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일가라는 말도 있지만 한국은 워낙 작은 나라기에 서너다리만 건너도 모르는 이가 없을 것 같다. 사돈의 8촌까지 안 가더라도 대개 횡으로 종으로 얽혀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전에 없던 위기가 닥쳤는데...
가까운 선배의 동생 가족중에 한명이 관계되어 이만저만 상심이 아닌 것 같다. 딴나라 이야기만이 아닌 바로 내 가족에게도 닥칠지 모른다고 생각하니..정말 장난이 아니다.
헌데 중세의 수많은 역병이라든가 조선조 혹은 한말의 참혹한 역질도 많았다. 백명 정도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수만 수십만도 죽어나갔다. 전인구의 10% 이상도 당했을 정도로 참혹했다.
서로의 아이를 바꿔먹었다는 임진왜란 때까지 안 올라가더라도 한말. 혹은 일제시대 까지도 여러 전염병..혹은 천연두로 떼 죽음나는 일은 다반사였다. 어디 질병뿐인가. 사소한 돌발로 죽는 이도 많았다. 내 어릴 때 예쁜 여동생이 밥먹다 목이 막혀 홀연 떠나간 일도 있었다. 어떤 친구는 길가다 픽 쓰러져 떠나기도 했다.
코로나가 옛날질병에 비해 사소하다고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문명세계의 인간 생명은 하나하나가 정말 고귀한 것이니까.
언제부터인가... 10년도 훨 넘은 것 같은데 좀비 영화나 소설이 득세?하기 시작했었다. 인기도 있고 여러 걸작도 많았지만 상투적인 분석은 하나마나겠고...넘쳐나는 인간들에 염증이 난 사람들의 로망 아닐까... 나는 그렇게 해석되었다. 오염되고 별별 이상한 신조의 사람들이 넘쳐나는 데서 온 공포의 소산일지 절대자의 최후의 심판을 바라는 심리일지 모른다.
지금의 콜나는 무지한 중세와 달리 접촉하면 거의 전염되는 치명적인 질병으로까지 확대해석하는 면이 있는데 상당한 이유가 있긴 해도 걸린다고 반드시 죽는 것도 아니잖은가. 좀비 쪽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오지만...만약 내 아들 딸이 혹은 부모가 또는 배우자가 걸렸다 쳤을 때 과연 간호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당국에 혹은 남에게 맡겨두고만 있을 것인가....
그러진 못할 것 같다. 기침 정도가 아니라 좀비처럼 나를 물어뜯는다 해도 나는 옆에 붙어 돌봐줄 것 같다.
돌아보면 서기1년에 2억이던 세계인구가 1900년 16억명 정도였다. 그런데 백년만에 따따블이상 불어난 77억7천만의 현재인류란다. 물고기나 곤충 말고 그만한 개체의 포유류가 또 있을 것 같진 않다. 쥐나 토끼가 그 이상 될 것도 같지만 조류도 그 이상 가는 종이 있을까 의심스럽다. 명백한 인간과잉이다. 세계인구 3분지 1이나 2분지 1쯤 죽어도 아무 지장 없는 지구라고 본다.
아니 지구 내심으로는 오히려 환영할지도 모른다.
온갖 이기주의와 비정, 환경파괴의 주범이자 자원고갈의 원흉인 인간이니까...
물론 죽는 사람중에 내가 끼어도 아무 유감없다. 인간은 많은 비정과 악행을 저질렀다. 아니 지금도 저지르고 있는 중이다. 이념이나 신앙까지 갈 것 까지도 없다.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해...수많은 타 생명체를 학살했다.
가령 수많은 치킨을 위해. 계란을 위해 수평아리들은 태어나자마자 죽는다. 암컷도 대개는 서너달..일년도 못 넘긴다고 들었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돼지나 소등 다른 가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열병에 걸렸다고 구제역에 걸렸다고 어린 새끼들을 생매장 해버리는 일도 심심찮았다. 하기야 같은 인간끼리도 주의나 신앙이 다르다고 정견이 다르다고 여지없이 학살해버린 인간일진대 가축이나 동물 식물이라고 배려할리 없다.
하여 코로나는 어쩌면 아마겟돈의 시작일지도 모른다고까지 비약하면 망상일까?
나는 기독교 신자도 아니며 성경을 믿지도 않는다. 그러나 과잉 번식된 인류기에 인간이 너무 평가절하된 면이 없지 않다고 본다. 전쟁이든 병이든 인간이 줄어들수록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인간 값이 더 올라갈 거라고 진단하고 싶다. 어느 사이 쓸쓸해진 번화가를 보며 만나는 사람마다 좀 더 반갑고 아름답고 각별하게 보인다.
좀비 쪽에서도 묘사되지만 폐허가 된 허황한 도시, 인적없는 마을과 자연을 배경으로 생존자들을 찾아다니는 서바이벌주인공은 얼마나 막막할 것인지 상상도 못하겠다.
.png){kind=logo}
작가의 말
tlsadd
팔공선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