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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드 유감
2008-06-23 오전 11:14
조회 5091추천 7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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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때만 해도 프랑스 갱스터 무비인 "암흑가의 두사람" 에서와 같은 비극적인
결말의 영화나 헐리우드 영화중에도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와 같이 관객들이
미처 준비되기도 전에 급작스런 반전을 가져 오는 슬픈 결말의 영화들이 곧 잘 있어 왔다.
하지만 관객의 요구와 상업적인 영화사의 소구포인트가 자연스럽게 일치한 결과일까?
언제부터인가 할리우드영화를 필두로 거의 모든 영화가 해피엔드 일색으로 변했다.
하기사 조금 인기있다는 안방극장의 드라마 조차 작가의 원래 의도대로 결말을
짓지 못하는 현실이 아니던가.
"여보세요 거기 MBC죠. 무조건 00과 △△를 결혼시키세요.
두사람을 헤어지게 만들면 저 가만있지 않겠어요?"
이 정도는 애교있는 편이고
"야 00이를 살려내 왜 불쌍한 00이를 죽이려 하냐구?
만일 00이가 죽기만 죽어봐! 내 당장 달려가서 방송국 다 부숴버릴꺼야?"
이런 지경이 다반사라고 하니 참 방송 작가도 해먹기 힘든 일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시대의 조류가 그렇다고는 해도 무조건 해피엔드 일색인 작금의 영화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이 상자의 생각이다.
첫째 자칫 세상은 만만하다는 인식을 관객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
즉 이런 영화만 보고 커나오는 젊은 세대들에게 세상이란 결국에는 다 잘 되게
되어 있다는 헛된 망상을 심어줄 수 있다.
마치 권선징악이 세상에 최고의 선인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현실의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그리고 영화에서처럼 반드시 권선징악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권선징악.....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즉 인간이 영화에서처럼 손쉽게 결말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이 일정한 룰에 의해 혹은 내키는 대로 할 것이다.
그 룰은 인간이 나로서는 알길이 없다.
둘째 영화의 재미가 현저히 반감된다.
주인공이 아무리 위기에 몰려도, 혹 총을 맞고 쓰러졌다고 해도 요즘 관객들은 놀라지 않는다.
반지의 제왕에서 간달프처럼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다시 부활의 노래를 부를 것임을 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극적인 반전,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 전개, 이러한 영화의 필수요소들을 "해피엔드"라는 소도구가 여지없이 망쳐 놓고 있다는 것이다.
세째 관객의 다양성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해피엔드가 아니면 영화를 보고 나서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관객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해피엔드보다는 비극적인 결말에 손수건을 적시는 감동을 진하게
맛보고 싶어하는 관객들도 있고, 갑작스런 주인공의 죽음에 마치 해머로 얻어 맞은 듯한
충격을 느끼고 경악에 휩싸여 그 쇼크의 중심지에서 서서히 아주 서서히 빠져 나오는
희열을 느끼는 관객들도 있다는 말이다.
이해하기 쉽게 섹스 얘기로 설명을 해볼까 한다.
섹스시에도 피스톤 운동에 의한 단순한 파정을 즐기는 이가 있나 하면, 충격적인 최초의
터치에서 서서히 그 열기를 달구어 파정을 지연시키며, 장시간 흥분상태만을 지속시키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는 야그다.
즉 섹스에서나 영화에서나 그 Taste는 다양한 것이고 특히 돈을 내고 영화를 보는 관객은
그 다양한 취향을 즐길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해피엔드 유감이라는 나의 주장은 관객들의 자기권리찾기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상당기간 영화계의 관심을 끌기는 어려우리라 본다.
한때 나는 국내가요에서 멀어졌던 때가 있었다. 80년대 중반 이후 한 동안 발라드일색의
가요판도에 환멸을 느껴서였다.
다양성이 무시된 사회.
대중적인 기호만을 찬양하고 그에 대한 반기를 허용하지 않는 사회는 점점 붕괴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다는것이 이 상자의 생각이다.
그런데.......
과연 이 상자의 생각은 맞는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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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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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근돼지 |
｜ 2008-06-23 오전 11:31:52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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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1등이네요.....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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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익는향기 |
｜ 2008-06-23 오후 12:49:16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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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그런면에서 서편제는 수준높은 영화라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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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영화본지가 너무 오래되어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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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소재로 너무 재미있게 쓰셧네 민족성이 권선징악적 해피엔딩을 좋아하는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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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전공 |
이성적보다 감성적인면이 앞서는것 같지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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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