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도하면 무리수고

손을 빼면 사활이라

애써 취하면 소탐대실이고

버리면 요석이니

하수의 손길 따라 취하는 건 바둑돌이네

사슴처럼 순리에 두려워하고 호랑이처럼 불의에 분노함에

상수의 멈춤은 기다림이고

하수의 멈춤은 무지의 망설임이니

내달아도 기약 없는 도주요 멈추어도 길을 막아섬이라

하수는 결과에 분노하고 상수는 처연하다.

산이 좋아 산에 오르되

하수는 산어귀에서 음식을 탐하고 제풀에 흥에 겨워 산을 농락하지만

상수는 정상에 올라

차 한 잔으로 몸과 마음을 가벼이 한다.

이기고 지고는 이고 지고 가는 게 삶일 진데 언제 이내 맘이 자유로워

저산길을 유유자적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