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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로마와의 대결 3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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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로마와의 대결 3
2019-04-08 오전 10:33 조회 1131추천 3   프린트스크랩

상점에서 아사드는 상인으로 행세했다.
팔미라의 큰 상점에서 갈리아 제국과의 교역을 위하여 갈리아에 파견된 상인인 것이었다.
이미 들어온 정보들을 모두 외운 아사드는 새로운 정보를 파악하기 위하여 루그두눔 시내를 돌아보았다.
강변과 그 주변의 언덕에 건물들이 세워진 루그두놈은 팔미라처럼 뛰어난 건축물은 적었지만 잘 정돈되고 우아하였다.
특히 가로수와 정원수가 풍부하였고 언덕 꼭대기에 올라서보면 사방이 확 트인 평원이 끝없이 뻗어있어서 도시의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해보였다.
가장 맘에 드는 것은 시내를 관통해 흐르는 강 이었다.
그 수량의 풍부함이라니!
팔미라의 분수에서 쏟아지는 물의 양하고는 도저히 비교가 되지 않았다.
강변에 세워진 원형경기장 옆에서 젊은이들이 달리기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올림피아제전에 참석하지 못한 자기 자신이 스스로 불쌍해졌다.
4년의 세월은 먹고 살기 힘든 팔미라의 경제사정으로 보아 너무도 긴 시간이었다.
아사드는 올림피아제전을 포기하고 이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
가을바람에 강변의 갈대들이 으스스 휘날리고 강에 물결이 일었다.
물고기를 찾던 백조들이 푸드득 거리면서 건너편 강둑으로 날아갔다.


아우그스타 트레베로룸에 갈 일이 생겼다.
갈리아제국의 수도로 황제인 포스트무스가 기거하고 있는 곳이었다.
상인들 여러 명과 함께 출발하였다.
혼자서라도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다행히 교역할 물품이 있어서 이 곳 상점의 상인들과 동행하게 되었다.
길을 걸으면서 상인들은 팔미라의 최근 근황에 대하여 계속 물어왔다.
몇 년째 고국에 가보지 못한 상인들은 고국의 상황이 무척 궁금하였던 모양이었다.
 “특별히 변한 것은 없어요. 다만 로마의 세금이 너무 과해서 많은 상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답니다.”
 “동방으로도 계속 대상들이 떠나겠지요?”
 “예, 대상들은 계속 떠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로마의 세금 때문에 예전만큼 이문이 크게 남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상인들 중 한 명은 대상을 따라서 동방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모두들 그 상인에게 동방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다.
그 상인은 옛 추억에 잠기면서 신나게 일행들에게 동방에 갔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일행은 힘든 줄 모르게 아우그스타 트레베로룸에 도착하였다.
오는 도중의 길거리는 치안이 잘 잡혀서 위험한 요소는 전혀 없었다.
수도는 루그두눔에 비해서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황제가 거처하는 곳이라 그런지 어딘지 모르게 위엄이 넘쳤다.
거리의 병사들도 루그두눔에 비하여 훨씬 더 군기가 잡힌 듯이 보였다.
일행은 짐을 풀고는 숙소로 향했다.


상인 한 명이 아사드의 귀가 솔깃해질 이야기를 해주었다.
며칠 후에 원형경기장에서 체육제전이 열린다고 하였다.
그 제전에 계주 경기가 포함되었는데 팔미라 상점의 대표들도 그 경기에 참여한다고 하였다.


원형경기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경기장 중앙에 황제 포스트무스가 근위대에 둘러싸여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황제는 야만족과 로마에 대적하여 싸우는 병사들과 백성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이 제전을 준비한 것이었다.
제국을 선포한 초기에는 동쪽의 게르만족과 로마가 끊임없이 침략해 왔으나 이를 모두 물리치고 지금은 평온을 유지하는 중이었다.


본 경기인 전차달리기에 앞서서 여러 경기가 진행되었고, 원형경기장을 도는 계주가 그 마지막 순서였다.
아사드는 팔미라 상인들의 응원석에 앉아 가슴을 설레며 경기를 기다렸다.
그때였다.
계주에 참가 예정인 팔미라의 상인 하나가 배를 움켜쥐고 쓰러졌다.
 “아이고 배야. 나 죽겠네.”
상인은 비명을 질러댔다.
경기에 참가하지 않는 상인들이 급하게 그를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이제 팔미라의 계주 팀은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네 명의 선수가 뛰어야하는데 그 중에서 한 명이 병원으로 실려 간 것이었다.
어떻게든 한 명의 선수를 채워 넣어야했다.
루그두눔에서 온 상인들이 아사드를 추천했다.
그 동안 아사드가 예전에 달리기 선수였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아사드는 급하게 준비하고는 경기장의 트랙 앞에 섰다.
원형경기장에서 달리기를 하는 것이 얼마만인가?
아사드의 가슴이 벅차올랐다.
타원형의 원형경기장을 가득 메운 군중들이 아사드의 눈에 올려다보였다.
관중석에서 내려다보는 풍경하고는 사뭇 달랐다.
관중들의 눈 하나하나가 모두 자기에게 집중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긴장이 되는 동시에 자부심도 충만해졌다.
준비운동이 부족한 아사드는 계주 팀의 맨 마지막 주자로 배정이 되었다.
다른 선수가 뛰는 동안이라도 준비운동을 하기 위해서였다.
준비운동을 마친 아사드의 눈에 자기편 선수가 경기하는 모습이 눈에 띠었다.
3등을 하던 자기 팀은 3번 주자가 나서면서 2등으로 올라섰다.
아사드는 바톤을 받기 위하여 트랙에 들어섰다.
 일등과는 상당한 거리 차를 가진 채 바톤을 넘겨받았다.
직선 주로를 있는 힘을 다하여 달렸다.
일등선수와 거리가 좁혀졌다.
곡선 주로에 들어서면서 앞서가는 선수를 추월할 수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아사드는 추월을 삼가고 상대방의 뒤를 바짝 쫒아가면서 힘을 아꼈다.
공연히 곡선주로에서 추월을 시도하다가는 원심력에 의하여 힘은 힘대로 빠지고 추월도 여의치가 않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다.
드디어 직선주로에 들어섰다.
아사드는 그 동안 아꼈던 힘을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일등선수를 추월했다.
힘이 부쳐 헉헉거리는 그의 숨소리가 들렸다.
아사드가 일등으로 올라선 순간 팔미라의 응원석에서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다른 관중들도 박수를 쳐댔다.
 아사드의 가슴에 결승선의 하얀 띠가 부드럽고 상쾌하고 걸렸다.


아사드는 귀국을 서둘렀다.
갈리아에 대한 정보는 그의 머릿속에 이미 모두 저장이 되어있었다.
 팔미라의 상인들과 함께 론 강을 옆에 끼고 내려갔다.
다행히도 이번 여행에는 갈리아의 병사들이 합류하였다.
 마살리아 수비대에 증원되는 갈리아의 병사들이었다.
강도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비뇽에서 배를 타고 론 강을 건넜다.
일행은 마살리아로 향했다.


제노비아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로마와의 협상에 매달렸다.
그러나 외침과 내부 반란에 시달리는 로마는 큰 돈줄기인 팔미라와의 교역에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제노비아의 가슴속에 답답함이 쌓여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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