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각 도시를 돌면서 매년 열리는 미주 바둑대회가 올해엔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렸다. 

작년에는 몇일 가서 구경만 했으나 올해는 큰마음먹고  정식 회원이 되어 참가하였다.

7박 8일 간 열리는 축제이다.  같은 나라 라고는 하지만 집에서 3000 km  가 떨어진 곳이다.  비행기를 갈아타고 5시간 정도 가서 또 자동차를 렌트해 2시간 가량 운전해 가야했다.

대회 참가비는 $300 정도지만 비행기표, 자동차 렌트, 방값과 식사비 등등 다 합쳐보보면 미국에 살고있다고 해도 웬만한 열정이 아니고는 바둑 대회에 선듯 참가하기가 그리 쉽지안은듯하다.

그러나 미국 애기가들의 열정과 바둑을 대하는 자세는 참으로 진지하여 오히려 우리 동양인들이 배워야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주 바둑대회는 순수한 아마추어들이 모여 100% 자원봉사로 이루어진다.  일주간 400명이 모여 먹고 자고 강의와 지도대국을 하면서 대회도 진행해야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모든 참가자는 각각 한시간 반의 시간이 주어지는 대국을 매일 한번씩 하게 된다.  그래서  총 6 번의 정식 시합을 하게 되는데 이긴 선수들끼리 그다음날 붙게 된다.  그래서 1단으로 출전해도 계속이기면 2단 선수와도  시합을 하게된다.  모든 시합은 컴퓨터에 기록이 저장되고, 승률이 좋아 점수가 올라가면 승단이 되며 각단에서 성적이 가장좋은 3명에게 상을 수여한다.

일주일간 오전엔 대국을 하고 오후에는 강의를 듣거나 프로와 다면기를 둘수도있다.    그외에도 초속기 바둑대회 와 페어바둑대회등 다채로운 바둑 이벤트도 참가할수 있다.

대회가 열린 콜로라도대학 전경 (Univ. of Colorado at Colorado Springs)

공기가 맑고, 경치도 수려한 아담하고 깨끗한 학교였다.

 학교 마스코트인 사자 (Mountain lion)  대리석 조각 앞에서...

 동화 "나니아 연대기" 에 나오는  Faun - Mr. Tumnus  의 동상이 귀여워서... 

 케이쥬 타케하라 2단.  미국 버지니아에 살고있는 일본계 초등학생인데 바둑을 매섭게 잘두었다.

다케미야류의 호방한 우주류 바둑을 들고나와 멋진 바둑을 보여주었다.
(아래 사진 참조)

오후에 여러가지 강의가 있는데, 그중 인기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학생 자신이둔 바둑을가지고  프로들이  해설을 해주는 시간이다.  (아침에 다케하라군 과 둔 바둑을 김명완 사범이 해설해주고있다.) 

서로의 바둑을 프로에게 검토 받으면서 질문도하고 열띤 논쟁이 벌어지기도한다.  
프로가 더좋은 그림을 보여주면,  " 아, 그게 참 좋은수로군요!"   하는 감탄이 계속해 터져 나오기도 한다.  

역시 술향기와 한판 시합을 나눈 마이클 사무엘.  요번 대회에 참석한 유일한 흑인이었던것 같다.  그래픽 디자이너인데 TV방송국, 제약회사 로고등 유명한로고들을 디자인 했다고 한다. (Sears, Advil,  니콜로디언 방송채널, 역사방송채널, 힐러리 캠페인 로고, 등등...)

일본에서 먼길을 달려와 참석한 쇼이치 수기타 할아버지.    5승 1패의  좋은 성적을 올려  초단 리그전에서 3등을 했다.

제스 오브라이언 (Jess O'Brien).   자신의 바둑판과 바둑알을 대회장까지 가지고 오는 열성을 보이며 자신의 바둑판으로 두자고 요청했다. ...  결과는 홈그라운드 바둑판(?) 의 잇점을 살린 오브라이언 선수의 불계승  ^^*   (술향기에게 유일한 패점을 안겨준 사나이...ㅜㅠ)

대회가 열리고있는 한 구석에서는 긴장한 몸을 요가로 풀고있는 선수들...

바둑 축체기간중에 체면을 차리거나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하여튼 재미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수 있었다. 

일리노이 대학에서 화공학 박사공부중인  Eric Jankowski. (주홍색 셔츠)   아내는 의사 레지던트 수업중이라고.

요번 대회의 즐거움중 하나는 바둑뿐아니라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대화를 나눌수있다는것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학, 수학, 물리, 컴퓨터 전공이었다. (그리고 보니 문과생은 한명도 못만난듯하다.)

어떻게 바둑을 시작했냐고 물었더니, 예상외로 10명중 3명은 일본 바둑만화를 보다가 바둑에 흥미을 느껴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만화 한편이  바둑보급에 끼친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게 되었다.

루이 와 장주주 9단 의 형으로 더 잘알려진 장 밍주 프로.  현재 미국 북켈리포니아에 살고있으며 바둑 보급에 전념하고 있다고...

마침 삼성화재배에서 김선미-루지아 선수간 생긴 분쟁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을 했다.  장밍주 프로는 물론 <바둑 외 적인 것으로 승부가 결정되서는 안된다> 고 하면서 열을 올렸고,  술향기는 <한국에서는 당연히 한국룰을 따라야 하는것이 아니냐, 중국기원이 선수교육을  제대로 시켜서 보냈어야 했다> 고 열변을 토했고..ㅋㅋ

요즘 루이 선수가 중국대표로 아시안게임에 나가는것과 한국여류팀의 민감한 반응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는 중국 정세도 많이 바뀌어 루이 부부가 다시 중국에서 활동할수있게 된듯하다.  루이부부가 중국으로 돌아가던 한국에 계속해서 남던 중요한것은 루이부부와 한국기원 사이에 그동안 가꿔온 우정과 좋은 감정이 계속 되길 진심으로 기원하는 마음이다...

콜로라도 산 사람 "제이슨 김" 선생.  은퇴했지만 매일 등산과 인터넷 바둑두기에 바쁘시다고...

산을 얼마나 빨리 올라가는지 젊은이들이 (김성룡프로와 술향기) 겨우 따라가면서도 숨이 헉헉 차올라 고생많이 했음 ㅠㅠ

대회기간중 김성룡 프로의 강의 대부분을 통역해주고, 운전, 등산, 골프, 한국음식 제공 등등 여러모로 수고해 주셨다.

요번 대회에 6단으로 출전했는데 8단 선수를 2명이나  이기는등 초반에 대단한 바둑 열풍을 일으키기도 한 장본인. 

 김달수 대한바둑협회 이사.  조건호 회장도 왔으나 금방 가셨고, 김 이사님은 심한 감기로 고생했지만 끝까지 참석해 주셨다.  주최측이 경비가 모자라 쩔쩔매는것을 보고는 특별 평생회원에 가입하고 선듯 $1000 을 기증해 주기도.... 

wbaduk.com  웹사이트의 활성화를 위해 여러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현지 한국인 컴퓨터 교수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현재 미국 애기가들 대부분은 KGS 라는 바둑 웹사이트에서 바둑을 두고있다. (gokgs.com)

앞으로도 계속해 한국기원, 대바협, 사이버오로 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홍보도 하면서 아직 걸음마 상태인 미국바둑의 발전을 위해 도움을 주시길 ...

<올해의 바둑선생님> 상 을 수여받은 "Su" 스님.  바둑 급수는 19급 인데 올해 300 여명의 초등학생들에게 바둑을 가르쳤다고 한다.  바둑보급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할머니 였다.  상을 수여받는자리에서도 "여기 모인 모든 분들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바둑이 무엇인지 알려주어야한다" 고 열변을 토했다.

점심식사후 오랜시간 같이 앉아서 바둑 이야기 뿐아니라 티벳불교, 월남불교 등등 불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수있었다.  이곳에오니 바둑과 불교를 전하시는 이분들이 동양인이고 내가 서양인인것 같은 착각이...하여튼 뭔가 뒤바뀐듯한 묘한 감정이 들었다...

 먼 일본에서 요번 바둑 대회를 위해  하네 선생 가족과 함께 30 여명이나 참석해 주었다.

한국에서도 관광겸 바둑대회에 참석하는 분들이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든다.  한국기원이나 대바협에서 프로 몇분과 명지대 바둑학과 학생들을 보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그리고 이것을  관광회사와 손잡고 관광 상품으로 한번 추진해보면 어떨지요?

<프로기사와 함께하는 미주 바둑 여행 !>  혹은 <김성룡과 함께 가는 미주 바둑대회>  그럴듯 하지 안습니까? ^^

 하네 선생의 며느님, 시게코 하네 프로 (좌)... (아들 하네 프로는 요즘 일본에서 잘나가고 (?) 계신 관계로 바쁘셔서 참석을 못하셨다고...)

 료 마에다 프로... 10년 째 미주 바둑대회에 매년 참석해 강의를 해주고 있는데 학생들로 부터 인기가 대단하다.  가장 큰 강의실에서 강의를 하는데 매번 꽉 꽉 찬다.   인기의 비결중 하나는 옆에 통역하고있는 "요시" 선생이 통역을 재밌게 잘해서 그렇다는 말도있긴 하지만...

캐나다에서 온 고주영 8단 (좌)  요번 최강부에서 4등 입상했다.  캐다나에서는 알아주는 강자라고 한다.  사이버 오로에서도 바둑을 두는데 물론 왕별이라고...

작년대회때 보고 또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이렇듯 매년 한번씩 전국의 바둑인들과 만나 일주일씩이나 함께 먹고 자면서 바둑도 두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금새 다 친해지게 되는것 같다.)

지난 일년간 미주 바둑인들이 협회 인터넷에 올린 바둑 시와 노래중에서 가장 우수한작품을 발표하는 시간도 있었다.  솔직히 노래 자체는 별로였지만 최선을 다해 열창하는 모습에 감동을 먹었다...

한국프로 2명, 일본프로 3명, 중국프로 8명..... 내년 캘리포이니아에서 열리는 대회때는 한국에서 좀더 많은 프로분들이 참석해 주실것을 기대하면서...

요건 보너스 -  아릿따운 닌자 3인방에 납치된 김명완 프로 !  ( 그런데 전혀 무서워하지않고 오히려 행복해 하는 얼굴이로군요...)

김 사범님도 이제 장개갈 때가 되었죠? ^^  서양 여인에게 납치 당하기전에 좋은 아가씨 있으면 소개좀 시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