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내가 살아낸 시간의!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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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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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내가 살아낸 시간의!
2020-01-12 오후 7:21 조회 2266추천 6   프린트스크랩

우울증,,,,,이혼후부터 였다.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눈을 번쩍 뜨고는 했다.

내가 죽은 뒤에도 내 메일 계정에 끊임없이 들어올 스팸메일이 거슬렸고, 태양이 50억년 뒤에 지구의 곁에 다다를 만큼 부풀어 올라 지구가 파괴될거라는 천문과학자들의 예측이 걱정되었다.

 스스로를 구제해야만 했다.

어디서부터 정리를 해야 내가 이 지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이혼 후 결혼생활보다 오히려 더 빈번해진 섹스로부터 위안을 삼을까?
이혼을 했으니 혼자 유유자적하게 살면 되겠네 하고 위안을 삼을까?
화두가 필요했다.

변화의 돌파구를 찾아 겨울 바다를 지인과 동행하여 주문진에 갔다.
황량한 주문진항과는 달리 시장은 제법 사람들의 왁짜함으로 분주하고 활력이 있었다.
별로 할 일도 없어 어슬렁거리다 느즈막히 저녁을 먹고 바닷가 근처의 유스호스텔로 향했다.

드넓고 파란 바다를 뒤섞고 있는 강풍으로 인해 거칠어진 바다를 창 너머로 감상하느라 부끄러워하는 지인을 아랑곳하지 않고 창의 커튼을 열어젖힌채 전라의 몸으로 창가에 세웠다.

좋다.
이렇게 좋기도 한 것이 삶이 아니던가.

바람은 바다를 범하고 나는 여인을 범한다.
바다도 바람도 여인도 나도 모든 것을 망각한 채로 격한 육체의 몸짓에 빠져든다.

새벽녘의 망상이 머릿속을 또다시 헤집는다.
이럴 때는 차라리 눈을 뜨고 있는 편이 낫다.
눈을 뜨면 차라리 무섭지는 않으니까....

여인의 몸을 만져본다.
곤히 잠들어 있는 모습이 고맙고 부럽고 이쁘다.
나와 고민을 같이 해주는 고마운이 아닌가.
이 여인의 삶도 전혀 행복하지는 않으니,,,, 다들 삶이 왜 이모양이란 말인가.

부질없는 생각은 꼬리를 물고 어느덧 새벽은 이른 아침으로 향해 창밖이 어슴프레 밝아지기 시작했다.

차라리 밖에 나가보자.

이 방안 보다는 덜 갑갑하겠지.

밤새도록 저리 미쳐 날뛰는 바다와 바람의 정사를 보며 내 몸을 맡기고 같이 미쳐 날뛰어 보자.

 이상하리만치 밖은 생각보다는 바람이 덜했다.
이른 새벽의 바닷가는 텅 비어 있어 뒤엉켜 일어나는 커다란 파도만이 우르릉거려 내게 살아있다는 자랑을 하는 듯이 보였다.

어느새 발바닥에 모래의 감촉이 느껴지고 있었다.
바다는 가까워지고 있는데 커다란 파도의 몸짓은 더 멀어진 느낌이다.
편안해진 마음으로 조금 더 바다를 향한다.
문득 젖은 모랫벌에 조개껍데기가 보인다.
살아있었던 자신의 과거를 내게 시위하듯 하얀 속을 드러내보이고 있다.

"하하,,,,그래 알아!
너 얼마전까지 네 속에 조개를 보듬고 있었어.
네 발로 모랫속을 헤집고 파고들기도 했고, 바닷물을 들여마셔 먹이도 얻고 그랬어.
인정해 줄게"

"넌 어디서부터 살기 시작 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조갯살을 잃어버리고 껍데기만 남은 채 내 발치에 있는거니!"

네가 살아온 시간을 말해다오.
네 지난 흔적을 말해보려무나!!

흔적!!!!!
순간 머릿 속이 번쩍였다.

이 조개의 삶에도 흔적이 있구나.

맞아,,,,, 흔적이 있을 수 밖에 없는거야.
불과 몇 달을 살았겠지만 짧은 시간이었다고 흔적마저 없는 것은 아니야.

다른 조개껍데기가 있는지 주변을 둘러보던 내 눈에 밤톨만한 조약돌이 눈에 띄었다.
닳고 닳아서 맨질맨질하게 물기가 묻어서 윤이나는 조약돌!

,,,,이 녀석의 흔적은 무어란 말인가.
세상의 얼마나 많은 것들에게 시달리다가 이렇게 작게 되고 모서리가 닳아버린 것일까! 이녀석의 본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땅속 깊은 곳에서 집채만한 바위로 있던 것일까.
그러다 어느 순간에 땅위로 솟구쳐지고 비바람에 떠밀리고 뒹굴다가 부서지고 쪼개지고 닳게 되어서 이렇게 작고 단단해진것인가.

"저기에 있는 조개껍데기의 흔적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네 시간의 흔적을 내게 말해다오"

이미 울부짓는 파도는 내 의식에서 아득하게 사라진 후였다.
내 머릿속은 거센 비바람에 온통 씻겨져 나가버리고 오로지 흔적이라는 단어만 남았다.

조게껍데기에게도 있는 흔적!

이 조약돌에도 있는 흔적!

그리고 내게도 있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있을 삶의 흔적.

내 삶은 죽고 없어져도 시간속에 흔적으로 남아 있을거잖아!

절대로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닌거잖아!

난 양손에 조개껍데기와 조약돌을 손에 쥐고 온통 뒤엉켜있는 바다를 향해 울부짖었다. ,,,,,,,,아아악,,,,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래가 얼굴을 때리는지 빗방을이 얼굴을 때리는지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도 없게 난 희열에 빠져들었다.
으아아아악,,,,

"이거야, 이것이야, 난 소멸될테지만 내게는 흔적이 있어"

집으로 돌아오는 내 손에는 비닐봉지 안에 담아온 조개껍데기와 조약돌이 들려 있다.

난 이제부터 이 녀석들과 새로운 흔적을 시작할 것이다.
이녀석들을 다시 시간의 흔적은 만들도록 출발을 시키겠다.
나도 그 시점으로 새 흔적을 만들어 볼 것이다.

다음날 나는 내가 자주다니던 치악산의 계곡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수형이 무척이나 좋은 커다란 소나무가 있다.
주변에 제법 수량이 풍부한 냇물도 있어 제법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주는 곳이다.

"내가 너희를 여기에 놓아둘거야.
지금부터 너희는 어디로든 가는거야"

나도 지금부터 어디로든 가볼께.
너희가 다다를 곳을 알 수는 없지만, 나도 내가 다다를 곳을 알 수는 없지만, 우리 이제 새로운 흔적을 남기고 새 길을 출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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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달○ |  2020-01-13 오전 8:50:4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흔적이라......


저는 임과 같이 자유롭지 않지만 쾌활하고 술 바둑 스포츠 음악감상 모두 즐기니
어지간한 모임은 모두 어울릴 수 있어 우울증은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근데 이글을 읽고 최근을 돌아보니 딱히 여자를 밝히지 않았지만 가끔 생각나고
나머지는 바둑과 술이 전부고 횟수와 양이 늘고 있으며 일상과 소통은 줄고 있네요.
내 마음 같지 않아 이해시키기 힘들고 상처 받지 않은 진부한 메아리가
성가시게 들리니 혼술로 가끔 독배처럼 글 올리고 바둑 두고 먼 산보며 한잔하고.....
나도 우울증이 오나 봅니다.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다면 살아 보은하지 못할 바엔
모진 목숨 담보로 신세라도 갚아 줄 방법 있으면 긴 바둑 한 수 두고 술 한 잔 하고
흔적 남기지 않고 조용히 마감하고 싶다는.........  
⊙신인 |  2020-01-13 오후 7:01:0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제가 감히 제 생명에 대한 욕심으로 흔적을 찾아 헤메는 것이죠.
아무것도 남지 않을 삶에 대한 애착이 부질없이 제게 있다는거,,,,,그것을 떨치지 못해
서럽습니다.
부족한 글에 마음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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