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십상시의 난

-왕이 현명하지 못하면 아첨하는 간신의 인의 장막에 갇히게 된다-

내

하나의 생존자로 태어나 여기 누워 있나니

한 간 무덤 그 너머는 무한한 기류의 파동도 있어

바다 깊은 그곳 어느 고요한 바위 아래

내

고단한 고기와도 같다.

맑은 성 아름다운 꿈은 멀고

그리운 세계의 단편은 아즐타.

오랜 세기의 지층만이 나를 이끌고 있다.

신경도 없는 밤

시계야 기이타

너마저 자려무나

                                                                      김 광 섭 -고 독-

환관제도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이나 베트남, 혹은 고대 이집트나 페르시아, 그리스, 동로마 등 여러 나라에서도 발견되는데, 철저히 전제군주에 봉사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중국에서는 주대부터 왕조체제가 몰락하는 청나라 말기까지 존속했는데, 적을 때는 수천 명, 많을 때는 만 명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

강제로 성불구자를 만든 환관에게 궁녀와 후궁이 많은 궁궐 안의 연락사무 등을 맡게 한 것이다.

처음에 환관은 궁형을 받은 죄인이나 이민족으로 충당되었으나 점차 황제의 최측근이라는 특성 때문에 권력 장악의 야망을 가진 자들 중에 거세를 자청하는 자도 생기게 되었다.

환관으로 출세한 사람 가운데는 사마천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사기의 저자 사마천은 기원전 99년에 무제의 명령으로 흉노를 정벌하러 떠났던 이릉이라는 장수가 패하여 포로가 된 사건이 일어나 이릉의 처리를 위해 무제가 중신 회의를 열었을 때 다른 신하들은 모두 무제가 이릉을 죽이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무제에게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 능지처참 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사마천만은 무제의 마음이 어떻튼 생각하지 않고 이릉의 충절과 용감함을 찬양하고 두둔했기 때문에 무제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사마천도 이릉과 같이 사형이라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

사마천은 사형을 언도 받자 죽기가 너무 억울하고, <사기>는 완성 시키고 싶었기 때문에 자기의 모든 재산을 털어 황제의 최측근에게 뇌물을 주어 매수한 결과 그 사람들이 사마천의 구명 운동을 하여 사마천의 죄를 많은 벌금을 내고, 궁형을 받는 조건으로 사형을 모면하고 아버지부터 써오던 역사서 <사기>를 완성하였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하늘의 도리는 특히 친한 사람 없이 언제나 착한 사람의 편이라고 하는데, 나는 사기를 쓰면서 몹시 헷갈린다.

이른바 하늘의 도리라는 것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인가?

그리고 항상 선한 사람 편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옳은 것인가, 어떤가? 즉 착하고, 정의로운 것이 언제나 이기지는 않았다”고 쓰고 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들은 사는 곳을 조심스럽게 골라야하고, 말을 하려면 적당한 기회를 골라 입을 열어야하며, 길을 걸을 때는 작은 길이 아닌 큰 길로 다녀야하며, 공정한 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발분하지 않아서 오히려 재앙을 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셀 수 없이 많은데 이런 것을 보면 나는 매우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독자가 사마천이라면 황제의 중신회의에서 어떻게 처신했을 것인지 상상해 보라?.