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風明月
인터넷에 빠진 이후 중단되었지만 오랫동안 독서일기를 써왔었다.
어릴 땐 작가가 꿈이었으나 신춘문예커녕 백일장 한번 나가보지 않았다.
결국 문단엔 한발도 못 들여놨지만 책은 많이 읽는 편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든 문학이든 학술이든 책이라면 모두 열심히 읽었지만
그렇다고 소위 매니아 수준은 아니다. 어쩌면 활자중독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하드가 모자라 난해하거나 어려운 책은 잘 안보고 재미가 없는 책 역시
건성건성 읽어치우는 편이다.
최신 외국작가로는 스티븐킹, 로빈쿡, 마이클클라이튼, 베르베르, 켄폴릿트(바늘구멍).
데이비드 모렐(람보), 시오노나나미의 것들은 무조건 모두 찾아 읽었다면 취향을 짐작할는지...
기타 추리, 에스에프, 하드보일드, 무협 쪽은 모조리 꿰고 있다고 자부한다.
하여간 문단이란 산의 나무 하나하나는 잘 모를지언정 주마간산이나마 대강의
산 모습은 본다 생각하는데... 해서 별 대단할 것도 없는 머시길 공유하고자 한다.
지금은 거의 잊혀졌지만 과거 한때 이원수라는 작가가 있었다.
주로 기업물에 에로틱한 것을 섞어서 제법 잘나갔으며 비교적 다작이었다.
헌데 근자에 이원호라는 작가가 있다. 업그레이드 되었다 뿐일까,
똑같은 소재로 인기를 끌며 다작이다.
이름이 비슷하면 다루는 소재도 비슷한 건지 참으로 기묘한 일이다.
비슷한 경우가 이문열과 이문구이다(존칭은 생략한다).
두 분 다 자전적 성장소설을 비교적 많이 썼으며 둘 모두 아버지가 육이오당시
공산당 군당 책임자쯤 되어서 아버질 일찍 여의고 불우한 성장과정을 거친 것이 공통점이다.
물론 행적은 많이 다르다.
이문열은 황석영만큼이나 천재인데 작가는 작품으로만 말해야 된다는 내 주의로 보기엔
간혹 외도를 하는 듯하여 좀 못마땅하다.
각자의 소신이나 사상이야 자유겠고 어쨌든 내 진짜 취향은 해학 풍자 쪽이다.
특히나 보령과 내 고향은 가까운 편이라 정서가 맞아 떨어져서인지
난 이문구선생의 열성팬이었다(코메디안들 상당수가 충청도출신이라는 것도 묘한 일이다).
수필이나 산문등도 모든 게 내 마음에 절절이 녹아들었었다.
꼭 한번 찾아뵙고 탁주라도 받아드리고픈 이가 바로 이문구님이었다.
안타깝게도 2003년 봄도 오기 전에 타계했지만 그분이 남긴 [관촌수필]이라든가
우리동네연작, 나무연작등은 한국문학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해학적인 면에서는 누구도 못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뭉하고 능청스럽고 어깃장 많은 충청도 농촌사투리를 그만큼이나 감칠 맛나게
녹여내는 이가 또 나올지 의심스럽다.
얼핏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면 ....뙤뚱하게, 능갈치다. 갱기찮다. 개갈안나다. 소가지,
작것,등....충청도 방언의 특징은 죙일, 굉일, 니열모리, 뇡민, 짐치, 싀, 금찰(검찰),
깅찰(경찰)처럼 ㅓ발음이 취약하지 않나 싶고 모음에 ㅣ를 덧붙여 강조하는 버릇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복잡한 모음을 ㅡ로 뭉뚱거리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특히 인명등이 그런데 가령 김일성을 짐일셍으로 영상을 영생이로 승복을 승뵉, 승봭이로
하는 식이다(김영샘을 봐서는 다른 지방 시골도 비슷할 것 같지만).
그리고 이문구님은 우리고유의 언어를 엄청 많이 발굴 연구하여 써오기도 했으며
리얼한 생활언어 취재도 많이 한 성싶다. 예를 들면
/ 대번에 중 본 전도사 낯짝을 허더라구 / 소 팔러 가는디 개 따라나서듯이 그냥 따라나서봤슈 /
국산은 이런 거 있두 않유 / 사램을 잡어두 제법 종합적으루다 잡으닝께 (종합병원을 보고) /
서방해간 촌년과부 ....
많이 생각은 안나도 ‘중 본 전도사 낯짝’ 이라니 절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가^^
타계 일이년전 암투병을 하며 낸 나무연작 작품집의 제목이
‘내 몸은 너무 오래 서있거나 걸어왔다’ 인데
아아~ 이 얼마나 근사한 문구인가? 나이가 들어선지...
아니면 각박하고 피곤한 세파라선지 개인적으로 더욱 닿아오는 절구다.
하여간 위로는 그 방면의 泰斗라 할 김유정외에 다른 사람을 못 찾겠고
그 후계로는 성석제가 혹 가능성이 있을까? 외국작가로는 마크트웨인만한 이가 없다.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헉핀] 정도를 연상하는 분은 트웨인의 많은 단편소설을 읽어보시라. 우울할 때 그걸 들추면 특효다.
우리나라의 점잖은 작가들 작품은 솔직히 내가 읽기엔 좀 따분하고 재미도 덜한 것 같다.
어떤 것들은 아무리 해설과 서평을 보고 두어 번을 곱씹어도 귀신씨나락 까먹는
구름 잡는 이야기밖에 안되는 것도 수두룩하다.
역량도 안 되는 어린 축들이 쏟아내는 말초신경만 건드리는 종이 값도 아까울
쓰레기들은 또 얼마나 범람하는가.
아아~ 책은 많으나 영양가 있고 재미도 많은 책이 드문 시절 같다.
--------------------------------------------------------------------------------------------------
2020년 1월 14일 덧붙임
.....거의 15년전쯤에 썼던 글입니다.
오로에도 오래전 올렸을 가능성이 많은데...공소시효 지난 것이니 탓하지 말아주십사...
덧붙여 보충하는데 나무연작 소설 제목은 김명인의 시 [의자]에서 차용한 것이랍니다.
저자 뜻인지 출판사 뜻인지는 모르지만....鳴川명천은 문학관이나 상 같은거 일체 하지말라고
묘비한장 세우지 말고 화장해 뿌려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위 작품은 2000년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며 2003년 2월 노무현 취임날 작고했다고..
또 언젠가 읽은 기사중..고인회고에서...명천은 실천문학사를 오래 맡아했던 모양인데
나이어린 부하여직원에게 절대 반말하지 않고 꼬박 존대를 했다는 일화를 듣고 감동을 받았지요..
요즘 별별 엽기 미투등 많은데 그 시절에 성희롱이나 성차별커녕...
그외 고인의 인간성에 대한 일화가 많은 걸 보면 명천은 진정 남자였던 것 같습니다.
명천이란 호도 근래에서야 알았지만 보령시에 명천동이란 곳이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울내'에 매료되어 찾아다닌 적이 있었는데 강원도 한계령에 명천이 있고
서울 건천동이 서애유성룡이 죽은 후 백성이 모여들어 울부짓었다고 哭川 울내라 불렸고...
익산에도 전국 곳곳에 있는지도 모르지만 보령에도 울음내가 있었을 줄이야...
또 그걸 호로 쓴 사람도 있었을 줄이야!
------------------------------------------------------------------------------------------
쥬라기람보
진부한 전설이겠으나 과거 5.60년대 시골쪽에선 펜팔이나 사교등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취미가 독서라고 하는 이들이..일들이 많았었다. 마땅한 다른 취미가 없었기도 했지만 가장 무난한 프로필 소재이기도 할 것이었다. 헌데 일본등 선진국에선 독서란 인간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상이기에 취미가 독서라고 하는 이들을 이상하게 다시 볼지도 모른다. 그쪽에서 살아보지 않았기에 단언은 못하지만... 지루한 시골구석 출신인 나로서는 워낙 각박한 환경 때문인지 몰라도 독서이상의 취미일지 소일거리가 없었다. 초딩 되기도 전에 만화라든가 중국무협지를 즐긴 전과가 있어서 그런지도... 그후엔 거의 활자중독이랄지... 책이라면 무조건...도 초월해 세상 인쇄물이라면, 활자라면 모두 읽어버릴 정도의 지병이 생겼다. 사실 화장실의 저급한 낙서마저도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었다. 다른 이들이 눈길도 안주는 신문잡지는 오직 내손을 타야 소용되는 것은 물론. 광고전단지나 농약병에 붙은 사용설명서까지 꼼꼼히 읽어버릴 정도였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영양가가 있었다고 회고되지는 않는다. 그저 읽었달뿐 소화를 못해 대강대충에 공부도 교양도 별로 차도가 없었다고 기억된다. 더구나 대중적인 쉬운 글에만 몰두했기에 집중력도..감수성도..별로였던 것 같다. 내가 만약 작가로 대성만 했다면 황석영 장정일 등 여러작가들처럼 독서일기를 책으로 출판했을지도 모를 텐데...그저 내 그릇이 고작 이뿐이리..
언제든가 오래 전에 썼던 국내 일부작가 스케치를 올렸는데... 작년에 음정에 올렸었던 걸 혼동하여 착오로 재탕 게시 한 것 같은데 부끄럽다.
이번엔 방금 전에 쓴 따끈따끈한 해외소설작가 스케치다. 그래도 독서계?를 떠난 지가 십년도 넘은 판이니 옛날 스케치일 수밖에 없겠지만... 고금을 통틀기에는... 택도 없고. 서양.. 동양도 어불성설이니... 현대 북미소설로만 좁혀볼까 한다. 그도 워낙 무식하고 일천하기에 정설로 듣지 마시라.
그저 허당만의 잡설로 참고만 하시라. 현대 북미의 하고 많은 고수들 중 허당이 특별히 인정하고 완전 매료되어
각별히 여기는 두 작가가 있다. ....아니 있었다.
생몰 1942년 10월 23일 (미국 ) ~ 2008년 11월 5일 (향년 66세 )학력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수상 1990 에드가 알렌 포우상 '대열차강도' 외 2건
마이클 클라이튼과 데이비드 모렐이 그이들인데 과거 한때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눈에 보이면 무조건 예약해서라도 입수해 읽었고 읽고는 한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 마이클은 별이 된지 좀 되었고 모렐 역시 생존이 의심스러운데 둘 모두 그리 많은 작품을 쓰진 않았던 것 같다.
그들의 대표작일지 널리 알려진 영화 [쥬라기공원]과 [람보]의 원작자라고 해야 알아들을 사람이 많을듯 싶다. 헌데 한시대를 압도했달지 풍미한 출세작 외에도 그 못잖게 재미있는 그이들 작품이 한둘이 아닌 것이다.
마이클은 콩고, 타임라인, 에어프레임, 13번째전사. 먹이. 안드로메다스트레인. 대열차강도. 넥스트. 범죄의해부학. 공포의제국...몇편의 영화화는 스스로 연출하기도 했다. 수필집이라 할수 있는 '트래블스'도 상당하다.
모렐은 비교적 많이 쓰지않아 아니 국내에 소개가 덜되었나.. 도시탐험가들. 위험한선택. 최종선택. 철저한부정. 이중신분. 스톤의형제. 블랙프린스..정도같은데 최종선택과 이중신분이 뒷머리를 자주 쳤었다. 가령...잘 기억은 안나도 한창 금슬좋게 살던 부부... 부인이 알고보니 정보부조직에서 심어둔 감시스파이였다는 설정등..
본래 하버드 의대출신인 마이클은 에스에프 과학 스릴러의 첨단이며 캐나다 태생인 데이비드는 모던 액션 스릴러 스파이 첩보의 극한이라고 감히 갈파한다. 미처 모르는 다른 작가가 있을지 모르나 스테판킹 정도가 비견될까 더 이상은 상상할 수 조차 없다. 마이클책은 아직 구하기는 쉬운데 데이비드는 두어권외엔 어려운 것 같다. 적어도 액션 스릴러 공상과학에 치우친 허당 취향이나 정서에 딱 맞는 두 작가다.
해서 개인적으로는 하늘이 낸 천재들이라고 굳게 믿지만...
여성들에게는 별로 재미없을 수도 있겠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영화도 상당하지만 원작소설이 더욱 실감나는 경우가 많다. 초딩때인가 이안플레밍의 007시리즈 전집을 읽고 깨달은 사실인데 이 두작가가 바로 그런 것 같다. 원작소설이 영화보다 더욱 스릴만점이며 죽여준다.
독서광이라서 그리 생각할까? 본래 티브이 보다는 라디오가, 라디오보다는 책이 상상력을 한층 증폭시켜 감동이나 영감이 더 오는 것 같다. 그런게 독서의 매력이리...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도 간지 오래고...사색?의 계절 겨울이지만...
봄이든 여름이든 언제라도 책을 가까이 해야 한다는...
VIDEO
.png){kind=logo}
작가의 말
Acod8938
운영자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