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가져다 주세요. 1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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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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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가져다 주세요. 1
2021-01-02 오전 11:16 조회 394추천 8   프린트스크랩


주영은 조용히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밖은 아직 어두컴컴하였다.
공터에 세워두었던 배달 차의 시동을 걸었다.


어제는 하루 종일 바빴다.
몸은 고되었지만 마음만은 날아갈듯 가벼운 하루였다.
어쩌면 그렇게 매끄럽게 연결이 잘 되었을까?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배달을 마친 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콜이 왔고, 콜을 받은 장소로부터 아주 가까운 곳에서 물건을 받게 되었으며, 물건을 배달해 주고 난 후에는 바로 콜이 왔고, 또 다시 바로 근방에서 물건을 받았다.
어제는 이런 연결이 대 여섯 번이나 이루어졌다.


시골길을 조심조심 달렸다.
시멘트로 포장이 되었지만 구불구불한 시골길이다.
일을 하기에는 도시가 좋지만 도시는 집세가 너무 비쌌다.
주영은 공기 좋고 집세가 싼 시골로 내려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차의 창문을 열고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들여 마셨다.
오늘도 제발 어제같이 운이 좋기를 바랐다.
어제처럼만 잘 풀린다면 딸아이에게 외출복을 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번 일요일에는 모처럼 서울로 나들이를 나갔다.
 아내와 딸과 동행을 했다.
 아들 녀석은 없었다.
그는 군대에 가 있는 상태였다.
광장시장에 가서 빈대떡을 먹었다.
오랜만에 마셔보는 막걸리 맛도 훌륭했지만 빈대떡을 먹으면서 활짝 웃는 아내와 딸의 모습을 보는 것이 더욱 더 좋았다.
음식을 먹은 후에는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옷 가게 앞에서 외출복을 유심히 쳐다보는 딸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얼른 가게에 들어가서 딸이 마음에 들어 하는 옷을 사주고 싶었지만 그만한 돈은 수중에 없었다.
그냥 무심한 듯 가게를 지나치고 말았다.
고등학생인 딸아이는 외출복이 없어서 평상시에도 항시 교복을 입고 다녔다.


시내에 다다를 무렵 주유소가 보였다.
주유소에 들러서 기름을 한 가득 채웠다.
오늘 이 기름이 다 닳기를 기원하면서.


기름을 다 채우고는 공터에 차를 주차시키고 콜이 오기를 기다렸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콜이 왔다.
다행히 물건을 받는 장소도 가까운 곳이었다.
주영은 쾌재를 불렀다. “야호, 오늘도 일이 잘 풀릴 모양이다,”


배달할 물건은 꽃 바구니였다.
바구니에 한 가득 백합이 들어있었다.
뒷좌석에 조심스럽게 바구니를 올려놓았다.
금세 향긋한 꽃 냄새가 차안을 가득 채웠다.


읍내에서 나가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진입했다.
고속도로에는 차가 별로 없었다.
차들이 씽씽 달리었다.
주영은 2차선에서 주로 달리다가 속력이 너무 느린 앞 차를 만나면 백미러를 보고는 1차선으로 달려오는 차가 보이지 않을 경우 적당히 가속을 하여 1차선으로 진입하여 앞 차를 추월했다.
 앞 차를 추월하고는 즉시 다시 2차선으로 들어왔다.
주영은 제한 속도를 넘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교통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는 방법을 운전의 철칙으로 삼았다.


고속도로를 얼마간 달린 후에 다시 지방도로로 들어섰다.
주영은 계속 속도계를 주시하며 제한 속도를 넘기지 않도록 주의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기분 그대로 지방도로에서 달릴 경우 제한 속도를 넘기기가 십상이었다.
 지방도로는 폭이 좁은 2차선 도로였다.
차들은 별로 없지만 주영은 제한 속도를 유지하며 달렸다.
 뒤에서 오는 차들이 빵빵거리며 길을 비켜줄 것을 요구하는 일이 잦았다.
그럴 때마다 주영은 적당히 갓길로 피하여 뒤차들이 추월하도록 도와주었다.


미선의 핸드폰이 울렸다.
 남자 친구로부터 온 문자였다.
“생일 축하해. 꽃바구니 보냈어. 오전에는 도착할거야.”
일 년 동안 사귄 친구였다.
올 가을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한 사이였다.
문자를 본 미선의 가슴이 따뜻해졌다.
즉시 답장을 보냈다. “고마워, 오늘 점심이나 같이하자. 이따가 1시에 그 식당에서 만나.”


미선은 꽃을 유난히 좋아했다.
 특히 야생화를 좋아했다.
개나리와 진달래는 물론이고, 앙증맞은 냉이와 고들빼기 꽃, 별처럼 모여 빛나는 조팝나무의 꽃 이파리, 가늘고 껑충하게 커서 볼품없는 줄기이지만 끝에 매달린 순수하고 하얀 개 망초 꽃 등.
야생화를 꺾어서 보내지는 않았을 테고 과연 무슨 꽃을 보냈는지 무척 궁금했다.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났다.
주영의 뒤쪽으로 승용차가 한 대 따라붙었다.
그 차는 주영의 차를 추월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그러나 반대편 차선에서도 차가 계속 오고 있어서 쉽게 추월할 수가 없었다.
그 차는 무엇이 그리 급한지 경적을 빵빵거리고, 상향등까지도 번쩍 번쩍 켜대었다.
주영은 어지간하면 그 차를 추월시켜주려고 전방을 주시하며 넓은 갓길을 찾아봤지만 좁은 갓길만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대로 제한 속도를 지키면서 주행 할 수 밖에 없었다.
어느 순간 충격이 느껴지며 뒤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주영의 차를 추월하려던 승용차가 반대편에서 오는 트럭을 발견하고는 다시 제자리로 들어오면서 달리던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주영의 차를 들이받은 것이었다.


“초보운전자야, 뭐야? 왜 그렇게 느려.”
승용차 운전자가 문을 열고 나오면서 내 뱉은 소리였다.
주영은 기가 막히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기분 같아서는 당장 그자의 멱살을 틀어잡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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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포인트 |  2021-01-02 오전 11:42:36  [동감2]  이 의견에 한마디
(다음회) 너무 많이 기다리지 않게 해 주세요. ~ ♡♡♡ ~
성질 급한 독자의 투정입니다. 이해하세요.^^  
⊙신인 |  2021-01-02 오후 7:44:11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짜베님이 드디어 다시 글을 시작하셨군요!
그동안 외로웠답니다,,,,ㅜ
잘 읽었습니다!^^  
가는길에 |  2021-01-02 오후 9:02:56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글을 잘 못쓰기에 대신 다른사람의 글을 더 읽는편입니다.
평범한 일상에서도 좋은 작품이 만들어질수 있군요,
고맙습니다.  
소판돈이다 |  2021-01-04 오후 9:37:0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새해 에도 건강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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