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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산 3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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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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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산 3
2019-11-20 오전 10:31 조회 959추천 3   프린트스크랩

근수는 강변 바닥에 주저앉았다.
움막을 태우고 남은 잔불들이 바람에 날려 동쪽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다.
강 건너의 검은 산 위로 아침의 여명이 희뿌옇게 밝아왔다.
차가운 강바람이 근수의 옷깃으로 스며들었다.
이제는 어디서 자고,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온갖 상념이 근수의 가슴속을 채웠다.
아내와 아들이 몹시 보고 싶었다.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그러나 그것은 안 될 일이었다.
자기 혼자 고생하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가족들이 바로 자기 눈앞에서 먹지 못해 고생하는 것을 보는 것은 도저히 근수가 버텨낼 재간이 없는 일이었다.
 “어떻든 가족들을 굶게 할 수는 없다. 반드시 금 채취에 성공해야한다.”
근수는 이를 악물었다.
멍하니 강물을 바라보던 근수의 머릿속에 강 건너 저 산 너머에 있는 구민사가 떠올랐다.
가을 추수 때 일을 거들러 며칠간 드나들던 곳이었다.


구민사로 가는 길은 수레가 다닐 만큼 넓었다.
길에 눈이 쌓여 발밑에서 뽀드득거렸다.
길 옆에는 굵은 소나무들이 신장처럼 늘어서 있었다.
겨울인데도 신기하게 여기는 바람이 세차게 불지 않았다.
사위가 고요하였다.
산문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에서 일하는 스님과 일꾼들이 보였다.
근수는 법당에 들어가서 부처님께 삼배를 올렸다.


근수는 행랑채에 머물게 되었다.
겨울동안 나무를 하거나, 짐을 날러주거나, 여러 가지 잡일을 거들어 주기로 했다.
행랑채엔 근수 말고도 여러 일꾼들이 같이 기거했다.
모두 근수처럼 사연이 있는 친구들이었다.


구민사에서의 나날은 힘은 들었지만 마음만은 비할 수 없이 편했다.
 얼어 죽지 않고 굶어 죽지 않은 것만도 다행인데 부처님의 가호까지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호사인가?
스님들의 독경소리가 극락세계의 노래처럼 근수의 귀를 파고들었다.
“그래, 이 겨울만 견디자. 분명히 부처님의 보살핌이 있을 것이다.”
풍경소리와 독경소리와 목탁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근수는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신축한 탑의 아래쪽에 쌓아올릴 자갈돌을 구하러 일꾼들과 함께 나섰다.
수레를 끌고 산을 내려갔다.
 개울 쪽으로 내려가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수레는 엉뚱한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쪽으로 가면 개울이 아닌데 왜 이쪽으로 가는 거지요?”
근수가 일꾼 중 한명에게 물었다.
“아, 개울에서는 자갈돌을 긁어내면 개울이 망가져서 안 됩니다. 그래서 자갈돌은 자갈밭에서 캐낸답니다. 지금 자갈밭으로 가는 중입니다.”
얼마 후 일행은 자갈밭에 도착했다.
자갈밭에는 콩을 심었었는지 밭 주변에 콩대가 흩어져있었다.
곡괭이로 밭을 파내려가자 자갈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니, 밭에 웬 자갈들이 이렇게 많대요?”
근수가 물어보자 일꾼 중 한명이 대답했다.
 “원래 이곳은 밭이 아니고 강이었습니다. 그런데 큰 홍수로 강이 메워져서 결국은 밭이 된 거랍니다.”
 “아, 그랬었군요.”
근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밭의 저만치로 강물이 흘러가고 있었다.
강을 둘러보던 근수의 머리에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강의 하류가 눈에 익었다.
그 곳은 근수의 움막이 있던 곳이었다.
“이 자갈밭이 바로 내가 사금을 캐던 강의 직접적인 상류가 아닐까.”
근수의 온 몸에 전율이 스쳤다.
“그렇다. 바로 이곳이 강의 진짜 상류이구나. 저쪽 상류에서 왜 사금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는지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았다.”


근수는 날이 풀리기를 학수고대했다.
날이 풀리자마자 자갈밭의 모래를 일궈볼 작정이었다.


자갈밭에서 가장 가까운 강변에 움막을 지었다.
제법 날이 풀리어 여기저기서 종달새 우는 소리가 들렸다.
길가에도 냉이가 푸릇푸릇 새싹을 돋아내었다.
움막에서도 충분히 기거할 수 있는 계절이 돌아온 것이었다.
겨울동안 일한 품삯으로 이런 저런 가재도구나 사금을 채취할 장비들도 갖추었다.


기대가 커서 그런지 첫 삽의 모래를 일구는 근수의 가슴이 몹시 설레었다.
모래가 접시에서 줄어들수록 긴장감은 더욱 더 커져갔다.
이윽고 모래가 대부분 쓸려나간 접시바닥엔 아! 근수의 눈에 확실히 보였다.
 좁쌀만 한 사금덩어리들이.


인근의 농촌에 사는 일꾼들 세 명을 고용하였다.
본격적으로 사금을 일궈낼 작정이었다.
세 명의 일꾼들과 사금을 일궈낸 첫날 이웃 동네에서 돼지 한 마리를 잡는 다는 소문이 돌았다.
근수는 돼지고기를 몇 근 사다가 저녁 때 국을 끓였다.
 일꾼들과 함께 먹었다.
검은 털이 숭숭 배긴 비계를 씹자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가득 찼다.
얼마 만에 먹어보는 고기인가?
갑자기 아내와 아들 생각이 났다.
 밥은 제대로 먹고 있을까? 굶고 있지는 않을까?
이제는 사금도 많이 나오고 있으니 기반이 잡히는 대로 바로 가족을 데려오기로 결심했다.


쌓이는 사금을 보자 근수의 마음은 뿌듯해져왔다.
 “나도 이제 부자가 되는구나. 부자가 되면 좋은 집에서 가족들을 배불리 잘 먹일 수 있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동안 고생한 일이 주마등처럼 근수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뿌듯해진 근수의 마음에 한 줄기 또 다른 욕심이 스멀스멀 기어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사금을 캐면 부자가 될 수는 있다. 그런데 조금 조금 캐는 사금으로는 큰 부자가 될 수는 없다. 큰 부자가 되려면 석금을 캐야한다. 산금광산을 개발하여 석금을 캐야지만 큰 부자가 될 수 있다.”


강에서 사금이 나오고 있으니 이 강의 상류 어느 골짜기엔가 분명히 석금이 묻혀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상류의 골짜기를 탐색해봐야겠다고 결심을 굳히었다.
동네 사람들에게 얼핏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저 위쪽 골짜기에 귀신들이 산답니다.”
그 골짜기는 ‘애장골’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곳으로서 애기나 아이들이 죽으면 묻는 다는 곳이었다.
상당히 후미져서 아무도 접근하려고 하지 않는 곳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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