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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그리고 아픔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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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새벽을 여는 詩想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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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그리고 아픔
2008-12-29 오전 5:41 조회 2446추천 23   프린트스크랩

(위 사진은 중국 베이징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가 길가 정류장 광고판을 찍은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이 글을 씁니다.

 

14년 여 전,

애정을 많이 들였던 정보신문사 편집장을 그만 두고

정치인들을 계도하겠다는 신념으로 시민단체 편집국장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아니면 운이 무척 나빴는지 합격통지서가 왔었지요.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었고 열정이 넘치던 때라

열심히 고민하고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나라 정치와 국회의원들에 대한 실망은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이를 단속하는 사람들이 잿밥에 맘이 가 있음을 알게 되면서

국가와 정치와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 났습니다.

 

그러던 차에

대표적인 진보잡지였던 <말>志에

<놀고먹는 국회의원 게 섯거라>를 써서 건넸습니다.

 

그 글이 <말>지에 실리자마자 평지풍파를 불러 있으켜

아이러니하게도 대표적인 보수지인 주간조선에까지 실리게 되었고

전국 대학학보사에서 글을 보내달라 아우성 치고...

반면 국회의원들의 건방지단 전화는 빗발치고...

좋아해야 할 시민단체 공동대표들 및 사무총장은 질투와 견제의 눈길로 바라보고...

 

결국 나는

절을 고치지 못하고 훌훌 떠난 못난 중이 되고 말았습니다.

 

허탈감에 빠진 나는 한국에서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내에게 진지하게 이민을 가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디 여건이나 환경의 변화가 생각처럼 쉽게 움직이던가요?

아내는 저에게 하고 싶은 일이 생길 때까지 쉬라고 권하였지요.

 

처음에는 관악산과 청계산을 부지런히 다니며

불멸의 저서를 써내겠다고 의기양양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과천에 깨끗한 기원이 개원하였고

개원한 첫 날,  기원 박원장과 마음이 맞아

매일 출퇴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알고 있던 바둑에 본격적으로 빠져들면서

판내기, 방내기, 편바둑을 알게 되었고

용돈이나마 보태겠다고 바둑의 정석을 조금씩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아내를 직장 앞에 내려줌과 동시에 기원으로 쌩 달려가

밤 늦도록 때로는 날이 새도록 내기 바둑에 빠졌습니다.

 

소위 꾼들과는 절대 두지 않는 냉정함은 잃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 용돈벌이는 하였습니다만

아내는 나의 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부터 아내는 기원에 가는 걸 무척 싫어하였습니다.

매일 그것도 하루종일 바둑을 두면서

눈만 뜨면 다시 달려가는 저의 모습에 불안해진 것입니다.

 

바둑과 담배와 커피에 쩔어 한 해를 넘기고 또 한 해를 넘길 즈음의 어느날,

초췌한 모습으로 새벽에 들어간 나를 붙잡고 아내는 펑펑 울었습니다.

당시 세 살이던 어린 아들까지 같이 울었습니다.

 

착한 아내가 나를 만난 이후로 그토록 슬프게 운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내 마음은 찢어지는 것 같았지요.

그날 밤 일기장에 이렇게 썼습니다.

 

-망할 놈의 나-

현실은 늘 나를 밀어낼 뿐이지만
바둑은 언제나 나를 반겨주었다

어느 날 눈사태 정석에 빠져
오묘한 세상을 찬미하고 있었지만
실상 나는 이미 현실을 도피하고 있었다

바둑은 나의 삶을 김밥처럼 말아서
결국 나는 나를 망치고 있었다

 

그 다음날부터  나는 기원생활을 끊었습니다.

물론 바둑도 끊었습니다.

 

그리고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아내를 아프게 한 보속으로

내가 선택한 것은 가락시장 하역부 일이었습니다.

공사장 노가다보다 갑절은 힘든 가락시장 하역 일은

한 달 새에 내 몸무게 7kg을 뺏어 갔지만

동 터오는 귀갓길

차 안에서 맡아지는 건실한 삶의 내음에 행복을 다시 맛보았지요.

 

오로에서 만나 형제의 인연을 맺었다고 좋아하던 봄날 이후로

내가 좋아하는 한 분의 끊임없는 이야기는

나의 가슴을 후벼파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분의 바둑일기는 나를 아프게 합니다.

그 분 내외를 좋아해서 더 아픕니다.

 

- 고독 -

벌판을 사막을 헤매다가
문득 성당이 그리워졌다

그리움이 눈덩이처럼 간절해지자
미카엘 신부님께 드린 고백성사 토시 하나까지도
또렷하게 신기루처럼 어른거렸다

음표 둘이 마른 바람을 가르며 나를 투과하고
나는 힘 없이 무릎을 끓는다

탈진한  세 마리의 낙타처럼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의 아픈 과거를 말씀드린 이유입니다. 

금년이 가기 전에

내 솔직한 마음을 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라 판단하였습니다.

내가 그 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꼬릿글 쓰기
고기뀐지 |  2008-12-29 오전 5:52:3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무도 엉아 야근 갑다..  
팔공선달 내는 소라네 형님 가터...^^:
돌부처쎈돌 누구이든간에 사랑하면 보이니 말씀드려야 후회 없을 듯 해서요. 죄송하기도^^!
돌부처쎈돌 고기뀐지님 울지 마세요^^!
술익는향기 |  2008-12-29 오전 6:04:4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흠...소설인줄알고 읽고 내려가다 보니 실화였군요...

저두 오로에서 고해성사를 하고 나니 마음이 좀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웬만한 용기가 아니면 이런 솔직한 글을 쓰기 힘들지만 이런 진솔한 글이 저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남겨 주네요.  
돌부처쎈돌 그렇게 보아 주시니 감사합니다. 제 마음이 전해졌으면 하는 간절함뿐^^!
선비만석 |  2008-12-29 오전 6:38:1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여하튼 좋아...맘이 한결 가벼울것 같군.............  
돌부처쎈돌 한편 무겁기도 합니다. 다만 저의 진심이 전해지기를^^!
저니 |  2008-12-29 오전 7:49:1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뿌리가 나무에게 아낌없이 물을 주니
나무는 태양에게 온몸으로 잎을 펼쳐
뿌리에게 희망을 전해 주겠지요.
희망! 함께 바라보는 미래.
마치 부부처럼...  
돌부처쎈돌 흐뭇한 미래가 올 것이라 확신하기에^^!
李家完生 |  2008-12-29 오전 8:07:2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젊지도 늙지도 않은 사람이 기원에는 왜 그리 자주 가느냐(15년전 들은 소리)는 핀잔을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찬란했던 한 시절의 열정을 조용히 바둑판에서 복기하던 여러분들을 뵈었습니다. 세계 각지에 풀어 놓으면 한달 안에 웬만한 프로젝트 한 건 건지실만한,,
새해엔 승단된 님의 모습을 뵐수 있기를 바랍니다  
돌부처쎈돌 늘 완생이시니 얼마나 좋으실까요? 뛰어난 분들이 한동안 도피처로 세월을 보내셔서 안타깝지요. 제 자신이 경험이 너무 아파서 감히 이런 글을^^!
youngpan |  2008-12-29 오전 8:28:1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적당히는 언제나 어려운 일이죠..멋지게 사셔요..  
돌부처쎈돌 넵^^그리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당근돼지 |  2008-12-29 오전 9:22:0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민식님 어제의 아펏던 일들은 잊으시고.....희망찬 새해 맞이 하시길  
돌부처쎈돌 언제나 묵묵한 모습으로 따사로움 보내 주시니 희망찰 밖에요^^! 감사 드리옵니다^^!
才英사랑 |  2008-12-29 오전 9:56:1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로에만 해도 좋은 분들이 너무 많군요.
맘을 한 껏 열고 그분들의 애기를
맘 껏 들을 수 있어 좋습니다.
 
돌부처쎈돌 才英사랑 님 같으신 분들이 많아서 좋습니다^^!
U리창엔B |  2008-12-29 오전 10:45:4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님이 그냥 좋아졌습니다.
힘내시고, 행복하시고, 바둑도 계속 사랑 하세요~~~  
돌부처쎈돌 겨울이라 유리창엔 눈이 비취지만 님의 응원대로 힘내고 행복하고 바둑 사랑 계속^^!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태평역 |  2008-12-29 오전 11:23:1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좋구만 ! ^*^

(결단 못내리고 흐리멍텅한 사람을 싫어하는데 , 때론 내가 그 주인공임을 발견할때가있어.)  
돌부처쎈돌 사실 이런 글을 쓰기 전에 한참을 고민하였습니다. 사랑하니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또한 이곳에서 만났으므로 제 마음을 전하고 싶었는데 마음 다치시게 하는 건 아닌가 해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달선공팔 |  2008-12-29 오후 9:16:1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놀고먹는 국회의원 게 섯거라>를 써서 건넸습니다.
그 글이 <말>지에 실리자마자 평지풍파를 불러 있으켜
아이러니하게도 대표적인 보수지인 주간조선에까지 실리게 되었고
전국 대학학보사에서 글을 보내달라 아우성 치고...
반면 국회의원들의 건방지단 전화는 빗발치고...

좋아해야 할 시민단체 공동대표들 및 사무총장은 질투와 견제의 눈길로 바라보고...>

믕...
 
돌부처쎈돌 믕^^!
달선공팔 요긴 난감 ^^
돌부처쎈돌 위치추적 안테나 가지고 계시죠^^?
달선공팔 이궁^^
돌부처쎈돌 내 추측이 맞았당^^음^!^
달선공팔 |  2008-12-29 오후 9:16:2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놀고먹는 국회의원 게 섯거라>를 써서 건넸습니다.
그 글이 <말>지에 실리자마자 평지풍파를 불러 있으켜
아이러니하게도 대표적인 보수지인 주간조선에까지 실리게 되었고
전국 대학학보사에서 글을 보내달라 아우성 치고...
반면 국회의원들의 건방지단 전화는 빗발치고...

좋아해야 할 시민단체 공동대표들 및 사무총장은 질투와 견제의 눈길로 바라보고...>

믕...
 
돌부처쎈돌 므응^^!
달선공팔 요긴 한숨 ^^
돌부처쎈돌 초능력 소유자? 므으응^^...
달선공팔 초능력 만화 ... 드레곤볼 ...에네르기파 꽈광!!!
달선공팔 (...^.^...)
돌부처쎈돌 그쵸 맞죠?^^
멀리보며 |  2008-12-29 오후 11:01:3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내로부터 가출신고를 받았습니다.
더이상 바둑이 어려웠졌던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다시 두다보니 늘 미안해진답니다.
님과 저의 아픔이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돌부처쎈돌 바둑 좋아하시는 분들이 한 두번 쯤은 겪었을 가족의 고통, 그리고 아픔^^가출신고까지? 그래서 멀리보며 사시는군요^^! 형수님께도 새해 복 대따 많이 받으시라 전해주십시오^^!
바두기뿡 |  2008-12-30 오전 10:55:4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감사해요^^  
돌부처쎈돌 바두기뿡님,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많이 받으시와요^^!
才英사랑 |  2008-12-31 오전 3:10:1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돌부처쎈돌 재영사랑님,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많이 받으시와요^^!
수나써 |  2008-12-31 오전 11:33:4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눈물 나는 글이네요.
고맙습니다.. 꾸벅..  
돌부처쎈돌 수나써님,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복 많이 받으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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