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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투표에 임하면서 든 착잡함
2017-04-26 오후 9:07 조회 3740추천 1   프린트스크랩
금번 대통령 선거에  즈음하여 어제(4월 25일) 재외 국민 투표를 하였다.  해외에서 하는 첫 투표라서 모든 것이 낯 설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분명 금번 대선 투표용지는 4월 29일날에 인쇄를 한다고 했는데 해외 투표용은 별도로 미리 인쇄를 해놓은 것인가,  아니면 내가 날짜를 잘못 알았나 하고 인터넷으로 주(駐) 오지리 한국 대사관 홈 페이지에 들어가서 재차 확인하여도 25일부터 투표한다는 공고가 있었다.  


오지리 한국 대사관은 비엔나 중심가에서 10 여분을 가면 변두리 고급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다.  요사이는 GPS 가 있어서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오지리 국민들도 한국 대사관 위치를 물어면 잘 모른다거나 심지어 도시 지리에 정통하다는 택시 운전사들 중에도 북한 대사관으로 태워다 주는 기사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오죽하면 북한에 납북됐다가 비엔나에서 탈출한 최은희/신상옥 부부조차도 한국 대사관이 아니라 미국 대사관으로 피신을 했겠나 !

딸 가족은 대사관에 몇 번 가본 적이 있다지만 우리 부부는 그 날이 처음이었다.  우리 대사관으로 접근할수록 여러 나라 국기가 게양된 건물들이 즐비하게 보이는 것으로 보아,  한국 대사관이 위치한 곳은,  많은 외교공관이 밀집해 있는 서울의 한남동 일대를 연상하게 했다.

단층 면적은 그리 넓지 않은 하얀 색 계통의 4 층 건물 입구 국기 게양대에는 언제 보아도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투표 첫날이어서 그런지 대사관 인근 도로에는 주차 공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주변은 한적하면서도 도로가 깔끔하고 양쪽으로 가로수가 늘어서 있다. 한시간 주차 요금을 인터넷으로 결재하고 하차한 우리는 대사관으로 걸어가는 데 대사관 입구에서 정장을 차려 입은 한국인 청년이 가볍게 목례를 하고 우리를 맞았다.


선거 자원 봉사자인지를 묻자 도우미는 맞는데 선거기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다.  대사관 내부로 들어가자 또 다른 한국 청년 도우미와 대사관 직원이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정 자세로 서 있는  키가 1 m 85 cm 는 넘어 보이는 오스트리아 인 직원도 한국식으로 양손을 모으고 90 도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한국의 국력이 신장되니 인건비가 비싼 현지 국적 외국인 직원까지 고용하여 그로부터 환대를 받을 수 있으니 대한민국 국민이란 자부심이 생겨났다.


투표장에 들어서니  교민 3명이 우리 앞에서 투표를 하기 위하여 신원을 확인하거나 기표소로 들어가고 있었다.  투표장 배치는 국내 여느 투표소와 별로 다른 점이 없었다. 


단지 다른 점이라면,  여권(주민증, 국내 발급 운전 면허증으로도 가능)으로 신원 확인을 마치고 나니 투표 용지가 이미 인쇄해놓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프린터에서 출력을 하여서 교부한다는 점이었다.


투표하기 전에 정말 많은 갈등을 했다.  누구에게 투표하는 것이 옳은지 마지막 기표 가림막 속으로 들어가면서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대선 후에 펼쳐질 국내 상황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송민순은 구속될까?  안 될까?   북한에서 취임식 축하 사절단을 파견하겠다면 같은 민족끼리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 수락할 것인가?  최용해 같은 인물이 참석한다면, 취임식장에 참석한 우방과 이웃 나라의 국가 원수들이나 외교사절들은 예상치 못한 이런 상황을 목도하며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까?  외신들은 뭐라고 비아냥거릴까?  최용해가 우리 대통령 개별 면담을 하고 우리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하는 김정은 친서라도 제시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하겠다고 평소에 얘기한 그 말이  현실화되면 한국은 더 이상 미국 편이 아니라 북한 편이니 믿을 수 없다고 주한 미군을 철수한다고 하면 나라 꼴은 어떻게 될까?   설마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겠지?   금방 배치가 끝나가는 사드를 중단하고 되가져가라고 하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는 어떻게 반응하고 미국인들은 뭐라고 할까?  전교조 해체는 없던 일로 다시 부활하는 것일까?  해체됐던 통진당이 다시 살아나거나 이석기가 사면되어 석방되는 것은 아닐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고 했는데 북한에 현금이 들어가는 것을 세계 각국이 금지하도록 한 유엔 결의를 위반하면 혹시 세계로 부터 대한민국이 왕따가 되는 것은 아닐까?  개성공단 철수에 따라 기업이 입은 피해에 대하여 국민 혈세로 이미 보상을 마쳤는데 다시 들어가면 이런 국고 낭비는 누가 책임지나?  남북 관계가 경색되거나 북한이 다시 핵실험을 해서 미국이 북폭을 하려고 하면 그들이 인질이 될 터인데  그래도 괜찮은 것인가?  미국이 북폭을 하려고 알려오면 이를 북한에 미려 알려줘서  북폭을 할 빌미를 제공하지 말라고 하겠다던데  정말 황당한 발언이 아닌가?  미국이 북폭을 한다면,  북한이 북반부 도처에 꽁꽁 숨겨놓은 10 여개 넘는 핵 저장고를 전부 알아내어 동시에 폭격할 수는 없을 터이니,  핵 시설 폭격이 아니라면 북폭 = 참수작전인데  참수 작전 계획이라는 극비 계획을 적에게 누설하겠다는 얘기인가?  미리 김정은이 알면 그 장소에서 도피해 버리면 폭격은 실패하게 되는데 미국이라고 그걸 모를까?  그렇다면 미국이  요사이 언론에 회자되는  코리아 패스하고  우리 국민만 몰라서 손 놓고 있다가  당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는  '코리아 패스'라고  적어놓고 ' 한국 왕따 ' 라고 해석을 해야 되는 날이 오는 것은 아닐까?   

기왕이면 될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고 순간적으로 마음을 고쳐 먹었으나 그렇게 되면 나도 위와 같은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일조를 한 동조자가 된다는  죄의식같은 것이 감당하지 못할 것 같다.

나와는 이념이 다른 대통령이지만,  국민들 걱정 시키지 않고 어련히 잘 국가를 이끌어 나가시겠지.  내 잡념이 한갖 기우이기를 바랄 뿐이다.   


' 기표장에서 낮잠 자세요?  대기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  독촉 소리에 제 정신이 돌아와서 서둘러 대충 투표를 하고  봉투에 넣어서 봉하고 나오니 내 뒤에 10 여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 죄송합니다. '  하고 고개를 숙이고 대사관을 빠져 나왔다.  기표장 안에서 5 분 여나 있었다고 딸 애가 귀뜸을 했다.

 
투표 후에 점심 식사는  인근 공원의 식탁이 놓여있는 벤치에 앉아서 준비해온 김밥을 먹었다.  학교에서 단체로 나온 오지리 중학생들이 체육 수업인지 배구를 하며 깔깔 거리며 놀고 있다.   저들은  분단의 고통과 이념의 갈등이 없으니  고민이 없어서 좋겠다.  


김밥 맛이 모래를 씹는 기분이다.  투표다운 투표가 아니었고  악몽을 꾼 것 같은 기막힌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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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enie |  2017-04-27 오전 9:58:1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지리의 마법사 같은 마법을 발휘하야
나라 다운 나라가 되는데
깨끗한 한 표를 행사하셨군요!
엄지척~*^  
egenie |  2017-04-27 오전 9:58:4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brovo bravo!  
팔공선달 |  2017-05-02 오전 4:09:3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매번 마음에 둔 대통령이 되지는 않죠.
문제는 선택할 때까지의 대립이 너무 극단적이고 골이 깊어 오래동안 이념화 된다는 것
끝나면 인정하고 한 곳으로 마음을 모아야 하는데
죽을 때까지 자기 노선을 고집하고 상대를 불신을 넘어 증오의 대상을 삼는 생태계
안타까울 뿐입니다.
내마음에 드는 대통령이 안되더라도 섭섭한 마음이 들더라도...
나라가 잘 되게 이끌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킹포석짱 |  2017-05-05 오후 5:09:1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번 만큼은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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