그의 입에서는 기쁨을 가누지 못하는 목소리가 함성으로 튀어나왔다.

“아니, 아트라하시스님이 아니십니까!”

그의 말에 모든 대원들은 펄쩍 뛰어나갔다.

“무사하셨군요!”

“오빠, 무사해서 정말 고마워요.”

테티스가 눈물이 가득한 눈에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동료들과 잠시 회포를 푼 뒤, 그는 그동안 히페리온에게 쫓겨 지구에서 지낸 일들을 말했다.

“트리톤장군님!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아트라하시스님이 무사하신 것보다 더 큰 희소식이 무엇이 있을까요.”

“토마스 부관이 이리로 오고 있습니다.”

트리톤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미 수십 년 전에 붕괴된 쿠트나호라에 있던 그가 어떻게 달에 오고 있다는 말인가.

“장군께서 믿지 못하시는군요.”

“그 말씀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사실은 저도 아직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 믿기지 않습니다. 다만, 그에게서 통신이 도착했고, 제가 통화를 했다는 것입니다. 함대가 소행성 충돌 직전 탈출에 성공을 했고, 우리부족 3만이 이제 2일 후면 여기 아폴로 분화구에 도착합니다.”

“더 불가능한 말씀만 하십니다. 그렇지만 아트라하시스님이 하시는 말씀이니 믿겠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한없이 길게 느껴지는 2일이 지났다.

그동안 트리톤은 부관과 통신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믿기지 않는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았다. 드디어 초대형 비행선 수십 대가 아폴로 분화구를 덮다시피 나타났다. 아폴로 분화구에 환호성이 넘쳤다.

“아트라하시스님 만세, 트리톤장군님 만세!”

이곳으로 도망쳐와 갖은 고생을 한 대원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는 사이에 함대가 달 표면에 착륙했다.

“장군님을 뵙습니다.”

토마스 부관이 한달음에 달려와 트리톤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둘은 재회의 기쁨에 눈물범벅이 되었다.

몇 시간 동안이나 흥분에 들떠있던 분위기가 점차 진정이 되었다.

밖에서는 아직도 떠들썩했지만, 막사 안에 모여 앉은 지휘부에는 차분함이 감돌았다.

“자, 이제 어찌된 영문인지 말을 해주게.”

트리톤이 부관에게 물었다.

“예, 장군님. 저희가 이곳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아툼 족장님의 용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워프항법이 가능한 비행선을 총 동원해서 아트라하시스님과 크로노스 대장군 일행이 출발하셨지 않습니까. 그 후에 족장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지금 이곳에 온 함대는 워프항법이 불가능한 낡은 함선들이잖은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수십 년의 시간이 더 걸린 것입니다. 족장님은 여기서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 낡은 비행선이지만 탈출을 시도해보는 것이 낫다고 하시며, 가다가 죽을지도 모르지만 도전을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소행성이 충돌한다고 해도, 쿠트나호라가 멸망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보다는 낡은 비행선으로라도 탈출 하는 것이 살 확률이 높다고 결단을 내린 부족원들이 자원을 했고, 그들이 지금에야 달에 온 것입니다.”

“이 일을 크로노스는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아툼 족장님은 무슨 어려움이 있더라도 아트라하시스님과 먼저 연락을 한 뒤에 착륙하라는 엄명을 내리셨습니다. 그래서 통신 보안을 각별하게 유지했습니다.”

“족장님은 우리가 처한 상황이 벌어질 것을 미리 예견하신 것이다. 정말 우리는 위대한 지도자를 모셨던 것이다.”

모두는 숙연해졌다.

“이제 우리는 아트라하시스님을 족장으로 추대하고 새로운 시대를 이곳에 이룩하자. 이것이 아툼 족장님이 쿠트나호라에서 산화하시며 우리들에게 남기신 간곡한 유지다.”

트리톤의 말에 모두는 환호성으로 답했다.

 

“대장군님! 이상한 현상이 관측되었습니다.”

크로노스를 찾은 히페리온이 보고를 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

“우리 관측 장비에 비행선 함대 수십 척이 아폴로 분화구 근처로 향한 것이 잡혔답니다.”

크로느스가 이마를 잔뜩 찌푸렸다.

“무슨 황당한 말인가. 지구의 생명체는 과학 기술이 우주 함대를 만드는데 턱없이 미개하고, 이 은하계에 우리 부족이 유일했었다. 그 유일한 부족이 멸망하고 우리만 남았는데 히페리온 장군은 그 보고가 말이 된다고 보는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제가 충분히 확인하고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는 자신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는 부하가 답답했다. 크로노스는 시급한 현안이 거의 정리된 지금이 자신이 족장으로 옹립 될 적기로 여겨졌다. 하는 수 없이 그는 스스로 말했다.

“그건 장군이 알아서 처리하라. 그보다 우리 부족의 거주 지역 확장 작업이 끝났고, 부족민들이 안정되면서 구성원들도 늘고 있다. 나는 이제 우리가 새로운 부족으로 재탄생되었음을 선포하고자 한다.”

히페리온이 선뜻 납득되지 않는 표정이 되었다.

‘우리가 새로운 부족이라는 것이 무슨 말이지? 설마 대장군이 부족의 시조가 되려는가?’

그럴법했다. 지금 선족은 새로운 행성에서 새 역사를 써나가는 중이었다.

‘굳이 그럴 것까지 있을까?’

그렇지만 히페리온은 재빠르게 그의 야망을 이해하고 동조했다.

“새로운 부족이 시작되는 역사에 제가 동참하게 되었음이 영광입니다. 부족의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습니다.”

“장군의 충성심이 매우 흡족하다.”

크로노스의 갑작스런 지시로 인해 달에 대규모의 우주 함대가 출현된 커다란 사건은 히페리온에게 잊혀졌다. 새로운 부족의 탄생을 준비하는 작업은 부족원들을 이해시키고 선포할 준비를 하며, 직제와 명칭을 만들고 정해야 하는 복잡한 일이어서 그의 두뇌가 가진 기능을 모두 차지해버린 것이다.

 

대규모의 부족이 대규모의 선단으로 달에 도착된 것은 경이적이고 감격스러운 일이었으나, 트리톤은 크로노스의 공격이 걱정이었다. 아직 아폴로 분화구 구역은 외부의 침략에 대응 할 준비를 온전하게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새로 도착한 부족원들의 주거지 등 준비하고 만드는 일만으로도 쉴 틈조차 없었다.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다급한 그는 스타치오텐허 지구의 과거 부하에게 크로노스의 동향에 관해 물었다.

“장군님. 제가 내부적인 동향을 잘 알지 못하지만, 외부적으로는 특이하게 다른 지역을 공격하려고 준비하거나 하는 변화는 없습니다. 뭔가 바쁘게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특별한 것은 아니어서 그곳을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고맙다. 무슨 움직임이 보이면 연락 부탁한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나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제발 몇 달만 아무 일 없이 지나가다오.’

간절한 마음에 그는 기도하는 심정이 되었다.

 

크로노스는 부하들의 추대를 받아 족장이 되었다.

“나는 부족민들의 열화 같은 지지와 성원에 부득이 족장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수락한다. 쿠트나호라의 비극을 뒤로한 채, 우리는 달에 정착을 하게 되었다. 이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우리에게는 새로운 역할이 필요하다. 그것은 새로운 부족의 출현이다. 나는 멸망한 선족의 족장이 아닌 새로운 부족의 족장이기를 원한다. 그리하여 우리 부족의 이름을 새로이 공표한다. 지금부터 달 기지의 중심인 스타치오텐허와 그 일대에 거주하는 모두는 ‘티탄족’임을 선언한다.”

사회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지도자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포악하거나 탐욕스러운 자만 아니라면 개의치 않는다. 특히 지적 수준이 높거나, 상위 레벨의 존재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지도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자신이 지지를 받는 것으로 착각한다.

“티탄족의 초대 대장군 히페리온, 그대는 우리가 지구에 있는 사람의 영을 먹지 않는 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크로노스가 족장이 되면서 히페리온도 대장군이 되었다.

“족장님의 은총으로 과분하게도 제가 티탄족의 초대 대장군이 되었음에 감격하고 감읍할 따름입니다. 지구상의 생명체 영들 중 과거 선족과 비슷한 형상의 사람에게서 생산된 영이라서 꺼려지는 마음에 선족은 사람의 영은 섭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티탄족입니다. 굳이 사람의 영을 거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그 영은 다른 생명체의 영보다 대부분은 영양분이 풍부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 영을 섭취하도록 명을 내리신다면 티탄족의 번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장군이 내가 듣고자 하는 대답을 하였다. 우리의 스펙트럼으로 매우 다양한 종류의 사람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영들 중에는 영양가가 잡초의 영보다 낮은 영도 있고, 심지어는 부패된 영도 있으니, 사람의 영을 취할 때에는 반드시 스펙트럼을 통해 양질의 영만 먹도록 지침을 내리도록 하라.”

 

지구상의 최상위 포식자 사람.

거대한 육체를 가진 것도 아니고,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지지도 못했고, 빠른 발을 소유하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사람은 엄청나게 큰 뇌를 가졌다. 그 뇌가 사람을 최상위의 지배자로 만들었지만, 그 뇌는 때로 영을 망가트렸다. 생각이 많아진 뇌가 갖가지 욕망과 망상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명예욕, 과시욕, 색욕, 종교, 물질욕!

이것들을 얻기 위한 범죄와 도박과 충동과 욕망!

모두 같은 사람의 영이지만 가치가 다르게 된 이유다. 마약과 도박에 찌든 영, 살인을 저지른 영, 다른 이의 삶을 망가트린 영과 꿈꾸는 소녀의 영, 꿈을 이루려 치열하게 살아내는 영, 다른 이를 위해 헌신한 영, 구도의 길을 걸어 마침내 깨달음을 얻은 영, 지고지순한 사랑을 얻을 영의 가치가 같다고 값을 매기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고 같아서도 안 되는 것이 올바른 정의다. 그 값어치의 차이는 사람들도 잘 안다. 오직 사람의 영들에게만 영롱한 영과 무가치한 영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람보다 한 단계 진화한 존재가 있어 자신들의 영이 이제 그들에게 식량으로 사용되게 되었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다만, 오직 바르고 선하게만 살며, 가족과 스스로의 안위만을 잘 지켜나가는 현실과 타협하고 안주한 영은 티탄족에게 최상의 식량이 되지만, 그 속에서 치열하게 수련을 하고, 영력을 기르며, 공력을 길러낸 영들에게는 티탄족에게서 벗어날 능력이 생겨나게 되는 차이를 모를 뿐이다.

 

크로노스가 스스로 족장에 오르고 그가 선족을 버리고 부족을 ‘티탄족’이라 개명한 일은 오래지않아 아폴로분화구에 알려졌다.

“크로노스가 드디어 야욕을 드러냈습니다.”

“족장이 되려니 뿌리를 부정할 수밖에는 없었겠지요. 이제 우리 부족은 갈라졌습니다. 아직 크로노스가 우리에게 3만의 부족원이 도착한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우리도 빠르게 조직을 정비해야 할 듯합니다.”

“선수를 빼앗겼지만, 정통성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우리 조직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습니다. 이제 서두르겠습니다.”

“우리도 부족의 이름을 고민해야 합니다.”

“여럿의 의견을 모아보겠습니다.”

의견이 분분했다. 쿠트나호라를 잊어서는 안 되고, 뿌리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명칭 수호파와, 이미 멸망한 그 시절의 향수는 도움이 되지 않고, 달에 정착했으니 새 명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팽팽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의견이 한편으로 기울었다. 크로노스가 새 부족 명칭을 사용한 영향이 컸다.

아트라하시스가 새 족장에 추대되었다. 그리고 트리톤을 대장군으로 임명하고 토마스 부관과 테티스를 장군으로 선임했다.

“오늘 나는 족장의 권한으로 우리 부족의 이름을 ‘눈족’이라 정한다. 눈족의 족장인 나는 우리 부족의 영원과 안녕을 위해 나에게 주어진 권한과 의무를 다할 것이며, 우리가 선족의 유일한 후예임을 자랑스럽게 밝힌다. 모든 부족원들이 단합을 이루어 앞으로 닥쳐올 티탄족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쟁취하자.”

그는 티탄족을 앞으로 병합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한 것이다.

 

아폴로분화구에 눈족 부족이 출현한 것들 크로노스가 아는데도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깜짝 놀란 그는 대노했다.

“대장군, 이 일에 대해서 설명해보아라. 아트라하시스에게 어떻게 갑자기 우리의 부족원 숫자보다 많은 수의 부족원이 생겼는지.”

“제가 얼마 전에 보고 드렸던 비행선 함대에 선족들이 탑승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때 서둘러 대응하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대장군의 보고를 내가 묵살한 것이 잘못이다. 내가 족장에 오르려고 너무 서두른 나머지 위험 신호를 놓쳤구나, 내 불찰이다. 아툼이 낡은 비행선에 선족을 태우는 모험을 강행한 것이다. 비행선이 낡아서 늦게야 달에 도착된 것이고. 그는 내 야망을 모두 알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아들을 구했구나. 새삼 그의 예지력이 두렵다.”

“이제 저들을 공격해서 이곳으로 데려올까요?”

“불가능하다. 눈족도 티탄족도 서로 그럴 힘이 없다. 훗날을 도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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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  2025-03-30 오전 5:17: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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