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느끼는 억울(抑鬱)과 다행(多幸)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상대적인 생각입니다.
새 차를 사고 나서, 막걸리 한 병을 사들고 한적한 곳에 가서 차바퀴에 막걸리를 뿌리며. "무사고의 고사(告祀)"를 지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접촉 사고가 났습니다.
그때 어떤 사람(A)은 "고사는 개뿔... 고사 아무 소용없어 더 재수 없어"라며 화를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B)은 "그래도 고사를 지내서 이정도의 가벼운 사고만 났을 것이야. 큰 액땜했다고 생각하자.."라면서 다행 위안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비교로 행불행을 나누자면, 제일 불행한 사람은 한 명이어야 하고, 제일 행복한 사람 역시 단 한 명 이어야 합니다.
인생사. 나만 잘 났다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도 오만(傲慢)이지만...
나만 불평등 하고 나만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인생의 오만(傲慢)입니다.
이 세상. 원인을 돌아보고 그 원인이 "나"였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모든 행복도 모든 고통도 함께 사라집니다.
... 빚 갚음의 억울한 다행 ...
나의 속에서 일어나는 마음을 내가 막을 수 없는데,
어찌 남의 속에서 일어나는 마음을 내가 막을 수 있겠으며...
나의 속에서 일어난 마음을 내가 되돌릴 수 없는데,
남의 속에서 일어난 마음을 어찌 내가 되돌릴 수 있겠습니까.
내 마음이라도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나의 마음이며...
내 마음대로 했어도 내 맘처럼 안 되는 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간사한 인간에게, 뜨거운 여름에 보는 겨울은 시원한 계절이요. .
살을 에는 추운 겨울에 보는 뜨거운 여름은 따뜻한 계절일 뿐입니다. .
어찌 보면 나만 당하는 이생의 억울함이 빚 갚음의 다행일 수가 있으며..
느닷없는 이생의 불운이 내세에는 느닷없는 행운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짧게는 인생살이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으며...
길게는 전생의 빚인 업(業) 닦음 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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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금령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