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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제노비아 1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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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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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제노비아 1
2019-01-03 오후 12:07 조회 1013추천 4   프린트스크랩


2. 제노비아


한 낮의 뜨거운 햇볕이 계곡에 내려쬐었다.
벌써 며칠 째 낙타를 타고 계곡 바닥을 이동하는 중이었다.
계곡바닥에는 모래가 깔려서 푹신푹신하였다.
홍수 때마다 물이 흐르면서 계곡 바닥에 모래를 쌓아놓은 것이었다.
마차 두 대가 겨우 빠져나갈 정도의 넓이인 계곡길 옆엔 바위절벽이 높다랗게 솟아있었다.
“자부 형, 식량은 얼마나 남았지?”
오데나투스가 자부다스에게 물었다.
“응, 식량은 하루치가 남았는데 물이 큰 문제야. 남아있는 것이 몇 모금 밖에 없어.”
“어서 빨리 물을 발견해야할 텐데 정말 큰일이네.”


둘은 사산조 페르시아에서 돌아오는 중이었다.
늘 다니던 길을 벗어나 지름길을 찾는다고 계곡 길로 접어든 것이 문제였다.
길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고대하던 물이 보이지가 않는 것이었다.
분명히 길에는 물이 흐른 자욱이 있었다.
그러나 계곡의 그늘 깊숙한 곳 까지도 모두 바싹 말라있었다.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고 그저 젊은 혈기만 믿고 그냥 모험에 나선 것이 후회되었다.


한 참을 좁게 이어지던 길이 확 트이면서 제법 넓은 분지가 나타났다.
수 천 명 정도는 너끈히 머무를 수 있는 장소였다.
군데군데 가시덤불들이 보였다.
물이 있어보였다.
그러나 분지에서 물이 있을만한 곳을 모두 찾아보았지만 물은 보이지가 않았다.
분지를 헤매던 둘은 들어왔던 맞은 편 쪽으로 다시 좁다란 길이 이어진 것을 발견하였다.
둘은 좁다란 길로 접어들었다.
분지로 들어올 때처럼 마차 두 대가 빠져나갈 정도의 길이었다.
하염없이 걷던 둘은 남은 몇 모금의 물도 마셔버렸다.
“하느님께서 알아서 하시겠지. 어디 이런 어려움을 한두 번 겪었나?”
낙천적인 오데나투스가 말하였다.
“그래 네 말이 맞다.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늘 하느님이 구원해주셨지.”
자부다스가 맞장구를 쳤다.


둘은 어릴 때부터 같은 마을에서 자란 죽마고우였다.
둘 다 낮은 신분이었지만 천부적인 능력 때문인지 갖은 고생 끝에 지금은 상당히 성공한 상태였다.
오데나투수는 팔미라의 집정관이 되었고 자부다스는 장군이 되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자부다스가 깍듯이 오데나투스를 상관으로 모시지만 둘 만이 있을 때에는 오데나투스가 자부다스를 친근히 형이라고 부르며 자부다스도 스스럼없이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상태였다.
오데나투스는 온화하고 신중한 성격이었고 자부다스는 용맹하고 활달한 성격의 장수였다.


기진맥진하여 좁은 계곡 길을 걷고 있을 때 돌연 하늘이 검게 변하였다.
검은 하늘을 보고 둘이서는 주변의 높은 바위지대로 올라갔다.
곧 이어 벼락이 내리고 천둥이 치면서 소나기가 오기 시작했다.
평평한 바위 위로 흘러내리는 깨끗한 빗물을 그릇에 받으면서 오데나투스는 자기의 두 번째 기대가 현실이 된 것을 보고 아주 흡족해하였다.
실상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계곡 길로 접어든 것은 두 가지의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첫 번째 기대는 중간에 샘물을 발견하리라는 기대였고, 두 번째 기대는 지금처럼 소나기가 올 것이라는 기대였다.


바위 밑에서 소나기를 피한 둘은 그 자리에서 밤을 세워야했다.
세찬 흙탕물이 계곡으로 흘러내려가고 있었다.


아침이 되자 계곡 길의 물은 맑게 변하여 무릎정도의 높이로 흘러갔다.
둘은 낙타위에 올라타고 길을 떠났다.
젖은 옷을 벗어 햇볕에 말리면서 계속 계곡 길을 따라갔다.
물은 해결되었지만 이제는 식량이 문제였다.
배가 쪼르륵 거렸다.
식량은 한 끼 분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한나절을 걷자 좁은 길이 끝나고 언덕길이 나타났다.
둘은 언덕길을 오르기 전에 남은 식량으로 식사를 하였다.
그대로는 배가 고파서 도저히 언덕을 올라갈 수가 없었다.
 “저 언덕 너머에 무엇이 있느냐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결정되겠군.”
자부다스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하였다.
무언가 좋은 일이 있겠거니 하며 기대에 찬 표정이었다.
“소나기가 온 것으로 봐서 하느님은 아직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어. 무언가 좋은 일이 분명히 생길거야.”
오데나투스가 희망적인 말로 맞장구를 쳤다.


힘들게 언덕 정상에 올라섰다.
언덕에서 바라본 풍경은 올라온 길이나 내려갈 길이나 큰 차이가 없어보였다.
구불구불 기나긴 길이 골짜기 밑으로 이어져있었다.


잠시 땀을 식힌 후에 둘이는 언덕길을 내려갔다.
사람들이 전혀 다니지 않은 듯 길은 상당히 험했다.
골짜기 밑에 도착했을 때는 둘은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날이 어두워졌다.
평평한 곳을 골라 담요를 펴고 잠자리에 들었다.
바위절벽 사이로 별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배가 몹시 고파서 잠도 잘 오지 않았다.


이튿날 날이 밝자 둘은 다시 길을 떠났다.
골짜기 밑의 모래 길을 낙타위에 올라 어슬렁어슬렁 움직여 나아갔다.
골짜기를 빠져나오는 데에만 꼬박 하루가 걸렸다.
골짜기 밖으로 나오자 길은 상당히 넓어졌고 여기저기 가시덤불이 초록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낙타들이 달려가서 가시덤불의 잎을 뜯어먹었다.
둘은 낙타에서 내려 휴식을 취하였다.
저 아래편에는 푸른 풀들도 제법 자라고 있었다.
풀이 있으면 토끼나 여우같은 들짐승들도 있을 것이 아닌가?
둘은 사냥을 하면 식량문제가 해결되리라는 기대감에 들떴다.


둘이서 사냥 생각을 하면서 초원을 바라보았을 때 말을 탄 소년이 초원에 나타났다.
창을 든 것으로 보아서 아마도 사냥을 나온 것 같았다.
소년은 체격은 작았지만 몸이 몹시 유연하고 동작이 재빨랐다.
한 참 사냥감을 찾던 소년의 눈에 두 사람이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소년이 조심스럽게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오데나투스와 자부다스는 일어나 앉아서 소년을 쳐다보았다.
소년의 검은 눈이 별처럼 빛났다.
소년이 다가와서 두건을 벗자 아! 그는 소년이 아니고 처녀임이 들어났다.
반듯한 이마와 단정한 코, 꽉 다문 입술. 처녀의 모습을 보자 둘의 가슴이 갑자기 설레었다.
분명히 사막에 사는 요정이 나타난 것 같았다.
지금까지 둘이서 보았던 어떤 여자보다도 예뻤다.
이미 결혼을 하고 두 살짜리 아들까지 둔 자부다스의 가슴까지도 설레었을 정도이니.
오데나투스는 상처한지 일 년쯤 되었지만 아직도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고 있는 상태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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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판돈이다 |  2019-01-07 오후 2:46:4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어려운 길을 가는 짜베님께 격려를 보냅니다.  
짜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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