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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예수
2020-10-03 오전 2:19 조회 8886추천 5   프린트스크랩

테니스를 좋아했습니다.

교정에 있는 테니스코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름 땡볕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테니스를 치는 날이면 이마에 소금이 만져질 만큼 테니스에 빠져 살았습니다.

공무원이 되어서도 다행히 청내에 테니스코트가 있어

일과가 끝난 후에는 좋아하는 동료들과 테니스를 하는 즐거움 마음껏 누렸습니다.

 

일요일 오후

동호회 친선테니스대회가 있어 심판을 보고 심판석에서 내려오다 쓰러졌습니다.

오십 센티 남짓의 심판석의 계단을 평소처럼 무심코 뛰어내렸는데 그대로 쓰러져 버렸습니다.

무릎에 힘을 줄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 날 병원에 갔습니다.

엑스레이를 찍어 본 의사는 관절과 이어지는 무릎 위쪽 뼈에 종양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악성일 수도 있으니 조직검사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무릎에 마취주사를 놓고 드릴로 뼈를 뚫었습니다.

마취된 피부를 절개할 때는 통증이 없었는데 마취가 되지 않은 뼈가 드릴에 뚫릴 때는 그 충격이 그대로 두개골의 천장을 때렸습니다.

분명 드릴로 구멍을 뚫고 있는 것은 무릎의 뼈인데 충격은 두개골의 천장에서 느껴지는, 이를 악물어도 어쩔 수 없이 나의 악다문 입술사이에서는 신음이 흘러나왔습니다.

 

조직검사의 결과는 애매했습니다.

양성[良性]도 아니고 악성[惡性]도 아닌

악성[惡性]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그런 종양이었습니다.

 

주치의는 나에게 선택하라 했습니다.

제발하면 악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은 무릎의 관절을 살리는 수술을 할 것인가

아니면 재발할 가능성은 없지만

무릎의 관절을 끊어내고 다리의 위 뼈와 아래 뼈를 붙여버리는 수술을 하여

평생을 뻐정다리로 사는 불편함을 감수할 것인가

선택은 나의 몫이었습니다.

아니 나와 마누라의 몫이었습니다.

 

수술을 하루 앞 둔 날

회진 온 주치의에게 말씀드렸습니다.

불편하겠지만 무릎을 포기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주치의 선생님은 그렇게 하자 말하고 돌아갔습니다.

 

침대에 엎드려 기도했습니다.

마누라와 손잡고 간절한 기도를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다시 회진 오신 주치의가 말하셨습니다.

아침 회의에서 많은 논의 끝에 무릎을 살리는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하셨습니다.

이제 서른 셋, 아직도 살아갈 날이 많은 젊은이에게 무릎관절 없는 다리는 너무 불편할 것이라며 일단은 무릎관절을 살리는 수술을 하고 계속 관찰하여 재발하면 그 때 다리의 아래 뼈와 위 뼈를 이어 붙이는 수술을 하자고 하셨습니다.

 

전신 마취를 하고 다섯 시간에 걸친 수술은 무사히 끝났습니다.

그 마취된 시간 예수님은 나에게 오셨습니다.

내 무릎에 손을 얹어 기도하셨습니다.

그 손은 따뜻했고 엷은 미소는 너그러우셨습니다.

 

수술 후 일주일을 누워있고 2개월 휠체어를 타고 6개월을 목발을 짚었습니다.

재발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어쩌면

내 무릎관절을 살려놓으신 나이 지긋하셨던 그 주치의가

예수님이셨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하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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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포석짱 |  2020-10-03 오전 10:39:35  [동감2]  이 의견에 한마디
광훈이 같은 삯군이 아니엿기를 바라며.......,암튼 무지 고생 하셧네요^^,  
영포인트 하나님도 섬기고 부처님도 섬기고
이제는 박수무당의 말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선친께서는 늘 저희에게 만인이 나의 스승이라 하셨습니다.
선인은 닮아가야 할 스승이고
악인은 나는 저리해서는 안되겠구나 깨우침을 주니
그 또한 스승이라 하셨습니다.

배움이라고는 서당에서의 여섯달이 전부였던 선친은
그래서 나의 가장 큰 스승이셨습니다.
킹포석짱 명심보감 첫귀절이 생각나는군요 ....자왈 위선자는....^^
영포인트 三人行이면 必有我師라...
선친께서 늘 들려주시던 말씀입니다.
그래서 저의 아버님은 저의 가장 큰 스승이십니다.
Acod8938 |  2020-10-04 오전 8:37:37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젊은 시절에 아주 힘든 과정이 있었군요. 어떻게 부분 마취로 뼈를 드릴로 뚫는지, 후덜덜 입니다. 이젠 더 이상 테니스 심판은 사양 하겠네요 ㅎㅎ. 건강하세요  
영포인트 드릴로 무릎 위의 뼈를 뚫어 조직검사용 뼈를 긁어낸 레지던트가
이를 악물고 이마에 진땀이 흐르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엄살이 심하시네요.]
그 레지던트는 남의 다리에서 뼈를 채취하기는 했어도
채취당해보지는 않았겠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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