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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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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용기 2
2021-06-29 오전 11:56 조회 282추천 7   프린트스크랩

스케이트를 배울 때 항상 짜증이 나던 것은 스케이트 화를 신을 때였다.
신발 구멍이 어찌나 많고 끈이 길었던지 신발 끈을 매면서 진이 반쯤은 빠졌다.
부모님이 도와주셔서 다행이었다.
스케이트는 누나와 함께 배웠다.
남들에게 뒤지지 않으려면 스케이트도 배워야한다는 부모님의 소신 때문이었다.
얼음판에 서면 미끄러워서 중심을 잡기가 매우 어려웠다.
처음에는 다리가 후들거려서 서있기도 힘들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리에 힘이 생기자 그런대로 서 있을 수는 있었다.
까짓 구두 높이가 얼마라고 그래도 스케이트 화를 신고 있으면 키가 한 뼘은 더 자란 듯 주변이 내려다 보였다.
열심히 코치가 가르쳐주는 대로 동작을 따라했다.
“하나, 둘. 하나, 둘.” 다리를 뻗고 손을 꺾었다.
직선 주로를 연습하여 어느 정도 숙달된 다음에는 코너링 연습도 했다.
혼자서 타는 아저씨들이 빠르게 애들 옆을 지나가면서 부러운 듯이 애들이 배우는 동작을 훔쳐보는 것이 느껴졌었다.
힘은 들었지만 자랑스러운 추억이었다.


진규는 스케이트 외에 수영도 배웠다.
누나와 함께였고, 이번에는 엄마도 가세하셨다.
진규 아빠는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수영을 잘 하셨다.
물에 빠져서 죽는 일을 절대로 없을 거라고 장담하셨다.
여름방학 때 냇가에 온 가족이 놀러 가면 아빠 혼자서 깊은 곳에도 들어갔다 나오곤 하셨다.
엄마와 누나와 진규는 가장자리에서 물이나 끼얹고, 엉금엉금 기어 다니기만 했다.
아빠는 우리들에게 수영을 가르치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힘을 빼야해, 그리고 물을 무서워말아야지.”
요령을 말하면서 시범도 보이고 잡아도 주고 했지만 우리들은 도저히 수영이 배워지지가 않았다.
결국 아빠는 우리들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것을 포기하셨다.
우리들은 동네 수영장에 가서 코치에게 레슨을 받았다.
우선 물과 친근해지는 법부터 습득하고는 음파 호흡, 자유형발차기, 킥보드잡기를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수영강습은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까지 순조롭게 이어졌다.
우리들이 접영까지 습득한 어느 여름방학 때 온 가족이 야외 수영장으로 놀러갔다.
거기에서 시합을 했다. 아빠가 맨 꼴찌였다.


편의점에서 물 한 병과 초코바 한 개를 사서 배낭에 넣었다.
 마을버스를 탔다.
버스는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버스는 좁은 골목길을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갔다.
다섯 정거장 정도를 거친 후에 큰 길로 나왔다.
큰 길에 접어들자 진규는 마을버스에서 내렸다.
큰 길을 건너간 다음에 산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야했다.
건널목의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자마자 진규는 뛰었다.
가까스로 산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맨 뒷좌석이 비어있었다.


좌석에 앉으면서 등에 메었던 배낭을 가슴에 안았다.
포근함을 만끽하면서 차창을 내다보았다.
가지각색의 간판들이 눈에 띠었다.
예전에 비해 간판 크기들이 줄어들면서 모두 세련되게 변했다.
간판들을 읽다보니 스르르 잠이 왔다.
앞 사람이 부스럭거리며 일어나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났다.
 버스는 정류장에 섰고, 새로운 사람들이 버스에 올라탔다.
진규의 앞좌석에 아가씨가 앉았다.
검은색 바지에 주황색 점퍼를 입은 아가씨였다.
모자를 쓴 얼굴이 햇빛에 검게 그을려 있었다. 강인한 인상이었다.
아가씨가 맨 배낭을 보고 진규는 감탄했다.
 배낭에는 자일과 등산용 헬멧이 놓여있었다.
 암벽등반용 헬멧이라니! 스스로 담력이 약하다고 자인하고 있는 진규에게는 암벽등반은 그저 바라만 보게 되는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이었다.
어릴 때 여름방학에 시골의 친척집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그 시골 동네에는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가 마을 어귀에 있었다.
느티나무는 한 가운데가 뻥 뚫려있어 아이들 서너 명이 들어갈 정도로 넓었다.
진규 또래의 친척집 아이가 느티나무에 올라갔다.
 먼저 구멍 속으로 들어가서 가장자리의 발판을 딛고는 겉의 둥치에 발을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서 껍질의 움푹 돋아난 부분을 잡고는 몸을 끌어올렸다.
순식간에 친척 애의 작은 몸은 나무 구멍 위로 올라갔다.
거기서 부터는 엉금엉금 기어서 서너 발짝을 더 올라갔다.
그 다음에는 베어지고 남은 가지의 밑 둥을 두 손으로 잡고는 몸을 빙 돌려서 가지 위로 올라갔다.
그 곳은 여러 가지가 사방으로 뻗쳐있는 넓은 곳이었다.
 아이는 그 곳에 누워서 놀다가 다시 역순으로 내려왔다.
지켜보는 진규의 두 손에는 땀이 배었다.
무슨 서커스의 곡예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진규는 올라갈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그러나 동네 애들의 놀림과 무시에 점점 마음이 변해갔다.
 “그래, 한번 해볼까?” 가슴이 쿵쾅거렸다.
발을 한번만 헛디디거나 손을 놓치거나 하면 그대로 사고가 나는 것이었다.
진규는 동네 애들이 올라갔다 내려오는 장면을 되새기며 마음속으로 수 없이 자기가 올라갔다 내려오는 모습을 상상했다.
 머릿속에서 한 부분 한 부분을 모두 계산하고 연습했다.
자신이 생겼다. 과감하게 시도를 했다.
산수 문제를 풀듯 공식에 대입해서 행동만 하면 되었다.
가슴은 뛰고 팔다리는 후들거렸지만 어느새 진규는 나무위에 올라가 있었다.
나무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다.
 나무 위에서 다시 땅에 내려선 다음에야 진규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쿵쾅거리던 가슴은 자부심으로 뿌듯하였다.
진규의 모험은 거기까지였다. 암벽등반은 감히 상상도 하지 않았다.


버스기사가 마음이 바쁜지 무척 거칠게 버스를 운전했다.
급하게 출발하고 급하게 정지했다.
 서 있던 승객들이 이리 쏠리고 저리 쏠렸다.
 앉아있는 진규마저도 앞좌석의 손잡이를 꽉 붙잡고 있어야만 했다.
 버스는 심지어 중앙차로를 벗어나 앞 차를 추월하기도 했다.
 반대편에서 차라도 오고 있었으면 그냥 충동할 수도 있는 사태였다.
진규의 등골이 서늘하였다.
승객들은 아무도 항의를 하지 않고 묵묵히 각자 손잡이만 꼭 붙들고 있었다.
진규도 무언가 항의를 해야겠다고 느꼈지만 그저 혀 안에서만 웅얼웅얼 맴돌 뿐 입 밖으로는 아무 소리도 튀어나오지 않았다.
그때였다. “기사님, 차 운전을 좀 더 정숙하게 해주세요.”
날카로운 소리가 진규의 앞에 앉은 아가씨한테서 터져 나왔다.
그제야 여기저기서 승객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이후로 버스의 운행은 한결 정숙해졌다.
진규는 다시 한 번 더 감탄했다.
“아, 아주 당찬 아가씨로구나.”
진규는 어쩐지 주눅이 드는 자신을 발견했다.


진규의 사무실 동료 중에 미스 김이 있다.
무척 사교적이고 명랑한 성격이었다.
아마도 진규 빼고는 모두들 그녀를 좋아하는 듯싶었다.
회식자리의 주선은 항상 그녀의 몫이었다.
진규도 회식은 좋아했다.
아무래도 집에서 혼자 먹는 것보다는 여럿이서 같이 먹는 것이 더 좋았다.
또한 혼자서는 먹기 힘든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고, 더군다나 진규가 좋아하는 술을 무한정 마실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진규는 회식이 열린 날마다 집에 늦게 도착해서는 부대끼는 속을 달래느라 고생했다.
적당히 마실걸 그랬다고 늘 후회하였다.
그러나 회식 장소에서는 그 다짐을 까먹어 버린다는 것이 문제였다.
오늘은 적당히 마셔야지 라고 굳게 다짐하지만 회식이 끝날 때쯤에는 어김없이 대취해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미스 김은 노래도 잘 불렀다.
진규는 노래라면 질색이었다.
지난주에도 곤욕을 치렀다.
 회식이 끝나고 노래방에 가서였다.
부장님과 차장님이 트로트를 구성지게 불러 젖힌 다음에는 팀장이 최신 유행곡을 불렀다.
팀장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진규는 열심히 두툼한 노래방책을 뒤적였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아는 노래가 없었다.
음치인 진규는 평소에 노래에 별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책의 맨 뒤 부분에 있는 동요를 고를 수밖에 없었다.
진규가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노래방의 분위기는 급변했다.
그동안 쌓아진 흥이 모두 날아가 버린 것이었다.
그 분위기를 반전시킨 인물이 바로 미스 김이었다.
 미스 김이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분위기는 다시금 살아났다.
한 곡이 다 끝나자마자 앙코르 요청이 쏟아졌다.
미스 김은 결국 두 곡을 더 불렀다.
 미스 김은 사교적이고 노래를 잘 부르지만 진규가 보기에 회사 일에는 젬병이었다.
보고서도 제대로 작성하지 못해서 늘 진규의 도움을 받았다.
일을 그르치는 것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미스 김이 그르친 일은 모두 진규의 차지가 되었다.
한번은 미스 김이 그르친 일 때문에 진규가 야근을 해야 하는 일도 생겼다.
화가 난 진규는 미스 김에게 큰 소리로 야단을 쳤다.
미스 김은 처음에는 무어라고 반박하더니 급기야는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그런 미스 김을 팀장이 달래면서 같이 데리고 퇴근을 하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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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  2021-06-29 오후 8:17:4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진규]의 삶이 소시민의 일상이네요~
그의 삶의 여정이 행복하기를......  
짜베 우울할지언정 절망은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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