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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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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홀 (3)
2022-05-09 오전 10:44 조회 206추천 4   프린트스크랩

호수가 많기로는 끄다똔 골프장 만한 곳이 없다. 

그 곳은 평지에 땅을 파서 호수를 만들고 그 흙을 쌓아올려 동산을 만든 곳이다. 

18홀 내내 왼쪽이나 오른쪽에는 반드시 호수가 존재한다. 

거리가 많이 나가고 좌우 편차가 심한 골퍼들에게는 아주 골치 아픈 곳이다. 

공께나 잃어버리는 곳이다. 

호숫가에는 늘 아이들이 몰려서있다. 

공이 호수에 빠지기 무섭게 공을 줍기 위해서이다. 

아예 호수에 들어가 있는 아이들도 있다. 

B에게는 그 아이들이 상당히 부러웠다. 

골프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그 물에 풍덩 뛰어 들어가고 싶었다. 

얼마나 시원할 것인가? 

끄다똔에는 코브라도 많다.

 어떤 날에는 그린위에 올라와 있는 적도 있었다. 

캐디가 골프채를 휘두르는 척 위협을 가했지만 뱀은 끄덕도 않는다. 

오히려 목을 부풀리며 “어디 한 판 해보시겠다는 거야?” 라며 대들 자세를 취한다. 

할 수 없이 뱀이 물러날 때까지 라운드를 중지한 적도 있었다. 

자카르타에서 서쪽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한 시간 정도 달리면 만나게 되는 그 골프장은 인근에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이 있어서 착륙을 준비하는 비행기가 골프장 위로 선회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호수위로 지는 노을이 아주 멋진 곳이다.


B가 드라이버를 들고 티 박스에 섰다.

 M이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던졌다. 

“어째 호수 물이 아주 탁해 보이네?”

 “으이구, 저 웬수 꼭 한마디 하고 넘어가는군.” 

B는 입을 앙다물고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딱’ 소리가 나며 공이 총알같이 직진했다. 

그런데 바로 또 ‘딱’ 하는 소리가 들렸다. 

호수 맞은편의 돌에 공이 부딪힌 것이다. 

공이 붕 떠올랐다.

 “넘어가라. 넘어가라.” B가 간절히 외쳤지만 공은 호수에 ‘풍덩’하고 빠져버리고 말았다.


8번 홀은 오르막 코스이다. 

B는 힘들게 걸어서 네 번째 샷을 하는 지점까지 올라왔다. 

깃대는 그린 앞쪽에 꽂혀있었으며 바로 그 앞은 벙커가 도사리고 있었다. 

그린 뒤로는 자그마한 언덕이 둘러싸고 있다. 

 공을 그 언덕에 부딪치게 하여 튀어 나온 공이 홀까지 굴러 내려오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실력이 좋은 골퍼라면 공을 그린 중앙에 떨어뜨려서 백스핀을 받아 공이 홀까지 다다르게 하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B는 실력이 별로 없는 아마추어였다. 

너무 세게 쳐서 언덕을 넘으면 11번 홀 연못에 빠질 가능성도 있었다. 

나름대로 정교한 샷을 구사해야했다.


9번 홀은 파 5 홀로서 아주 무난한 홀이다. 

연못에 빠질 걱정도, OB를 낼 걱정도 전혀 없는 홀이었다. 

그저 멀리 보이는 클럽하우스를 향하여 클럽을 힘차게 휘두르기만 하면 되었다.

아내와 둘이서만 라운드 할 때에는 9홀에서 운동을 끝냈다. 

무슨 보람이 있다고 뙤약볕 아래서 고생을 하는가? 

그러나 오늘은 라이벌들끼리 내기를 하는 날이다.

 9홀로 마무리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10홀은 잔뜩 밀려서 수많은 골퍼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B는 연습용 퍼팅그라운드 주변에서 칩샷 연습을 했다. 

B가 사는 아파트의 정원에도 퍼팅 연습장이 있었다. 

B는 수시로 그 곳에서 칩샷 연습을 했다.

 연습장 가장자리의 풀밭에 공을 놓고는 가장 먼 홀까지 칩샷을 하는 것이다. 

공이 홀에 들어갈 때까지 연습을 계속했다. 

연습이 끝나고 나면 팔 다리가 무척 가려웠다. 

모기에게 수없이 물린 탓이었다.


너무 오래 기다려서 근육에 이상이 생긴 탓인지 L이 친 공이 크게 슬라이스가 나면서 연못으로 향하는 도랑에 빠졌다. 

L이 심하게 투덜거렸다. 

L이 실수를 하는 것을 본 나머지 멤버들은 공을 살살 달래서 쳤다. 

공들은 거리는 별로 나가지 않았지만 모두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파 5 홀인 11번 홀은 이 골프장에서 가장 긴 홀이다. 

티 박스에서 그린은 보이지도 않고 저 멀리 언덕의 능선이 보이는데 드라이버 샷은 그 능선에 훨씬 못 미친다. 

이 뽄독짜베 골프장은 육군소속이라고 한다. 

여기서 약간 북쪽에 있는 빵끌란자띠는 해군골프장이고 자카르타 시내의 동쪽에 있는 한림골프장은 공군소속이다.

 B는 한림에서 공군의 장성 한 명과 조인해서 골프를 친 적이 있었다. 

공연히 주눅이 들어서 공손히 골프를 쳤다. 

혹시나 건방지게 쳤다가 그 장성의 부하들에게 혼쭐이 날까 겁이 나서였다. 

그러나 그것은 B의 기우였다. 

희끗한 머리의 그 장성은 아주 인자한 인상이었다. 

라케다이몬의 영웅인 브라시다스의 풍모가 연상되었다.


세컨샷을 날리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능선 너머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렸다. 

캐디들이 금세 알아채고는 신이 나는지 떠들어댔다. 

“꼬레안, 꼬레안.” 한국인들이 싸우는 소리였다. 

큰 내기가 걸린 모양이었다. 국제적 망신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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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od8938 |  2022-05-09 오후 12:24:1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짜베님도 개인 사업하셨어요?
내 맺은 동생놈은 사업상 필요하다며 골프에 미치더니, 프로 테스트를 통과하고 프로자격증
을 따던데, 프로 자격증 따기가 어떤가요?
 
짜베 저는 아마추어에서도 하수 중의 하수 였습니다. 프로는 꿈도 꿀 수 없었지요.
한국에 들어와서는 골프를 안치고 있습니다. 골프 안친지 20여년 되어갑니다.
엽부 20년 전에는 아주 잘 나가셨나 보네요.
그렇다고 지금이 아니다 그런 말은 아니고요.^^.

그 당시에 골프 치시는 분들 진짜 드물었었는데..

나는 기계자동화 컴퓨터프로그램으로 그 당시 회사를 했었고, 중국을 많이 오갔었
고, 2003년에는 1여년(10개월) 정도 상해 옆에 ”상수“라는 곳에서 지냈었습니다.
상해 옆은 소주 항주 등 관광지가 많았어도, 저는 오로지 술만 좋아해서 관광은 않
했고, 지금은 중국 술 마니아가 되어 있습니다.
괜한 말이 아니고, 짜베님. 시간이 지나면 꼭 한번 술 한잔 합시다. 나중에 제가 먼
저 한번 제안하겠습니다. 그때 거절하지 마세요.^^.

저는 술을 잘 마시는 사람보다, 술을 즐기는 사람을 너무 좋아합니다.^^.
저는 술 못먹고 사는 100살 보다, 술마실 수 있는 80살 까지가 더 좋습니다.^^.
漢白★벽지 |  2022-05-10 오전 9:16: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저는 몸무게가 세자립니다
술은 못합니다 아니 못배웠지요

그래도 짜베님이나 엽부님의 약속이 그리운 나이 입니다^^
즐거운 삶속에 서로가 서로에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그려 봅니다
삶을 살아 내는데 까지 아름다운 물테두리가 되시길 ~~  
동래한량 |  2022-05-18 오후 12:59:5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34년전 저의 머리얹을때가 생각나네요~~제 친구는 아직 자카르타에서 사업을 하고있는데,92년도에 그곳에 초청받아 몇번 라운드했던 기억이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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