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협지(옥차맹)에 대하여 많은 분들이 글을 쓴 것 같다. 

몇개 글만 아주 대강 훑었는데 언제 꼼꼼히 다시 읽어봐야겠다. 

이미 다른 분이 말했는가 몰라도, 내 미천한 식견에 의한 독후감일지 비평을 해보련다. 

물론 거의 무협지의 원조랄지, 전설같은 명작임엔 틀림없을 것이다. 

처음 나왔을 때 접하고 그 후 두세차례 나올 때마다 봤건만 번역문제인지 

내가 그만큼 오염되고 타락했는지 몰라도 처음의 감동은 일어나지 않았었다. 

그전부터 수많은 무협지를 섭렵해온 이제와서의 나름의 갈파겠다. 

첫째, 소림사가 배경으로 잠시 나올 뿐, 도무지 지명이나 장소이동에 대한 배경 설명이 

아주 빈약하다는 것이다. 주요 사건은 바로 옆동네, 옆골짜기, 이웃 산에서 벌어지는 듯한 

특이한 설정이다. 개봉이든 무당산이든 항주든 도대체....어디로 이동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휴식에 대한 안배도 전혀 없는...그저 돌발사고와 우발적인 사건의 연속같은 느낌이랄까?

둘째, 서원평의 인간됨됨이나 충직은 나도 인정한다. 주인공이기에 당연 그 중심적인 시각과 견해가 

최선이니 그럴게다. 그러나 나름의 약점이나 개성. 튀는 부분을 찾기가 힘든 것 같다. 

매력 젬병의 우직한 주인공이라니....하긴 곽정도 그러했지만....  

셋째, 두번째와 이어지는 것인데 큰 줄기를 보자, 시종일관 역천행을 위선자 비열한으로 몰아가는데 

역천행은 그에 걸맞는 악행을 하지도 않으며 증명도 안된다. 

서원평의 턱없는 증오를 받으면서도 태연히 시종 대인배의 언행을 하는 역천행이다. 

결국 나중에 아버지 친구인 김노?증거로 서원평의 아버지가 역천행 휘하에서 일하다가 

배신하고 도망쳤든가..하여 살해된 것이 밝혀진다. 그것도 역천행 본인이 직접 손을 쓴 것도 아니었다. 

결국 서원평이 개인적인 원한을 갚으려고 대인배인 역천행을 향해 이을 갈다가 어이없이 

애인 아버지에게 요절하는 내용이 전부 아니던가? 아무리 살부지수의 수괴로 

불구대천의 원수라지만 뭐랄까...도둑놈의 아들이 법무부장관에게 원한을 품는듯 하달지..

혜공이니 신개종도니 자의소녀니 수많은 인물묘사는 탁월하지만 왜 대강을 놓치고 

소강에 얽혀 허우적거리다 어이없이 스러지는 주인공을 그렸는지 너무 아쉽다. 

서원평 주변인 누구도 심지어 애인마저도 서원평으로 인해 행복해진 사람은 없었다. 

물론 인생자체가 우발이고 돌발이고 모순투성이겠지만...

언제 다시 정독하면 지금과는 또 다른 감상이 나올지도...

..............................어느새 5월이 코앞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