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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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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친구
2016-05-25 오전 9:28 조회 2448추천 5   프린트스크랩

술친구

두 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친 친구 다섯 명은 막걸리 집으로 들어섰다.
“아주머니, 오만원어치주세요.”
“예, 두부김치 전골하고 밥 모두 드시지요?”
“예, 밥 다섯 그릇 주세요.”
 ‘만원의 행복’ 이라고 다섯 친구는 만원씩 내고는 그 범위 안에서만 먹는 산행을 몇 년간 해오고 있었다.
막걸 리가 몇 순배 돌았다.
거나해져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고간 끝에 건강으로 화제가 옮겨졌다.
철순이가 말했다.
“우리 이렇게 만나는 것도 몇 년 못갈 꺼야. 누군가 아프고 죽고 하다보면 모임도 끝나는 거지.”
술에 취한 민구가 소리 질렀다.
“끝나기는 뭐가 끝나 우리모임은 죽어서도 계속 이어져야지.”
 민구의 술주정에 친구들 모두 한 바탕 웃어재꼈다.

북한 정찰총국장 이영무는 몹시 긴장하였다.
위원장 동무께서 인민무력부장과 함께 저녁만찬에 초대하였기 때문이었다.
미사일발사 성공을 기념하는 만찬이었다.
미사일 연구는 제2경제위원회에서 기획하였지만 모든 실무 작업은 인민무력부장의 지휘아래 시행되었다.
인민무력부장 설동구와 이영무는 김일성 군사대학의 동기동창이었다.
위원장이 건배를 제의했다.
“자, 미사일 발사 성공을 축하하자우, 건배 ”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설동구와 이영무가 동시에 외쳤다.
술이 오르자 분위기가 어느 정도 누그러졌다.
 설동구가 외쳤다.
“역도들의 심장에는 그저 미사일이 최고입네다. 아마 지금쯤 남조선 놈들 골치깨나 썩고 있을 것입네다.”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말고”
 위원장이 맞장구를 쳤다.
이명무는 설동구의 설치는 꼴이 아니꼬웠지만 내색을 하지는 않았다.
 “우리 총국에서도 적들이 화들짝 놀라도록 칼침을 놓겠습니다.”
 “ 아, 그런가? 기대해봄세”

설동구에게 지기 싫어 술김에 큰소리를 친 이영무는 사실 큰 고민에 휩싸여있었다.
미사일 발사와 원자폭탄 실험으로 유엔의 제재가 심해지면서 정찰총국의 수입은 반의반으로 줄어들어있었다.
굶주린 부하들의 불평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난국을 타개할 어떤 방안이 필요하였다.

민구는 은행에 가서 아들의 계좌로 이 십 만원을 부쳤다.
 민구 아들은 상사와 말다툼 끝에 전의 직장을 그만두고 2개월째 백수생활 중이었다.
상사와 다투었다는 말을 할 때, 비록 월급은 적더러도 민구는 아들이 그냥 그 직장에 붙어있기를 간절히 바랬었다.
요즈음 취직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그동안 벌어놓은 돈으로 두 달 까지는 버티겠지만 지금부터가 문제였다.
 아들 녀석은 50여 군데나 이력서를 냈고, 어제 두 군데 면접을 봤는데 분위기가 괜찮아서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거라며 민구를 안심시켰다.
 어쨌든 이 십 만원이면 앞으로 두주일은 아들걱정하지 않고 잠을 잘 수 있을 터였다.

북한군 특수부대 중사 오규철은 감개무량하였다.
 왼 팔뚝을 보았다.
 위원장께서 직접 채워주신 스위스제 시계가 있었다.
오규철은 시계를 보며 온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기필코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고 다짐하였다.
폭파공작조에서 늘 일등을 해오던 오규철을 특수부대장 이강민이 국장에게 추천하여 임무가 부여되었다.
 남조선 서울 시청 앞 광장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주말을 이용하여 테러를 가하라는 임무였다.
남한 내 불평분자가 일으킨 테러로 가장하여 남남갈등을 일으킬 음모였다.

오규철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새벽에 신포 항에서 남조선으로 향하는 잠수함에 탈 예정이었다.

노인 일자리 모집공고를 보며 민구는 고민에 휩싸였다.
 일을 시작하면 친구들과 만나는 자유가 제한되는 거였다.
일은 별로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주말에 어질러진 시청 앞 광장을 청소하는 일이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나가면 되었다.
일당 16,000원이면 곧 돌아오는 손자의 첫돌에 그럴듯한 장난감을 하나 사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생각이 미치자 민구는 곧바로 인터넷 신청버튼을 눌렀다.

오규철은 고첩들이 구해온 부품들을 결합하여 폭탄조끼를 완성하였다.
왼쪽과 오른쪽에 줄을 두 개 만들었다.
왼쪽 줄은 잡아당기고 나서 일 분이 지난 다음에 터지게 되어있고, 오른쪽 줄은 잡아당기면 즉시 터지게 만들었다.
 여유가 있으면 조끼를 벗어서 왼쪽 줄을 당겨놓은 다음 탈출하고, 그렇지 않으면 오른쪽 줄을 당기어 자폭할 작정이었다.

조끼위에 작업복을 걸친 오규철은 광화문 전철역에서 내려 시청 쪽으로 걸음을 옮기었다.
 남한담배 에쎄를 한 개비 뽑아 불을 붙였다.
손맛이 투박한 북한 제 모란봉보다 얄쌍한 것이 맛도 그만이었다.
 담배연기를 공중에 후우 욱 내뿜었다.
 긴장이 어느 정도 풀리었다.
두어 모금 담배를 빨아드리고 난 후 남은 꽁초를 세 손가락으로 휙 튕겨 버리었다.

민구는 일을 하기 전에 덕수궁을 구경하려고 일찍 집을 나섰다.
 동아일보사 앞을 지나는데 앞의 젊은이가 날리는 담배연기가 눈앞으로 휘감겨 들어왔다.
거기까지는 참을 만 했다.
 그런데 그 자가 날린 담배꽁초가 땅에 튕긴 다음 종아리에 담배 불똥이 파고들었을 때에는 그만 참을성을 잃고 말았다.

“여보세요.”
앞의 젊은이를 불러 세웠다.
“담배꽁초를 아무렇게나 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인기척을 느낀 오규철은 뒤를 돌아보았다.
담배꽁초를 버린 것을 가지고 시비를 벌이는 것이었다.
오규철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 이놈 미친놈이 아닌가? 까짓 담배꽁초를 길에 버린 것을 가지고 시비를 걸다니’
“아니 그럼 꽁초를 길에 버리지 씹어 삼켜야합니까?”
민구는 더욱 기가 막히었다.
사과를 기대했는데 사과는 고사하고 대신 시비를 당했다.
 말문이 막힌 민구는 황당한 일을 당했을 때 쓰는 쌍 팔년도 유행어를 자기도 모르게 불쑥 내뱄었다.
 “당신, 간첩 아냐?”

오규철의 안색이 확 변했다.
 눈에 살기를 띠었다.
 민구는 농담 삼아 한말에 상대의 표정이 갑자가 바뀌는 것을 보고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상대의 눈을 보니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격술에도 일가견이 있는 오규철은 앞의 중늙은이를 한 방에 제압하고 시청 앞으로 가려고 공격을 서둘렀다.
얼굴을 치는 척하며 낭심을 향해 앞차기를 날리었다.
평소에 고유무술 기천을 연마해오던 민구는 상대의 발 공격을 원반 법으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낚시걸이를 걸었다.
기천의 수는 방어와 공격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노인을 한 수에 제압하려던 오규철은 노인의 반격에 당황하였다.
서로 뒤엉켜 땅바닥에 뒹굴었다.
멀리서 경찰 두 명이 뛰어오는 것이 눈에 보였다.
 “썅, 간나 새끼”
욕설을 내뱉으며 오규철은 조끼의 오른쪽 줄을 잡았다.
다행히 윈 팔뚝에 스위스제 시계는 없었다.
 남한으로 내려오기 전에 아내에게 주었던 것이다.
오규철은 줄을 잡아당기었다.
크나큰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로 민구를 포함하여 총 다섯 명이 사망하였다.
 민구는 죽으면 천당에 갈지 지옥에 갈지 궁금하였었다.
그런데 죽은 다음에도 길거리에 그대로 있었다.
길거리의 풍경도 별로 달라진 것 같지 않았다.
제일먼저 집에 있는 아내가 보고 싶었다.
집이 있는 월곡동까지 무작정 뛰었다.
 뛰는 데도 별로 숨이 차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여 초인종을 누르자 낯선 얼굴이 고개를 내밀었다.
 집주인이 말했다.
“잘 못 찾아오셨습니다. 아마 죽으신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동네 앞의 사무소로 가보십시오.”

사무소에 도착하니 젊은 직원이 이름과 나이 등을 물었다.
 “음 이승 나이가 66세이니 삼분의 일이면 22세이군.”
직원이 혼자 중얼거리며 컴퓨터에 제반 사항을 적어 넣었다.

사무소를 나오며 벽에 있는 거울을 보니 거기에 민구의 젊었을 때 얼굴이 보였다.

당분간 보호소에서 지냈다.
간단한 일을 하며 수당을 받는 데 한 달 동안 일을 해도 막걸리 한잔 값밖에 나오지 않았다.
 직원에게 항의하였다.
 “아 나라를 위해서 싸우다 죽었는데 뭐 특별한 보상도 없습니까?”
 직원이 차갑게 말했다.
 “여기는 그런 거 없습니다.”
 더 이상 따졌다간 “정 억울하시면 다시 살아나 보시던가?” 라는 야유가 이어질까봐 따지지도 못하고 바로 사무소를 나왔다.
 아내와 생전에 자주 오르던 뒷동산 에 올랐다.
경치는 변함이 없었다.
민구는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참고 기다리다보면 반드시 아내를 만날 것이었다. 그것도 더 젊어진 모습의 아내를!

이승에서 누군가 민구를 생각하면 그 생각이 민구에게 바로 전달되는 것 같았다.
민구는 자기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맞추어 이승에서의 추억에 잠기곤 했다.

민구는 몇 년간 일을 하여 돈을 모았고, 이제는 보수도 좀 더 나은 일을 하고 있었다.

여비가 마련되자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뵈었다.
 부모님은 무척 반가워하셨다.
 민구는 이승에서의 생활을 부모님께 말씀드렸고 부모님은 그 말을 때로는 웃음을 지으시며, 때로는 눈물을 훔치시며 재미있게 들으셨다.

다시 서울로 올라와서 거리를 걷고 있는데 저 앞쪽에 어떤 청년이 초췌한 모습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어딘지 낯이 익었다.
철순이가 분명하였다.
“야, 철순아” 뛰어가서 두 손을 잡았다.
 이승에의 사무친 그리움과 저승에서의 부적응에 서럽게 지내던 철순이는 민구를 보자 반가움에 그만 눈물을 왈칵 쏟았다.
“야, 반갑다 이놈아! 그래 내가 말했잖아 우리는 죽어서도 만난다고”
 민구는 철순이의 어깨를 얼싸안았다.
 “내가 족발 잘하는 집 알고 있다. 우리 술 한 잔 하자.”
술이란 말에 철순이의 얼굴이 한결 밝아졌다.
 둘은 어깨동무를 하고 술집으로 향하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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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객행 |  2016-05-25 오후 3:48:3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런데 이글이 무슨 글인지요? 단편 아님 수필 .. ㅠㅠ  
짜베 제딴엔 단편이라고 써봤습니다.
졸작이라 부끄럽습니다.
李靑 葉篇소설이라 해야겠네요^^;;
삼삼경천 |  2016-05-26 오후 12:39:4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ㅎㅎ 재미있네요.  
짜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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