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o 세계 인터넷바둑의 허브
  • 겜임&채널
울음 | 나도 작가
Home > 커뮤니티 > 짜베
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이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무단전재는 금합니다.
울음
2018-09-21 오후 5:06 조회 1699추천 9   프린트스크랩


청년들은 신나게 놀았다.
그들은 장갑차 비슷한 차를 몰며 먼지를 피우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희희낙락 하였다.
보는 우리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어떤 방송에서 방영하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하는 제목의 오락물이었다.

그들은 강원도 현리에서 래프팅을 하였다.
날이 가물어서 그런지 래프팅은 전혀 다이나믹하지 않았다.
내가 전에 인도네시아의 가룻에서 경험한 래프팅과는 천지차이였다.
그 곳은 누런 황톳물에 시작하자마자 정신을 쏙 빼놓는 위험천만한 곡예였었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서늘하다.
래프팅이 끝난 후의 살았다는 안도감이 지금에도 느껴진다.

어쨌든 청년들은 래프팅을 무사히 마치고 막국수 집을 찾았다.
우리가 전에 가 본 ‘방동 막국수 집’ 같아서 열심히 화면을 쳐다보았지만 간판을 블라인드 처리해서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들의 먹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배가 고파왔다.
그러나 저녁을 먹은 지 오래된 나는 이미 양치질을 마친 상태였다.
 양치질만 안했다면 냉장고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꺼내먹고 싶었지만... 그래도 뭐든 먹어볼까 했지만 무서운 딸내미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었다.


청년들은 숙소를 찾아갔다.
청년 중에 누군가가 한 말이 나의 귀를 때렸다.
“한국의 논을 보고 싶다.”
그렇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풍경이 논이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어릴 때 내가 자란 곳이 바로 그런 풍경이기 때문일까?
논이 내려다보이고 멀리에 교회의 뾰족탑이 보이는 시골 풍경, 바로 그 곳이 내가 가슴속에 품고 있는 이상향인 것이다.



청년들은 민박집에서 헝클어져 잠을 자고는 아침 겸 점심으로 백숙과 닭볶음탕으로 이열치열을 즐기고는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아아, 졸리다.”
나는 그 장면에서 바로 거실에서 침실로 몸을 옮겼다.
평소에 슬픈 드라마를 보면 대책 없이 눈물을 흘리는 나와 아내를 딸애가 얼마나 비아냥거렸던가?
 공연히 나의 약한 모습을 보이기가 싫어서였다.



잠을 청하는 내 옆에 TV를 끝까지 본 아내가 누우면서 말했다.
“친구들이 떠나니까 그 청년이 막 우네.”
청년이 운다는 아내의 말이 나의 귀에 맴돌았다.
키도 크고 씩씩한 청년이었는데도 결국은 우는가?
안 봐도 비디오였다.
곱게 생긴 청년이었다.
이역만리에서 찾아온 친구들과 며칠을 즐겁게 보내다가 그들을 떠나보내는 심정을 어떻게 모를 수가 있을까?
어릴 때부터 자라오면서 느낀 모든 슬픔이 그 눈물에 배어있지는 않을까?


흐느끼는 나의 모습을 아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아냈다.

기쁨은 무엇이고 슬픔은 무엇인가?
결국은 같은 것이 아닌가?
사람에 대한 공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다.
웃고 울고 부대끼면서 사는 이승이 얼마나 좋은가?


┃꼬릿글 쓰기
별주부 |  2018-09-21 오후 9:30:29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진솔하신 글솜씨..
님의 심정에 동감하며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짜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더군다나 칭찬까지 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술먹고 써놇고는 후회하면서 다시는 술먹고는 쓰지말자고 다짐하지만 잘 안되는군요.
팔공선달 |  2018-09-22 오전 8:44:0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냥 긁적인 글 올리고 보니 저는 정 반대의 글을 올렸군요. ㅠㅠ  
짜베 선달님 글 읽어봤습니다.
죽다니요? 반어법 이시겠죠.
사필귀정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오래살아야 합니다.
醴泉權門 |  2018-09-27 오후 6:38:1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감상 잘 했습니다.  
옥탑방별 |  2018-11-16 오후 3:17:4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눈물은 많이 흘릴수록 건강에 좋은 것 같습니다. 속에 남아있던 찌끄러기들이 다 씻겨져 나가는 경험을 저도 많이 했습니다. 눈물이 어쩌면 인간의 마지막 희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