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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불운한 황제 1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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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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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불운한 황제 1
2019-01-10 오후 1:05 조회 1237추천 5   프린트스크랩


3. 불운한 황제


라인 강 상류의 로마군 총 지휘자인 발레리아누스는 근심에 휩싸였다.
로마시내에 전염병이 만연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죽고 특히 어린아이들이 많이 희생된다는 소식이었다.
일 년 전 로마를 떠나올 때 아장아장 걸으며 손을 흔들어주던 손자 녀석의 모습이 떠올랐다.
 “로마의 신이시여, 제발 제 손자를 지켜주십시오.”
발레리아누스는 신께 손자의 안녕을 빌고 또 빌었다.


로마 시내가 온통 아수라장이었다.
시내 곳곳에 전염병으로 죽은 시체를 태우는 연기가 자욱했다.
황제 갈루스는 전염병 퇴치에 전력을 기울였다.
직접 부하들과 함께 소독을 하고, 청소를 하고, 시체를 불태웠다.
6개월쯤 지나자 전염병환자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일 년이 지나자 전염병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축제를 벌이며 전염병 퇴치를 자축하고 황제 갈루스의 업적을 치하하였다.


발레리아누스는 로마로부터 온 편지를 받았다.
전염병이 퇴치되었으며 온 가족이 무사하다는 전갈이었다.
편지에는 갈루스 황제의 힘든 노고에 대하여도 적혀있었다.
발레리아누스는 로마의 신께 깊은 감사의 경배를 드렸다.
또한 황제 갈루스에게도 진심어린 고마움을 느꼈다.


라인 강 상류의 전선은 평온했다.
11군단장 아우렐리아누스가 선제공격으로 게르만의 호전적인 몇 개 부족을 휩쓸어버리자 적의 공격은 산발적인 게릴라전 외에는 상당히 주춤한 상태였다.
하지만 발레리아누스는 훗날의 적의 공격에 대비하여 군기를 엄중히 하고 철저히 군사들을 훈련시켰다..


도나우 강변에 자리 잡은 로마군단의 경 보병의 일원인 루키우스는 무료하여 견딜 수가 없었다.
전임 총사령관인 갈루스가 황제가 되어 로마로 떠나기 전 고트족과 평화협상을 하여 전투가 없어진 탓이었다.
하품만 하던 루키우스는 방패를 만지작거렸다.
대장간에서 일하던 자기가 직접 만든 것이었다.
목판을 세 겹으로 붙이고 한 가운데에 쇠 징을 박아 넣었다.
그 방패를 들고 로마거리를 행진할 때 시민들이 보여준 환호성을 잊을 수가 없었다.
 체격이 좋았다면 훨씬 더 폼이 나는 중방보병인 하스타티나 프린키페스가 되고 싶었지만 그 정도가 되기에는 몸이 너무 말랐다.
하지만 경보병인 벨리테스로도 만족할 만 했다.
로마군단에 속한 것만도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큰 욕인 ‘군대 못갈 놈’ 이란 말은 절대로 들을 일이 없잖은가?


루키우스의 친구인 마니우스가 다가왔다.
“아, 심심해 죽겠네. 뭐 좋은 일이 없을까?”
루키우스가 투덜거리자 마니우스가 맞장구쳤다.
“그러게 말야. 화끈하게 전투를 벌이는 것이 낳지 이거 죽을 맛이구나. 군대의 가장 큰 적은 무료함인 모양이다.”
루키우스가 제안했다.
“야, 우리 도나우 강으로 수영이나 하러갈까?”
“좋다. 가자.”


투창인 필룸과 방패는 요새에 두고 양날검인 글라디우스만 허리에 차고 길을 나섰다.
강까지 가는 길이 멀었지만 넓은 들과 맑은 공기, 쾌청한 날씨에 별로 피곤한 줄을 몰랐다.
강에 가까이가자 우거진 버드나무 숲이 보였다.
강바람에 버드나무가지들이 한들한들 춤을 추었다.
강물 위에는 오리 떼들이 한가로이 물고기를 찾고 있었다.
강물은 한 여름의 더위에 데워져서 그런지 미지근했다.
신나게 물장구를 치며 놀자 그 동안의 무료함이 씻은 듯 사라졌다.
정신없이 놀다보니 어느새 해가 으슥해졌다.
둘은 강변에 나와 몸을 말리고는 옷을 걸쳐 입었다.
갈 때에는 몰랐지만 돌아오는 길은 무척 피곤했다.
게다가 목이 마르고 배도 고팠다.
터벅터벅 걷던 이들의 눈에 수박밭이 보였다.
둘은 한달음에 수박밭으로 달려갔다.
어른 머리통보다도 더 큰 수박들이 밭에 그득히 익어있었다.
루키우스가 글라디우스를 꺼내어 꼭지를 자르고 수박한통을 따냈다.
그 수박을 쪼개어 한 입 베어 물자 달콤한 과즙이 입에 가득 찼다.
피로가 단번에 풀리었다.
“야, 맛이 기가 막히다.”
마니우스가 감탄하였다.

둘이서 허겁지겁 수박을 먹고 있을 때 수박 밭을 살피러 오던 고트족의 밭주인이 저만치에서 이들을 보았다.
 “도둑이야, 도둑 잡아라.”
다짜고짜 밭주인이 고함을 쳐댔다.
둘은 수박을 먹다말고 깜짝 놀라서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마침 그 때에 오리사냥을 나왔던 고트족 장정 칠 팔 명이 이 광경을 보았다.


‘슈우욱’ 도망치던 둘의 앞길에 화살 두 개가 박히었다.
둘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쫒아오는 고트족 장정 중에 궁사가 둘이 있었다.
루키우스가 말하였다.
“저들은 활이 있으니까 도망가면 오히려 위험하다. 놈들이 가까이 왔을 때 궁사부터 해치우자.”
둘은 그 자리에서 기다렸다.
고트족 장정들이 가까이 와서 이들을 에워싸려고 하는 순간 루티우스가 외쳤다.
 “지금이다.”
둘은 글라디우스를 빼들고 각각 궁사 둘에게 달려들었다.
글라디우스가 숨이 차게 뛰어온 궁사 두 명의 가슴에 꽂히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궁사 두 명이 쓰러진 뒤에야 고트족들도 칼을 빼들고 창을 겨누었다.
그러나 내지르는 창을 옆으로 흘리며 마니우스가 고트족 장정 한명을 칼로 찌르자 고트족 장정들이 주춤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루키우스와 마니우스는 로마군의 요새로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냅다 뛰었다.
둘은 뛰는 것이 전문인 로마의 경 보병 벨리테스가 아닌가?
젖 먹던 힘까지 다하여 도망가는 로마병사를 고트족들은 그저 망연자실하고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고트족 마을은 분노와 슬픔에 휩싸였다.
장정 두 명이 죽고 한 명이 심하게 다쳤다.
로마군과 맺은 평화협정 때문에 마음 놓고 사냥에 나섰던 장정들이 아닌가?
너무도 억울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로마군에게 따져 받자 그들은 요 핑계 저 핑계로 빠져나갈 것이 분명했다.
촌장 아말은 이를 악물고 복수를 다짐하였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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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용사 |  2019-03-03 오후 2:29:5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보고 있습니다 심리 묘사가 없기에 오히려 스피디한 매력이 있네요  
귀환용사 |  2019-03-03 오후 2:36:2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전투를 벌이는 것이 낳지 ->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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