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외출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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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해설자 바둑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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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외출
2008-08-22 오후 6:57 조회 4054추천 15   프린트스크랩

지난 5월 어느날.오후 2시가 다 되어서야 일을 마칠수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밤 12시에 출근하면 되었지만 그날은 물건을 받기위해 초저녘에 다시

나와야 했다.

한시간 반정도 걸리는 집까지 다녀오려니, 점심먹고, 씻고, 바로 잠든다 해도 세시간쯤

눈좀 붙일수 있을까.  몸은 천근만근인데..그래서 결국 회사 숙소에서 자기로 했다.

일이 많거나 물건을 받아야할 경우 가끔 이곳 숙소에서 잠을 청하곤 했다.

"난데, 오늘 물건이 일찍들어오기 때문에 여기서 자야할것 같아.."

"그래? ...못온다고 그래서?...알았어."

뭔가 뒤이어 얘기를 하려다 마는것 같아 다시 물어보았다.

"왜? 집에 뭔일 있어?"

"아니..뭐"  뜸을들어더니 갑자기 억양이 바뀌면서,

"오늘이 뭔날인지 몰라?"

그제서야 아차 싶었다.  무슨날인데? 라고 말이라도 했다간 더욱 난감해지리라는 직감이 들었다.

난 부지런히 머리를 회전시켰다. 그리고선 오늘이 아내 생일임을 깨닫는다.

"아이고, 이런..어제까지 알고있었는데 오늘 너무 바쁘다보니 그만 깜빡할뻔했네,

 알고있지 그러~~엄"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

전화기에서 냉기가 솔솔 흐른다.

그날 케잌 사들고 집에서 연신 해피버스데이 "울 마누라"를 연신 연호해대며 광분(?)했지만

무언가 2% 부좀함은 어쩔수 없었다.

나는 곧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엿보게 되었고, 드디어 기회가 왔다.

올해가 바로 결혼 1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신혼 여행이후 기념일은 물론, 휴가때도 제대로된 여행한번 못해본것도 마음에 걸리던 터였다.

우리가족 4명과 장인, 장모님까지 6명의 비행기표와 펜션, 렌터카를 묶어 페키지로 예약을

마쳤다. 물론 아내에게는 비밀로 붙혔다.   왜냐....나름대로 이벤트 니까 ㅡㅡ;;

 

휴가 계획을 묻는 아내에게, "가까운 수락산 계곡에가서 수박이나 까먹지 뭐" 하며 연막을 폈다.

"애들 바다구경 한번 시켜줘야지..한강보구 <야~~바다다!> 하는거 못봤어?"

"음..나도 바다바람 쐬고 싶긴하지만,,돈들어 갈데가 많으니, 여분이 있어야 말이지"

말은 그렇게 해놓고, 난 열심히 돈을 만들고 있었다.

다달이 받는 용돈은 그야말로 쪼개쓰고, 비상금 몽땅 털어가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휴가 전날 폼나게 말했다.

"제주도 며칠 다녀올 모양이니까 가방좀 챙기지? 옷가지나 뭐 그런거, 웬만한건 내가 다 꾸려

놨으니까.   험험~~!

아내 눈이 금방 따블로 커진다.

이때 바로 이차공격이 들어가야 한다.

아..글고, 장인 장모님도 모시고 갈거니까 준비좀 하시라 하고,

따블로 커진눈이 따따블이 된다.

그래서 10년만에 제주도를 가게 됐다.

커플티 입고 신혼 여행 다녀온지 10년만에, 그때는 날씨가 안좋아 호텔서 지낸 시간이 더 많았기에

조금 피곤이 느껴질 정도로 많이 다니고, 많이 구경했다.

평소 생수 하나 오십원 싸게 사려고, 가까운 슈퍼 놔두고 한참을 걸어 공판장에서 사오는

<짠순이> 우리 마누라기에 상의도 없이 제주도 여행을 준비한 죄로 잔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다 했는데, 왠걸, 제일 즐거워한다.

물론 그 즐거움이 본인 보다는 부모님과 아이들과 함께 하는것에서 기인하는 것이겠지만..

그런 모습을 보며, 괜시리 미안해진다.

따지고 보면 마음이 부족해서이지 그동안 마음만 있다면 제주도 아니라 해외여행인들 못갔으랴.

저렇게 좋아하는걸..

왜 진작 가족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것을 그렇게 아꼈을까.

10년만의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온후 아내는 더없이 살가워(?)졌다.

 

그리고 바로 오늘 또 물건이 일찍 들어온단다.

집에가는 것은 시간상 무리다.  전화를 했다.

"난데,  오늘 못들어갈거 같은데? 물건이 일찍 온다네..음"

"어, 그래? 그럼 거기서 푹쉬고 내일와, 밥 꼭 챙겨먹고"

 

권태를 느끼는 오로기우분들 혹 계신가.

지금한번 깜짝 이벤트를 마련해보시라, 아주 작은 일일지라도 마음이 담겨있다면, 그간의

서운했던것은 모두 사르르르 잊게하는 계기가 될수 있음을.

두집내고 살려고만 하지말고 한눈밖에 없어도 역습을 준비하면 되려 상대 대마잡고 떵떵거리며

집을 키울수도 있음을..

 

외박한다는데, 밥 꼭 챙겨먹으라는 마누라 있음 나와 보라 그래~~잉~~!

 



┃꼬릿글 쓰기
팔공선달 |  2008-08-22 오후 9:25:1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축하합니다 ^^

삭감수가 의외로 대마를 (?) 포획 했으니 앞으로 10년은 거뜬하시겠읍니다.ㅋㅋㅋ ^^  
팔공선달 살짝 꼬부리는수의 진언을 받아드려 + 30년에 + ♬+@ ^^*
명해설자 하하하~~고맙습니다^^
빈삼각묘 |  2008-08-23 오전 4:33:2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팔공선달님,
근데 이 건은 명해설자님의 원래 히트인데요...
한 30년쯤 더 쓰시지요^*^
 
명해설자 ㅋㅋㅋ
당근돼지 |  2008-08-23 오전 6:08:2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래요..........외박한다는데 밥 잘 챙기라는 부인은 별로 없을듯 하네요  
명해설자 원래 잠은 집에서...가 철칙이거든요..집사람이^^
수나써 |  2008-08-23 오전 8:15:4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침부터 이런글 보면 참 기분 좋아요..^^
감사합니다.
명해설자님 즐거운 하루 되셔요.  
명해설자 부끄럽습니다^^
하늘꽃 |  2008-11-17 오후 12:29:0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ㅎㅎ명해설자님도 무지 바브게 사시네요 ㅎㅎ 홧~팅하시구 건강하세욤  
십원백원 |  2008-12-02 오전 2:46:4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명해설짜님 잘 읽고 갑니다. 나작코너에 있는 글은 처음 읽어 보네요.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사세요.  
⊙배추 |  2009-06-15 오후 12:31:3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__)
 
예다움♡ |  2009-08-20 오후 12:01:4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난 한 며칠 쭈~~욱 그냥 외박해도 상관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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