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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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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이 되리라
2021-04-20 오후 8:59 조회 338추천 5   프린트스크랩

“반장 누구냐? 일어나라.”
K선생이 호통을 쳤다.
상수는 재빨리 일어섰다.
“너냐? 왜 이리 교실이 소란스러우냐. 반장인 네가 알아서 미리 조용히 시켰어야지. 이따가 반성문 써가지고 교무실로 와라.”
“예, 알겠습니다.”
 상수는 공손히 대답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수업이 끝나자 애들이 우르르 상수자리로 몰려왔다.
“야, K선생 너무한 거 아니냐? 반장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애들이 떠들면 자기가 알아서 조용히 시키면 되는 거지.”
상수는 애들의 불평에 그냥 빙긋이 웃고 말았다.


상수는 중학교 3년간 내리 반장을 하고 있었다.
성격이 부드러운데다가 인정도 많고, 체격도 만만치 않았다.
거구는 아니었지만 힘에서는 아무도 상수를 당할 수 없었다.
힘만 센 것이 아니고 공부도 잘하는 편이었다.
학급의 어려운 일은 도맡아 처리하고 선생님들의 부탁도 군말 없이 잘 들어주었다.
학생들이나 선생님들로부터의 신망이 대단하였다.
상수는 장래에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굳게 다짐하고 있는 터였다.


상수가 학교생활을 원만하게 유지하는 데는 부모님의 역할도 큰 편이었다.
상수 네는 동네에서 제법 큰 슈퍼를 운영하고 있었다.
상수 할아버지가 일군 가게를 부모님이 이어받은 것이었다.
때때로 상수 부모님은 맛있는 과자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가난한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주는 등 학교의 발전에 공을 들였다.


상수 부모님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슈퍼의 운영이 어려워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네 인근에 대형 마트가 들어서면서 슈퍼의 매상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어갔다.
상수는 학업을 마치자마자 취업을 포기하고 슈퍼의 경영에 뛰어들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그런대로 슈퍼의 매상이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그 때 나쁜 놈이 끼어들었다.
그 놈은 학교 다닐 때 상수네 도움을 꽤 받은 녀석이었다.
그런데도 배신을 하였다.
마트에서 뒷돈을 받은 그 놈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상수네 가게의 허물을 날조하였다.
 슈퍼의 매상이 다시금 곤두박질치기 시작하였다.
할 수 없이 상수가 그 놈에게 가서 따졌다.
“야, 왜 거짓말을 하고 다니느냐?”
“이 놈 봐라. 공부나 잘하던 얌전한 책상물림 주제에 무슨 슈퍼경영이냐? 건방지게.”
건방지다는 그 놈의 마지막 말에 그만 참지 못하고 상수의 주먹이 그 놈의 면상을 향해 날아갔다.
그 놈은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그 날까지 살아오면서 한 번도 싸움을 해보지 않은 상수는 상대방이 맥없이 쓰러지자 큰 충격을 받았다.
후회해봤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 놈과의 관계는 다행히 어찌어찌 합의를 보아서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상수는 슈퍼의 운영을 누님에게 맡기고는 강원도 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상수가 찾아간 곳은 어느 탄광이었다.
세상 경험을 아직 하지 못한 몸과 마음을 굳게 단련하리라고 마음먹었다.
 3년을 기약하였다.


탄광에서의 생활은 하루하루가 고되었다.
막사에 돌아오자마자 그대로 누워서 곯아떨어지기가 일쑤였다.
일 년쯤 지나자 그나마 적응이 되어서인지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되었다.
퇴근 후에는 동료들과 어울려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는 호사도 누릴 수 있었다.
그런대로 시간이 지나갔다.


이년이 지난 어느 날 하루 종일 배가 살살 아팠다.
그냥 참고 일을 했다.
 배는 점점 더 아파왔다.
 퇴근하자마자 기다시피 하여 막사에 도착했다.
소화제를 먹고는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온 몸이 식은땀으로 범벅이 됐다.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운 상수는 아침도 거른 채 출근을 했다.
상수의 해쓱한 얼굴을 본 동료들이 진료소로 가 보라고 권유하였다.
상수는 동료들의 권유를 무시하고 그대로 막장으로 향했다.


아픔이 상수의 의지를 앞질렀다.
아픈 곳이 이제는 아랫배에서 아랫배의 오른쪽으로 바뀌었다.
상수는 동료들에 의하여 강제로 진료소로 떠밀려졌다.
 “맹장염이 분명합니다.”
진료소장이 진단했다.
 상수는 탄광촌의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탄광촌의 의사가 고개를 저었다.
 “복막염으로 번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큰 병원으로 가 보아야합니다.”
상수는 죽어도 여기서 죽겠노라고 수술을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그 애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수는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침대 시트를 보니 탄광촌에서 꽤 떨어진 큰 도시의 병원이었다.
 복막염 수술은 잘 끝났고, 조금만 늦었어도 목숨을 부지할 수 없었을 거라고 의사가 말해주었다.
할 일 없이 병원에 누워있으려니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채웠다.
 인생이 허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학창시절이 그리웠다.
얼마나 많은 꿈과 희망을 그 때는 가슴속에 채웠었는가?


2주일이 지나자 상수는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상수는 자기가 할 일을 생각해보았다.
 자기가 할 일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다시 탄광으로 가서 나머지 일 년을 채우는 것이었다.
 무쇠같이 바스라지기 쉬웠던 자신의 몸과 마음을 두드리고 두드려서 강철같이 단단하게 만드는 일 뿐이었다.


“가자, 탄광으로.”
상수는 몸을 일으켜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병원 문을 나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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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  2021-04-23 오후 2:58:5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삶이 그렇데요.
보편적으로 상수의 삶이 반복되고 여러 가지 변수도 생기지만
복막염이 아니더라도 3년을 채우더라도 내가 예전에 그랬다고
귀감이 될 경우는 너무 드물죠.
탄광에는 검은 돌 금광에는 밝은 돌.
시궁창에는 미꾸라지가 생존 못하니 용이 나오기는....

이왕이면 똘마니를 다구쳐 대형마트 사장을 어찌했으면 좋겠는데
수상전이 ......
실력이 딸려 접바둑이 있는데 니노무 삶은 모두 호선이고...
그래도 버티다가 정석이라 배웠는데 호림수에 당하고 나면 허탈하죠.
그러려니 돌아서는 등 뒤로 손가락질 받고.

도덕심이 바보들의 아우성이 되었지만 그래도 세상이 돌아가는 것 보면
아직 바보들이 선무당보다 많은 듯합니다.
 
짜베 탄광에서 돌아올 상수의 앞길이 잘 풀리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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