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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 ( 삼별초 1 )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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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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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 ( 삼별초 1 )
2017-06-15 오전 11:08 조회 1561추천 1   프린트스크랩


진도에 도착한 삼별초군은 우선은 성을 쌓고 궁궐을 짓는데 매진하였다.
왕온을 비롯한 고위층은 용장사에 거주하고 나머지는 가건물에 거주하였다.
날씨가 한여름이어서 가건물에서 거주하는 데에는 별로 불편이 없었다.


경계가 없을 때에는 순기도 성을 쌓는데 일손을 보탰다.
낮선 곳에서의 어설프고 우울한 심정이 고단한 노동으로 상쇄되었다.
일이 끝난 저녁때에는 가끔 이 지방의 토속주인 홍주가 나왔다.
홍주는 증류된 소주가 지초뿌리를 통과한 까닭에 홍옥같이 붉게 빛났다.
한잔 마시면 뱃속이 짜르르 울리었고, 서너 잔을 천천히 마시고 나면 취기가 올라와 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졌다.


진도는 땅이 비옥했고 경상도와 전라도의 세곡선이 진도 앞을 통과하기 때문에 이를 거둔 삼별초군에게 양식걱정은 전혀 없었다.
진도 부근의 중요한 섬들도 삼별초군이 점령하여 진도의 방위에 힘을 보탰다.


고려관군이 진도 앞 바다까지 쳐들어왔다.
야별초 지유였던 고여림과 수군장수 양동무가 부대를 인솔했다.
삼별초군이 배를 내어 응대하였다.
삼별초군은 배를 관군들의 배 옆에 바싹대고 군졸들이 탄 배로 옮겨 탔다.
고여림은 용감한 장수였지만 동원된 장흥부의 군졸들은 그렇지가 않았다.
삼별초군의 창, 칼 앞에 군졸들이 맥없이 무너져 20여명이 포로로 잡히고 배도 탈취 당하였다.
그 광경을 본 다른 관군의 배들이 방향을 돌려 꽁무니를 빼었고, 고여림과 양동무가 탄 배도 같이 도망을 갈 수 밖에 없었다.
첫 접전치고는 매우 싱겁게 결말이 나고 말았다.


순기는 나주 방면으로 파견되었다.
이종수와 함께였다.
관군이 나주 방면으로 향하고 있다는 첩보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전라도의 백성들은 삼별초군에게 아주 호의적이었다.
몽골군의 약탈로부터 백성들을 구원해주는 삼별초군의 활약상을 많이 지켜보았기 때문이었다.
백성들은 몽골군이 따라 내려올까 봐 관군들의 남하를 걱정하였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관군들은 더 이상 내려오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 삼별초군이 관군들을 물리치러 곧 출륙할 예정입니다.”
순기는 지나치는 마을마다 이 사실을 백성들에게 알려주었다.
 백성들은 순기의 말을 듣고 모두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순기일행은 곧 남하하는 관군들을 발견하였다.
전라도 토적사가 된 신사전이 이끄는 부대였다.
순기일행은 몰래 관군들의 뒤를 밟았다.


신사전은 나주로 향하면서 촌민들을 불러 삼별초에 대한 정보를 캐물었다.
백성들은 한결같이 삼별초군이 곧 출륙하여 관군들을 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반신반의 하며 나주의 관아에 머물던 신사전 옆으로 화살 하나가 날아들어 관아기둥에 꽂혔다.
이종수가 날린 화살이었다.
화살에는 서신이 매어져있었다.
 서신을 풀어본 신사전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당장 철수하지 않으면 당신의 목은 곧 진도 용장산성에 매달릴 것이오. 좌별초 중랑장 이 원배’


신사전은 개경에서 거행된 팔관회의 무술대회가 생각났다.
야별초 4명과 감문위의 병사 20명의 대결이었다.
대결이 시작되자마자 감문위의 병사들이 순식간에 제압되는 장면이 뚜렷하게 떠올랐다.
 삼별초는 무적의 군대이었다.


이튿날 순기는 철수를 준비하는 관군들의 모습을 보았다.


관군들이 북으로 철수하는 모습을 확인한 순기와 종수는 진도로 향했다.
무안 바닷가를 말로 달리며 둘이서 경주를 하였다.
두 필의 말발굽에 차인 바닷물이 물보라를 이루며 사방으로 튀었다.
신나게 말을 달리자 그동안 가슴에 쌓였던 응어리가 모두 풀리는 기분이었다.


도중에 만난 어민들이 순기일행에게 갓 잡은 산 낙지를 대접했다.
산 낙지를 토막 내어 참기름과 소금을 두른 다음 집에서 빚은 농주와 함께 내왔다.
농주를 마시어 취기가 오르자 행복감이 스르르 밀려왔다.
인생이 참 별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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