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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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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 (쏙윙 4 )
2017-05-04 오전 9:18 조회 3288추천 1   프린트스크랩


쿨렌 산에 가는 길이었다.
코끼리를 타고 갔다.
 쏙윙은 걸어서 가고 싶었지만 우기이기 때문에 길이 진창이고, 웅덩이가 많아서 할 수 없이 코끼리를 타게 되었다.
코끼리는 느릿느릿 걸었지만 큰 덩치 때문에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성큼성큼 발을 내딛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앙코르톰과 앙코르와트의 수많은 돌덩이들을 코끼리를 이용해서 쿨렌 산에서 가져왔다니 코끼리의 힘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꼈다.


쿨렌 산은 크메르 제국의 성지였다.
앙코르와트를 건설한 수리야바르만 2세보다 훨씬 전에 최초로 앙코르왕국을 건설한 자야바르만 2세가 신권 왕 의식을 행한 곳이 쿨렌 산이었다.
자야바르만 2세는 시바 신을 주신으로 섬기고 수많은 링가를 만들어 시바 신에게 봉헌 하였다.


산을 오르는 길은 가파르지 않고 완만하였다.
조금씩 올라가면서 시야가 넓어졌다.
발밑으로 녹색의 평원이 펼쳐지자 가슴이 확 트이고 기분이 상쾌하였다.
거의 정상에 다다랐을 때 사원이 나타났다.
쏙윙은 사원에 모셔져 있는 링가에 물을 부어서 신을 축복하였다.


사원을 내려오자 길옆으로 시엡립 강이 흐르고 있었다.
물이 맑아보였다.
코끼리에서 내려 물에 들어가 보았다.
물이 앙코르와트 앞 해자의 물보다 훨씬 더 시원하였다.
강바닥에는 많은 링가가 보였다.
이제부터는 코끼리를 타지 않고 계속 걸어갔다.
물에 들어갔다 나왔다하기를 반복하면서 한 참을 걸어가자 쏴아 하는 폭포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허리 높이쯤 되는 폭포물이 우람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작은 폭포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물 구경을 하면서 더 내려가자 더욱 큰 물소리가 들렸다.
큰 폭포라고 하였다.
폭포 아래로 내려갔다.
어른 키 보다 도 훨씬 더 높은 곳에서 폭포물이 하얀 포말을 그리며 떨어지고 있었다.
일곱 빛깔의 무지개가 폭포위의 하늘에 두둥실 떠올랐다.
 “야아, 아름답다.” 쏙윙은 자기도 모르게 탄상을 내 질렀다.
쏙윙은 폭포 물을 맞아보기도 하고 폭포 밑의 웅덩이에 들어가 수영도 하는 등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기에 빠져들었다.


이튿날 날이 밝자 다시 코끼리 등에 앉아 집으로 길을 떠났다.
쏙윙은 코끼리의 걸음 리듬에 맞추어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코끼리가 가는 길 위에 코브라 한 마리가 똬리를 틀고 앉아있었다.
코끼리가 코브라의 꼬리를 밟았다.
화가 난 코브라는 코끼리의 다리를 물고 말았다.
비교적 어린 편에 속했던 쏙윙이 탄 코끼리는 깜짝 놀라 발광을 하기 시작하였다.
논둑길을 빠른 속도로 돌진하였다.
코끼리 위에 얹어놓은 의자가 무섭게 흔들렸다.
쏙윙은 떨어지지 않으려고 의자를 꽉 움켜잡았다.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발광하던 코끼리는 거의 한 시간 만에야 진정이 되었다.
쏙윙의 온 몸은 식은땀으로 흠뻑 졌었고, 두 손은 의자에 못을 박아 놓은 듯 굳어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쏙윙은 앙코르 톰에 있는 바이욘 사원도 자주 찾았다.
앙코르와트보다 더 나중에 지어서 그런지 바위가 깨끗하고 감촉이 신선하였다.
회랑에 있는 부조는 더욱더 선명하고 정교하였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네 면을 바라보고 있는 신상이었다.
부처님의 상이라고도 하고 앙코르톰을 지은 자야바르만 7세의 상이라고도 하였다.
온화한 미소가 늘 쏙윙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순환근무 제도 때문에 쏙윙의 아버지는 국경수비대로 가게 되었다.
시암 족과 접경을 맞대고 있는 곳으로 가야했다.
쏙윙의 어머니와 쏙윙이 함께 가기로 했다.
썸윙 형과 할아버지는 앙코르에 남았다.


쏙윙은 할아버지와 썸윙 형과 헤어지는 것이 매우 섭섭하였다.
썸윙 형은 자기에게 말 타는 새로운 기술과 최신의 무술 기법을 가르쳐주었다.
할아버지는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자주 해주셨고 쏙윙의 놀이 상대 이셨다.
그러나 새로운 세계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컸기 때문에 분연히 섭섭함을 물리치고 아버지를 따라나섰다.
이제 자기도 응석받이 어린애로 만은 클 수가 없었다.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며 자기 자신을 키워서 크메르 제국의 용사가 되어야하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앙코르톰의 북문 앞에서 손자를 배웅했다.
 친구들에게 우리 손자는 바이욘의 신상처럼 잘 생겼다고 칭찬하던 때가 생각났다.
솟아나는 샘물처럼 활기차고 명랑하여 늘 자기를 기쁘게 해주던 손자가 아니었던가?
할아버지는 손자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북문의 신상 앞에 서 있었다.


국경 수비대에서는 쏙윙 가족을 환영하였다.
쏙윙의 아버지가 권유하여 환영식은 매우 조촐하게 치러졌다.


환영회가 끝난 밤에 아버지는 수비대를 순찰하러 나가고 이제 어느 정도 자란 쏙윙은 어머니가 주무시는 방의 건넌방에서 잠이 들었다.


쏙윙이 거주하는 집의 하인 중에 시암족의 간자가 있었다.
시암 족은 철마다 이 간자에게 뇌물을 주고 한편으로는 이자의 부모를 인질로 삼아 외딴 곳에 유폐시키고 있었다.
간자에게서 알아낸 정보로 시암 족은 새 국경수비대장의 부임 날짜를 알아냈고 부임하는 그 날 밤에 수비대장의 집을 습격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쏙윙의 집으로 불화살이 날아들었다.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간자가 쏙윙의 방으로 침입하였다.
준비해온 쌀자루를 자고 있는 쏙윙에게 씌웠다.
쏙윙이 발버둥질 쳤지만 잠결인데다가 어른의 힘을 당해내기가 어려웠다.
간자는 쏙윙을 결박하여 밖으로 도망쳤다.


쏙윙의 어머니가 매운 연기를 마시면서 잠에서 깨었다.
일어나자마자 쏙윙의 방으로 갔다.
쏙윙이 없었다.
 “아버지를 따라갔나?” 쏙윙의 어머니는 쏙윙을 찾아 밖으로 뛰쳐나갔다.


순찰 중이던 쏙윙의 아버지에게 집에서 일어나는 불길이 보였다.
급히 말을 타고 크메르의 군사들과 함께 집으로 달리었다.
집 근처에 다다르자 뛰어오는 아내가 보였다.
“쏙윙은 왜 안보이지?” 아버지가 물었다.
 “당신을 따라가지 않았나요? 어머니가 되물었다.


밤새 찾아보고 이튿날 날이 밝은 후에도 하루 종일 찾아보았지만 쏙윙의 흔적은 찾을 길이 없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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