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7억 진실 3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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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7억 진실 3
2021-07-09 오후 8:21 조회 317추천 7   프린트스크랩

다음날 아침.

천 두만은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다.

그가 회사에 도착할 때쯤에는 항상 관리팀장이 현관문 앞에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운전기사가 현관 앞에 차를 세우고 후다닥 뛰어와 뒷문을 열어주면, 그가 차에서 내리고 90도로 허리를 굽히고 있던 관리팀장이 재빠르게 차의 뒷문을 닫는다. 그가 서너 걸음 걷는 동안에 관리팀장은 다시 뛰어가서 현관문을 열고 그가 로비로 들어갈 때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어야 한다.

프런트에서 고객을 응대하던 직원들은 그가 로비에 들어서면 손님들이 앞에 기다리고 있어도 일제히 일어서서 고개를 숙인다.

골프 손님들이 프런트에서 라커를 배정 받거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가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어리둥절해도 천 두만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런 광경을 몇 차례 겪은 자주 오는 고객은 비웃음을 흘리며 천 두만을 손가락질 하지만, 그는 직원들이 과잉되게 자신을 영접하는 것을 멈추게 하지 않았다.

 

어제 저녁에 천 두만은 박 기대로부터 오 연희 사장의 죽음에 대한 내막을 모두 들었다.

박 기대의 치밀한 일처리가 감탄스러울 지경이었다.

처음에 잠시 동안은 마음이 격해져서 그는 박 기대의 뺨이라도 갈겨주고 싶었다.

아내에 대한 연민으로 눈물도 났었다.

그러나 너무나도 자신에게 충성스러운 박 기대를 자신은 도저히 탓할 수가 없었다.

방법이 잘못되었지만 그의 충정을 나무랄 수는 없었다.

두 사람의 목숨을 거둬가면서까지 오롯이 해바라기를 하는 박 기대의 마음이 한편으로는 고맙기까지 한 그였다.

 

그는 선택이 필요한 순간임을 알았다.

지금의 현실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계속 앞으로 나갈 것인가, 지난 잘못들을 뉘우치고 스스로 법의 심판을 받기 위해 경찰서에 자진 출두할 것인가!

그에 대한 판단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박 기대의 무한한 충성심으로 자신의 인생은 이렇듯 화려하고 더할 나위 없이 여유롭고 풍요로운 탄탄대로가 열렸다.

달라진 것은 자신의 인생만이 아니었다. 자식들과 그 후손들까지 삶이 뒤바뀌는 것이다.

그는 부유한 삶을 선택했다. 다시는 어린 시절의 곤궁함과 궁핍을 겪고 싶지 않았고, 후손들에게도 부자로서의 삶을 남겨주고 싶었다.

죄는 박 기대나 애들 어미가 지은 것이 아니고 자신이 지은 것이니, 벌도 자신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받거나, 죽어서 저승에서 받으면 된다.

그 벌이 무엇이든 자신의 몸으로, 자신의 마음으로 감내하기로 작정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면 남은 문제는 아직 완벽하게 처리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마무리였다. 죽은 아내 못지않게 실종된 장 민혁 사건의 내막을 많이 알고 있는 김 덕환과 그들의 일을 도운 애들 엄마 윤 미영이었다.

우선 윤 미영이 이곳을 빈번하게 드나들고 있고, 자식들을 그리워해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는 점이었다. 김 덕환이 잠재적으로 닥칠 문제라면 윤 미영은 눈앞에 닥쳐있는 당면 과제였다.

내가 알고 있는 도진이 어미라면 우리의 일을 아무런 대가없이 돕지 않았을 것이다. 네가 그 사람에게 무엇을 주었지?”

제가 형님으로부터 과분하게 받고 있는 것들을 조금 나누었습니다.”

나는 네게 과분하게 준 것이 없다. 네가 내게 보여주는 마음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나누었다면 네가 다시 부족해졌구나.”

아닙니다, 형님! 저는 지금도 매우 많습니다.”

그 판단은 내가 다시 하도록 하마. 우선 도진이 어미를 어떻게 할까?”

형님의 의중대로 하셔야 하겠지만, 제 소견으로는 애들에게 나설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예 우리 쪽으로 끌어안겠다는 생각이구나.”

오히려 그 방법이 안전해보입니다.”

그 사람마저 없앨 수는 없으니 그래야하겠지.”

천 두만은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애들이 잘 이겨내기를 바랄 수밖에!

김 덕환은 계속 잠적된 상태지?”

, 제가 지금까지 계속해서 조사를 하고 있지만, 어디에서도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게 가장 큰 문제구나! 그가 문제를 일으킬 소지는 얼마나 될 듯해?”

지금까지 잠적된 상태고 시간도 많이 흘러서 크게 염려는 안하셔도 될 거라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계속 소재를 수소문하고 파악해보도록 해

, 형님!”

많이 늦었다. 퇴근하자

 

집에 돌아온 천 두만은 쉽게 잠들 수 없었다.

야위었던 아내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도 간절했던 사람이었는데, 막상 내 사람이 되고 나니 이상하리만치 무덤덤해졌었다.

그러면 안 된다고 수없이 고쳐 다짐을 해봐도 마음이 그렇게 밖에는 흐르지 않았다.

무척 미안했다, 이제야......

어제 밤에 천 두만은 집안을 뒤져 남아있는 아내가 먹던 신경안정제를 하나 먹고서야 잠이 들었었다.

 

장 현민은 이제 자신감을 얻었다.

무슨 방법으로 저들을 응징할지 자신도 모르지만, 최종 승자는 자신이 될 것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동생 현아를 불러 그늘집의 벽면에 아직도 넘어진 사람의 형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아직 형상이 남아 있다면 그곳을 깨부수면 아버지의 유골이 있을 것이다. 깨부수는 방법은 그때 다시 고민하면 된다.

그 다음에는 아버지의 만년필에 묻은 시멘트 파편과 그늘집 벽의 시멘트 성분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신뢰성 높은 전문 기관에 성분 분석을 의뢰하면 될 일이었다.

이 두 가지 작업을 통해 아버지의 유골이 청솔코스 그늘집 벽속에 있다는 확신이 서면 본격적으로 공격에 나설 예정이었다.

 

태연한 모습으로 하루의 일과를 마친 장 현민은 현아를 만나러 화실에 들렀다.

오늘은 저녁을 먹으면서 그녀에게 사실을 말해줄 생각이다. 언젠가는 그녀도 아버지의 사건 내막을 알아야 하고 이제 그 시점이 된 것이다.

장 현아는 오빠가 저녁을 사겠다는 말에 화실 정리를 마치고 기다렸다. 오빠는 아마 김 덕환 아저씨를 만난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할 것이다. 이제 혈육은 둘 뿐이고, 자주 만나야 하는데 현실이 그리 자주 볼 여건이 안됐다. 앞으로 전화 통화라도 자주 해야겠다고 다짐해보는 그녀였다.

 

오빠는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활력이 넘쳐 보였다.

똑똑하고 잘생긴 오빠가 왜 아직 여자 친구가 없는지 그녀는 이해가 안됐다.

하긴 자신도 혼자 지내는 것이 편해서 남자 친구를 만나지 않고 있으니, 오빠 마음도 그럴 것으로 충분히 이해는 되었다.

오빠! 덕환 아저씨 만났어?”

나 숨 좀 쉬자!”

만나자 마자 묻는 그녀에게 그는 장난스레 말했다.

, 만나서 얘기 많이 나눴고, 앞으로 당분간 내 집에서 같이 지내실거야

,,,,아저씨 집에 안가시고?”

자세한 이야기는 밥 먹으며 천천히 들려줄게!”

두 사람은 조용한 식당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꼬릿글 쓰기
자포카 |  2021-07-09 오후 9:44:4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연재가 떠서 기쁘고 다 읽고 나서 한주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또 아쉽습니다.
추천으로 아쉬운 맘 달랩니다.
 
⊙신인 너무 짧게 글을 올려드리고 있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편안하게 쓰고 싶은 욕심에......양해부탁드려요!!
[자포카]님의 마음이 무척 고맙습니다!^^
팔공선달 |  2021-07-10 오전 11:41: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조용하게 진지하고 성실한 작가 그러나 내용은 폭풍속을 넘나 들고
때로는 우리가 인정하기 싫은 부분도 살포시 건드린다.
많이 칭찬해도 부스럼 같고 그냥 글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순수함에만 점 하나 찍는다.  
⊙신인 선달님의 칭찬을 받는다는 것!!
대단한 일인것을 선달님은 아시는지,,,,^^
무척 감사하고 큰 용기를 얻습니다.
더해 욕심을 부려봅니다. 맛깔나는 선달님의 글, 읽게 해주시면 안되나요?
머루 |  2021-07-10 오후 3:53:4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세상을 다 얻은듯한 천두만 이지만 그런나 잃어버린게
더 많을것 같습니다. 매회 고맙습니다.  
⊙신인 거절하지 못할 만큼의 돈으로 유혹을 받는다면,,,,
저는 아마도 이겨내지 못할것입니다.
천 두만도 어찌보면 자본주의에 희생되어버린 안타까운 존재라고 생각됩니다.
부족한 글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향 |  2021-07-13 오전 9:01:5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두 사람의 목숨을 빼앗고 얻은 부와 안락함을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누릴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양심의 가책을 조금 느끼면 누릴 수 있겠죠"
앞 전전회 에서 달았던 댓글 이네요
결국 양심의 가책을 조금 느끼는 것으로 결정 되었네요
현아의 활약이 매우 기대 됩니다
좋은글 항상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신인 네! [주향]님.
정말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위법과 법죄에 대해 약간의 가책을 느끼고는 누리
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마저도 없는 이들도 있겠지요!
거리에서 주운 현금을 경찰서에 가지고 가는 선한 분들이 가끔 계셔서 위안이 됩
니다. 저는 솔직히 무척 망설일것 같아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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