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o 세계 인터넷바둑의 허브
  • 겜임&채널
1527억 골프3 | 나도 작가
Home > 커뮤니티 > ⊙신인
⊙신인 달의금

작가의 말


 이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무단전재는 금합니다.
1527억 골프3
2020-09-02 오후 7:37 조회 702추천 7   프린트스크랩

하루의 시작과 끝을 술로 채우며 사는 천두만에게 동네 여기저기 붙어있는 현수막은 아무런 감흥도 일으키지 못했다.

벌써 일년여를 술만 마시며 살고 있음에도 몸이 아직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은 타고난 체력 덕분이었다.

 

관심조차도 없었지만, 천두만은 옆의 술자리에서 동네사람들이 골프장 건설에 의견이 분분해 고성이 오가도 그게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다.

천두만의 두뇌는 두가지만 기억하고 있었다.

술을 마시는 순간과 잠자는 순간,,,,,

 

장민혁은 우울한 기분을 달래보려 주점에 들어섰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 집에 가지도 못하고, 신원리의 부모님 집과 사무실을 오가며 두 달 넘게 지내고 있지만, 아직도 주민들 동의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골프장 건설을 해낼 수 있는지조차 점점 자신이 없어졌다.

 

주점에 들어서 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던 장민혁의 눈에 구석자리에 혼자 앉아서 소줏잔을 기울이는 천두만이 보였다.

장민혁은 처음으로 천두만이 반가웠다.

 

천두만은 장민혁이 다가와 자리에 앉아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아직 술에 많이 취하지 않아 보였음에도, 그는 누가 와서 앞자리에 앉는지 관심조차도 없는 듯 보였다.

 

장민혁이 술병을 들어 빈 잔에 술을 따르자, 천두만은 그제서야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말없이 단숨에 술을 입에 털어 넣었다.

천두만은 장민혁이 앞에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누가 앞에 앉아 있었다 해도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았겠지만, 장민혁이 앞에 앉아 있어서 더욱 싫었다.

 

천두만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그때 장민혁이 말했다.

두만아! 오늘 내 술친구 좀 해줘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장민혁이 자신에게 무엇이든지 부탁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천두만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잘난 장민혁이 내게 부탁을 다하네!”

그래 임마! 내가 지금 많이 힘들다

천두만은 자리에 다시 앉으며 장민혁을 바라보았다.

전에 만났을 때 보다 다소 수척해보였다.

 

왜 무슨 일이 있냐?”

천두만은 장민혁이 마을에서 두달 넘게 지내고 있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고향친구는 역시 고향친구였다.

술이 한 순배 돌자 천두만의 마음에 있던 어색한 느낌과 미운 감정들이 사그라졌다.

장민혁도 그간 두어달 동안에 힘들었던 일들이 떠올라, 천두만에게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이유와 앞으로의 전망과 현실에 닥쳐있는 어려움을 술주정처럼 말했다.

 

다음날 아침.

오랜만에 상대방과 대작을 해서인지 술을 적게 마셔서인지 다른 날보다 머릿속이 맑았다.

천두만은 어제 장민혁이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장민혁을 증오하고 미워하지만, 장민혁이 하고 싶다는 골프장 건설에는 마음이 갔다.

 

천두만은 자신이 사둔 땅을 자주 바라보기만 했지 그곳에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을 한번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정신상태도 아니었고, 몸도 늘 술에 젖어 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두만은 골프장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아침을 먹고 난 천두만은 마을회관 옆에 있다는 장민혁의 사무실에 갔다.

가면서 길가에 나붙어 있는 현수막들이 처음으로 눈에 들어왔다.

거기에 써있는 글들을 읽다보니 어느새 장민혁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장민혁은 천두만을 반갑게 맞았다.

그만큼 장민혁은 그동안 외로웠던 것이다.

 

장민혁의 사무실 벽에는 골프장의 설계도들과 사진들이 붙어 있었다.

이해할 수는 없고, 처음 보는 그림과 사진들이었지만 보기 좋았다.

천두만이 관심있게 골프장 사진과 그림을 보는 것을 보면서, 장민혁은 예전에 아내가 말했던 천두만이 땅을 사두었다는 말이 기억났다.

 

두만아! 내가 골프장 건설하려는 것은 어제 말했었지. 근데 네 땅도 우리 동네에 많이 있다며

많이는 무슨,,,,그냥 마구잡이로 사뒀지.”

그 땅 구경 좀 시켜줘라

 

천두만은 장민혁에게 자랑을 하고 싶어졌다.

요즘 폐인으로 살지만 자신이 누구에게든 내세울 수 있는 단 한가지는 땅을 사둔 것이었다.

어깨를 으쓱하며 천두만이 일어섰다.

천두만과 장민혁은 냇가에 도착했다.

천두만의 땅은 낮은 구릉을 지나 냇가까지 이어져 있었다.

넉넉하게 십만평은 됨직해 보였다.

 

장민혁은 골프장 설계 후 처가의 땅 위치가 머릿속에 정확하게 저장되어 있었다.

천두만이 가리키는 땅의 위치가 처가의 땅에서부터 이어져 냇가까지 연결되어 있음을 알았다.

골프장을 건설하기에는 오히려 천두만의 땅이 최적지였다.

 

장민혁의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스쳤다.

처가의 땅 15만평과 천두만의 땅 십여만평을 합쳐 나인 홀 두 개의, 18홀 퍼블릭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골퍼들이 나인홀을 두바퀴 도는 것보다 18홀을 라운딩 하는 것을 훨씬 선호할 것임을 장민혁은 잘 알고 있었다.

 

장민혁의 머릿속에 자신감 있는 구상이 떠올랐다.

두사람은 다시 장민혁의 사무실로 돌아왔다.

┃꼬릿글 쓰기
가는길에 |  2020-09-03 오전 5:40:2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나플레옹의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라면
저는 내 사전에 후회란 없다라고 말하고 싶군요.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면 더욱...
잘 읽어씁니다 고맙습니다.  
영포인트 노란 숲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날을 위하여 한길은 남겨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입니다.

살아오며 많은 길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하나의 길만을 택하여 외길의 삶을 우리는 살아왔습니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이듯
때로는 저 길로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 남을 때도 있지만
[아니 다시 선택하라 하여도 나는 이 길을 갈거야.]
라는 다짐은
스스로 택한 길을 힘들게 걸어온 자신을 위로하는 일 수 있습니다.

후회 없는 삶은 쉽지 않겠지만
후회하지 않는 삶은 우리 살 수 있습니다.
[가는 길에]님 처럼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일런지는 모르지만
후회없는 시간들로 채워가 보십시다. 우리 함께요.
⊙신인 삶에 후회가 없다는 것은 대단한 자신감이죠~~ 부럽습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는 시도 있는데!^^
아침 6시도 안된 시간에 저를 찾아주셨어요~~ 깊이 감사드립니다!!
⊙신인 '가지않은길'
선배님,,,,제가 늘 머릿속에 담고 있던 시였어요!
삶에서 선택의 순간마다 떠오르던~~~
가지 않은 길이기에 항상 아쉬움과 함께 여운이 남아있는,,,,^^
영포인트 |  2020-09-03 오전 8:13:2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천두만과 장민혁의 머릿싸움이 시작이네요.
글에서
맛있게 끓기 시작한 된장찌게의 냄새가 풍겨오는 듯~ 합니다.
아니, 비린내 잘 잡힌 민물장어탕 냄새가 더 어울릴 듯 합니다.
좋은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신인 저는 선배님의 표현들이 더 구수한데요~^^
'비린내 잘 잡힌 민물장어탕' 같은 글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 제 소망입니다!!
감사합니다! ♡♡♡♡♡
짜베 |  2020-09-03 오후 12:06:1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뽄독짜베 골프장. 3번 홀을 마치고, 4번 홀로 올라갈 때 어디선가 풍겨오던 꽃의 향기,
잊을 수가 없어요.  
⊙신인 그 향기 어쩌면 라일락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계절의 골프장이 참 예쁘잖아요~~^^
글 읽어주시고 꼬릿글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