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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당신이 진정眞正한 시인詩人이셨습니다.
2020-12-19 오전 11:48 조회 954추천 6   프린트스크랩

당신이 진정眞正한 시인詩人이셨습니다.



없는 집에서 태어나
없는 집으로 시집와
평생平生을 없이 살아온 할머니는
어깨너머로 겨우 언문諺文을 깨우쳤을 뿐이다
.

살면서 글 써 본적 없고
가 무엇인지도 몰랐고
더구나 당신이 시를 쓴다는 것은
상상想像조차 해 본 적이 없었다
.

할머니는
쇠죽을 끓이다가
쇠죽 젓는 막대기로 쇠죽에다가
밥을 짓다가
부지깽이로 흙바닥에 썼다
.

[
나는 왜 이럴까?]
[달아, 달아, 너는 내 맘을 아니?]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났니?]
[나도 교복 입고 학교에 가고 싶구나.]

부모父母에게 말하면 부모父母가 속상할까 봐
친구親舊에게 말하면 친구親舊가 미쳤다고 할까 봐
속에 담고만 있던 말들이
쇠죽의 뽀글거리는 거품 위에
부엌의 흙바닥 위에 쓰였다가 사라졌다.

없는 집에서 태어나
없는 집으로 시집와
평생平生을 없이 살아온 할머니는 그렇게 살다 가셨다.
평생平生을 시인詩人으로 살다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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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길에 |  2020-12-19 오후 8:11:03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당장 먹고사는 일 때문에
글은 너무멀리 있었습니다.
낫놓고 ㄱ 자 모르는 사람이 어디 나 뿐이랴.
더러는 무식이 죄가 되는 겨우도 있지만
모든걸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살아온 세상입니다.
할머니를 동심의 세계로 안내 하셨군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영포인트 산다는 것이 늘
누군가에게 빚을 지는 일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부모님에게... 그리고 그 위의 분들에게...

이제는 갚아야 할 때인데
그래야 할 것 같은데
아직도 빚지는 삶인듯 싶어 안타깝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부족한 글에 칭찬주시는 [가는길에]님에게 빚을 지네요.
고맙습니다. 꾸~ 벅~
⊙신인 |  2020-12-20 오전 11:23:0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삶이 숙명인 시절을 살아내신 어르신들의 지혜가, 물질이 많으나 혼돈도 많은 이 세상에 필요
하다고 생각됩니다. 선배님의 할머니, 어머니, 누님등 가족에 대한 애정이 참 소중하고 귀해
보입니다. 많은 글들에서 내보여 주시네요!^^ 🧡  
영포인트 더 이상 지고가야 할 짐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아직 내게 남아있다면
해보고 싶은 일들이 아직도 꽤 있는 듯 합니다.
욕심이겠지요.
지나온, 살아온 시간들 돌아보며
내 살아온 삶에 스스로의 평점을 매긴다면
C학점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해 봅니다.

지금 [나도작가]에 글을 쓰면서 저는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내 인생의 평점을 B학점 턱걸이 정도로 만들어내고 싶은.....
그 욕심이 어쩌면
나만의 기억으로 간직하여야 할 부분까지 부끄럼도 모르고 내 보이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습니다.
그린비★ |  2020-12-21 오후 10:45:36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영포인트 사범님 글을 접하면 늘 겸손해지곤 합니다
감사히 담고 갑니다  
영포인트 글을 쓰고, 글을 읽을 수 있는 여유있다면
시를 쓰고, 그 시를 읽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있다면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그린비]님의 꼬릿글에서
[그린비]님의 따뜻하신 성품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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