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시간들 돌아보며 옷깃을 여밉니다.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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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시간들 돌아보며 옷깃을 여밉니다.
2020-10-10 오전 7 조회 1835추천 7   프린트스크랩

기찻길 지나가는 충청도의 산골 마을

여덟 살 국민학교 1학년 꼬맹이 둘이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철길 따라 학교에 가고

철길 따라 집으로 돌아가는 꼬맹이들에게

철길은 놀이터였습니다.


여느 날처럼 그 날도 꼬맹이들은

철길에서 달음질도 하고

철길에 깔린 빠돌 주워 던지기도 하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멀리서 기적소리가 들려옵니다.

늘 그래왔듯이 저만치에 기차가 다가오면

찻길 옆 작은 언덕으로 몸을 비켜서서 기차 지나가기를 기다리면 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날의 기찻길은 두 아이에게 마지막의 놀이터였습니다.

기찻길에서 내려오려던 한 아이의 검정고무신이 철로와 침목사이에 끼고

검정고무신 신은 체 발을 빼내려던 아이와

검정고무신 벗어 버리지 못하는 동무를 붙들고 발버둥 치던 두 아이는

멈춰 서지 못하고 달려온 화물증기기관차에 목숨을 잃습니다.

오래, 오래 전 신문에서 읽은 이야기입니다.


내 친구 강현이는 소문난 개구쟁이였습니다.

유쾌한 장난꾸러기였습니다.

물질하는 어머니와 둘이 살며 엄마가 부르면

동무들과 놀다가도 정색을 하고 달려가는 효자인 아들이기도 했습니다.



이호해수욕장

검은 모래와 검고 거친 돌 무더기 사이에서 함께 검정고무신 벗어 뱃놀이 하던 강현이는

파도에 밀려가는 고무신 쫓아 물속으로 들어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도

넋을 잃고 강현이 떠나간 바닷가에 앉아있던 강현이 어머님의 모습

잊히지 않습니다.

표정 없던 강현이 엄마의 그 잿빛 눈은

더 이상 살아있는 사람의 눈이 아니었습니다.


그 때는 그랬습니다.

일 년을 넘게 신어도 닳지 않았던

폐타이어로 만든 그 시절의 검정고무신은

때로는 우리가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켜내야 할 소중함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지켜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오늘 내가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켜내야 할 소중한 가치 있다면 

목숨보다 더 귀한 소중한 것들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 합니다.


노추老醜

버려도 좋을 

이제는 놓아주어도 좋을 하찮은 것들 두 손 가득 움켜쥐고

정작 잡아야 할 것들

반드시 지켜져야 할 소중한 것들은 놓치고 있지는 않은 것인지 

지나온 시간들 돌아보며 옷깃을 여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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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  2020-10-10 오전 11:36:49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하늘이 높고 푸르른 오늘,,,,,
선배님의 글을 읽고 생각에 잠깁니다.
내가 놓지 않고 꼭 붙들고 있는, 내 손아귀에 있는 하잘것 없는 것들에 대해!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영포인트 귀천(歸天)
詩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욕심이겠지요?
이렇게 살아내고 싶다면....

그래도 욕심부리고 싶습니다.
킹포석짱 막걸리 한잔이......ㅠ,
영포인트 네...
막걸리 한 잔이면
세상이 다 내것이었던 천상병의 정신계는 ...
자유... 였을 듯 합니다.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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