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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로마와의 대결 4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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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로마와의 대결 4
2019-04-11 오전 10:53 조회 1136추천 2   프린트스크랩

안티오키아에서 근무하는 백인대장 만수르는 기쁨에 들떴다.
어제까지 이어진 훈련에서 자기들 백인 대가 큰 활약을 하여 팔미라의 군단이 경쟁자인 로마군단을 이겨내는데 일조를 한 것이었다.
그 공으로 사흘간의 휴가가 주어졌다.
만수르는 자기들 백인 대를 이끌고 전차경기장으로 향했다.
거추장스러운 검과 방패는 진영에 보관하고 모두들 가벼운 차림으로 길을 나섰다.
병사들의 몸과 마음은 날아갈듯이 가벼웠다.


경기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경기를 실감나게 지켜볼 수 있는 앞쪽은 이미 만석이 되었기에 만수르의 백인 대는 경기장의 중간 위쪽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도 상단이 아닌 것이 다행이었다.
상단에서는 경기장 전체는 내려다볼 수 있었지만 전차 기수의 동작과 말들의 세밀한 움직임은 볼 수가 없었다.
상단에도 이미 많은 인원들로 채워져 있었다.
이곳의 경기장은 사방이 막힌 것이 아니라 경기장의 위쪽은 그냥 뚫려서 고원으로 통했다.
입장요금은 앞쪽의 지정석에만 부과가 되었기에 위쪽이 터져있어도 상관이 없었다.


전차 경기는 과열되고 있었다.
두 바퀴 때까지 2위를 달리던 팔미라 출신의 기수가 세 바퀴째에 일등으로 올라섰다.
팔미라의 백인 대에서 환호성이 솟구쳤다.
상단을 차지한 로마시민들의 입에서는 탄식과 야유가 터져 나왔지만 이들의 야유는 흥분한 팔미라 백인 대들의 함성에 묻혀서 들리지가 않았다.
 네 바퀴 째에 다시 역전이 되었다.
이번에는 팔미라의 백인 대를 둘러싼 로마시민들의 환호성이 장내를 압도했다.
 팔미라의 백인 대들은 아쉬움 속에서 투덜거릴 수밖에 없었다.
 다섯 번째 바퀴에서 다시 역전이 되자 흥분한 팔미라의 백인 대는 길길이 춤을 추어댔고 주위의 로마시민들은 침묵과 야유로 대응하였다.
그런데 이때 상단의 로마시민들 사이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어찌나 크게 외쳤는지 그 욕설은 흥분한 팔미라의 백인 대들도 똑똑히 들었다.
그리고 여섯 번째 바퀴에서 로마편이 일등으로 올라서며 이번에는 팔미라의 백인 대들이 욕설을 내 뱉었다.
 양쪽의 흥분이 고조되자 기어코 사단은 벌어졌다.
일곱 번째 바퀴에서 팔미라 기수는 앞 기수를 추월하여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하였다.
팔미라의 백인 대원들이 모두 일어나서 환호하였다.
그 때 뒤쪽에서 돌멩이들이 날아왔다.
경기장 위쪽의 고원에서 모아온 돌멩이들이었다.
방패가 없는 팔미라의 백인 대는 고스란히 돌멩이 세례를 받았다.
몇몇 백인 대원들이 피를 흘리자 팔미라의 백인 대는 무섭게 화를 내었다.
 “우리 천하무적의 팔미라 백인 대를 우습게 보는가? 우리는 무서울 것이 없는 존재들이다.”
백인 대는 과감하게 돌진하여 돌을 던진 시민들을 붙잡아서 주먹과 발길질을 퍼부었다.
이를 보고는 이번에는 흥분한 로마시민들이 화를 내었다.
 “몇 명 되지도 않는 팔미라 놈들이다. 죽여 버려라.”
사방에서 돌멩이들이 날아오고 경기장은 금세 아수라장이 되었다.


경기장에서 벌어진 소요사태에 로마의 경계병들이 나섰다.
모두 칼과 방패로 무장하고 있었다.
소요를 진압하라는 명령을 받은 이들이 경기장 중턱으로 올라섰다.
이들은 전날까지의 훈련에서 팔미라의 군단에게 졌다는 이유로 밤새 얼차려를 받고는 이날도 쉬지 못하고 근무를 서고 있는 중이었다.
당연히 팔미라 병사들에게 단단히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그대로 팔미라의 백인 대를 향하여 칼을 휘둘렀다.
그대로 당하고만 있을 팔미라의 백인 대들이 아니었다.
이들은 칼을 맞아가면서도 경계병들에게 대들어 일부는 칼을 빼앗아서 휘둘렀다.
팔미라의 백인 대와 로마의 경계병들 사이에 일대 접전이 벌어졌고, 일부 로마시민들은 돌을 던지면서 이 접전에 가담했다.


팔미라 군단의 진영 앞에 피투성이가 된 만수르가 쓰러졌다.
파수병이 진영에 알렸고, 저녁을 먹던 병사들이 뛰쳐나왔다.
아침에 그렇게도 환한 얼굴로 기쁨에 넘쳐 출발한 백인대장이 저 꼴이라니!
만수르는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고는 숨을 거두었다.
온 팔미라의 군단 병들이 슬픔과 울분에 휩싸였다.
“이 원한을 반드시 갚아야한다.”
 병사들은 이를 갈았다.


로마 군단장 아피우스에게 경기장 사건의 전말이 보고되었다.
아피우스는 낙심에 휩싸였다.
길길이 날뛸 팔미라의 군단장을 어떻게 대한단 말인가?
가뜩이나 자기를 얕잡아보면서 놀려대던 그 자가 아닌가?
“그렇게 군대를 지휘해서 어떻게 한번이라도 이겨볼 수 있겠소?”
어제까지의 훈련에 이기고서 그자가 내 뱉은 말이었다.
총독인 사비우스는 또 어떤가?
같은 로마 사람이면서도 그는 완전히 팔미라 편이었다.
사사건건 팔미라 편만 들면서 자기에게 는 꾸중만 내렸다.
경기장 사건을 처리하다보면 자기는 그 두 자에게 말려죽게 될 것이 분명하였다. 
이 속주에서 모든 힘을 짜내어 모은 돈으로 로마 본토의 유력자에게 뇌물을 많이도 보냈건만 본토로의 전출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로마 본토로의 전출은 고사하고 더 척박한 속주로 전출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었다.
아피우스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로마군의 군세는 이 안티오키아에 3개 군단, 에메사에 1개 군단, 그리고 바알베크에 2개 군단 도합 6개 군단이 있다.
 반면에 팔미라는 안티오키아에 1개 군단, 에메사에 2개 군단, 팔미라에 3개 군단 도합 6개 군단이 있다.
군세는 대등하지만 기습작전을 성공시키면 승산은 로마군에게 있다고 생각되었다.
최소한 여기와 에메사의 팔미라 군단만 격파하더라도 팔미라 성의 적과 대적하는 사이에 본토에서의 증원 군이 도착할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승리만 한다면 그는 즉시 로마의 영웅으로 떠오를 것이다.
경기장 사건의 전말이야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도시의 로마 시민들이 당연히 그의 편을 들 테니까 말이다.
“그래, 한번 도박을 해보자. 까짓것 죽기 아니면 살기다. 팔미라 이놈들, 훈련과 실전이 어떻게 다른지 똑똑히 보여주마.”


팔미라의 군단장은 저녁을 먹은 후 즉시 병사들을 소집하였다.
만약을 위하여 전령을 에메사에 보내 증원을 요청한 상태였다.
출진을 서두르는 군단장을 참모장이 말렸다.
“적들의 기습을 대비해야합니다. 정찰병을 보내어 적진을 살핀 다음에 내일 아침에 출진해도 늦지 않습니다.”
“절대 안 된다. 우리 병사들의 시신을 경기장에 방치하란 말이냐? 그리고 아피우스는 우리에게 맞설 배짱이 없는 놈이다. 설령 맞선다 하더라도 보기 좋게 꺾어버리면 그 뿐이다. 우리가 로마군하고 한두 번 대적해 본 것이 아니지 않느냐?”
실제로 그 동안의 훈련에서 팔미라군은 로마군에게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다.
그러나 수석참모는 교활한 아피우스의 성격이 마음에 걸렸다.
정정당당하게 치러지는 훈련과 무슨 수를 쓰더라도 이겨야하는 실전과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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