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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이 뽑는 BEST 5 [술2편... 그 뒷얘기]
2008-04-20 오후 11:18
조회 4323추천 7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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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스토리 술2 이어집니다
길바닥에 내 팽겨진 저는 그야말로 분기탱천하여 전경들에게 돌진해
갔습니다
“야 이 짜석들아 너거가 도대체 질서를 잡는 시키들이야?”
저는 전경들에게 부닥쳐가 한 녀석의 멱살을 휘어잡았습니다
“어 어 이거 뭐야 도대체”
전경들은 저를 둘러싸더니 제 멱살을 잡는 넘, 저를 밀치는 넘,
제 발을 차서 쓰러트리려는 넘 이넘 저넘 그야말로 말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다시 한번 길바닥에 내팽겨쳐 지고 전경들은 제가 쓰러지는걸 보더니
모두 광장 저편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잠시후 제가 일어나서 매표구쪽을 보니 어느덧 매표가 거의 끝났는지
사람들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정말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귀성표 구입을 코앞에 두고 벌어진 광란으로 표도 못사고 그릇된 공권력의 횡포로 길바닥에 두번씩이나 내팽겨쳐지는 슬픈 따라지 신세가 될줄을 제가 어찌 알았겠습니까?
일단은 고향집에 연락을 해 드려야겠기에 저는 공중전화를 찾았습니다
저는 길건너 LG트윈타워앞 버스정류장 근처 공중전화로 갔습니다
제 앞에는 웬 여자가 전화를 하고 있더군요
차례를 기다리던중 무심코 고개를 돌린 그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저는 제 영혼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그녀는 정말 천사처럼 이뻤습니다
저는 멍하니 그녀를 쳐다 보다 황급히 제 몰골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좀전의 광란의 자국으로 상의 청남방의 윗단추 2개가 날아간 상태였고
카라부분은 조금 찠겨져 있었습니다
옷은 그렇다치고 10여시간 땡볕에 노출되었다가 난투극까지 벌렸으니
까맣게 탄 얼굴에 땀범벅의 제 몰골은 그야말로 처참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말입니다
그녀를 바로 앞에 두고 제 몰골을 탓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전화를 하는 둥 마는둥하고 그녀를 쫒았습니다
그녀는 다소곳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이윽고 버스 한대에 그녀가 몸을 싣는걸 보고 저는 번호도 확인하지 않고
뒤따라 올라탔습니다
버스에 올라타서도 그야말로 방화 “겨울여자”에서 김추련이 장미희를 쫒아 버스에 올라타 장미희를 쳐다보 듯 그녀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명동입구에서 내리더군요
저도 황급히 따라 내렸습니다
그녀는 뭔가 낌새를 알아챈 듯 발걸음을 빨리 하더군요
그녀가 섞어찌개 집들이 밀집되어 있는 한 골목으로 들어서는 걸 보고 저도
허겁지겁 골목으로 돌아 들어갔습니다
골목을 돌아서자 마자 저는 제 앞에 턱하니 버티고 선 그녀를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무슨 일이시죠”
그녀가 차분히 물어오더군요
“어… 저….저…..” 저는 마구 더듬대고 있었습니다
“이까지 따라오실 정도면 뭔가 할말이 있으신 것 같은데….”
아… 그랬습니다
그녀는 여의도부터 제가 따라오는걸 알고 있었던 겁니다
조금 진정한 저는 과감히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예 먼저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결코 나쁜사람이 아닙니다 제 신분은 학생이고 내일 정기전에 같이 갈 파트너를 구하려고 쫒아왔습니다 혹 시간이 되신다면 모시고 싶습니다만…..”
그녀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찬찬히 저를 훑어보더군요
찢어진 남방, 검게 탄 땀 투성이의 얼굴……
그야말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그녀는 엷은 웃음을 머금더니
“내일은 시간이 안되서 그럼 이만….”
그녀는 제 옆을 스쳐 골목을 빠져 나가더군요
“아 잠깐만요 그럼 모레라도…..”
그녀는 고개를 돌려 저를 불쌍하다는 듯 쳐다보더니 얘기하더군요
“역시 안되겠네요 시간이 없어서요”
그러곤 빠른 걸음으로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이 이야기는 결단코 여기에서 끝났어야만 했습니다
그렇다면 지독히도 일진 나쁜 하루의 해프닝으로 치부 해 버릴 수도 있었겠지요
그때는 정말 몰랐습니다
가혹한 운명의 여신이 저를 가만 놔두지 않을 줄은…
정기전 날 아침이었습니다
아무렇게나 걸친 잠바떼기에 청바지 차림의 저와 같은 부류의 촌놈 몇몇은
동대문 운동장 앞에 모여 운동장에 입장하기도 전에 벌써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 깡소주(새우깡+소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제가 술을 마시다 무심코 고개를 든 순간 어떤 여자가 저를 빤히 쳐다 보고
있는걸 발견했습니다
그녀는 한 키 큰 남자의 팔짱을 끼고 있더군요
막걸리 학교인 우리 학교 학생들과 신촌골 친구들과는 옷차림에서부터 확실히 구분이 되어 멀리서 봐도 어느학교 학생들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라는 사실은 다 들 아시는 얘기겠지요
그녀 옆에 있던 녀석은 신촌골 학생임에 틀림이 없었습니다
잘 다린 바지에 반질반질한 랜드로바 신발, 세련된 자켓으로도 충분히
증명되고 있었죠
제가 게슴츠레한 눈에 힘을 주어 쳐다보자 그녀도 고개를 내밀어 저를 빤히 보더군요
아뿔사
그녀는 바로 어제 명동에서 시간이 없어서 정기전에 못오겠다던 그녀가
아니겠습니까?
이런 가이 같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시간 없다던 그녀가 기생 오래비 같은 녀석의 팔짱을 끼고 정기전에
나타나다니요
저는 힘주어 눈을 부릅떴습니다
그리곤 고개를 홱 돌렸습니다
그녀를 외면하고 길바닥에서 깡소주를 들이붓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의 부축을 받아 들어선 운동장에서도 계속 들이 부었죠
친구들은 옆에서 “꽃바구니 옆에끼고….” 아니면 “에야노 야노 어기여차 뱃노래 가잔다”를 열창하고 있더군요
하지만 저는 제 눈앞에서 하고 있는 경기가 야구인지 축구인지도 모르는 채
하염없이 병나발을 불어대고 있었습니다.
아 눈물나는 청춘의 가을날 한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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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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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이네요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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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수한사발 |
｜ 2008-04-21 오전 5:14:59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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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그 다음 스토리 - 냉수 버전
그 날 밤 12시에 사주 보러 갔었지요. 사주 보고 나오는데, 밤과 바람이 이슷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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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머서노세 |
｜ 2008-04-21 오후 6:39:59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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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재밋네여....작가께서 실제 겪은 경험담이쉰쥐....386이 뽀분 베스또 빠이브라고 제목에 붙여스리 긴가민가... =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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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