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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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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 이원배 2 )
2017-04-12 오전 11:13 조회 2648추천 5   프린트스크랩


야별초 김 수창은 화약통 터지는 소리를 들었다.
불길이 치솟는 방향을 보고 삼거리로 뛰었다.
청주 목에 파견 나와 있던 김 수창은 미리 방범계획을 세워두었다.
도적이 들었을 경우에는 화약통을 터트리라고 수 백 개의 화약통을 제조하여 주민들에게 이미 나누어 준 상태였다.

삼거리에 다다르자 역시 짐작대로 산적들 열 댓 명이 몰려오고 있었다.
 “꼼짝들 마라, 무기를 내려놓아라.”
김 수창의 호통이 길거리에 쩌르렁 울렸다.
산적들은 호통소리에 흠칫 놀랐다.
그러나 상대가 하나 뿐인 것을 보고는 마음을 놓았다.
 “우리는 속리산 산신령님들이시다. 공연히 다치지 말고 길을 비켜라.”
박 상도가 기세를 올리며 엄포를 놓았다.
 “하하, 속리산 산신령? 그래 그 속리산 호랑이를 한 칼에 잡은 야별초 김 수창을 모르는가?”

산적들은 야별초가 생겼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으나 맞닥뜨리기는 처음이었다.
앞의 세 명이 칼을 빼들고 달려들었다.
그러나 세 명이 모두 쓰러지는 데는 일각도 걸리지 않았다.
세 명이 순식간에 쓰러지는 것을 본 산적들은 일시에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갔다.
김 수창은 바로 모여든 관군들과 함께 산적들을 쫒았다.

허겁지겁 도망치던 산적들은 연기까지 도망친 뒤에야 한 숨을 돌렸다.
모두 모여 보니 총 인원이 처음 떠날 때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야별초의 무서움에 온 몸이 떨렸다.
아직까지도 자기 식구 세 명이 순식간에 쓰러지는 장면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그렇게 매섭고 빠른 검법이라니!

산적들은 모두 풀이 죽어서 산채로 들어섰다.
절반 이상이 돌아오지 못한 것을 본 산채에 남은 동료들은 망연자실 하였다. 날래고 강한 자들만 뽑아서 원정을 간 것인데…

더욱 문제는 청주에서 벌어온 것으로는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에 보름도 버티기가 어려운 점이었다.
먹고 살기 위하여 새로운 모험을 해야 했다.

은진으로 원정을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은진은 넓은 평야와 금강 덕분에 쌀과 해산물의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부촌이 형성되어있었다.
청주로 원정을 갈 때 보다는 규모는 작지만 제법 단단하게 원정군을 꾸렸다.

혹시 모를 관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하여 신도 쪽으로 바로 출발하지 않고 유성 현 쪽으로 출발하였다.
진잠 현을 빙 돌아 황산벌 초입에 도착했을 때였다.
앞쪽에서 피투성이가 된 장정들이 쫒기 듯 도망쳐오고 있었다.
인상들로 보아 자기들과 같은 산적 무리 같았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박 상도가 물었다.
 이쪽의 인상이 자기들과 같은 부류인 것을 눈치 챈 장정들이 대답했다.
 “말도 마십시오. 악귀 같은 야별초에게 걸려 우리 대둔산 식구들이 거의 다 초죽음이 되었습니다.”
야별초란 말에 도덕봉의 산적 일행은 가슴이 뜨끔해졌다.
순식간에 의욕을 상실하였다.
“아아, 하늘이 우리를 버리시려는가?” 박 상도는 긴 탄식을 하였다.

은진으로의 원정은 취소되었다.
산적들은 한 밭을 거쳐 돌아오면서 몇 몇 민가에서 쌀 몇 가마와 닭 수십 마리만 건진 것이 원정의 수확이라면 수확이었다.

도둑 굴의 식량이 점점 줄어들어가고 있었다.
굶주림에 지친 아이들이 뛰어놀지도 못하고 산채 바닥에 쓰러지듯 누워 잠만 청하고 있었다.
무언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젊은 산적들 입에서 병사 골 초입의 자기소를 털자는 의견이 나왔다.
 박 상도는 펄쩍 뛰었다.
늙은 두령들 입에서도 그것만은 안 된다는 즉각적인 반응이 나왔다.
학봉이나 사봉 일대는 도덕 봉의 도적들 입장에서는 집의 안채나 다름없었다.
그 곳을 턴다는 것은 자기들의 살을 도려내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었다.
더구나 먼 옛날 학봉으로 내려갔다가 동학사의 승병들에게 혼쭐이 난 이후로는 도둑 굴 식구들에게 도덕봉의 서쪽으로의 하산은 절대 금기시 되고 있었다.
이 일은 그야말로 산채의 존폐가 걸린 일이었다.

며칠 째 갑론을박이 이루어졌다.
나이 많은 두령들 쪽은 힘들더라도 동쪽으로 나가 조금씩만 벌어서 호구지책을 하면 언젠가는 좋은 때가 오지 않겠느냐며 젊은 패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젊은 쪽들은 생각이 달랐다.
상감청자 몇 개만 들고 와도 몇 년간 편하게 지낼 수 있으니 이 기회에 한 몫을 잡아 이곳을 뜨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혈기 방장한 젊은 패들이 결국은 일을 벌이고야 말았다.
오월의 그믐밤에 젊은 패 열다섯 명이 두령들의 눈을 피해 도덕 봉의 서쪽으로 하산을 하였다.
모두 무기를 손에 들고 병사봉 밑의 자기소로 향했다.

그 날 밤 이 원배는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며칠 후에 야별초 시험을 치러 개경으로 가야만 했다.
그 동안 준비는 철저히 했지만 무언가 마음이 설레면서 초조함을 이기기가 어려웠다.
칼을 빼들고 심상 검 수련을 하기위하여 들로 나갔다.
마침 그믐밤 이라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정도로 캄캄한 땅거미가 자욱이 퍼져있었다.
갑자기 마을의 개들이 짖어대기 시작하였다.

(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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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pan |  2017-04-18 오후 3:33:0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원배가 활약할 시기가..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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