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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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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가져다 주세요.4
2021-01-12 오후 12:19 조회 307추천 5   프린트스크랩

보름정도 시골에 머물다가 다시 서울로 향했다.
고속버스가 서울에 다가갈수록 마음속에 조바심이 일었다.
“내가 산 주식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터미널에서 화장실에 다녀온 후 밖으로 나가려하는데 신문가판대가 눈에 띠었다.
신문의 머리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F회사 사장 구속]
신문을 사서 자세히 읽어보았다.
F회사 사장이 주가조작, 횡령, 배임으로 구속되었고 F회사의 주식은 상장폐지 되었다는 기사였다.


하늘이 노랗게 변했다. 몸이 휘청거렸다.
쓰러지지 않기 위해 터미널 벽에 몸을 기댔지만 소용이 없었다.
스르르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주저앉고야 말았다.
눈앞이 캄캄하였다.
나 혼자 고생하는 것은 견디겠지만 나락으로 떨어질 가족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다달이 나오는 월급으로 일상생활과 은행 대출금의 이자까지는 해결할 수 있겠지만 급하게 끌어다 쓴 사채가 문제였다.
도저히 월급으로는 사채를 해결할 수가 없었다.
그냥 두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게 뻔했다.
퇴직을 할 수 밖에 별다른 수가 보이지 않았다.
 2년만 더 버티면 연금을 받을 수 있겠지만 현재 상태로는 2년은 고사하고 두 달도 버티기 힘들었다.


퇴직금으로 사채와 은행대출금을 해결했다.
이제는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이 문제였다.
대학교에 다니던 아들은 학교를 휴학하고 군대에 지원하였다.
아내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려고 여기저기로 뛰어다녔다.


주영은 학원에 일자리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같이 근무하던 동료 중에 일찍이 입시학원으로 자리를 옮긴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를 통하여 입시학원의 강사자리를 얻었다.
주영은 문제 푸는 데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강사생활을 무난히 유지할 것으로 생각했다.
주영은 고3 이과 반 수업을 맡은 적이 있었다.
수업이 끝나갈 무렵에 한 학생이 질문을 하였다.
얼핏 보아도 간단히 풀어질 문제가 아니었다.
“음, 수업도 다 끝났는데 나중에 풀어주마.” 하고는 문제를 가지고 퇴근하였다.
저녁을 먹고는 문제에 매달렸다.
도저히 풀어지지가 않았다.
자정 무렵까지 끙끙댔다.
“야, 이것 봐라. 내가 이정도 밖에 안 되나?”
자괴감이 밀려왔다. 밖으로 나와서 잠시 숨을 골랐다.
어린이 놀이터의 벤치에 앉아서 바람에 휘날리는 느티나무 가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순간, 퍼뜩 머리에 들어오는 식이 있었다.
그 문제는 단순히 접근해서는 절대로 풀리지 않고, 우회해서 접근해야만 해결되는 문제였다.
주영의 머리에 갑자기 떠오른 그 식이 해결의 열쇠였다.
다음날 학교에 가서 그 반에 다시 들어갔다.
질문을 한 학생에게 문제를 풀어주었다.
“야, 해결했다.” 그 학생이 소리치자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아마도 여러 명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쓴 모양이었다.
한 학생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주영의 귀에 들어왔다.
“야, 주영 쌤 실력 쩐 다.”


학원에서 첫 수업에 들어갔다.
주영은 숨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느슨하고 발랄한 학교의 분위기하고는 달랐다.
 한 번 실패를 경험한 자들의 그 가라앉고 냉정한 눈빛들이라니!
주영은 대학교 때 생각이 났다.
 대학생 시절에 주영은 과외로 생활비를 벌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었다.
중 3학생을 가르친 일이었다.
그 때에는 평준화가 되어있지 않아서 고등학교도 시험을 치렀다.
중3 남학생에게 영어와 수학을 가르쳤다.
그 학생이 고교 입시에서 영어는 만점을 받았는데 수학에서 그만 세 문제를 틀리는 바람에 S고등학교에 낙방을 하고 말았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돌아서든 그 학생의 축 처진 어깨가 주영의 눈동자에서 사라지지가 않았다.


한 번 실패를 맛본 학생들을 다독이려면 주영에게 기가 넘쳐흘러야했다.
넘쳐흐르는 기를 그들에게 부어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했다.
그러나 주영의 기는 이미 모두 빠져버린 상태였다.
 주영이 담당한 학급의 학생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몇 달이 지난 후에 주영은 학원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주영은 택시운전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1종 대형면허를 획득하고 있던 지라 택시기사 자격증을 따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그래도 책을 사서 며칠간 열심히 공부했다.
자격증을 따자 교육을 수료한 후에 택시회사의 문을 두드렸다.
첫 출근하는 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허둥댔던 기억이 났다.
길을 잘 모르는 것이 제일 큰 문제였다.
대형 지도를 사다놓고 틈나는 대로 길을 익히려고 애를 썼다.
 한 달 정도는 사납금을 채우는 것도 버거웠다.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고는 잘 버텼다.
시간이 지나자 길도 어느 정도 머릿속에 들어오고 손님을 맞아들이는 것도 제법 익숙해졌다.
그러나 택시의 속도는 늘 느렸다.
운전의 순발력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안전운전을 제일로 치는 주영의 태도 때문 이었다 .
항시 손님들로부터 지청구를 들었다.
“기사님, 시간이 없는데 좀 더 빨리 가 주실 수 없나요?”
(다음 회에 계속)

┃꼬릿글 쓰기
⊙신인 |  2021-01-13 오후 9:12:1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삶,,,,그 지난함!
삶,,,,그 처절함!
삶,,,,그 애달픔!
삶,,,,그 고달픔!
삶,,,,그 고독함!

그래도 살아내는 중생들의 삶~~
신이시여 제발 가호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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