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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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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산 7
2019-12-04 오전 10:37 조회 949추천 2   프린트스크랩

아무 소득도 없이 대전에 도착하였다.
이제는 그 동안 신경 쓰지 않았던 서울 일이 궁금하였다.
공중전화기를 붙들고 소식을 물어봤다.
전화기 저편에서 다급한 말이 들려왔다.
“사장님, 큰일 났습니다. 빨리 올라오셔야 되겠습니다.”

깡패들이 백화점을 붙들고 늘어지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깡패들이 드세던 시절이었다.
도시마다 깡패들이 설치고 있었다.
깡패들도 잘만하면 돈과 권력을 차지할 수 있었다.
깡패뿐만이 아니었다.
소매치기들도 득시글거렸다.
소매치기라면 엉성하고 허름한 차림일거라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고급 신사복으로 쫙 빼입어서 그냥 준수한 신사처럼 보이었다.
버스안과 역 마다 소매치기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근수는 전에 소매치기하는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버스 역에서 준수한 차림의 신사가 허름한 여객의 주머니를 뒤지고 있었다.
근수는 소매치기가 혼잣말로 지껄이는 것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 이거 어째서 물건이 잘 안 잡히네?”


백화점의 분위기는 썰렁했다.
일부 매장은 문을 닫아놓은 곳도 있었다.
바닥 곳곳에는 쓰레기들이 어질러져 있었다.
근수는 일꾼들을 동원하여 우선 청소부터 실시했다.
청소를 끝내자 백화점의 분위기가 다소 환해진 느낌이었다.
상인들이 몰려와서 하소연했다.
 “깡패들 등쌀에 견디기 힘듭니다. 사장님, 어떻게든 손을 써 주십시오.”


가까운 곳에 새로운 백화점이 생겼다.
증거는 없었으나 정황으로 볼 때 그 백화점에서 깡패들을 동원한 것이 분명하였다.
깡패들은 유력 정치인과도 끈이 닿아있었다.
지배인은 그 정치인에게 줄을 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정치자금을 두둑이 챙겨주면 깡패들의 행패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백화점 운영에도 여러모로 도움도 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근수의 생각은 달랐다.
자기가 잘 못한 것도 없는데 왜 남의 밑에 숙이고 들어가는가?
자수성가한 근수에겐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어떠한 위험에 처하더라도 혼자서 처리하고야 말겠다고 결심하였다.


깡패두목을 만나려고 길을 나섰다.
깡패들은 사무실을 차려놓고 있었다.
사무실에 가까워지자 골목마다 여기저기 여러 명의 어깨들이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걸었다.
입구에 이르자 어깨들이 제지하였다.
 두목을 만나러 왔다고 사정을 이야기 했다.
근수의 외모를 훑어본 어깨들은 괜찮다 싶었는지 이층의 사무실로 올라가라고 고개 짓을 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세 명의 사내가 눈에 띠었다.
입구에는 태산 같은 덩치의 사내가 서 있었고 조금 안쪽에는 깡마르고 날카로운 인상의 사내가 서 있었다.
두목인 듯 보이는 사내는 테이블 뒤의 의자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덩치가 근수를 안내하여 테이블 앞으로 데려갔다.
찾아온 사연을 이야기 하자 두목이 테이블 앞의 의자에 앉으라고 권유하였다.
두목은 중키에 다부진 체격의 소유자였다.
원만한 인상이지만 표정에 빈틈이 보이지가 않았다.


협상이 시작되었다.
설왕설래가 이어졌지만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았다.
두목과 이야기 하는 동안 근수는 내내 신경 쓰이는 상황과 마주쳤다.
찰칵, 스윽, 찰칵, 스윽. 끊임없는 소음이 근수의 귀전을 간질였다.
고개를 돌려보니 깡마른 사내가 잭나이프를 꺼내서 계속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결말이 나지 않자 두목이 덩치에게 말했다.
“야, 서류 가지고 와라.”
그 소리를 듣자마자 근수는 바닥에 엎드렸다.
세 명의 사내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그렇지 제 까짓게 언제까지 버틸 거야. 이제 제발 살려달라고 빌겠지.”
그러나 그들의 미소는 곧장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사무실 바닥의 거친 시멘트 바닥에 근수가 그의 양손 엄지손가락을 비벼댄 것이었다.
바닥에 핏물이 죽 그어졌다.
두목이 탄성을 내질렀다.
“저런, 지독한 놈.”


깡패들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그들은 양도서류를 준비하여 근수가 서울에 올라오는 즉시 그 서류에 강제로 지장을 찍게 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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