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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신(2)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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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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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신(2)
2016-09-07 오전 11:09 조회 1774추천 3   프린트스크랩

장사는 잘되었다.
그러나 디오니소스는 안락한 생활과 더 넓은 세상을 보고자 하는 욕구사이에서 갈등을 하였다.
인도에 한번 놀러오라는 비슈누의 말이 귓가를 간질였다.
고민에 잠긴 디오니소스를 보고 사티로스가 물었다.
 “주인님,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십니까?”
디오니소스가 여행 얘기를 하자 사티로스가 반색을 하였다.
 “아이고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은 너무 너무 좋은 일이지요. 안 그래 마이나스?”
마이나스도 동의하였다.
 디오니소스는 역시 조금이라도 더 젊은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고 여겼다.


집에 와서 판에게 물어봤지만 역시 같은 대답이었다.
이제 세일레노스 아저씨의 의견이 어떨지 궁금하였다.


세일레노스 아저씨는 신중하였다.
디오니소스의 얘기를 듣고 한 참 동안 침묵하였다.
“음 어려운 질문 일세 생각해 보겠네”


며칠 후 세일레노스 아저씨가 디오니소스를 찾아왔다.
 벌통들은 친척에게 맡기고 여행에 동참하겠노라고 말했다.
 평생을 이곳에서만 살아온 세일레노스 아저씨에겐 큰 결단이었음이 틀림없었다.


당나귀 여러 마리에 짐을 싣고, 또 등짐을 지고 일행은 출발하였다.
고원을 건너는 숲길로 접어들었다.
처음 가보는 길이었다.
숲을 나서자 골짜기의 강물 옆으로 길이 나 있었다.
물고기들이 힘차게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강물이 넓어지면서 일행은 강둑 위로 난 길을 따라 걸었다.
넓은 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저녁 무렵에 한 마을에 도착하였다.
일행은 숙소를 알아보고 저녁을 먹고 난 후에 동네 사람들을 숙소의 넓은 마당에 불러 모았다.
세일레노스 아저씨가 꾸민 이야기를 바탕으로 일행은 연극을 공연하였다.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바닥을 치면서 웃기도 하고 슬픈 대목에서는 소매로 눈을 닦으면서 울기도 했다.
처음 공연한 연극은 성공적이었다.
연극이 끝난 후에는 포도주를 팔았다.


큰 강 두 개가 합쳐지는 도시에서는 한 달 가까이 머물렀다.
시장에 자리를 잡고 연극을 공연하고 포도주를 팔았다.
사티로스가 손님들을 끌어 모았다.
“여러분! 기쁨을 세상에 대한 애정으로, 슬픔을 인생에 대한 깨달음으로, 분노를 용서로 바꾸어주는 신비의 생명수가 있습니다. 기회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닙니다. 왔을 때 꼭 잡으십시오. 우리는 날이면 날마다 여기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일이면 우리는 다른 곳에 있을 것입니다. 그럼 어디에 있느냐? 바로 저 옆자리에 있을 것입니다.”


도시를 떠나 일행은 사막을 건너고 초원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었다.
길이 점점 험해졌다.
고갯마루에 이르렀을 무렵 무기를 든 산적들이 일행을 에워쌌다.
 “꼼짝들 마라. 말을 잘 들으면 목숨은 살려주겠다.”
판의 눈에 힘이 들어가고 주먹이 쥐어지는 것을 보고 디오니소스가 조용히 눈빛으로 달랬다.


일행은 결박당한 채로 두목이 있는 산채로 끌려갔다.
포도주를 보고 두목이 물었다.
“이것은 무슨 물건이냐?”
디오니소스가 대답하였다.
“신비의 생명수입니다. 한번 마셔보십시오.”
“마시라고? 독약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럼 저에게 먼저 한 모금 주십시오.”
디오니소스가 한 모금을 마셔보자 두목이 안심하고 포도주를 마셨다.
포도주를 마신 두목의 심경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그간 살아온 일이 너무도 후회가 되었다.
좋은 길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도 모두 놓친 것이었다.
한탄을 하고 또 한탄을 하던 두목은 부하들에게도 모두 포도주를 권했다.
포도주를 마신 산적들은 땅을 치며 대성통곡들을 하였다.
두목이 명령하였다.
 “이 분들의 결박을 풀고 저녁식사를 대접하여라. 그리고 잠자리도 마련해 드리도록 하여라.”


산을 내려온 일행은 비옥한 평야 지대를 흐르는 큰 강을 건넜다.
며칠을 걸은 후에 또 다른 큰 강이 나타났고 일행은 강기슭의 마을로 찾아들었다.
온화하고 평화로운 동네였다.
동네사람들에게 비슈누에 대해서 묻자 마을에서 가장 큰 집을 가리켰다.


비슈누와 시바가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다.
 둘의 아버지인 브라흐마가 인사를 하였다.
 “반갑습니다. 저의 아이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무쪼록 편히 쉬시다 가십시오.”


비슈누네 집에서 며칠을 쉰 일행은 남쪽으로 향하였다.
끝없이 넓은 고원을 지나 남으로 내려갈수록 날씨는 점점 더워졌다.
생전 처음 보는 꽃과 나무와 짐승들이 보였다.
 한 꼭지에 긴 열매가 여러 개 달린 과일은 무화과 보다 더 달고 부드러웠다.
소보다 덩치가 훨씬 더 큰 짐승이 긴 코를 휘둘러대는 모양이 무척 우스웠다.
성질은 소처럼 온순해보였다.
나무 위에서는 인간을 닮은 짐승이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며 일행을 환영하였다.


남쪽 바닷가에 도착한 일행은 바닷가에 천막을 치고 수영을 하면서 놀았다.
목이 마르면 바닷가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높은 나무에 올라가 큰 개암 모양의 열매를 따서 칼로 구멍을 뚫어 열매 안에 고인 물을 마셨다.
디오니소스는 말로만 듣던 백부 포세이돈이 혹시 보일까 해서 바다를 쳐다보았지만 포세이돈은 보이지 않았다.


남쪽을 한 바퀴 돌아본 일행은 비슈누네 집에서 며칠을 더 묵은 다음 비슈누 네와 작별을 고하고 북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비옥하고 넒은 평원이 끝없이 펼쳐져있었다.
풍요로운 마을을 수없이 지나고 일행은 산기슭의 밀림지대로 들어섰다.
밀림에서는 인간을 닮은 나무위에 사는 짐승을 비롯하여 사슴, 멧돼지는 물론이고 호랑이도 가끔 볼 수 있었다.
 밀림 사이의 계곡으로는 강물이 우레와 같은 굉음을 내며 세차게 흘러가고 있었다.


한 참을 올라가자 발밑에 일행이 걸어온 전경이 내려다 보였다.
골짜기와 밀림과 대 평원, 그리고 점점이 흩어져있는 마을들이 내려다 보였다.
때마침 시원한 바람이 한 줄기 불어와 이들의 땀을 식혀주었다.
마이나스가 외쳤다.
“저기 좀 올려다보세요.”
고개를 돌려 보니 새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고봉들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장엄하게 펼쳐져 있는 광경이 눈에 띄었다.
일행은 훌륭한 경치에 감탄을 하였다.
이곳에 천막을 치고 하루를 쉬기로 하였다.


점점 높이 올라갈수록 머리가 아파져왔다.
길도 눈이 쌓여 상당히 미끄러웠다.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하면서 최대한 조심해서 올라갔다.
이 길을 선택한 것이 후회도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눈보라가 치기 시작했다.
한치 앞도 잘 보이지 않고 강풍에 몸이 날아갈듯 하였다.
일행은 서로 꼭 잡고 한발 한발 전진하였다.
고갯마루에 올라서자 거짓말 같이 눈보라가 멎고 제법 큰 산장이 눈에 보였다.


일행은 산장으로 들어섰다.
하연 수염의 노인네가 이들을 맞았다.
 “올라오시느라고 수고가 많으셨지요. 제가 아직 심술을 다 못 버렸나 봅니다. 허허허.”


저녁을 먹고 차를 한 잔씩 마신 후 밖으로 나가 보았다.
온 하늘에 별들이 보석을 박아놓은 것처럼 반짝였다.
손을 뻗으면 몇 개 딸 수 있을 것 같았다.


“노인장은 이곳에서 심심하시지 않으십니까?”
디오니소스가 노인에게 물었다.
 “하하, 댁들 같은 여행객이 있지 않습니까? 또한 구름도 자주 찾아온답니다. 그리고 가만히 보면 이 세상에는 풀과 나무, 산과 같이 그 자리에 뿌리박고 살고 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답니다. 허허허.”


노인은 자기 이름을 ‘히말라야’ 라고 하였다.
노인은 예전에 바다 속에서도 산 적이 있다고 했다.
 디오니소스는 노인에게 혹시 비슈누를 아느냐고 물었다.
 “아, 알다마다요. 그 분들 덕분에 제가 여기서 산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손님들이 오시는 것도 미리 연락을 받았답니다.”
디오니소스는 비슈누네가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였다.


 (계속)

┃꼬릿글 쓰기
youngpan |  2016-09-08 오전 1:11:1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신화의 연결?인가요....  
짜베 |  2016-09-08 오전 10:28:5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방구석에서 뒹굴면서 지루해서 글로나마 여행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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