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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러시안으로 한잔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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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해설자 바둑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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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러시안으로 한잔
2010-12-15 오전 1:50 조회 6020추천 14   프린트스크랩
우리 아버지는 술을 전혀 못하셨다. 
대신 담배는 좋아하셨고, 또하나 노름을 무척 좋아하셨다.
덕분에 동네에서 꽤나 부유한 층이었던 우리집은 아버지의 노름으로 인해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고, 어머니가 식당일이며, 공장일, 남의집 가정부일로해서 번 돈으로
학교를 다닐수 있었다.
아버지의 얘기를 하려한것이 아니고, 하고 싶지도 않다..다만 술 이야기를하려는 것일뿐..
 
삼형제는 노름에 미친 아버지를 이해할수 없었고,,늘 원망과 저주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런 아버지를 닮기 싫어서일까,  삼형제 모두 술이라고는 입에도 못대면서도 술과
친해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억지로 마시고, 오바잇트하고, 또 마시고, 또 오바잇트하고...그런 노력아닌 노력으로
형들은 술을 무척 잘하는편이다.
나역시 노력을 해볼대로 해봤지만,,몸에서 받아주질 않으니,어쩌겠는가.
취하면 집에찾아가서 자고싶은 생각..오로지 그생각이 간절할 뿐이니..
비록 성공은 못했을 지언정. 노력하는 과정에서 많은 술집을 경험할수 있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맘에드는곳은 포장마차요, 또한군데는 바로 BAR였다.
집에서 새우깡 사다먹는 깡소주는 어쩐지 더 궁색한거 같고, 휘황찬란한 고급 룸싸롱
에서 먹어도 그때뿐이지 계산하고 문을 나서는 순간에 밀려드는 허무함은 떨칠수
없었다.

포장마차가 그래도 운치있고 폼(?)잡고 사색할만한 장소이긴 한데 겨울엔 좀 떨게마련
이다. (물론 그런것도 포장마차의 매력이긴하다)
그러다 BAR를 알게됐는데, 술 한잔이 한병 가격이긴 해도 안주를 굳이 시킬 필요가 없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분위기 또한 맘에 쏙 들었다.
사장님께 술을 모르는데 좋은걸로 한잔 권해달라고 하니 "블랙러시안"을 권한다.
(그 이후로는 어느BAR를 가던지 첫잔은 무조건 블랙러시안으로 하게되었다.)

이제는 늘,  BAR 만 찾아다니게 됐다.
노량진서도 BAR를 둘러 다니다가 무심코 들른 후미진곳에 한 BAR에 들른후로는
그곳 단골이 되어버렸다.
다른 BAR는 거의 이쁘장한 젊은 바텐더 아가씨들이 있는데 반해, 그곳은 사십대초반
여자 사장 한명과 직원 한명뿐이 작은 BAR였는데 뭐랄까...고급룸사롱분위기와,
소박한 포장마차의 분위기를 공유하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편안하고, 장삿속에서 나오는 친절이 아니고 진심이 느껴지는 정감있고 따듯한 대화,
그런것에 끌려 단골이 되어버렸고, 이틀이 멀다하고 찾아가서 한잔씩 하곤했다.
물론 술을 못하지만 술먹는 분위기자체는 정말 좋아했기에..

그곳 여사장님은 늘 까만치마에 흰색 블라우스를 입고 일하는데,  그 모습이 세련되면서도
절제된 모습인데, 그런분이 BAR분위기에 안어울리게 배고프지않으냐면서 때로는 만두를
때로는 족발까지 사가지고 와서 같이 먹곤했는데..하하 누가 이런 호사(?)를
느껴보겠는가.

중국친구를 그곳에 데려갔더니 그친구역시 그 분위기에 훔뻑 빠졌나보다.
일끝나면 회에 소주한잔하곤했는데, 그 이후론 거의 매일 거기가서 한잔하자고 졸라댈
정도로 성화였다.
혼자 다닐땐 매상이 너무 적게 나와 미안할때가 많았는데, 그친구가 술고래인탓에
그런 걱정은 덜게됐다,
바카디가 먼술인지 나는 모르지만 무지 독한모양이다.
그걸 열몇잔을 혼자 마시는걸보고 사장님이 입을 다물지 못하는걸보니..ㅎ
그곳에서 힘들었던 일얘기며, 음악 얘기며, 영화 얘기며..정말 많은 얘기를 그친구와
주고 받았다.    하루는 그친구가 바둑이 어떤면이 그렇게 좋은가 하고 물었다.
가끔 늦게 마치는날은 먼 집에 잠만 자러가기 좀 그럴때 P.C방에서 날새며 바둑두다
출근하는날도 많았는데, 이친구, 바둑이 얼마나 좋길래 날새면서 둘수있는지
꽤나 궁금했던 모양이다.

말로 설명하긴 힘들다..시간이 없어 바둑을 가르쳐줄수 없으니 내가 바둑에 빠져사는
이유를 설명하기가 힘들구나  바둑을 알게되면 아마도 술보다 바둑에 "환장"하게
될지모를일이다라고 말해주었더니, 빙긋이 웃는다.

둘이 붙어다니다 다시 혼자가 되어 그 단골 BAR에 간다.
낯익은 분위기지만 혼자가 되니 어색하다..
언제든 가면 뭐마실건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블랙러시안부터 내오는걸 알면서도
오늘은 그 어색함을 없애려, 평소보다 목소리톤을 약간높여 말했다.

"여기, 블랙 러시안 한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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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대그빡 |  2010-12-15 오전 7:49:1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늘처럼 추운날은 더 고생하셨을듯^^
달의 기울기를 매일 매일 확인하며 사는게 제 직업인지라....
이 아침엔 해슬짜님 좋아하는 블랙러시안 딱 세잔은 먹고 싶어 집니다...그 BAR에서^^
늘 건강하세요...  
명해설자 달의 기울기를 매일 확인해요?? 대체 먼직업이랴~~^^*
당근돼지 |  2010-12-15 오전 8:50:0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보고 갑니다.........감사 합니다.  
명해설자 살펴 가세요....감사 합니다^^
iwtbf |  2010-12-15 오전 10:04:3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블랙 러시안 뭔지 한잔 해보고 싶네요~  
명해설자 한 직장 동료는 그러더군요,,작업용 칵테일이라나 머라나,,ㅎ 여성분에게 권하면 잘 넘어간다고 또 먹겠다고 하는데..몇잔하면,,스르륵 가버린다는..ㅋ
AKARI 블랙러시안..그랬군요..그래서? ㅎㅎㅎ 글 잘 읽었습니다....ㅎㅎ
가죽商타냐 |  2010-12-15 오후 5:34:4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분위기를 마시는군요..!  
명해설자 바로 그겁니다..하하~~
가능동아이 |  2010-12-15 오후 10:20:2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혹시 그 중국분이 지난번 말씀하신 그 친구신가보군요..
이번 연말에는 잠시나마 외롭지않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명해설자 네 맞습니다^^ 고맙습니다^^
一圓 |  2010-12-16 오전 9:03:5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친구자리 대신 하는곳이 한곳 정도 있으면 마음이 풍요롭죠
절제된 세련미,족발을 시키는 파격에 따듯함 까지... 그녀를 만나러 노량진으로 가자!!


 
명해설자 아싸아~~!!
꿈속의사랑 |  2010-12-16 오후 10:46:5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저도 블랙러시안 두어세잔 마셔본 기억이 나네요. 80년대중반 장안동 경남호텔 부근에 있던 로마카페.....거기 여사장님이 제가 카페에 들어서기만 하면 제가 좋아하는 최진희의 사랑의미로를 틀어주었죠. 까만레코드판을 꺼내서 전축위에 살짝올리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명해설자 캬~~지금은 어디서 그런 낭만을 찾을까요..ㅠㅠ
팔공선달 |  2010-12-17 오후 7:33:0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멋을 아시며 마시는데 경망한 이몸은 폭주족 ^^&  
명해설자 ㅋㅋㅋㅋ~
AKARI |  2010-12-20 오전 8:04:4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명해설자님....행복하시겠어여...^^*
 
명해설자 아카리사봄님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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