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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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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용기 1
2021-06-26 오후 12:48 조회 309추천 6   프린트스크랩

잠자리에 들었으나 잠이 오질 않았다.
낮에 있었던 팀장과의 다툼이 생각났다.
일에 욕심이 많은 올드미스 팀장이 진규에게 새로운 일을 맡긴 것이었다.
그동안은 팀장에게 불만이 많았으나 진규는 잘 참아왔다.
그러나 오늘 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팀원들의 의견을 수합하여 자기에게 정기적으로 보고를 하라니!
그냥 회의를 열어서 팀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될 일을 보고서로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팀장은 그 일이 단순하고 쉬운 일이라고 하였다.
팀원들의 의견을 수합하여 정리해서 보고하는 일이 간단한 일이라고?
매사를 대충대충 넘기는 팀장에게는 단순하고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꼼꼼하고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는 진규의 성격상 그 일은 절대로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일일이 팀원들에게 물어서 알아보아야하고, 또 의견이 상충되는 부분들은 어떻게 정리를 할 것인가?
진규의 일처리가 느리다는 팀장의 지적은 그 동안 묵묵히 수긍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이번 일만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진규는 팀장에게 이번 일은 못하겠노라고 단호하게 쏘아붙이고는 그냥 퇴근을 해버렸다.


내가 너무 성급하게 행동을 했나?
그냥 생각해보겠다고 말할걸 그랬나?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렸지만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에이, 다음에 생각하기로 하고 오늘은 그냥 자자.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진규는 토요일만큼은 오롯이 자신만을 위하여 시간을 쓰겠다고 결심한 터였다.
모든 생각을 끊고 자려고 노력하였다.
생각을 끊자 귀 속에서 윙하는 소음이 들렸다.
군대에서 맨 처음 소총 사격할 때의 광경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소총의 노리쇠를 후진시키고 총알을 한 발 약실에 넣고는 노리쇠를 전진시켰다.
가늠자의 중심에 가늠쇠의 끝 부분을 위치시키고, 그 위에 표적지의 중심점을 올려놓았다.
“준비된 사수로부터 사격개시!”
교관의 외침과 동시에 사격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먼데서 총소리가 났다. 견딜만했다.
그러나 그 소리가 가까워지고 바로 왼쪽에서 “탕”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귀가 멍해지고 머리통이 버석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를 악물고 방아쇠를 당겼다.
딴은 ‘자기도 모르게 수건을 짜듯이’
사격이 끝나고도 멍한 귀는 나아지지가 않았다.
병원에도 다녀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냥 같이 어울려 살기로 했다.


날씨가 화창하였다. 오늘은 산에 가기로 계획하였다.


지난 주 토요일에는 강에 갔었다.
전철역에서 내려서 강 쪽으로 걸어 내려갔다.
주변에 음식점이 즐비하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선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길옆의 음식점으로 들어가 음식을 주문하였다. 막걸리도 한 병 시켰다.
음식을 먹으면서 진규는 행복감에 젖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 들어오고부터는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월세 방도 한 칸 마련하여 부모로부터 독립하였다.
그 동안 너 댓 차례 회사를 옮기면서 쉬는 동안 겪었던 좌절감, 실의, 초조감이 다시금 생각났다.
이번 회사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잘 견디어 내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
바로 전에 근무하던 회사도 마음에 들었었다.
 4대 보험에 점심까지 제공되었다.
그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게 되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사장이 너무 욕심이 많은 것이 걱정은 되었다.
사장은 회사를 키우기 위하여 불법적인 일에도 손을 대려고 하였다.
 진규는 사장의 유혹에 절대로 동조하지 않았다.
사장도 진규의 성격을 알아차렸는지 크게 권유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진규의 대학교 후배가 신입사원으로 들어오면서 불거졌다.
진규는 후배가 들어와서 마음이 든든하였다.
이 것 저 것 가르치면서 후배가 회사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어리숙해보이던 이 친구가 시간이 지나면서 본성을 드러내었다.
사장과 한 편이 되어 진규를 배척하였다. 결국 진규는 회사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두 강이 합쳐지는 곳은 거의 바다만큼이나 넓었다.
넓은 물길이 좌우로 한 없이 펼쳐져있었다.
예전에는 산골에서 모아진 뗏목들이 여기를 지나쳤으리라.
머나먼 물길을 지나쳐온 뗏목꾼들은 여기에서 하룻밤을 세우고, 아침을 먹은 다음에는 이제 두 봉우리사이의 빠른 물살을 어떻게 헤쳐 지나갈 것인지를 걱정하며 마지막 결의를 다졌을 것이다.
무사히 성의 나루에 도착하면 그동안의 고생도 끝나고, 산골 오막살이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에게 선물을 사다 줄 수 있게 될 것이었다.


강변에는 사람들이 많았고, 강물 속에는 물고기들이 많았다.
잉어하고는 다른 명태같이 생긴 기다란 물고기들이 강 가장자리를 떼를 지어 몰려다녔다.
 검색해보니 물고기 이름이 강준치라고 나와 있었다.
강 주변의 풍경이 평화롭고 풍요해 보였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풍요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진규의 머릿속에 두 가지 장면이 스쳤다.
어느 영화에서 본 흐르는 강물 위로 떠내려 오던 굶어죽은 아이들의 시체와 어제 늦게 퇴근하면서 본 쓰레기통에서 음식물을 뒤지던 노숙자의 모습이었다.


등산복을 입고 나서, 배낭을 메고는 등산스틱을 챙겼다.
스틱은 짧았지만 배낭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값비싼 스틱은 접어서 배낭에 넣을 수 있지만 진규가 가진 것은 싸구려 스틱이었다.
 무게도 제법 나갔다.
대신에 굵고 듬직해서 비상상황에는 호신용으로 쓸 수 있겠다고 진규는 스스로 위안을 했다.
현관에 앉아서 등산화를 신었다.
꼼꼼히 신발 끈을 조였다, 어릴 때 스케이트를 배우던 생각이 났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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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  2021-06-26 오후 8:29:1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진규]의 삶이 어떨지요,,,,행복하겠지요?^^  
짜베 |  2021-06-26 오후 10:16:1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저 어려움에 부대끼며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1527억에서는 조만간 진실이 밝혀질 것 같아 신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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