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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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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 (쏙윙 1 )
2017-04-29 오전 10:08 조회 3240추천 2   프린트스크랩


해자에서 수영을 마친 쏙윙은 성벽으로 걸어 올라갔다.
계단을 통하여 성벽 안으로 들어가서 회랑의 창틀에 걸터앉았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여기는 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었다.
몸을 다 말린 쏙윙은 앙코르와트의 본전으로 걸어들어 갔다.
도서관에서 일을 보던 스님이 인사를 건넸다.
“도련님 오시는군요. 점심식사는 하셨나요?”
“아직 안 먹었어요.”
스님은 점심을 차려냈다.
쏙윙의 아버지는 앙코르 톰에 있는 왕궁의 수비대장 이었다.
공부와 무술단련으로 매일 바빴지만 열흘에 한 번 꼴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놀 수 있는 휴일이 있었다.
앙코르 톰에도 놀 곳이 많았지만 이제 열 살이 된 쏙윙은 주로 앙코르와트에 와서 놀았다.


점심을 먹고 나서 본전의 제1회랑으로 들어갔다.
회랑 벽에 빽빽하게 그림이 부조되어있었다.
할아버지께서 이야기 해주시던 우유바다 휘젓기가 있었다.
나쁜 신들인 아수라와 싸우던 착한 신들이 불멸의 약인 암리타를 얻기 위하여 비슈누 신에게 부탁하여 만다라 산을 뽑아 회전축으로 삼고 거대한 뱀인 나가로 하여금 이를 감아 아수라들과 협력하여 우유바다를 휘저었다는 이야기였다.
쏙윙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골똘히 듣고 나서 실제로 우유항아리를 나뭇가지로 한 참 동안 저어본 적도 있었다.
불멸의 영약인 암리타는 만들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포기를 한 쏙윙은 혹시 우유를 가공하여 만든 시큼한 요구르트가 암리타는 아닐까 생각도 해보았다.
시큼하여 별로 좋아하지 않던 요구르트이지만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작은 결심을 하였다.
 “아, 혹시 모르니까 요구르트를 자주 마셔야겠구나.”


회랑 벽의 그림에는 라마야나 이야기도 있었다.
역시 할아버지한테서 들은 이야기였다.
활을 잘 쏘는 라마왕자가 부인 시타 공주와 함께 왕궁을 빠져나왔다.
이들은 단타카 숲에서 생활하면서 그 숲에 사는 악마들을 퇴치하였다.
그러자 악마의 왕인 라바나가 시타를 납치하였는데 라마왕자는 영리한 원숭이인 하누마트의 도움으로 라바나를 이기고 결국 시타를 찾아 왕궁으로 개선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야기가 하도 길어서 이야기를 듣는 도중 쏙윙은 늘 할아버지의 품에서 잠이 들었었다.
회랑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더욱 실감나게 다가왔다.


그 다음 그림은 거대한 호수에서의 싸움이었다.
배에 탄 크메르의 용사들이 참파 족을 무찌르는 광경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있었다.
호수에는 사람보다도 더 큰 물고기도 있었다.
쏙윙은 할아버지를 졸라 저 호수에 꼭 한 번 가보리라고 결심하였다.


제1회랑의 부조들을 다 보려면 며칠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었다.
나머지는 다음에 보기로 하고 제2회랑으로 올라갔다.
전망이 좋았다.
오전에 멱을 감던 해자가 보이고 외곽의 성벽들과 그 너머의 풍경도 보였다.
 압사라의 조각이 곳곳에 있었다.
우아한 압사라의 조각을 보면 꼭 어머니를 보는 것 같았다.
다시 제3회랑으로 올라갔다.
전망이 한층 더 좋아졌다.
 이제는 앙코르톰의 사원들과 왕궁건물 그리고 시가지의 모습도 뚜렷이 보였다.
오른쪽은 성벽너머로 광활한 논들이 펼쳐져있고 저 멀리 쿨렌 산이 보였다.


회랑 안쪽에는 금색의 탑이 다섯 개가 세워져있었다.
 더 이상은 올라갈 수 없고 바라만 볼 수 있었다.
메루 산을 본떴다는 탑들은 상당히 높았고 조각들이 섬세하였다.
모두 금을 칠하여 저녁노을에 눈이 부시게 빛이 났다.
감히 쳐다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쏙윙은 그저 두 손을 모으고 합장을 할 뿐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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