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 보름달이 뜬 차가운 밤바다를 열세척의 전선이 소리 없이 미끄러져 나아간다. 기함(대장선, 일반 판옥선보다 한배 반 정도 큰 거선) 갑판의 탁자에 모여 앉은 십여 명의 장수와 장교들 모두 긴장된 얼굴인데 상석에 앉아있는 깡마르고 눈에 핏발이 선 주인공 이순신의 결연한 모습 순신; 척후의 보고로는 어란진에 들이닥친 왜선 이백여척이 내일 명량으로 내려오리라고 한다. 해서 우리가 싸울 곳은 명량의 울돌목이 될 것이다 미조항첨사 김응함; 왜... 왜 하필 울돌목인지요? 순신; 적은 많고 우리는 소수니 당연 큰 바다에선 싸울 수 없지 않겠나. 울돌목에 대해선 왜란나기 일년전 진도군수로 있을 때부터 잘 알고 있었지. 장수3; 하, 하지만도...현재의 우리로선 그런 큰 적을 맞아 싸울 힘이 없는디요? 장수2; 그렇습니다. 후일을 기약하고 지금은 후퇴하여 힘을 기르는 것이 순신 탁자를 치며; 닥치게! 적들이 이곳을 돌파하면 온 남해가 적의 수중에 들어가게 되고 서해까지 무사하지 못함을 몰라서 그러는가? 그리되면 나라의 심장부인 한양까지 위협을 받게 된단 말이야 (조용해지는 좌중 그러나 불안한 표정들이 역력하다) 순신; 병법에 이르기를 필사즉생 필생즉사 반드시 죽을 각오로 임하면 살 수 있고 꼭 살려고 하면 죽게 된다고 했으며 또한 한명이 길목을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바로 오늘의 우리를 두고 하는 말일세. ; 제장들이 조금이라도 명령을 어긴다면 군법으로 다스려 비록 작은 일이라도 용서하지 않겠네! (각기 배로 떠나오는 장수들, 불안초조한 얼굴들이다) 장수1; 결국 육지로 치면 배수진이라는 말씀 아닌가? 장수2; 그렇지. 이건 옥쇄를 각오하지 않고는 도저히 선택할 수 없는 최악의 작전이라고.. n[정유년(서기1597년) 9월 15일 벽파진 앞바다였다] < 註; 대부분의 독자가 알 사건을 상투적으로 묘사하는 건 무의미하다 싶어 현대용어로 해설하여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n은 삽입할 너레이션 표시임> #n[9월 16일 06시 우수영] 새벽의 수영전경 (많은 배들이 정박해있으며 초가들과 작은 경희루 같은 기와건물도 있고) (그 안 식사를 막 마친 자리에 둘러선 장수들과 이순신, 병사들도 많다) 장수1; 칠천량의 처참한 패전이후 병사들이 겁에 질려 도망자가 생길 우려가 많습니다만.. 순신; 도망쳐서 혹여 살아남을지 모르겠으나 그는 평생을 도망만 치며 살게 될 것이네. 당연히 두려움이 크겠지만 분노와 증오도 커졌겠지, ; 애병필승(哀兵必勝), 서러움을 겪은 병사들이 꼭 승리한다는 말은 모르는가? (장수와 병사들 서로 돌아보며 멍청하고) 순신; 간밤 꿈에 황석공이 나타나 승리의 비법을 알려주었으니 아무 걱정 말게나 장수1(속으로)-장졸들의 사기를 북돋우려 하는 말 같은데...사실이라면 오죽 노심초사했기에 그런 꿈까지 꾸었을까- 이때, 전령이 급히 들어오며; 보고 드립니다, 놈들이 명량을 거쳐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순신; 드디어 왔군. ; 출격하라! #부산해지는 우수영과 선단전경 누각에서 북을 치는 병사; 둥둥둥둥 뿔고동을 부는 병사; 뿌우우~ 뿌우우~ n[4월 의금부에서 풀려 난지 반년여] (거센 역류를 헤치고 나아가는 선단 13척) (그리고 뒤를 따르는 백 여척의 작은 배들) n[가까이는 조선수군의 전멸에 가까웠던 칠천량에서의 참담한 패전이후 두달여] (기함의 지휘소에서 갑옷을 입고 서있는 이순신) (크로즈 긴 수염이 바람에 흩날린다) n[머리가 희어진 쉰세살 노장의 머릿속엔 무엇이 스쳐가고 있었을까?] #n[이미 고혼이 된 원균이 스쳐갔을까?] 원균; 이수사, 내가 그대를 미워하는 마음 이상으로 그대를 아꼈노라면 믿어주겠나? #n[한달여에 걸친 의금부에서의 혹독한 추국이 스쳐갔을까?] (주리를 틀고 인두로 살을 지지는 관리들) 윤대감; 바른대로 실토하렸다! 너는 전공을 가로채고 용장을 음해하고 조정의 명령을 여러번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임금까지 속였다. 어서 자복하라! #n[아니면 어릴 때부터의 친구이자 형이자 든든한 후원자인 서애유성룡이 스쳐갔을까?] (병석에 누운 피골이 상접한 순신의 손을 잡고 격려하는 대감) 성룡; 여해, 힘을 내게나. 인생은 긴 것이라네. ; 그 모진 고문에서도 살아난 것은 하늘이 여해를 크게 쓰려함일 것이네. #(권율에 울분을 토하는 평복차림의 순신) ; 소관이 왜 사년이 넘도록 부산으로 출격을 안했겠소이까, 육군의 지원 없이 부산을 치는 것은 자살행위란 것을 도원수도 아실 것 아니오. ; 수군은 결코 육군의 들러리나 소모품이 아니외다! [도원수 권율]; 아아~ 이제 와서 잘잘못을 따져 무엇하겠소이까? 앞으로가 문제잖소.. ; 영감, 비록 내가 원수사를 볼기쳐서 부산으로 떠밀긴 했으나 조선에 수륙군의 구별이 어디 있단 말이오? ; 우리 무관들은 모두 한양에 있는 조정대신의 혀끝에 운명이 결정되는 가련한 신세라는 것을 모르시오? #n[아니면 얼마 전에 다녀간 어릴 적 친구 허봉의 동생 허균의 말이 스쳐갔을까?] 허균; 답답하군, 김덕령등 여러 의병장들이 억울하게 당하는 것을 보지도 못했수?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솥에 삶아지는 것이 고금의 진리란 말이오 ; 대궐내의 냉혹하고 음험한 그 사람은 정여립의 난에 피해망상이 생겨 전라도를 아예 반역의 땅이라고 낙인찍고 있는 판이우. 머잖아 전쟁이 끝나면 공 있는 장수들을 모두 숙청할 것인데 형님은 제 일 순위로 목이 잘릴 것이오. ; 어때요. 차라리 군선을 이끌고 올라가 한양을 접수하는 것이. 솔직히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답디까(격분한 이순신이 환도를 빼든다) 허균; 이크크, 어릴 때부터 농담도 못하게 하더니 아직도 여전하네, (도망가며); 크하하하...미친 아우 이만 물러가오 #[촤아아] (다시 거센 파도를 가르는 함선위의 노장의 만감어린 얼굴 크로즈) (해가 뜨는 바다전경) n[아마도 그 모든 일들이 스쳐갔을 것이다] n[09시] 송희립; 장군님 울돌목에 도착했습니다! [촤아아..콰르르르] (거세게 흐르는 조류) n[진도와 화원반도 사이에 있는 명량해협중의 가장 좁은 목인 울돌목이 이순신이 연출한 결전의 장소였다] 순신; 횡렬로 일자진을 펼치고 떠내려가지 않도록 닻을 내려라! (전선들 일자로 산개하여 전 해협을 막아선다) n[가장 좁은 곳은 너비가 330미터밖에 안되는데다 깊이는 2미터에 불과할뿐더러 양쪽 육지 쪽으로는 암초가 많이 산재한 곳이다] n[따라서 흘수가 깊은 왜선이 기동하기엔 장애가 많은 천험의 곳이다] 장면 묘사 n[썰물 때는 조수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밀물 땐 그 반대인데 워낙 조수의 흐름이 빨라 마치 우는 소리를 낸다하여 명량(鳴梁)이라고 불리우는 것이다] [10시] 망루의 병사; 멀리서 적이 다가옵니다! (해협 끝족에 왜선들이 점점 나타나는데 긴장에 휩싸이는 병사들) 병사1; 어이쿠, 저, 저렇게 많이 몰려오다니.. 병사2; 맙소사! 수백척도 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당해낸다는 거야 병사3;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무린데 병사4; 아아~ 다시 땅을 밟을 수 있을지... 순신; 닻을 올려라! 적은 아직 머니 동요하지 말고 기다려라! n[ 조선수군은 칠천량에서 살아남은 열두척에 새로 취역한 한척을 포함해 열세척인 반면 왜선은 모두 이백여척으로 실로 15;1이라는 세계 해전사에 유례없는 전력차이였다] --------------중략------------------------------ 이어서 [그랬다] [그리 멀지도 않은 400여년전 이 땅에 이순신이라는 명장이 살았었다] [그는 글과 무예에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효성 깊고 충성심이 강하고 의지가 굳고 부정부패와 타협을 않고 정의감에 투철하고 문학적 감성도 풍부하며 가족도 끔찍이 사랑했던 인간이라고 전해진다] [그런데 과연 그랬을까? 정녕 세상에 그런 완벽한 인간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우리는 성웅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이순신 장군을 신격화하여 실제와 다소 다른 인물로 짜 맞추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하여 장군님은 어쩌면 하늘에서 오늘날 당신의 수많은 전기와 영화 드라마를 보며 고개를 갸웃하실지도 모를 일이다] [이순신, 그는 도대체 누구인가?] [본 작품은 나라를 구한 聖雄, 혹은 불세출의 名將이란 전제를 떠나서 자연인, 인간 이순신을 조명하려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자, 그럼 사백육십 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계속....
이순신 ** 인간 이순신의 아우트라인은 다음과 같다. 이순신은 완벽한 인간이 아니었다. 특히 소년기에는..그 인생도 대기만성이었듯이, 33세 무과에 급제하기까지는 공백이나 마찬가진데 아마도 수많은 곡절과 실수도 있었을 것이다. 본 작품의 주제는 민초, 혹은 민중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과 같이 하며 기득권층의 부정부패와 타협을 안했던 아웃사이더의 일대기다. 살아선 온갖 모략과 좌절과 절망과 고통을 감내해야 되었지만 죽어서 영원히 살게 된(용이 된) 인간승리의 기록인 것이다. ** ================================================================================
#0 프롤로그 해안가 전경 독수리가 창공을 날고 있는데 크로즈 하여 날카로이 빛나는 독수리의 눈이 돌아간 방향으로 수많은 까마귀떼들이 구름같이 몰려와 독수리에 달려든다 [까아악] [까아악] 독수리의 발톱에 까마귀 수십 마리가 격퇴되어 깃털을 날리며 추락하지만 워낙 많은 수의 까마귀들에 협공당해 치열한 혈전이 벌어지는데 독수리 결국 힘이 다해 피를 흘리며 무력해지며 수면으로 내려앉다가 추락해 물속으로 사라진다. 수천마리의 까마귀들 득의양양 휘오리 바람처럼 군무를 추는데 돌연 그 아래 바다가 끓어오르며 크게 일렁이는가 싶더니.. 거대한 용이 머리를 내민다 [촤아아] 엄청난 파도가 치고 [끄르르] 용의 나직한 울부짓음이 초음파처럼 퍼져나가자 까마귀들 흠칫 동요하며 얼어붙는다. [콰아아] 용의 몸이 드러나며 서서히 창공으로 오르는데 한 마리가 아니라 또다른 용이 뒤이어 같이 어우러지며 호호탕탕히 승천을 한다 까마귀들은 용의 눈빛 (레이져)섬광에 스쳐 타버리거나 먼지가 되어 날려가 추풍낙엽처럼 스러지고 드디어 용 꼬리까지 드러나 하늘로 오르는 장엄한 광경 용머리 크로즈업되어 슥 이쪽을 돌아보는 화염에 일렁이는 섬칫한 용의 눈
#1 옛 조선 민가들이 모여있는 동네의 밤 전경-[아아악] 어떤 기와집 크로즈업 되며 소리; 부,부인 정신차리시오! 그 방안 이부자리에서 30대의 선비가 자는 부인을 흔들고 있다 정갈한 방안 한켠엔 서탁이 있고 책이 펼쳐져 있고 등잔불이 일렁인다 깨어나는 부인; 어마... 선비; 허어 땀이 비 오듯 하는구려, 가위에라도 눌린 것이오? 부인,상체를 일으키며; 휴우~~ 꿈이었군요... 선비; 허면 흉몽이라도 꾼 모양이구려? 부인; 글쎄요 흉몽인지 길몽인지..너무도 이상한 꿈이었어요... 선비; 대체 무슨 꿈을 꾸었길래 그러시오? 부인; 매인지 독수리인지 모르지만...수많은 가마귀들이 달려들어... 설명하는 모습 보여주고 잠시 생각하는 선비 선비; 이건...아무래도 태몽같구려. 부인,부끄러워하며; 태몽이요? 에그, 얄궂기도 해라.. 선비; 용은 매우 상서로운 영물이오. 그런데 쌍용이라니 이건 분명 문무를 겸비할 아이를 잉태한 조짐이 틀림없소이다... 부인, 좋아하며; ..정말이라면 길몽이군요? 선비, 약간 어두운 안색으로 독백-- 다만.독수리나 가마귀는 그리 안좋은 징조거늘... 고난과 파란이 많지 않을지..-- [ 조선 중종 말년(1544년) 여름의 일이었다]
#2 정한수를 떠놓고 기도하는 부인 [ 과연 한성의 건천동(지금의 중구 인현동)에 살고 있는 선비 이정의 부인 草溪卞氏에게 태기가 있더니..] 집밖에서 왔다갔다하며 초조한 선비 이정의 안절부절하는 모습 [ 그 다음해인 인종1년(1545년) 3월 8일(양력4월28일)] ; 으아앙~ (담밖으로 들려오는 呱呱之聲에 놀라는 이정) 이정; 오오~ 드디어... 나이든 산파가 밖에 대고 소리친다; 나으리, 아들이예요! 세째 아드님이라구요
#3 방안, 앉아서 어린 아이에 젖을 물리는 부인의 단아한 모습 이정 들어오며; 부인, 아이를 낳느라 애 많이 썼구려, 수고했소이다 부인; 여보 이 아이의 이름을 순신이라고 하는 게 어떻겠어요? 이정; 순신...? 부인; 실은 지난 밤 꿈에 아버님께서 현신하셔서 이아이는 반드시 귀하게 될 운명이니 이름을 순신이라고 지으라고 하셨거든요 이정; 오라..태몽도 예사롭지가 않더니 과연!! ; 그럽시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지어주셨으니 오죽 좋은 이름이겠소
#4 [ 덕수이씨 가문의 선비인 덕연군 이貞] 서책을 보며 뭔가 점을 치는 모습 [ 고려때 중랑장을 지낸 이돈수의 11대손이 된다] 마루에서 아장 아장 걸음마하는 이순신을 보고 웃는 부인과 남녀종들 이정; 점을 쳐보니 이 녀석은 오십이 되면 응당 칼을 짚고 훌륭한 장수가 될 것 같더이다 부인; 어머머 그럼 오십될 때까지는요..? 이정; .......글쎄?..그 준비를 하지 않겠소
#5 [ 그렇게 순신은 위로 희신, 요신의 뒤를 이어 4형제중의 셋째로 태어났다] 어린 꼬마들과 노는 모습 [ 동생 우신과 누이 한명은 물론 뒤에 태어났다] [ 거개가 그렇듯이 맏형인 희신은 점잖고 성실했으며 요신은 쾌활하고 사교적이었다] # 열 살 다섯 살 정도의 형들, 서당에 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두어살정도의 순신 [ 딸아들을 막론하고 대개 셋째는 인물이 수려하며 특별한 재주를 가진 경우가 많은데 순신은 어떠했던가..]
#6 다섯 살 정도의 순신이 뒤곁의 높은 감나무에 올라가 걸린 연을 잡는데 밑에서 7,8살의 요신이 올려다보고 있다. 그걸 본 엄마가 놀라 눈이 둥그래졌다 엄마,다가가며; 순신아.. 요신, 진땀-- 아이쿠 클났네!-- 순신, 자랑스러워하며; 엄마 여기서 보니까 숭례문까지 다보인다 엄마,태연을 유지하며; 내려오렴..천천히..조심해서.. 슬며시 토까려는 요신의 팔을 단호히 붙잡는 엄마; 급할 것 없으니 천천히 내려오래두 순신 연을 아래로 떨어트리고 나무를 타고 내려오는데 엄마는 회초리를 잡아들고 있다; 거긴 누가 올라가라고 했니.. 순신, 어리둥절; 형이 올라가서 연을 가져오면 서당에 데려가 준다고.. 엄마; 둘다 종아리 걷거라 요신; 난 귀찮아서 장난삼아 그랬는데 순신이가 정말로 올라갈 줄은 몰랐어요 엄마; 어서 걷으래두! 종아릴 때리며; 만약 저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철석] 우신; 아,악 난 억울.. 엄마;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힘껏 때리며) ; 그런 위험한 짓을 시켜! 요신; 아,아야!! 잘못했어요 엄마, 순신에; 그리고 너도 이리 대.. [철석] ; 넌 형이 시킨다고 무조건 따라서 해? ; 형이 죽으라면 죽을래? 순신; 아,아야~..난 안 떨어지는데..아야! 엄마; 그런 위험한 일은 하인을 시켜야지! 순신; ?
# 연이 뜨는듯 하다가 뜨지 않고 빙글빙글 맴을 돌다가 처박힌다 울상이 되어 망가진 연을 집어드는 순신
#7 허름한 헛간에서 새끼를 꼬던 40대의 하인 연을 고쳐주며 억수; 자 보세요 도련님 ( 집중해서 재미있게 듣는 순신) ; 바람의 세기에 따라 연의 기울어짐을 잘 조절해야 되는 거예요 ; 바람이 강할 때는 비스듬히 얕게, 약할 때는 바람을 잘 받게 실을 매는 각도를.. ; 그리고 꼬리가 아주 중요한데.. 순신; 어째서 그런거야? 억수; 그야.. 본래 바람이나 자연의 이치가 그런걸요 뭐 순신; 잘 모르겠는데 자세히 좀 가르쳐줘, 나도 만들어볼래 억수; 에이 도련님은 이런데에 신경쓸 필요없어요 공부만 잘하면 쇤네가 매일이라도 만들어드릴 거니까요 순신; 하지만 나도 직접 연을 만들어보고 싶단 말야. 얼른 가르쳐줘, 응? 김서; 글쎄 안됨다요. 그런 걸 가르쳤다가 마님한테 경을 치라구요? 순신; ?
#8 열 살 정도의 큰형 희신에 뭔가를 묻는 순신 희신; 뭐? 듣다듣다 그런 엉뚱한 이야긴 처음 들어보는구나 ; 상놈과 양반은 달라, 그러니 각기 하는 일도 당연히 다를 수밖에.. 순신; 왜 어디가 어떻게 다른 건데? ; 그럼 양반 아닌 사람은 죽거나 다쳐도 된단 말야? 희신; 왜가 어디 있어, 본래 처음부터 그렇게 정해진 걸. 순신; 누가 정했는지 몰라도 공정하지가 않잖아.. 희신; 공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 마 그들은 게으르고 노력을 않고 공부를 못해서 자연 벼슬도 못하고 죄를 짓거나 해서 그렇게 사는 거야 순신; 아아~ 그렇구나 ; 그런데 개동이나 억수는 되게 부지런하고.. 희신; 거참 콩알만한 게 정말 되게 귀찮게 하네.. ; 그런 쓸데없는 생각할 시간 있음 천자문이나 더 읽어 임마
#9 안채 마루에서 엄마조금 난처한 표정 엄마; 그,글쎄 물론 아래 것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지. 그들이 다치거나 죽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야 ; 힘들고 험한 일은 저들이 잘하니까 그들에게 맡기는 게 좋다는 뜻이야. 순신,갸우뚱; 하지만 나도 잘 할 자신이 있는걸.. 엄마; 글쎄 양반은 그런걸 하는 게 아니라니까! 너도 크면 알게 될거야 순신; ..알았어요 (하며 가는데) 엄마;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란다 순신,돌아보며; ? 엄마; 네가 더 나이 들고 공부하면 알게 되겠지만 세상엔 다소 불공정한 일이 있단다
#10 사랑방안 아버지; 흠, 연을 만들고 싶다? 순신; 연만이 아니라 활도 만들고 싶고 짚신이나 갓도 만들어보고 싶고 그림도 배우고 싶은데 모두가 안된대요 이정; 사대부의 장부란 좀더 큰일을 생각해야 되는 거란다. ; 임금님과 백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관심사가 되어야지, 물건을 만들거나 하는 천한 일은 아랫사람에게 맡기면 되는 거란 말이다 ;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느냐? 순신, 아직도 납득이 안가는; 예...아버지 이정; 지금은 이해가 안가겠지만 공부를 하게 되면 알게 될 거야 순신, 나가고 이정; 아무래도 저 녀석은 문관 기질이 아닌 듯 싶군
#11 허나 기어이 창고안서 연을 열심히 만드는 순신 애들과 싸우고 흙투성이로 딩굴고 부인; 정말 저 아이를 어떡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이정; 어인 말이오? 부인; 순신이 말예요, 어떻게 된 아이가 매일 아침에 나가면 해질 때가 되어서야 들어오잖아요, 흙투성이가 되어서 거지꼴이 되어서 ; 알아보니 동네아이들과 목멱산도 갔다오고 물고기도 잡고 싸움도 하고 심지어 상것들과도 많이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정; 본시 철없는 아이들은 그렇게 어우러져 자라는 법이니 너무 염려말구려 부인; 정도가 지나치니까 그러지요. 말도 안되는 이야기나 하고 엉뚱한 이야기나 묻고 ; 어제는 글쎄 당돌하게도 ‘아버지가 벼슬도 않는데 어떻게 책만 읽으며 살수가 있느냐’고 묻지 않겠어요 이정,수염을 쓰다듬으며; 허험, 녀석이 아픈 곳을 찌르는군 ; 해서 뭐라고 했소이까? 부인; 나중에 알게 될 거라고 했지만..그 나이에 복잡한 이야기를 이해나 하겠어요 ; 한마디를 하면 열가지를 물어오니 골치가 아플 지경이예요 이정; 이제 머잖아 서당에 다니기 시작하면 차차 달라질 것이오 [ 요컨대 순신은 의문을 직접 알아보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 당시의 양반가 자제로서는 드문 탐구심이 강한 행동파의 기질을 가졌던 것 같다.]
#12 서당 전경, [登龍學堂] [ 순신의 나이 다섯살 때 운명적인 만남이 있게 되었으니..] 학당안에 삼십여의 학동들이 앉아있고 그 앞에 순신을 비롯한 네명이 서있는데 훈장; 흐음 올해는 네 마리의 피라미가 들어왔구나 (학동들 웃고) ; 그런데 순신이란 녀석이 누구인고? 순신; 저요.. 훈장; 오오, 그래 바로 너로구나 -- 이 녀석 동네에서 꽤나 나대는 개구쟁이라던데 이젠 어림도 없다 -- ; 요신이도 저기 있지만 희신이도 내게서 배웠느니라 (뒤편에 앉은 요신) ; 형만한 아우가 없다지만 용은 그만두고라도 부디 잉어라도 되기를 바라마. ; 말썽을 피우면 단단히 혼을 낼 것이니 매사에 겸손하고 조심하란 말이다, 모두 앉거라 (모두 앉자) 훈장; 너희 넷 중 누구 천자문 모두 외우는 녀석은 없느냐? ; 없어? 그럼 끝까지 읽고 해석할 줄 아는 녀석은? 잠잠한 순신일동 / 훈장,비웃듯; 그도 없어? 훈장; 흠, 그렇다 해도 天地玄黃이 무슨 뜻인지 정도는 알고 있겠지? 학동1; 예,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는 뜻이잖아요 훈장; 그렇지, 바로 그렇다 순신; 하지만 낮의 하늘은 파랗기도 하고 하얗기도 한걸요. 훈장,흠칫; 으잉? 뭐 어째? 어쩐다고? 학동들 [하하] 웃고 순신; 땅도 노란색은 아니고 대부분 갈색이거나 붉은..앗! 훈장에게 막대기로 머리를 맞았다; 요 피라미가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 모르는군 ; 이 녀석아, 네가 뭘 안다고 감히 천자문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게야! ; 천자문은 진리니까 무조건 외워야 돼, 모두 배우고 나면 진리임을 자연히 알게 되느니.. ; 겨우 하늘천따지만 아는 피라미에겐 천자문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할 자격이 없다는 말이다 ; 보거라, 저기 성룡이는 네 살때 천자문을 모두 외우고 쓰기까지 했단다.. 순신등 모두 돌아보니 뒤편에 앉은 유성룡이 보인다. 순신보다 세 살 연상으로 벌써 학자티가 나는 고고한 모습인데 좀 쑥스러워 하는 모습, 크로즈되며 훈장; 뿐인 줄 아느냐? 동몽선습 명심보감, 소학도 떼었고 벌써 사서삼경까지 읽는 천재란다 ; 나이는 어리지만 이 서당의 작은 선생이나 마찬가지이니 잘 따라배우도록 해라 모두 성룡이의 반의 반만 따라가도 더 바랄 게 없단다. 순신과 성룡 서로 마주치는 눈 [ 서애 유성룡,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았던 우정과의 만남이었다 ]
#13 [ 그로부터 사십여년후..] [ 임진년(1592년) 5월6일 8시 당포 앞바다] 판옥선 네척과 협선 두척이 초라하게 이순신함대에 다가오고 있다 장수1; 경상 우수사가 확실하군요! 이쪽배로 건너오는 원균, 초췌하고 꾀죄죄한 모습이다 순신; 어서오시오 원균; 어어..그리도 여러차례 재촉해도 꾸물거리더니만 이제야 왔구만. 순신; 만나기로 약조한 날은 분명 어제였지 않소이까? 원균; 어, 험험 그게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설랑..(수염을 쓰다듬으며) 순신; 나머지 배들은 어디에 있는지요? 원균; 적이 수백..아니 어쩜 천척도 넘을지 모른다지 않았나 ; 놈들에게 이용당할 것 같아서 부득이 불태우거나 가라앉혔네 순신과 여러 장수들 굳어지는 얼굴 한켠의 장수1,2 수군대는 - 믿을 수가 없군, 일만이천이라던 경상우수군이 오백명도 채 안된다니- 장수2- 전라우수사도 여태 안 왔으니 출정이 힘들겠는걸- 순신; 아무리 부임한지 몇 개월 안 된다지만 군사들이 대부분 도주하다니 실로 갑갑하고 한심하구려.. 원균, 자격지심에 눈썹이 꿈틀-- 건방진!!-- -- 급제도 나보다 한참 늦고 북변에선 내 부하나 다름없던 주제에...-- -- 친구인 유성룡 때문에 벼락출세하더니 선배도 눈에 안 뵌다 이거야?-- [ 후세에 원균 역시 명장이었다는 어불성설이 난무하지만 적과 싸워보지도 않고 지례 겁먹고 자신의 부대를 해체해버린 인간에게 무슨 변명의 여지가 있겠는가?] 순신; 거제도 남단 앞바다로 가서 밤을 지낸다! 불안한 표정으로 나아가는 배들 [ 물론 오해의 소지가 있긴 했다 ] [ 난이 일어나기 일년여전 정읍현감에서 불과 두달사이에 6계급 승진해 부임한 순신을 두고 이런 저런 구설도 있었다] 불만어린 찜찜한 장수들 장수2; 이거야 포졸에서 일약 포도대장이 된 게 아니고 뭐냔 말씨, 하여간 궐내에 든든한 연줄이 있고 봐야 된다니까 백발성성한 장수3; 그보다 마흔여섯이 되도록 육군에서만 근무한 치가 수군에 대해서 알면 얼마나 알지.. < 낙안군수 신호 > [ 우의정겸 병조판서인 유성룡이 적극 천거하였음도 사실이었다]
#14 < 서전인 옥포해전 > 배안 선실 호롱불 아래서 단호한 표정으로 장계를 쓰는 이순신 < 원하건대 죽음을 불사하고 곧 호랑이굴을 바로 두둘겨 요망한 기운을 쓸어버림으로써 나라의 부끄러움을 만분지 일이라도 씻으려 하오니 성공과 실패는 신이 미리 헤아릴 바가 아닌가 하옵니다 > 밤에 이동하는 함대 전경 판옥선24척 등 87척 [ 왜적이 부산에 상륙한지 이십여일, 그동안 전해진 가공할 그들의 군세에 주눅이 들대로 든 군사들이었다] 장수3; 경상도를 여지없이 돌파하여 충청을 지나 한양까지 위협할 지경이라던데.. [ 벌써 닷세전에 한양마져 왜적에 점령당했다는 것을 이들은 물론 순신도 아직 모르고 있는 터였다] [ 5월7일 05시 옥포만 앞바다] 하늘 높이 불화살이 번득하자 장수1; 장군님, 적을 발견했다는 신기전입니다! 순신; 경거망동하지 말고 산과같이 정중하라! 옥포만 전경 30여척의 배들이 정박해있다 [ 당시 옥포에는 등당고호(騰堂高虎) 휘하 4500명의 제1기동함대가 김해를 약탈한 후 옥포를 분탕치는 중이었다.] 왜병들 소리지르며 배에 올라타고 비상이 걸려 난리다 학익진과 흡사하게 벌리고 진격해들어가는 조선전선들 [ 뒤에도 자주 나오는 학익진의 큰 장점은 적의 기함이나 대선등에 집중포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둥둥둥] 북소리와 더불어 깃발이 휘날리고 조선수군들 정지하더니 빙글 옆으로 돌며 포구가 열린다. 왜병; 어라, 저것들이 멈추는걸..? 왜병; 흐흐 벌써 겁을 집어먹었.. 하는 순간 [쿠콰콰쾅 ] 소리에 기겁을 하며 나동그라지는 왜병들 모든 조선함이 연기에 휩싸였는데 [피유우] [피이~] 소리에 어리둥절한 왜병들.. 그러나 곧 착탄되어 작렬하는 포탄들 [쾅] 여지없이 배가 깨지고 [쿠콰] 가루가 되어 날아가는 왜병들 [ 사실상 왜수군과 조선수군 최초의 전투라 할 옥포해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왜장; 끄아아 이게 웬 날벼락이야!! 왜병; 화,화포입니다!! [ 그랬다. 당시만 해도 왜 수군의 주력은 사정거리 일백미터정도의 조총하나뿐이었던 반면에..] [ 조선수군의 천지현황포는 사정거리가 일킬로미터가 훨씬 넘었던 것이니..] 천자, 현자포에서 쏘아지는 자갈 수백개를 넣어 날리는 산탄폭탄 [ 꽈르] 비오듯 쏘아와 크레모아같이 주변을 초토화시키는 장면 하늘을 덮다시피 날아드는 불붙은 심지가 붙은 화살들 [ 혼비백산하여 얼이 빠진 왜병들 위로 날아든 불화살.] [ 그것은 화약통을 달아 표적에 닿는 순간 폭발하여 불을 붙이는 조선의 장거리 화염방사기였다] 화살에 맞아 순식간에 타오르는 왜선들, 순식간에 뭉그러져 공황에 빠진 왜 수군들 마구 타오르고 난파되고 침몰하고 난리다 수군1; 이제 봤더니 왜놈들 별거 아니었잖아 수군2; 그러게 장군님이 평소에 훈련시킬 때와 똑같이 돌아가는구마 [ 물론 일본에도 화포가 있었지만 두꺼운 송판으로 만든 판옥선과 달리 왜선은 약하여 화포를 탑재할 순 있을지는 모르나 쏘기는 불가능했던 것이다] 사력을 다해 도망가는 왜선들 여지없이 포화에 적중되어 격침되고 불타오르는 [ 그건 전투가 아니라 사실상 일방적인 도살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왜병을 화살로 쏘아죽이는 수군들 [ 결과적으로 조선수군의 피해가 경상 1명에 그쳤던 것으로 보아 근접전이 아닌 함포사격으로만 끝장낸 승리임이 분명하다] [ 실로 왜선 삼십여척중 26척을 격멸 4000여명의 왜적을 수장시킨 대승리였으니..] < * 26척중 6척은 원균이 깨트렸다> [ 적장 도도다카도라는 수백의 패잔병과 같이 가까스로 도주했다] 뭍에서 바라보던 백성들 감격해 만세를 부른다 [ 왜적의 분탕질에 아내를 겁탈당하고 자식이 찢기운 민초들이었다] ; 마,만세! ; 오오~ 우리가 이길 때도 있다니.. ; 이젠 살았어!! ; 대체 저 수군은 어디서 온 神兵이가? ; 육지의 장수들이나 경상도 수군이 즈그만 살겠다고 몽땅 도망가더니만.. ; 그 잔악한 놈들이 힘 한번 못쓰고 물괴기 밥이 되다니.. [ 실로 임란 발발 후 관군으로선 처음으로 일궈낸 통쾌한 승리기도 했지만 수군으로선 왜적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이순신; 이만 영등포로 물러나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병사들; 만세~~~ [ 합포, 적진포해전 ] [ 옥포에서 대승을 거둔 이순신 함대가 북단의 영등포에 머물던 5월7일] 척후장; 진해땅 고리량에 왜선이 있다는 정봅니다 순신; 출동하라! 저녁 무렵, 왜의 대선4척과 소선1척이 몰려오는 대 함대를 보고 꽁지가 빠져라 도망가는 장면, 기세등등 뒤쫓는 조선함대 결국 왜선들 상륙하여 육지로 토까고 화포와 화살로 불태우는 장면 [ 합포(마산)에서 왜의 대선4척과 소선1척을 불태운 다음날 적진포(통영군 광도면)에 정박해 있던 왜선13척이 걸려들었다] 대선단이 공격해오자 혼비백산하여 배를 버리고 산으로 토까는 왜병들 순신; 모조리 불태워 버려라!! 빈배를 여지없이 박살내고 불태워 버리는 병사들, 여유만만하다 병사1; 이런 식이라면 한두달만에 왜놈들 배를 씨를 말려버리겠구마니라 병사2; 글게 말야, 소문과 달리 영 히마리가 없는 놈들이잖아 병사3; 이거야..토끼사냥보다도 싱거워서리 원.. 순신, 붓글씨 쓰는 모습 < 삼가 도적을 무찌른 일로 아뢰나이다. 전일 경상우수사와 힘을 합해 왜적을 쳐부수라는 분부를 받자옵고 지난 5월 초사흘 새벽두시경 출동했으며..] < * 통상 ‘적을 무찌른 일로 아뢴다’로 나오는데 적 敵자가 아닌 도적 賊자를썼으므로 분명히 번역해야 그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거듭되는 패보에 평양에서 명나라로의 망명도 고려하던 선조와 조정대신들은 이순신의 장계를 보고 통곡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한다] 감격에 떠는 조정의 신료들과 선조 장면..# 그리고 유성룡의 모습 크로즈
# 우수영의 운주당?에서 조용히 편지쓰는 순신 < 이현형, 서전을 크게 이겼지만 이는 모두 형의 염려덕분인가 합니다. > *而見; 유성룡의 字 < 이 동생은 40년전의 일이 아직도 눈앞에 선히 떠오릅니다..> 순신 크로즈업 < 그때 형을 처음 봤을 때 이 아우는 어리석게도.. >
.........계속 ..............
#15 서당의 자습시간, 모두들 공부하는데 한켠의 순신의 패거리들이 수군거리며 잡담중이다 황병세(같이 입당한 순신의 패거리, 뚱뚱한 체구); 대나무나 화살재료는 우리 외숙집에서 마음껏 가져올 수 있댔잖아, 순신; 문제는 시위야. 닥나무 껍질로 어찌어찌 한다던데..좀 복잡한가봐 오래가지도 못하고, 윤치수(역시 같은 패거리 바싹마른 갈비씨); 그건 알지만 말이나 소힘줄을 어디가서 구하냔 말야... ; 나라에서 모두 거두어 병조에서 쓴담서.. 순신; 아무래도 내가 도살장에 가서 한번 알아봐야겠어. 병세; 윽, 마,말도 안돼! 죽음 죽었지 그런 천한 곳을 어떻게 가? 이때, 유성룡이 다가와; 이봐, 훈장님께서 자습하라고 하셨잖아 ; 귀중한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는 건 내 알바 아니지만 잡담으로 남의 공부까지 방해하는 건 무슨 경우야 (단호히) 긴장하고 아니꼬운 표정들의 순신 패거리 치수,두리번; 야.. 되게 춥네..이거 썰렁해서 어디 살겠어 병세; 쳇 정말 선생이라도 하겠다는 베짱인가..궁시렁(분위기 썰렁해지는데) 순신,성룡을 정시하며; 공부시간에 떠든 건 미안한데 잡담은 아니었어 병세; 암, 우린 활 만드는 멋진 공부를 하는 중이었다고 이때, 요신이 끼어든다; 이것들이 듣자듣자하니 어디서 하던 버릇들이야! ; 조무래기들이 어울려 다니며 못된 것만 배워가지고..성룡인 니들보다 세 살이나 더 많은데다 우리 학당 接長(반장,대표)이야! ;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앞으로 꼬박꼬박 존대를 하도록 해 알겠어?! 순신; 체..우리가 뭐 그리 심하게 잘못했다는 거야 요신; 허어 그래도 이 자식들이.. 성룡; 그만둬, 나도 학도일 뿐인걸 뭐. 조용하기만 하면 됐어. #16 하학하는 순신의 패거리 치수; 아니꼽게시리..겨우 세 살 더 먹었다고 유세깨나 하잖아 순신; ‘내알바 아니지만’이라니...건방진 자식이야 병세; 그 잘난 체 하는 자식 언제 한번 들이박을까? 순신; 그럴 것까진 없고 더 두고 보자 치수; 요신이 형 때문에 그러는 거지? 순신,발끈; 잘못은 우리가 했잖아! 순신의 사나운 눈초리에 끽소리 못하고 움추려드는 병세와 치수 [ 하지만 상반되는 성격차이로 인해 처음부터 그리 쉽게 어울리진 못했다] #17 다음날 공부를 끝내고 왁자지껄하며 서당을 나서는 학동들 [ 게다가 학당의 주도권을 둘러싼 미묘한 대결구도가 있었으니..] 학동3; 뭐? 청계천에 물고길 잡으러 간다고? 우와 그거 잼나겠다 학동4; 나도 가도 돼? / 학동5; 나도,나도!! 병세; 그럼, 갈사람 모두 따라와 애들 신나하며 우르르 순신을 따라가는데; 잠깐.. 못마땅한 표정의 유성룡과 나이많은 선배들 서넛 패거리다 성룡; 오늘 훈장님이 내준 숙제가 많은데 청계천에 다녀오면 대부분이 숙제를 못하게 될텐데.. ; 그렇게 되면 내일 훈장님한테 종아릴 맞게 될텐데..어떻게 생각해? 순신; 이거봐 작은 천재선생.. 성룡,발끈; 그렇게 부르지 말랬잖아! 순신; 그래, 네가 서당안에선 선생이고 접장일진 몰라도 밖에선 아니잖아 ; 안 그럼 집에서까지 선생노릇하려 들테니까 순신의 패거리와 아이들; 하하 ; 크크 맞다 그건.. 성룡, 얼굴 붉어지고 순신; 남이 숙제를 못하든 맞든 네 알바가 아닐텐데 무슨 상관이야? 성룡; 너희들로 인해 훈장님 심기가 상하면 나한테도 피해가 생기니까 그렇지! 순신, 몸을 돌리며; 아아 네 피해야말로 내 알바가 아냐, ; 가자! 순신, 패거리와 학동들 열두어명이 함께 몰려가고 멀거니 서있는 유성룡의 왕따당한 표정, 약간 열받은 [ 요즘말로 하면 유성룡은 모범생이었고 순신은 리더쉽이 강하고 인기있는 짱이랄까?] #18 냇가에서 반두로 고기를 잡는 아이들 어떤 앤 게도 잡아 흔들며 좋아한다. 버드나무 아래서 불에 물고기를 구워 먹으며 입가에 묻은 검댕을 가리키며 킬킬대는 모습 모래언덕에서 알몸이 되어 서로 씨름하며 열 올리는 모습 덩치 큰 아이를 멋있게 메다꽂는 순신에 놀라며 갈채를 보내는 아이들 해가 넘어가려는데 돌아오는 아이들 순신; 모두 잘 들어, 밤을 새워서라도 오늘 숙제는 꼭 해야 돼 병세; 맞아, 그래야 접장의 코가 납작해질 거라구, 모두 알겠지? 치수; 숙제 안하면 앞으로 우리 패에 끼워주지 않을 거니까 알아서들 해 순신; 접장코는 우리가 알바 아니고 공부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닌 스스로를 위한 일이니 꼭 해야 돼 #19 서당안, 훈장의 놀란 얼굴 훈장; 허어~ 해가 서쪽에서 뜬 것도 아닌데 웬일로 숙제들을 모두 다해왔는지 별 일이로구나? 병세, 뒤를 보니 유성룡의 웃을듯 울듯한 묘한 표정 병세; 순신아 저 경상도 촌놈 얼굴 좀 봐, 땡감이라도 씹은 표정이잖아 순신,찝찝한 얼굴-- 어째서 저 녀석의 꾀에 넘어간 기분이 드는 거지?-- #20 노는 시간, 유성룡과 학동5 성룡 놀란; 오,옷까지 벗고 씨름을? 학동5; 그뿐만이 아니었어, 수영도 하고 불피우고 고기를 구워 먹기도 하고 ; 하여간 순신인 반상의 구별을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더라고 성룡; .......... 학동5; 사실 어른들이 야단쳐서 못했을 뿐이지. 모두들 한두번쯤은 해보고 싶은 일 이었잖아 성룡; 그렇긴 해도 그건 너무 위험한 파격같은데.. 학동5; 순신이 말인즉 사람은 모두 똑같다는 거야 ; 타고난 신분 때문에 배고파도 배부른체 하고 더워도 옷을 못 벗고 물에 빠져죽 게 되어도 헤염을 안하는 건 멍청한 짓이라는 건데 사실이 그렇잖아 성룡; 그렇다고 걔말을 듣고 모두 숙제를 하게 되었단 말야? 학동5; 하지만 마구잡이는 결코 아니었어. 옳고 그름의 구별은 아주 단호하더라고 ; 참외서리를 하자니까 나쁜 일이라며 절대 안된다며 불같이 화내는데 무섭더라 성룡, 곤혹스런 -- 애들을 공부하게 만든 것도 보통일이 아니거늘..-- -- 어떻게 한달도 안되어 저리도 통솔할 수 있단 말인가?-- #21 서당공부중 훈장; 그래, 가장 좋아하는 시들을 하나씩 써오랬지, 모두 내놓아 펼쳐 보거라 학동들 사이를 걸으며 둘러보며; 내 오랜동안 이 과제로 아이들의 미래를 점쳤는데 대부분 크게 벗어나지 않았느니..(못한 애들 고개 숙이고 머릴 긁자) ; 못써온 녀석들은 장래 밥이나 먹고 살면 다행일 것이고... ; 그래도 대부분 현감자리 하나쯤은 해먹겠구나.. (애들 웃고) 성룡의 것을 보며; 이백의 산중문답이라.. ; 넌 애늙은이 같이 너무 조심스럽고 소극적인 게 항상 아쉽더니..재주는 정승이지만 천상 시인이나 학자가 되겠구나. 순신을 보더니 흠칫하며 간다. 아주 조그만 종이에 깨알같이 쓴 시구는 ‘走馬西來欲到天 辭家見月兩回圓 今夜不知何處宿 平沙萬里絶人煙’ [서쪽으로 말을 달려 하늘끝까지 이르려 하는데 가족과 이별하고 두 번 등근달을 보았네. 오늘밤도 어디서 자야할지 모르겠는데 만리 넓은 사막엔 인가가 없구나] 훈장, 자세히 들여다보며; ‘사막가운데서’라..이건 누구의 시인고? 순신; 당나라 때의 변새시인인 잠삼입니다 훈장; 그렇지 제대로 아는구나. 변방근무 병사들의 애환을 많이 노래했지 ; 욕도천이 무슨 의미인지는 알겠느냐? 순신; 하늘에 오를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끝없는 사막의 지평선을 뜻하는.. 훈장; 그렇다, 글쓰는 솜씨도 많이 늘었군. 그리 쏘다니면서도 글공부는 언제 했더냐 ; 하기야 네 부친도 전에 훈장을 했었으니 어련히 공부를 시키겠냐만.. ; 좋아, 넌 잘하면 병마절도사 정도는 해먹겠다만.. ; 그런데 옹색하게 손바닥만한 종이쪼가리에 이게 뭐냐 순신; ...........(우울한) 병세; 순신네는 가난해서 종이 살 돈도 궁한 처지인 걸요 훈장, 실수; 저런.. / 병세; 순신이 엄마가 삯바느질로 겨우.. 순신, 돌아보는 화난 눈초리에, 찔끔 찌그러지며 입을 막는 병세 훈장; 가난은 결코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사람을 분발시키는 큰 힘도 되느니.. ; 어쨌든 순신이 네 글과 포부가 가장 마음에 와 닿고 기대가 되는구나 순신; 천재 접장에 비하면 아직 한참 멀었지요 뭐 훈장; 그래, 알긴 아는구나 유성룡, 깊은 생각-- 아아 산속에 처박혀 유유자적하는건 옹졸할 뿐더러 이기적이 아닌가-- [ 결과적으로 훈장의 예언은 상당히 적중했던 셈인데..] #22 점심시간인듯 마당에 애들이 둘러서 있고 순신이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인근 나무아래 바위에 걸터앉아 책보는 성룡이 무심한척 귀를 귀울이고 있다 순신,치수에게; 그러니까 음지말 네 부대는 이쪽 버드네에서 매복하고 있어야 해 ; 그리고 양지말은 이 연못 앞에 진을 치고 있어 병세; 그럼 피할 곳도 없어지잖아? 순신; 그래 배수진이야, 옛날 어떤 장수가 쓴 건데 피할 곳이 없으니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수밖에 없어서 오히려 이기게 되는 거지 병세; 그럼 우리만 죽도록 고생하는 것 아냐? 순신; 아냐, 적들이 충분히 걸려 들었을때 내가 이쪽 골목에서 적의 측면을 치는 거야 ; 동시에 버드네에서 치수네가 모습을 나타내면 적들은 퇴로가 끊겼다는 것을 알 고 불안해서 이내 무너질거야 병세; 아아,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어. 순신 일어나며; 하여간 적들도 측면을 기습할지 몰라 ; 그렇담 반드시 이참판댁 옆 동산을 넘어 원천교를 건널테니 형빈이 넌 확실히 다리를 사수해야 돼 / 형빈; 염려마 순신; 지난번처럼 유인작전에 넘어가면 군법에 따라 목을 벨 거니까 정신 똑바로 차려 성룡, 실소-- 아이들 싸움에 저런 거창한 작전회의라니 같잖군-- 성룡, 서당안에 들어오며 다른 학동에; 몇 명이나 된다고 저리 설치는 거래? 학동5; 우리 동네만이 아냐, 필동과 소랏말, 제실해서 오십명도 넘어 적들은 성밖 목 멱산주변 모두 뭉쳐서 이쪽보다 열댓명 더 많고.. 성룡, 정색-- 장난이 아니란 말인가?-- #23 넓은 연못 앞에 진을 친 열댓명의 아이들을 향해 군기를 내세우고 이십여명의 아이들이 목도와 활을 쏘며 쳐들어간다 [와아~] 어우러져 싸우는 것을 언덕위 소나무 밑에서 유성룡이 내려다보고 있다 성룡-- 제법 순신이 작전대로 일이 되어갈 모양인걸-- * 바로 아래의 다리가 보이고 그러다 흠칫 다리를 지나려던 대감의 행차를 활을 든 애들 다섯이 막아서서 시비가 벌어진 모양이다. 성룡, 잠시 생각다가 그쪽으로 급히 간다 #24 원천교 현장 형빈; 글쎄 지금은 적과 전투중이라 아무도 이 다리를 건널 수 없다니깐요 사인교에 탄 대감; 허어, 그래도 이 맹랑한 것들이 패악을..내 급한 일이 있다잖았느 냐! ; 여봐라 아무래도 안되겠다. 이 녀석들 단단히 혼을 내주어라! 하인들 가마를 놓고 애들에 다가가려다 놀라는 것은 애들이 단호히 활을 겨누기 때문이다 대감; 저,저런..고얀.. ; 어디에 사는 누구의 자식인지 모두 이름을 적어라! 기어이 포도청에 잡아가서 경을 쳐야 될 놈들이로다 형빈도 좀 난감한; 포도청 아니라 의금부도 안되요. 군령은 임금님일지라도 지켜야 되는 거래요 ; 여길 못 지키면 난 목이 달아나요. 그러니 끝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이때, 당도한 성룡이 대감앞에 나서며 고개를 숙인다. ; 어르신, 저는 이 동네에 사는 유성룡이라 하옵니다 대감; 내 이런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은 처음일진대 넌 그래도 제정신인듯 싶으니 어디 말해보거라 성룡; 비록 아이들 장난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으나 이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를 대비한 것이오니 그 충성심을 헤아려 주십시오 대감; !! 성룡; 이 군사들은 장수로부터 받은 명령에 충실하려다 보니 부득이 무례를 범한 것이 니.... 대감, 손을 저으며; 그만, 되었다.. 대감; 장수가 누군지 몰라도 융통성은 없을지언정 부하를 이리도 부릴 수 있다니 범상치 않은 일이로다 ; 좋다,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마, 날도 더우니 예서 전쟁구경이나 하고 가기로 할까 학동3; 어엇 저것봐! 드디어 놈들이 무너지고 있어 # 전쟁터 거의 백여명이 얽혀 싸우는 장면, 그중의 일부가 도망가고 있다 #25 전쟁터 현장 [와아] 순신의 부대가 적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순신, 목도로 [파팟] 적의 무기를 막고 [퍽] 어깨와 가슴을 쳐서 넘어지거나 주저앉게 만들고 대단한 활약을 보이는데 적들 반 이상이 벌써 도망가고 있다. 순신, 한명을 물리치고 나서 소란스런 한쪽을 보니 적들 편의 덩치크고 사납게 생긴 애가 순신의 부하들을 마구 주먹으로 치고 메다꽂는등 대단한 신위를 보인다 그러다 자기편 도주를 보고; 어어 도망가지마! 아, 안돼!! ; 니들 나중에 단단히.. 그러나 벌써 대부분이 꽁무니를 빼는 통에 분통이 터져 이를 갈더니 원균; 제기랄, 니들 대장이 누구야? 비겁하게 매복이나 하고! (두리번거리며) ; 나 원균인데 용기 있으면 나랑 일대일로 겨뤄보자~ 대장 나와라! 순신 나가려는데 병세,말리며; 안돼, 쟨 우리보다 다섯 살이나 많아. 힘도 장사고 못 하는 무예가 없는 애라고 [ 이순신과 원균이 어릴 적에 같은 동네에 살았다는 것은 정말 기묘한 숙명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치수도 붙들며; 그래, 저런 격장지계에 넘어가는 것은 바보짓이야 원균 고함; 겁쟁이 자식, 너도 사내대장부라면 나랑 붙어보자니까! 치수,고함; 패군지장주제에 비겁운운하다니 너도 장수냐아~~ ; 힘만 믿고 멧돼지처럼 날뛴 항우나 여포가 어떻게 지옥에 갔는지 몰라? 원균,격분; 으아~~ 저 간신..조조같은 ; 죽인다아~ (무섭게 덥쳐오는데) 순신, 한손을 들어 군령; 여봐라, 적장이 용감히 전사하겠다니 원대로 해준다. ; 사수 앞으로! [처처처척] 애들 열댓명이 일사불란히 활을 조준하자 원균이하 대여섯의 결사대 찔끔; !! 순신,단호히; 발사!! / [파파파팟 팟] 화살이 날아가 여지없이 적중하여(물론 촉없는 조악한 화살이다) 결사대; 아야!! ; 아코!! ; 크윽! (뭉그러지고) 원균도 두어대 맞고; 이,이런 빌어..억! ; 두,두고보자,,아쿠! 엉덩이와 뒤통수에 화살을 맞으며 허겁지겁 도망가는 원균일당 깃발을 휘두르며 승리의 환호성; 와아~~ ; 우리가 이겼다~ ; 만세~! ; 대장 만세~! 소리를 들으며 인근 현장을 떠나는 성룡-- 작전도 작전이지만..-- -- 단순한 골목대장인줄 알았더니 쟨 확실히 특별한 녀석이야-- [ 그렇다고 異說처럼 원균이 이순신과 각별한 관계가 있었다고 볼 근거는 없다] 형빈이 멀리 사라지는 성룡을 가리키며 순신에게 뭔가 설명하는 모습 보여주고 #26 그후 섬데이, 저녁 순신 3인조가 하학?하는데 앞에 유성룡이 나타난다 성룡; 이순신..나좀 잠깐 볼래? 순신; !! 병세; 어라, 드디어 올 것이 온 건가? 한판 뜨자 이거지? (호전적으로) 순신; 쓸데없는 소리 말고 너희들 먼저 가, 병세와 치수 가버리고 공원비스름한 장소에서 순신과 유성룡 어색한 분위기로 잠시 있는데 한켠 나무그늘에 등짐장수가 짐을 내려놓고 땀을 씻으며 쉰다 순신; 무슨 일야? / 성룡; 나, 나한테 순신, 사무적으로; 아아~ 내 알바 아닌 일엔 관심 없다는 걸 먼저 말해둬야겠는걸 성룡; 내한테 유감이 있다면 풀어주꼬마! ; 처음에 소문만 듣고 니를 잘못 생각해서 실수한기라, 우얏든둥 미안하다카이 순신, 노려보며;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성룡; 와, 안 믿어지노? / 순신; .......... 순신; 그런데 말투가 갑자기 왜 그리 변한 건데..? 성룡; 실은 남들이 사투리 쓴다고 놀릴까바 신경 엄청 쓴다 아이가... 순신; 나야말로 柳公을 잘못 생각했어, 미안해 성룡; ...고,공이라니? (* 등짐장수 귀가 쫑긋하여 듣고 있는) 순신; 나보다 나이도 많고 더 현명하고..전번에 대감행차를 가로 막은걸 무마한 것도 고마웠는데... ; 이렇게 아우에게 먼저 굽히는 넓은 마음을 가졌으니 당연하지 성룡(툭치며); 어허 이공 왜 이러시나, ; 지기지우에게 나이차이란 아무 씰데 없는 거라카이. ; 그리고 니는 내가 못 따라갈 용기와 열정과 재주가 있는데 서로 비기기로 하는 기라, 됐나? 순신; 그럼 형이 너무 손해 보는 것 같은데...? 성룡; 싸나가 쪼잔하게스리 먼 말이 그리 많노.어떤 경우는 굳이 말이 필요없는기라 순신; 크큭, 그런데 그 사투리 넘 웃긴다 아이가, 이랏노 그랏노..훗후후후 성룡,웃으며; 이 문디가 시방 무라카노.. 서로 다정히 가는 뒷모습을 입벌리고 바라보던 등짐장수; 거어참, 듣다보니 희안하고 가관이로세 ; 양반가 얼라들은 전부 저리 영악한가 몰라도 이공,유공..하참 #27 [ 유복한 성룡의 집안과 달리 이순신의 집은 점차 가세가 기울고 있었는데] 같이 공부하고 토론하는 양인 *1,2년 성장한 시점으로 순신이 열살정도 [ 굳이 관포지교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두 소년의 우정은 각별했다] 종이첩 몇권과 붓몇필을 순신에게 선사하는 성룡 #28 어느날, 순신과 성룡, 길가의 호두나무 몇그루 과수원인데 성룡이 나무를 흔들자 사방으로 떨어져 껍질이 갈라져 드러나는 호두 신나게 호두를 줍던 성룡 순신이 그냥 서있자; 니 퍼뜩 안 줍고 뭐하는 기가? 순신,화난 표정; 주인 허락도 없이 이래도 되는 거야? 성룡; 이 나무 관리를 우리집 집사가 한다고 안했나, 사실 우리나무나 마찬가지니까 개안타 순신; 그래도 어른한테 미리 알리지 않고 따는 건 도둑과 다를 바 없잖아 성룡; ............. / 순신; 비록 잠시일지언정 도둑놈이 되는 건 싫단 말야! 돌아서 가자 성룡 호두를 버리고 따라붙으며 성룡; 그래, 듣고 보니 네 말이 맞다. 진짜 맞다 성질부리지 말그라 순신, 많이 풀려; 내가 성질은 언제 부렸다고 억지고? 성룡; 하지만도 순신아, 사람이란 융통성이 있어야지 맑은 물에 고기가 살지 못한다는 말 모리나? 순신; 원칙을 안 지키고, 자꾸 물러서고 타협하면 결국은 믓 나쁜 놈들과 똑같아 질 수밖에 더 있어? 성룡; 그야..그렇지..누가 머라카노...(그리 밝은 표정이 아니다) #29 2,3년후 시정의 상점가를 걷는 두 소년 열두어살 정도 되어 순신은 허리에 전통을 찼다. 소란한 가운데 사람들이 구경하는 곳을 보니 어떤 덩치좋은 파락호가 웃통을 벗은 채 갸날픈 여인을 두둘겨 패고 있다 순신,격분; 저런 나쁜.. 성룡,말리며; 세상 모든 일에 참견할 순 없어! ; 그리고 모든 일엔 반드시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야, ; 모른 체 해, 사람들이 왜 구경만 하고 있겠어 잡아끄는데 인근의 구경군1; 저놈의 의처증이 또 도졌군, 저러다 사람잡는 거 아냐? 구경군2; 이사람 순진하긴, 의처증은 무슨 의처증 구경군3; 그래, 실은 모두 노름 밑천을 뜯어내려고 하는 생트집이라구 소리 듣고 순신 성룡의 손을 뿌리치고 듣는데 아낙네1; 에그..겨우 삯바느질로 먹고 사는 예펜네가 벌면 얼마나 번다고..사흘이 멀 다하고.. (순신 눈썹이 꿈틀) 아낙네2; 그저 여자만 불쌍하지..누구좀 말려봐요~! 구경군2; 저 천하의 파락호에 개고기를 누가 말려, 힘이 얼마나 장사라고 순신의 눈에서 불이 일어나며 활에 시위를 건다. 성룡 놀라 입을 벌리고 # 개고기; 그래 샛서방한테 돈을 얼마나 빼돌렸냐 이 $$$아! 맞는 여인, 울면서도 개고기가 잡은 주머니를 안 빼앗기려 기를 쓴다 ; 이년이 그렇게 맞고도 악질이네..오냐 너 오늘 죽어봐라 솥뚜껑같은 손으로 갈기려는데 [팟] 상투에 꽂힌 화살하나; 어억!! 개고기; 이,이런..어떤 시러베..(촉이 없는 화살을 뽑아들고) 두리번거리다 순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얼래..? ; 이런 염병할 애새낄 봤나, 니가 죽고 싶어 환장을..(다가가는데) 순신, 단호히 화살을 잰다 다급한 성룡; 순신아 상것들 일에 상관해봐야 소용없다니까! 찔끔한 개고기; 시,신발.. 오냐 맘대로 해봐라! 내 손에 잡히면 넌.. 달려오나 가슴에 날아든 화살 한 대를 맞고; 어쿠! 쓰러질듯 휘청하다가 독이 오른다; 끄아~ 오늘 완죤 뚜껑열리누나~! ; 그래 오늘 떼돈 좀 벌어보자꾸나~ (맹렬히 달려드는데) 다시 화살을 재는 순신 예리한 촉이 달린 진짜 화살이다. 살기! 구경군1; 허거걱!! 진짜 오늬(화살촉)가 달렸어! 어서 말려! 개고기도 살기를 감지하고; 어이씨..즈, 증말 독종이네.. (기가 죽는) 구경군3,순신에 설득; 보아하니 지체있는 반가의 자제 같은데 봉변당하지 말고 어서 가보게나 말리는 사람을 뿌리치며 설치는 개고기; 그래 양반이면 사람죽여도 되냐~ ; 그래 죽여봐라, 감히 내가 누구라고 겁을 줘.. 활 겨눈 자세를 안푸는 순신을 간신히 끌고 물러나는 성룡 #30 성룡과 순신 자리를 벗어나 걸으며 성룡; 이해는 하지만 너무 심했어 / 순신; ..... 성룡; 얼굴은 영낙없는 백면서생인데 가슴속은 혈기와 열기로 가득하니..대체 이유가 뭐야? 순신; 잘못된 일이 너무도 많이 눈에 뜨이고 귀를 어지럽히는데 당연하지 ; 공정하지도 공평하지도 않고 하늘의 섭리도 없는 세상을..(열정적으로) ; 그, 그런 세상을 사는 의미란 도대체 무엇인지.. 성룡; 공평하지 못한 것이 실은 공평하다는 증명이 될 수도 있는데.. 순신,불끈; 무슨 궤변이야! 불공평이 공평과 어떻게 똑같단 말야? 성룡; 혁명을 할 각오가 아니라면 잘못된 이면의 사정을 헤아리는 자세도 중요 하단 말이야! 순신; 그런 뜨뜻미지근한 말은 질색이야. 나쁜 일에 애써 눈감는 것은.. ; 난 그렇게 생각해, 무지한 것은 용서할 수 있지만 알면서도 실천을 않는 건 용서할 수 없다고! 성룡; 마치 나를 욕하는 것 같이 들리는데 물론 행동하지 않는 양심이란 위선이며 세상을 망치는 근본원인일지도 모르지. ; 그렇지만 세상일은 옳다 그르다 식으로 간단히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냐 순신; 나도 알아.. ; 하지만 형, 이 아우는 주어진 능력이 허락하는 껏 잘못된 걸 고쳐가며 살 생각이오. 성룡, 수심어린-- 여해의 치열한 성격으로 보아 결코 쉽지 않은 고난의 가시밭길이 될 텐데..-- [ 汝諧; 이순신의 字 ] -- 하지만 포숙아가 관자를 이해하듯이 난 아우를 믿네-- -- 부디 재야의 반골선비인 부친의 영향에다 궁핍한 가정사정에서 오는 젊은 날의 일시적 혈기에 불과하기를..-- [ 순신은 말이 적고 잘 웃지 않았다. 그의 용모는 단아했으며 항상 마음과 몸을 닦아 준엄한 선비와도 같았으나 내면에는 담력과 용기가 뛰어났다. 그가 자신을 잊고 나라를 위해 죽을 수 있었던 것은 평소에 수양을 많이 쌓은 데에 그 바탕이 있었다. (유성룡의 ‘징비록’에서) ] -----------계속----------------
#31 [ 다시, 임진왜란으로 돌아가자] 남해바다 전경 [ 통쾌한 첫 승리후 여수 본영으로 돌아간 함대는 보름만인 5월 27일 원균의 구원 요청을 받고 2차 출전을 하게 되는데.. ] 출격하는 대 선단 [ 사천, 당포, 진해앞바다, 당항포, 율포등에서 11일동안 진행되는 해전이다] [ 곤양에서 척후선 한척을 잡고 사천만 입구에 당도한 시각은 5월 29일 새벽4시였다] 병사1; 어라 저,저게 뭐야? 병사; 어매 저 호로자식들이 남의 땅에다 성을 쌓아야? 누각이 설치된 12척의 대선이 정박한 항구가 보이고 그 위 고지에 왜군들이 한창 공사를 하는 토성위로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 왜성의 첫 등장이었다] [ 왜적은 지난달의 뜻하잖은 참패로 인하여 전략을 수정하여 남해안 중요 요충지에 거점을 만들어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해안 돌파계획을 세운 것이다] [ 해안 고지에 견고하게 쌓아진 왜성은 방어진지겸 보급물자 집접소이기도 한데] 이순신; 사천포는 온 남해에 영향력을 미치는 전략적 가치가 엄청난 곳이거늘.. 왜적들. 태평하고도 기고만장히 웃고 까불고 손짓하는 장면 장수,정운; 까짓놈들, 치고 들어가지요! 순신; 적은 고지에 있을뿐더러 썰물이라 접근이 어려워 사거리가 미치지 못해 ; 보아하니 매우 교만한 놈들인듯 한데 이마장쯤 짐짓 후퇴해보세 전 함대 뒤로 물러나는데 산성에서 내려와 배에 타고 추격해나오는 왜선들 정운; 걸려들었습니다! 그리고 조수도 바뀌었어요 순신; 바로 지금이다, 돌격하라! [ 이 전투에서 돌격선인 거북선이 최초로 위력을 발휘한다] 몰려오는 함대에 기가 죽는 왜병들, 최선두에서 거북선이 달려들자 눈이 동그래진다 왜구; 어,어억! 저,저게 뭐야? / 왜적2; 괴,괴수닷! 거북머리에서 [쿠쾅] 화포가 발사되고 빙글 돌며 [쿠콰콰쾅] 나머지 전함도 불을 뿜고 피격되어 박살나는 왜선들, 그러나 산위와 산아래, 그리고 배에 탄 왜병들도 일제히 조총으로 응사한다 그중 왜 대선에 탄 여러 조선놈들이 총을 쏘는 걸 본 이순신 순신; 저 배에 탄 것들은 웬 놈들이냐? 군관; 왜놈들에게 항복한 조선사람 같읍니다만.. 순신, 분노하여; 돌격하라! 내 직접 처단하리라!! 순신의 전함 돌격하여 집중포화를 퍼붓자 개박살이 나는 그배 비오듯 난무하는 왜적의 십자포화 순신,활을 날리다 [퍽] 유탄에 어깨를 맞는다 [ 왜의 대선 열두척을 격멸하고 왜적 이천여명을 시살한 사천전투] 순신, 부르르 떨다가 이를 악물고 다시 활을 재는 장면 그리고 치열한 전투장면 전경으로 [ 이순신뿐 아니라 군관 나대용과 이설이란 군졸도 부상을 입을 정도로 치열한 격전이었다] #32 한밤중 의원이 땀을 뻘뻘흘리며 바둑두는 순신 어깨의 살을 갈랐다 의원; 이,이런 총탄이 두치 깊이까지 들어갔군요 순신,땀을 흘리며, 이를 악무는; 흠, 아무래도 이 대마에 가일수 해야 되나? 보는 사람들 새파랗게 질려 혀를 내두르는 [ ‘철환을 맞은 자리가 아주 고약합니다, 그런데도 매일 갑옷을 입고 싸우므로 상처가 곪아터져 고약한 진물이 흘러내리니 옷을 입을 수가 없습니다. 매일 약을 바르지만 차도가 없어 완치되려면 시일이 걸릴 것 같아 정말 고민입니다’ (1년후 유성룡에게 보낸 편지에서) ] [ 강건했던 공의 몸이 이 부상으로 인해 점점 약골로 변해간듯 하다] #33 [ 6월2일 오전10시 당포 ] 이십여척의 왜선이 정박한 항구를 들이치는 선두의 거북선과 판옥선들, 거북선이 호화로운 2층 누각선에 돌진하여 화포로 두둘기고 들이박아 두동강을 내버리는 통쾌한 장면 갑옷입은 왜장이 피투성이로 물로 떨어지자 목을 베는 수군 [ 개전이후 처음으로 구정자구(龜井玆矩가메이고레노리)라는 왜장의 목을 벤다.] 엄청난 전투 장면 보여지며 [ 왜의 대선9척과 작은배 12척 모두 격침하고 3천여의 적을 시살한 승리였다] # 술잔을 기울이는 전승의 저녁 장수1, 순신에 부채를 바치며; 왜장의 배에서 황금부채를 노획했는데 풍신수길이가 직접 내린 물건 같습니다 순신, 부채를 펴보고, 부채에 쓰인 龜란 큰 글자를 보고 ; 흠, 거북귀라..하필 거북선에게 당해서 죽다니 이건 묘한 일인걸 순신의 드문 유모어에 제장들 웃고 #34 [ 6월4일 함대에 다가오는 대선단 ] 순신, 한참 연하의 이억기를 반가이 맞이하며; 영감, 왜 이리 늦었소?! 서로 악수하고 포옹하는 장수들과 병사들 기뻐하는 모습들 [ 전라우수사 이억기와 합류한 연합함대는 전선오십일척에 협선과 포작선등 총일백여 척, 병력은 일만을 헤아리는 대함대가 된다] 왜선 몇척을 사그리 박살내는 해전 [ 6월 5일 진해앞바다에서 척후장 정운이 왜의 대선4척과 소선 몇척을 격침한후] 항구에서 폭풍같이 들이쳐 왜선을 격멸하는 장면 [ 역시 같은 날 당항포에서 왜 대선9척과 중선4척 소선1척과 싸워 전멸시킨다] 여지없이 박살나는 왜선들 [ 6월7일에는 영등포앞바다인 율포에서 대선2척과 중선1척을 불태우고 대선3척을 나포 했는데 이때 도살한 왜군이 천여명.] 점점 강해지고 익숙해지는 수군들 전경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 [ 연합함대의 가공할 위력에 왜적들은 모두 부산으로 도망쳐버리고야 말았으니..] 유유히 항진하는 대함대 전경 [ 새로운 적을 발견할 수가 없어 귀영하는 연합함대였다] [ 이로서 조선수군은 부산을 제외한 남해의 제해권을 완전히 장악한 셈이었는데..] #35 일본 나고야 성 전경 [ 서울점령 소식을 듣고 해로로 직접 서울에 가려했던 히데요시의 꿈이 무산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 당혹하여 일그러진 히데요시의 표정크로즈 씩씩거리며 다탁을 걷어차며 꼬장부리는 장면 [ 2차출전에서 총계 왜선72척을 불태우거나 나포했고 약 일만명의 왜적을 도살했다] # 공황에 빠진 왜적들 모습 왜장1; 이,이순신..? 말도 꺼내지 마라! 꿈에 볼까 무서워! ( 주석에서 애첩에게) 왜장2; 수,순신.? 이순신이노 왔다고? (놀라 잠자리에서 소스라쳐서 일어나는) #36 [ 반면 아군은 단한척의 배도 손실 안 되었으며 겨우 10여명의 전사자와 50여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으니..] # 활기찬 우수영의 모습 전경 [ 순신의 역량을 의심했던 부하장졸들이 공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게 된 것은 두말 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 부상당한 부하를 찾아 손을 잡고 위문하는 순신모습 # [ 한편, 원균은 패군한 뒤 군사 없는 장수로서 지휘할 일이 없는 딱한 신세였다] 스트레스가 가득 쌓인 원균의 모습, 술병을 나발불고 [ 때문에 싸움터마다 다니며 화살이나 탄환에 죽은 왜적들을 찾아내어 목베는 일만 했는데 툭하면 심술을 부리거나 이죽거리곤 했다] 불만어린 얼굴로 군관이나 장수들에 신경질 부리고 [ 주원인은 서전이후 나중에 공동으로 장계를 올리자고 약속해놓고 단독장계를 올려 쉽게 말해 자신을 따돌리고 이순신 혼자만 조정에 점수를 땄다는 것인데..] # 순신 장계모습 ‘.....전일 경상우수사와 힘을 합쳐 왜적을 쳐부수라는 분부를 받자옵고..’ [ 이순신의 성격상 원균이 제멋대로 떠드는 걸 묵묵부답으로 넘겼을지는 모르나 무책임한 무군지장에게 그런 약속을 할리 없다. 원균은 고작 세척의 전함만을 가지고 남의 함대에 빈대붙은 자신의 주제를 몰랐다. 원균의 심리상태는 후세의 정신과의사가 아니더라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 [ 왜란 발발직후, 워낙 졸렬했던 자신의 행위에 대한 자격지심과 점점 신망을 얻어가는 후배 이순신에 대한 질투에서 비롯된 것임이 틀림없다. 원균의 끈질긴 원망과 음해는 결국 결실을 거두는데 그건 먼 나중의 일이다 ] # 상기 나레이션을 반장쯤에 일괄 때려주고, 탐욕스런 원균모습 적절히.. [ 그렇긴 해도 이순신이 신상필벌에 엄격하여 목을 잘라 효수한 일은 한두번이 아니었다] 상좌에 앉아 포박당해 꿇어 업드린 죄인에게 추상같이 호령하는 이순신의 냉혹한 모습 [ 상관과의 많은 불화도 그가 융화에 정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하는 의문도 든다] 상관에 맞서 단호히 거절하는 사무적인 모습 [ 이순신의 성격은 정말 어떠했던가?] 꿋꿋한 모습 크로즈 [ 그는 대체 어떤 청소년기를 보냈기에 그리도 단호하고 엄격했던가?] [ 다시 삽십여년전으로 돌아가보자] #37 어느날 저녁 순신 거리를 걸어오는데 [ 순신의 집안 형편은 점점 기울어갔다] 억수(50대의 허리가 구부러진 충실한 노복)가 짐을 지고 가다가 부른다; 되련님.. (*처음에 연을 만들어 주던 머슴임) 순신, 어리둥절; 누구..? 그러다,충격; 하,할아범! 낙심천만; 저, 정말 가는 거야? 기어이.. 억수; 쇤네 오랫동안 도련님을 뫼실까 했더니 이렇게 되었구만요 순신; 첨례도 가더니..할아범도..가야 된단 말야..(슬픔과 좌절어린) 억수; 아랫 것들에게 따뜻이 대해주신 도련님을 어디가나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 검다요 순신,감정을 억누르며; 가는 곳은 어디야? 억수; 용인에 있는 승지댁의 농장이라던데..경치가 좋은 곳이라더군요 순신,부들부들; 우,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억수,역시 슬픔에; 그,그러문입쇼..오랜 후가 될지 몰라도 반드시 다시 만날 날이.. 순신; 할아범, 할아범이 어릴 때 나를 업어 키워준 것 알고 있어.. 억수; 후후...도련님은 그때부터 고집이 보통 아니어서 정말 애를 먹었었지요 순신; 고생만 하다가 이렇게 백발이 되고 허리가 꼬부라져서.. (울음을 삼키며) ; 꽃이 피면 비바람이 잦고 인생에는 이별이 많다더니..떠나는 할아범에게 탁배기한잔도 대접 못하다니..... #38 순신, 좀 퇴락한 집안 안채로 거칠게 들어오는데 대여섯살의 누이동생이 환호하며 달려든다; 야아~ 셋째 오라버니 왔당~ 안아들고 무동을 태우고 들어오니 엄마가 화려한 옷의 바느질을 하고 있다 순신; 소자 다녀왔습니다. 어머니.. 엄마; 그래..공부 많이 했니? 순신; 아침에 짓고 있던 그 옷 같은데 아직도 하셔요? 엄마; 응, 내일 참의댁 혼사에 쓸 원삼이라서 손이 많이 가는구나, 휴우 어깨야 순신; 가끔 쉬어가면서 하셔요! 이러다 허리가 꼬부라지면.. 순신, 엄마의 어깨를 주무르며; ..하,할머니 소리 들어도 좋아요? 엄마; 누구든 늙는단다. 내 동무 중엔 진짜 할머니도 여럿 있는걸.. 순신; 글쎄 난 싫어요, 싫다니까요! 뒤에서 어깨를 주무르므로 서로의 얼굴은 당연히 못보는 상황이다 순신,얼굴에 어느새 눈물이 주르르; 하,할아범을 봤어요 분주히 바느질 하던 엄마 손이 멈추고; ! 순신; 처음엔 웬 꼽추인가하고 못 알아봤어요.. ; 허리가 그리도 굽었는데..농사일을 어떻게 감당할지..(눈물이 펑펑) ; 가는데 저,저는 노자도 못 드렸어요...엽전 한잎도.. 엄마; 어,어쩔 수가 없었단다.. 자꾸 궁색해지는데 하인까지 부릴 여유가 도저히.. 누이; 어어? 오라버니 또 운다.. ; 애기같이 운다..헤헤 물이 마구 나와.. 엄마; 쯧쯧 밖에선 애들을 그리도 사납게 잡는다면서..(돌아보며) ; 툭하면 우는 네 본색을 그 애들이 알면 뭐라고들 놀리겠니 ; 그치지 못하겠니! 대장부는 함부로 눈물을 보이는 법이 아니란다 순신; 그런 법이 써있는 책은 한번도 못봤어요! 영웅호걸이야말로 오히려 더 많이 울더라구요 (어리광부리듯) ; 으허헝..(거의 통곡) ; 슬픈데 안우는 건 틀림없이 정직하지 못한..허헉.. 엄마; 순신아, 가난은 단지 조금 불편한 것에 지나지 않으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거라 ; 모든 건 마음먹기 달린 거란다. (순신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자상히) --------------이하...일단...략-------------------------
* 벌써 14,5 년전에 쓴 소위 학습만화 스토리였습니다. 친구 부탁으로 처음 취지에 공감해서 저질러 본 셈인데... 지난 번에 언급했던 것 같은데...
간단한 만화라도 여러 파트가 나뉘어져 있어 아무리 스토리가 좋아도 연출이나 그림이 시원찮으면 만족한 결과가 안나오지요.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많고...실로 종합예술이라는 영화와도 많은 부분 흡사합니다.
씨나리오든 연출이든 감독이든 케스팅이든 촬영이든 소품이든 연기든... 어느 한부분이라도 미흡하면...출시 결과가 대개 죽을 쓰지만..죽쓴 원인을 미흡에서 찾지요. 난 아주 잘했는데 그쪽 파트가 너무 못했다는...자위일지...위안일지..
거기에 제작사...출판사의 방침이 수시로 바뀌는 통에... 이 작품도 처음 취지와는 달리 권수도 달라졌고 주제도 달라졌고... 지리멸렬...믓 흔하디 흔한 그림책으로 주목도 못받고 스러졌네요...
중후반부는 너무 상투적이라 소개할 의미 없겠고... 그래도 처음 부분은 취지가 살아있는듯 보여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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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짜베
킹포석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