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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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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저는 금요일이 좋아요.”
2026-10-26 오전 7:55 조회 34추천 4   프린트|스크랩

“할아버지는 여름이 좋아요? 겨울이 좋아요?”


“음…… 할아버지는 가을이 좋아.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雋이하고 할아버지 좋아하는 사과도 많이 나오잖아. 雋이는 언제가 좋아?”

“할아버지, 저는 겨울이 좋아요.”

“왜?”

“겨울에는 눈사람도 만들고, 썰매도 타고, 크리스마스도 있고, 설날도 있고, 雋이 생일도 있잖아요. 겨울방학도 있어요.”

 여름방학이 끝나고 처음 등교한 날, 내 손을 잡고 하교하던 손자는 벌써 겨울방학을 기다리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무슨 요일이 좋아요?”

“음…… 할아버지는 월요일.”

“왜요?”

“월요일에는 雋이랑 형, 누나들이랑 공부할 수 있잖아.”

“할아버지, 저는 금요일이 좋아요.”

“왜?”

“금요일에는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학교에 안 가도 되잖아요.”

여름방학이 끝나며 겨울방학을 기다리고 다가오는 반공일과 공일을 기다리며 잠 설치던 금요일 밤의 나처럼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내일이 좋아 자정이 넘도록 동생과 놀고 있는 雋이는 나의 손자임이 분명하다.

 

손자가 지금보다 훨씬 어렸던 어느 날이었다. 손자를 씻겨 데리고 나오던 집사람이 말했다.

“雋이 등허리에 당신과 같은 자리에 똑같은 크기의 점이 있어요. 손자와 할아버지 아니랄까 봐 점까지 유전이 되나 보네요.”

그렇게 말하며 나를 바라보며 웃던 집사람의 얼굴과 웃음소리가 문득 떠오른다.

어쩌면 집사람은 등허리의 같은 위치에 같은 크기의 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없이 행복해 하는 나를 보며 소싯적 읽었던 발가락이 닮았다, 라는 소설을 생각하는 것인지 모른다.

 

손자와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리며 자다가도 혼자 웃는 나를 보면, 나도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면서도 그 웃음을 멈출 수가 없다. 

 

예전의 할머니들은 장가가 늦어지는 아들을 보며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다.

“손자 한 번 안아 보고 죽으면 원이 없겠다.”

손자가 태어나면 이번에는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저놈이 국민학교 들어가는 것만 보고 싶다.”

그러다 손자가 국민학교에 들어가면 고등학교 가는 것을 보고 싶다 하셨고, 대학생이 되면 또 말씀하셨다.

“저놈 장가가는 것은 보고 죽어야지.”

나는 그 말씀들이 그저 한 해라도 더 살고 싶다는 바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는 알 것 같다.

그것은 당신이 오래 살고 싶다는 소망이 아니었다. 손자를 조금이라도 더 바라보고, 한순간이라도 더 품에 안고,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누리고 싶었던 마음이었다.

손자와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 손자가 커 가는 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고 싶은 마음. 그 간절한 바램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그 때는 몰랐지만 이제는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손자와 나누는 짧은 대화에도 웃음이 나고, 손자의 사소한 몸짓 하나에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나를 보면서 말이다.

나도 그 옛날 할머니들처럼, 손자가 자라는 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며 살고 싶다.

손자의 손을 잡고 걷는 지금 이 시간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함께 웃고 이야기하는 날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너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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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령제 |  2026-10-27 오전 12:46:3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노인이 노인을 보아도 노인들은 쓸쓸하고 애잔하고,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 꿈과 희망이 보이
는 것은 나만의 감상일까요?  
영포인트 부정하고 깊지만.... 늙어가는 자신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애써 남은 날 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임에 위안을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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