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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목도리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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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해설자 바둑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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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목도리
2010-12-29 오후 9:51 조회 5058추천 18   프린트스크랩
"아빠 몇시에 와??"
퇴근시간이 다되갈 무렵 딸아이에게 문자가 왔다.
"글세 요즘 바빠서 제시간에 퇴근이 어렵네^^ 조금 늦을거야 "
평소 전화나 문자같은걸 보내는 일이 거의 없어서 조금 의아해 했지만,
딸아이가 아빠를 기다리는듯한 뉘앙스를 풍기니 은근히 기분이 좋아졌다.

퇴큰후, 아빠를 기다릴 아이들을 생각하며 골목 입구 빵집에서 맛나게 생긴 빵
몇개를 사들고 집에 왔는데, 음..뭐 평소랑 달라보이지 않는다.
아빠가 온걸 별로 반가워하는 기색도 없고, 먹을걸 들고와도 달라붙기는커녕,
"뭐야?"하고 힐끗눈길한번 주는가 싶더니 보고있던 티브이 만화영화만 열심히 본다.
"뭐야..잉~~" 아빠가 힘들게 일하고 먹을거 까지 사들고왔는데..우띵~ 쬐끔 부화가
일었지만 평소 애들이랑 놀아주기에 인색했으니 아이들한테 서운해할일은 아니다.

다음날,,딸아이의 문자가 또 도착했다.
"아빠 무슨색 좋아해?"
"음..파랑..검정도 괜찮고, 뭐 빨강도 좋아하는 편이지"
"밤색은 안좋아해?
"밤색도 괜찮지..근데 왜??"
"그냥,"
별 싱거운 녀석 다보겠네..

다음날, 또 다음날도 아빠 언제 오냐는 문자가 온다.
일이 바빠서 답문자도 못했다..아니 안했다.
호기심이 조금 생길때도 있었지만, 이내 사그러든다.
집에 왔지만 평소와 다를바 없이 아~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인석아. 아빠 언제오는건 뭐가 그렇게 궁금하냐? 고 따져물어도
눈만 멀뚱멀뚱, 오히려 아빠가 왜저러시나 하는 표정을 지으니..피식~하고
웃음만 나온다.

집사람은 아이들 목도리를 만드느라 손뜨개질을 하고있다가, 아이들이 잠들자,
장농위에서 또 하나의 뜨개질을 꺼내 실을 풀르고있었다.
"이거...당신거야.  지희가 아빠 생일때 선물한다고, 틈틈히 만들고 있어.
 아빠 몰래 만들어야한다고 매일 아빠 집에오는시간 물어보고, 올시간되면
 장농위에 숨겨놓는거야"
 집사람은 아이가 만들어놓은 뜨개질이 중간에 한올씩 잘못 만들어진것을 고치려
다시 풀면서 얘기를 이어간다.
 " 뭘 사주는것보다 자기의 정성이 들어간걸 줘야좋을것 같다면서..뜨개질하는걸
가르쳐달라지 뭐야..중간에 잘못 만드는걸 봤지만 너무 열심히 하길래 가만 나뒀다가
고쳐 놓으려고..표시안나게 자기가 만든데까지만 다시 만들어 줘야지."

뭔가..가슴이 울컥했다.
저런..조그만 녀석에게 그런 깊은 생각이 있는줄도 모르고, 바쁜데 쓸데없는 문자
자꾸 보낸다고 귀찮아 했으니..
오늘은 답문자도 보내주지 않았지 않았던가...
잠들어 있는 딸아이를 바라보며,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섞여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를 닮아서 애정표현이 서툰 우리 아이들이지만 그 심성은 너무나도 고운 녀석들..
일을 핑계로 외박도 밥먹듯이 하고, 간혹 일찍 집에가는날도 놀아주는일도 없고,
그저 좋아하는 바둑둔다고 컴빼앗느라 아이들 요리조리 딴데 관심주는일에만
몰두하는 이기적인 아빠인데, 그래도 미안한 마음에 가끔 아이 엉덩이 툭툭치며
"에고 이쁜 우리딸"~~하면.
따라서 내 엉덩이를 툭툭치며.."에고 이쁜 우리 아빠~~"하는 녀석..

미안하다..사랑한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오늘 생일을 맞이했다.
물건이 들어오는 날이라 집에는 밤늦게나 가겠지만, 오늘은 늦더라도 집에 들러야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이쁜 목도리를 만들어 놓고 기다릴 딸래미가 보고싶어서..
그리고 낯간지러서 잘 못하던 "사랑한다"는 말을 꼭 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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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돼지 |  2010-12-30 오전 6:32:0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1등이네요...........감사 합니다.  
명해설자 1등 축하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가죽商타냐 |  2010-12-30 오후 2:51:3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글에서 따뜻함에 흠씬 취해갑니다..!!! 생신 축하드려요..!!! 굽벅  
명해설자 감사합니다..새해에도 건강하시고요..꾸벅^^
팔공선달 |  2010-12-30 오후 9:00:2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__).  
명해설자 새해에도 좋은글 많이 부탁드립니다..(__)
바람마음 |  2010-12-30 오후 9:04:1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따뜻한 겨울이 되실거같네요
더욱 복된 새해 되시길  
명해설자 새해에도 좋은일만 가득하기 바랍니다..고맙습니다^^
사랑햇는데 |  2010-12-31 오전 4:31:5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세상 살맛이 나시겟네요...아고 귀여운 딸네미....ㅎㅎㅎㅎㅎㅎ
따스한 글 자주올려주세요^^*  
명해설자 동감을 해주시는걸 보니 아빠된 제심정을 잘아시는것 같아요..비슷한 또래의 자녀가 계신가보네요..아니면 옛날생각이..ㅋ
꿈속의사랑 |  2011-01-01 오후 8:58:5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이고 얼마나 좋으세요 ...부녀간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저도 외동딸이 있지요...행복하십시요  
명해설자 그렇군요..고맙습니다^^
一圓 |  2011-01-02 오후 6:00:3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겉으로는 딸없는 섭섭함과 시샘을 억지로 깊숙하게 감춰두고
따듯한 목도리를 마음으로 느끼며 잘 읽고 갑니다

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  
명해설자 전에는 은근히 아들을 원했는데 키우는 재미는 딸이 좋긴하더군요^^ 이거 조금 미안한 마음이..ㅋ 감사합니다..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AKARI |  2011-01-04 오전 11:53:5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렇게 대 놓고 자랑질을 하시다니..
부러우면 지는건덴..ㅠㅠㅠㅠㅠㅠㅠㅠ


명해설자님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담글담글담글~~~  
결™ |  2011-02-07 오전 9:06:3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따뜻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욱더 행복하세요....추천...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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